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최근연재일 :
2016.08.01 07:11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103,178
추천수 :
1,670
글자수 :
383,187

작성
16.07.21 07:13
조회
1,023
추천
22
글자
13쪽

혼란

DUMMY

“그러니까 우리가 갇힌 동안 밖의 상황이 어떻게 되었다고요?”


준우는 김 팀장이 자신에게 말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재차 말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김 팀장은 준우의 태도가 조금 황당하였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을 준우에게 다시 한 번 말하기 시작하였다.


“작전이 종료된 후, 용의자를 한 명 잡았어. 그런데 그 용의자가 잡히자마자 입을 열기 시작한 거야. 자신은 중국인이고, <하나의 중국>이라는 단체 소속이라고 이야기 했어. 그리고 그 단체가 이번 암살 사건의 원흉이래.”


“그 용의자가 한 말을 덜렁 믿었다고요? 국정원이랑, 기무사령부 아니 한국 정부가요?”


“그건 아니고, 물론 신중하게 진위를 파악하려고 했지. 그런데 용의자의 진술에 논리적으로 하자는 없었어. <하나의 중국>이 대만 독립파를 모함하기 위해서 대만 통일론자인 유 호창을 암살했고, 대만 기업인인 오 영호를 습격했다고 하니, 신빙성은 있었지.”


용의자의 진술을 보강 증거도 없이 덜컥 믿었냐는 말에 김 팀장은 억울한 듯이 자신과 국정원을 포함한 정부를 변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표는 안 하려고 했어. 워낙 파급력이 강하고 진술 자체를 뒷받침해줄만한 증거도 없어서 말이야. 그런데.......”


“그런데요?”


“어떤 언론이 귀신같이 냄새를 맡은 거야. 암살범들이랑 교전을 벌인 장소를 아직 정리하기 전이었는데 기자가 싸악 훑고 지나간 거지. 그리고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면서 용의자의 진술 내용도 공개해버렸고 말이야.”


“언론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었겠네요.”


준우는 자신들이 갇혀 있었던 동안 밖의 상황이 이해된다는 듯이 말했다. 김 팀장은 준우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준우는 용의자의 진술에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일단 지금까지 나온 증거로는 배후에 정 성훈이라는 자가 존재하는 것이 명백했다. 그런데 용의자의 진술에는 정 성훈이라는 이름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오히려 용의자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단체만을 분명하게 거론하고 있었다. 준우의 조사로는 정 성훈과 <하나의 중국>이라는 단체는 서로 접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한 용의자가 진술을 하게 된 것이 너무 단기간 내에 이뤄졌다는 것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었다. 용의자가 한국군에게 잡히자마자, 그것도 거래도 없는데 바로 범행을 자백하고 배후를 불었다는 대목이 영 찜찜한 준우였다.


즉 준우는 용의자의 진술을 믿지 않았다.


준우는 이 모든 것이 정 성훈의 치밀한 계획 아래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 성훈은 대만 독립파이다. 즉 그는 간절히 대만 독립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대만과 중국의 통일을 주장하는 유 호창을 제거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암살이 정 성훈 즉 대만 독립파의 소행으로 알려지면 대만 독립파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즉 암살로 인해 대만 국민들 사이에서 대만 독립파들에 대한 지탄이 팽배해질 것이 뻔했다. 이른바 역풍이 불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 성훈이 자신의 수하 하나를 한국군에게 투항시키고, 이제까지의 일이 중국의 한 단체가 행한 유 호창에 대한 암살을 마치 대만 독립파가 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자백하게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정 성훈 이하 대만 독립파가 원래 받아야 할 모든 비난의 화살은 중국의 한 단체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었다.


즉 준우는 정 성훈이 자신의 부하를 한국군에게 거짓으로 투항하게 하여 거짓 진술을 하게 한 것으로 보았다.


대만 독립파의 소행을 <하나의 중국>이라는 단체의 소행으로 바꾸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게 하려고 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준우였다.


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치에도 맞았다.


“또 다른 정보는 얻은 게 없어요?”


“하나 있어. 잔당의 숫자에 관한 것. 이제 그 쪽도 남은 숫자는 12명 남짓이야. 즉 추가로 암살이나 테러를 계획하고 있더라도 1회 정도가 고작 일거야. 그리고 추가로 암살을 시도한다고 해도 병력 쪽이건, 장비 쪽이건 우리가 그 쪽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


용의자를 압송한 기무사령부는 남은 잔당이 얼마인지를 용의자에게 물었다. 용의자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다른 질문과 달리 신속하게 대답하지 않았지만, 기무사령부는 끈질기게 심문을 하였고 그 결과 12명 남짓이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제 2 안전 가옥을 습격한 인원수를 파악하기 위해 근처 CCTV를 확보하여 그 수를 측정한 결과 12명 남짓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즉 김 팀장은 용의자의 진술과 CCTV라는 보강 증거를 통해, 암살범들의 잔당이 12명 남짓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었다. 그리고 김 팀장은 잔당들에게 이 정도 인원밖에 없다면 유 호창 암살 사건과 같은 대규모 테러를 벌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 팀장에게 밖의 상황 설명을 들은 준우는 드미트리에게서 얻은 정보와 다른 정보를 종합하여 얻은 결과를 김 팀장에게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너희 말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단체가 배후가 아니라 정 성훈이라는 대만인이 범인이라는 말이지? 그리고 정 성훈이라는 자가 우 신호라는 녀석을 통해서 개량된 VX 신경가스 제조법을 국내에 반입하려고 했다는 말이고?”


