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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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최근연재일 :
2016.08.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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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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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사격장 안에서 (1)

DUMMY

“뭐하는 거야? 문을 열지 않고........”


우 신호는 출입문에서 미약하게 들리는 소리를 듣고는 준우들에게 지하 사격장의 문을 열어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하지만 준우는 우 신호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출입구 근처를 주시할 뿐이었다.


“아 진짜 너희들 대체 뭐하는 거냐고?”


우 신호의 말을 아무도 들은 척도 하지 않자, 우 신호는 출입구 근처로 다가갔다. 하지만 기세좋게 문으로 향하던 우 신호는 문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는 없었다. 드미트리가 그를 문 반대편으로 강하게 밀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뭐하는 짓이야.”


문에 다가가지 못한 우 신호는 드미트리에게 강하게 반발하였다. 하지만 드미트리는 우 신호의 격한 반응에 웃음을 띠면서 준우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 신호는 드미트리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이동하였다. 시선이 닿은 곳에서 준우는 냉정한 눈빛으로 우 신호를 향해 자신의 글록 19를 조준하고 있었다. 우 신호가 출입구에 다가선다면 방아쇠는 당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보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널 살려 준거야. 쟤들은 네가 죽는 거 눈 하나 깜짝 안 해. 지금 여기에서 네 목숨이 붙어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고........ 그러니까 매사 행동을 조심해서 해.”


“그런 바보 같은........ 구조대가 온 거잖아. 그런데 왜 안 여는 거냐고.”


“바보, 저게 구조대인지, 암살범들인지 네가 어떻게 알아? 문을 노크한다고 그게 구조대라는 확신이 어디 있다는 거지?”


우 신호의 말에 드미트리는 기도 안찬다는 듯이 말했다.


지하 사격장은 방음 시설이 완벽에 가깝게 되어 있는 형태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무선 통신 또한 완벽에 가깝게 차폐가 되는 시설이다. 즉 외부로부터 무선 통신에 대한 방해가 없다고 해도, 지하 사격장에서는 안의 상황을 외부에 알릴 무선 통신은 사용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서로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이상, 지금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구조대, 지원군일 수도 있지만, 암살범들일 가능성도 충분하였다. 구조대가 아닌 암살범들에게 문을 열어준다면, 준우들로서는 안전 가옥에 불을 지르면서까지 지하 사격장에 피신한 것이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나 원 참, 그럼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있어야 하는데?”


“시간이 충분히 지나고 나면, 우리가 문을 열고 나가면 돼.”


“그러니까 그 충분한 시간이 얼마냐고?”


우 신호는 지하 사격장에 있는 것이 벌써 갑갑한 것처럼 투정을 부렸다.


준우는 침묵했다. 사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준우들이 유리해지는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제 2 안전가옥에서 변고가 일어난 것을 김 팀장이나 SST의 상층부가 알아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밖에서는 SST에게 일어난 일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준우들이 유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하 사격장에 식량과 같이 장기전에 대비한 물품은 없었지만, 성인 남자 5명이 충분한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산소와 물은 어느 정도 있었다. 단순 계산으로도 최소 수십 시간에서 최대 며칠까지는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준우들이 사격장 밖으로 나가는 것은 결코 이롭지 않았다.


“닥치고 앉아 있어. 네 불안감 해소해주려고 위험 부담을 안을 수는 없어. 내 생각도 적어도 3시간 이상은 지나서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맞다고 보니까.”


드미트리는 불평하는 우 신호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신경가스 제조법 반입 건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준우들을 달래기 위해서는 다소 과격하더라도 우 신호 건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드미트리였다. 준우들에게는 드미트리도 우 신호와 같은 급의 취급을 받았지만, 드미트리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도 그 나름의 임무가 있었기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몇 분간 계속 지속되더니, 더 이상은 들리지 않았다.


“이런 젠장, 쟤들이 구조대였으면 어떻게 할 거야?”


우 신호는 계속해서 불평을 쏟아내었다. 하지만 준우들 중에서는 그의 불평에 신경을 쓰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드미트리도 포기한 듯이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처럼 우 신호를 쳐다보았다.


“나중에 3 ~ 4 시간이 지나면, 사격장 문을 한 번 열어 보도록 하지. 그럼 되지 않을까?”


준우는 무거운 침묵을 깨고 주위를 향해 말했다.


“나도 동의, 뭐 조금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한 숨 잘까?”


준우의 말을 들은 드미트리는 잠이라도 잘 자세로 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그리고는 눈을 감은지 3분도 되지 않아서 코를 골기 시작했다.


“나 원 참,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군 그래.”


준우는 기가 찬다는 듯이 말했다.


준우들이 그렇게 적대감에 찬 언행을 했는데도, 그 언행의 표적이 되었던 드미트리는 아무런 경계심을 표하지도 않은 채로 사격장 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자고 있다. 즉 드미트리는 완전한 무방비 상태로 그의 몸을 준우들에게 내어 놓고 있는 것이었다.


준우들에게 기습을 할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설사 기습을 할 생각이 있었더라도 완전 무방비의 드미트리를 보았다면 맥이 빠질 그런 상황이었다. 의외로 갈등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완벽한 무방비를 보여줌으로써, 드미트리는 갈등관계를 맥없이 만들어 버리는 그런 행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희수랑, 지민이도 눈 좀 붙여둬. 늦었으니까 잠 좀 자두는 것이 좋을 거야.”


“아냐. 밤에 불놀이 했으니 오줌 쌀지도 모르겠고, 저 녀석이 비위가 좋은 거지. 지금 상황에서 잠이 온다고 하면 그게 정상적인 사람이냐? 내가 일단 불침번을 먼저 설 테니까 네가 나중에 교대를 해줘.”


현장 지원 요원인 희수는 생명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암살범들의 안전 가옥 습격에 많이 놀란 것 같았다. 그래서 희수는 먼저 잠을 자라는 준우의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이 먼저 불침번을 서겠다고 역으로 제안하였다.


“오후에도 폐교 간다고 고생했잖아요. 저도 깨어 있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눈 좀 붙이세요.”


지민은 옆에서 희수를 거들었다.


지민도 폐교에 가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일을 많이 한 것은 준우였다. 준우가 느끼는 피로도는 희수나 지민의 피로감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 분명하였기에 지민도 희수의 제안을 거들었던 것이었다.


준우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 김 팀장과 다소 강행군을 한 것도 사실이었고, 몇 차례는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교전 상황을 겪은 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강철 체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쉴 때는 쉬어주는 것이 인간의 몸에 아니 모든 만물의 몸에 좋은 것이다. 기계도 쉬지 않고 연속적으로 돌리면 금방 수명이 다하는 것처럼, 인간도 쉴 때 쉬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알았어. 그럼 부탁할게. 지민아 희수 백업 좀 잘해. 너 믿고 자는 거니까 말이야.”


“이게, 말하는 것 좀 봐라. 그럼 내가 뭐가 되니?”


“너?, 박 희수 SST의 우수한 현장 지원 요원. 그 정도면 충분하지, 또 뭘 더 바라고 그러냐? 세상 살다 보면 만능인 사람 없다. 많은 걸 바라지 마. 그럼 잘게.”


준우는 슈트의 상의를 벗어서 이불처럼 덮고는 한 구석에 누워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준우도 많이 피곤했던지, 머리를 땅에 대자마자 단잠에 골아 떨어졌다.


......... 얼마나 지났을까..........


“뭐야? 무슨 일이야?”


준우는 거칠지 않지만 강하게 흔드는 손길을 느끼고는 잠에서 황급히 깨어났다. 준우의 눈에는 놀란 희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준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미안, 잠을 좀 깊게 잤다. 나 많이 잤냐? 무슨 일인데 그래?”


준우는 갑자기 일어난 자신에게 놀란 희수를 다독이며 말했다. 잠을 잘 때에도 주위 경계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버릇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준우가 사과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준우가 자신을 깨워준 희수를 놀라게 한 것은 사실이었기에 사과를 한 것이었다.


“네가 잠을 잔지 1시간 반 정도 지났고,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어.”


희수는 손가락으로 사격장의 출입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통..... 통..... 통...... 아까와 같은 소리가 출입구 근처에서 들리는 것을 준우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준우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 준우보다 먼저 잠을 잤던 드미트리도 언제 일어났는지 일어나서 출입문을 경계하고 있었고, 지하 사격장 내의 모든 시선은 출입문에 고정되어 있었다.


“우리가 여기 들어온 지 3시간도 안 되었잖아. 저 소리가 구조대가 내는 소리이건, 암살범들이 내는 소리이건 반응할 필요 없다고 보는데 어때?”


준우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준우의 말에 대놓고 반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소리가 처음 들렸을 때와는 다르게 사격장 안의 분위기는 묘하게 바뀌어 있었다. 지하 사격장에 있은 지 2시간 이상이 지났고, 이 정도면 암살범들이 물러난 시간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다들 말은 안 하지만, 확인을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다.


“다들 뭘 어떻게 하길 바라는 거야?”


“............”


준우의 질문에 딱히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시간이 충분하게 지난 뒤에 지하 사격장 쪽에서 문을 열어보는 것이었다.


소리가 나고 있는 순간에 그 소리에 화답하여 문을 연다면 구조대건, 암살범이건 마주칠 확률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시간이 충분히 흐른 후에 소리가 나지 않는 시간대를 골라 문을 연다면 구조대를 못 만날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암살범도 만나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즉 준우는 가장 위험성이 적은 시간대를 골라 문을 여는 것을 제안하였다.


“동의. 그런데 몇 시간이나 지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문제는 그거인 것 같은데 말이야. 소리에 반응해서 문을 여는 건 위험하니까 소리가 나지 않을 때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에는 반론이 없지만, 그 시간에는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않겠어?”


드미트리는 핵심을 바로 찌르고 들어왔다.


지하 사격장안에 있는 누구도 위험부담을 안고서 문을 열고 싶지는 않았다. 따라서 소리에 반응하여 문을 여는 것에는 지하 사격장에 있는 거의 모두가 반대하였다. 우 신호와 같이 아무 때나 문을 여는 것에 찬성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투표권이 없으니 일단 제외하기로 한다.


“지금 2시간 반 정도 지났으니, 몇 시간 더 기다렸다가 아침이 되면 문을 여는 것은 어떨까?”


준우는 자신이 생각한 바를 주위에 말했다.


앞으로 2 ~ 3 시간만 지나면 동이 튼다. 그렇게 된다면 우 신호가 암살범들에게 아무리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고 해도, 날이 밝아 김 팀장이나 SST의 지원이 오는 것을 알면서도 이 곳에 남아 있을 확률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그런 결론을 내린 준우는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ok, 나는 잠이나 더 자야겠다.”


드미트리는 다시 한쪽 구석에 누워 잠을 청하였다. 드미트리가 준우의 의견에 동의하고 한 쪽으로 누워버리자 우 신호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도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였다.


통........ 통........ 통.........


출입구 주위에서 문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거듭 들렸지만 누구 하나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우 신호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문을 한 번 쳐다보더니, 드미트리 근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를 깔고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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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구조 +2 16.07.20 1,042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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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사격장 안에서 (2) 16.07.19 1,025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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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대기 +2 16.07.16 1,178 18 13쪽
37 방화 16.07.16 1,497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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