준우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김 팀장은 자신이 이해한 바를 준우에게 말해주었다. 김 팀장이 준우의 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준우는 김 팀장의 이해한 것이 정확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요한 것은 정 성훈이 기획한 테러가 완료된 것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드미트리의 말에 의하면 정 성훈은 오늘 방한하기로 되어 있는 중국 장 도영 정치국 상무위원과 원수 관계에 있다고 하더군요. 즉 정 성훈은 이제까지 했던 암살에 추가해서 중국 공산당 no.5인 장 도영을 노릴 가능성이 있어요.”


김 팀장은 추가 암살이 있을 수 있다는 준우의 말을 경청하였다.


준우의 말이 사실이라면 유 호창의 암살이나, 오 영호의 암살 미수와는 격이 다른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정 성훈의 암살 상대로 추정되는 목표는 중국 정치 서열 no.5, 암살 기도가 이루어졌을 경우 타이베이 시장의 암살이 불러올 파급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더 큰 문제가 있어요. 바로 정 성훈이 신경가스 제조법을 반입하려고 했다는 것, 이게 가장 심각한 문제죠. 경우에 따라서는.........”


준우는 차마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말할 수 없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


“신경가스를 이용한 암살이나 테러에 불특정 다수의 한국인이 휘말려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겠지. 장소에 따라서는 수천에서 수만 명이 죽거나 다칠 수 있다는 것이고.”


김 팀장은 준우가 차마 하지 못한 말이었지만,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담담하게 말했다. 김 팀장이 헤쳐 나온 전쟁터의 수는 준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았기 때문에 대량 살상 테러가 예상되는 극한 상황에서도 별로 당황하거나 흥분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상층부에 보고하면 장 도영에 대한 경호는 강화될 것이라고 보니까 추가 암살 기도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할 필요 없지 않을까? 장 도영, 그자가 가지는 지위를 생각하면 유 호창에게 지원했던 경호 지원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야.”


“저도 경호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뭔가가 더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왜 신경가스를 우 신호에게 부탁했을까요?”


“음 글쎄다. 나도 거기에 대해서는 별로 아이디어가 없어. 암살 시도 사건에서 갑자기 대량 살상 테러로 본질이 바뀌는 경우는 나도 처음이라서, 정 성훈이란 녀석이 뭘 노리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


왠지 모를 찜찜함을 호소하는 준우에게, 김 팀장은 준우에게 자신은 그 해답을 줄 수 없음을 알려주었다.


“어떻게 할 거야? 장 도영 경호 현장으로 가 볼래? 상층부에 의심 가는 것이 있다고 하면 그 쪽 지원을 하라고 할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까 영 찜찜하면 우리 전부 장 도영 쪽으로 지원을 가는 건 어떨까?”


김 팀장은 준우에게 장 도영의 경호 현장에 지원을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준우는 별로 내켜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준우는 1000조각 퍼즐 맞추기를 할 때 중요한 퍼즐 하나를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신경가스, 신경가스....... 아 신경가스.”


준우는 왜 정 성훈이 신경가스 제조법을 반입하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그의 사고를 모두 집중시켰다. 하지만 정 성훈이 왜 그런 일을 벌이려고 했는지 이유를 알아낼 수는 없었다.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는 마.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야 할 때도 있지만, 충분히 쉬어야 할 때도 있는 거야. 오늘 방한하는 장 도영 경호는 군에서 철두철미하게 한다고 했으니까 우리는 좀 쉬자.”


정 성훈에 신경을 초 집중하고 있는 준우를 보며, 희수는 휴식을 가지라고 권유하였다.


김 팀장의 말에 의하면 정 성훈이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12명 남짓에 불과하였다. 그렇다면 남은 잔당들은 경호팀이나 국정원에 맡겨도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한 상황이란 이야기였다.


유 호창 사건이나, 오 영호 사건에서와 같이 기습적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한국군이나 국정원이 암살범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 팀장과 한국군이 정 성훈의 조직에 궤멸적 타격을 입힌 이상 SST로서는 더 이상 깊게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희수였다.


희수도 정 성훈의 신경가스 반입 시도가 신경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반입 시도도 우 신호를 러시아에게 넘김으로써 좌절되었다고 볼 수도 있었기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아니야. 난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정 성훈이 우리 손에 잡히지 않는 이상 안심할 수 없을 거야.”


희수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준우는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 희수는 그런 준우를 보며 한 번 웃더니 더 이상은 말리지 않았다. 대학 시절부터 준우를 보아온 희수는 그의 황소고집을 익히 알기에 말리고 싶은 생각을 들지 않았던 것이었다.


“나는 한 숨 자려고 하니까, 깨우지 마라.”


희수는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준우의 곁을 떠났다. 김 팀장은 생각을 쥐어 짜내고 있는 준우를 보며 측은한 생각이 들었는지, 그의 곁을 떠나지를 못했다.


“그만 좀 쉬어라. 어제도 얼마 쉬지도 못했잖아. 보기 좀 그렇다.”


준우는 김 팀장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그럼 커피라도 한 잔 할래? 원두커피? 아님 믹스커피?”


커피를 타 준다고 하는 김 팀장의 말에도 준우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사실 준우는 이미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었기에 김 팀장이 준우 앞에서 무슨 말을 하건, 어떤 행동을 하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였다.


그걸 안 희수는 빨리 자리를 뜬 것이었지만, 아직 준우와 그렇게 친하지 않은 김 팀장으로서는 준우를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었다. 그 후로도 김 팀장은 잠시 동안 준우의 시선을 끌어보려고 하였으나 처참하게 실패하고는 결국 자리를 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아아아아아아아!!!!!!!!!, 진짜 모르겠다고.”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준우는 악다구니를 해가며 소리를 질러댔다. 이런 준우의 모습을 많이 보아온 희수는 <또 미쳤군> 하고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김 팀장은 넋을 놓고 준우의 쌩 쇼를 즐기고 있었다.


기진맥진한 준우는 마침내 자리에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준우는 초점을 잃은 눈으로 퀭하니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하고 준우의 귓가에 전화벨 소리가 들려왔다. 준우는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 들고는 통화를 시작하였다.


“저기 ADD 김 주임입니다. 태안 실험실에 스케줄이 급하게 잡혀서, 오늘로 약속했던 차량 개조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화 드렸습니다.”


“네, 뭐 많이 급하신가 보네요.”


“아, 후배 하나가 오늘 태안에서 화학물질을 하나 폐기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후배가 아버지 상을 당해서요. 그래서 제가 땜빵 하는 겁니다. 안 그랬으면 약속 펑크 내는 일은 없었을 텐데요. 죄송합니다.”


ADD의 김 주임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준우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였다. 준우로서는 차량 개조가 그리 급한 것도 아니었고 기대를 많이 한 것도 아니었기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아닙니다. 급한 일이 있으면 어쩔 수 없죠. 조심히 다녀오세요.”


준우는 김 주임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 전화를 끊자마자 준우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준우는 벌떡 일어났다. 마치 무엇인가를 깨달을 사람처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3 16.08.01 1,025 0 -
공지 연재주기 변경입니다. +1 16.08.01 453 0 -
공지 16화 까지 지적 받은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리뉴얼을 했습니다. 16.07.31 487 0 -
63 잠입 (2) +2 16.08.01 1,015 24 12쪽
62 잠입 (1) 16.07.30 997 17 13쪽
61 사필귀정 +10 16.07.30 1,011 21 15쪽
60 결말 그리고 새로운 시작 +1 16.07.29 1,119 19 15쪽
59 강습 +4 16.07.29 1,012 22 13쪽
58 추적 +4 16.07.28 1,066 24 14쪽
57 도주 +4 16.07.28 937 20 14쪽
56 전사의 죽음 +2 16.07.27 1,012 24 13쪽
55 대결 +6 16.07.27 1,028 19 14쪽
54 벗겨진 가면 +7 16.07.26 1,232 23 13쪽
53 지원군 +8 16.07.26 959 21 13쪽
52 무리수 16.07.25 873 15 13쪽
51 참호전 16.07.25 1,055 19 13쪽
50 대한민국의 의병(義兵) +3 16.07.23 1,063 21 12쪽
49 지원 요청 +2 16.07.23 969 20 14쪽
48 성동격서 16.07.22 1,065 19 14쪽
47 성동격서? 16.07.22 1,109 21 13쪽
46 충격 16.07.21 1,300 18 15쪽
» 혼란 16.07.21 1,024 22 13쪽
44 구조 +2 16.07.20 1,041 20 14쪽
43 사격장 안에서 (3) 16.07.20 928 20 14쪽
42 사격장 안에서 (2) 16.07.19 1,024 18 13쪽
41 사격장 안에서 (1) 16.07.19 1,198 19 12쪽
40 분노 +2 16.07.18 1,174 20 13쪽
39 벌레 +2 16.07.18 1,206 19 13쪽
38 대기 +2 16.07.16 1,177 18 13쪽
37 방화 16.07.16 1,497 2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