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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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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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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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2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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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참호전

DUMMY

“저기,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매복하고 있었던 거군.”


준우들이 탄 차량이 ADD의 탄저균 호송 차량과 합류 지점에 가까워지자, 준우의 눈에 정차한 ADD 호송 차량 주위로 정체를 알 수 없는 3대의 차량이 보였다. ADD 차량의 전방에는 차량 1대가, ADD 차량의 후방에는 차량 2대가 마치 호송 차량을 포위하듯이 정차되어 있었다.


정 성훈은 이 곳에서 ADD 차량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다가, 타이어에 펑크를 낸 것 같았다.


적이 매복하고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고지에 위치했기 때문에 다른 곳을 잘 내려다 볼 수 있었고, 약간은 굴곡진 커브를 가진 곳이었기에 다른 곳에서는 신경을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살펴보기가 힘든 곳이었다. 즉 정 성훈은 매복하기에 최적의 장소를 골라 ADD 차량을 강제로 정차시킨 것이었다.


준우는 일단 브레이크를 밟아 서서히 차를 정차시켰다.


그리고는 쌍안경을 꺼내어 적의 동태를 살폈다. 적이 ADD 차량을 포위한 것은 분명해 보였지만 아직 교전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정 성훈의 부하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차량을 방패삼아 호송 차량을 향해 AK47을 겨누고 있을 뿐, 적대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아직 총격전은 벌어지지 않는 것 같은데 말이야. 지금이라도 지원 요청하고 여기서 기다리는 것이 어때? 아무리 생각해 봐도 4 : 12는 답이 안 나와.”


압도적인 전력으로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승리를 거머쥐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노련한 전술가가 할 일이지, 적은 인원으로 다수인 적을 상대하려고 하는 지휘관은 객기를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김 팀장이었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내는데 부끄러움이 없었다.


“저도 그러고 싶지만 그럴 시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기를 보세요.”


준우는 쌍안경을 김 팀장에게 넘겼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들어 ADD 차량 뒤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김 팀장은 쌍안경을 넘겨받아 준우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쳐다보았다.


“뭐야? 저 녀석들. 설마 미사일을 쏠 생각인가?”


정 성훈의 부하들은 ADD 차량 후방에서 메티스 M 미사일 발사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미사일 발사기의 조준경을 만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정 성훈은 빠른 시간 내에 ADD 차량에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미친 것들, 여기서 미사일을 쏘면 어떻게 한다는 거야? 탄저균 유출이라도 되면 어떻게 하려고?”


김 팀장은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정 성훈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ADD 차량이 운반하고 있는 탄저균이 비록 비 활성화된 상태이지만, 외부로부터 격리된 ADD 차량으로부터 유출이 되었을 경우 위험성이 0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탄저균에 대한 완전한 소각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탄저균 포자가 수년 간 생존한 사례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정 성훈의 행동은 극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설마 쏘겠어? 그냥 위협이라도 하는 것이겠지. 쟤들도 ADD 차량에 뭐가 적재되어 있는지는 알 거 아니야.”


희수는 정 성훈이 탄저균을 적재한 ADD 차량에 미사일을 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을 하였다. 하지만 모든 결정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준우는 희수의 관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니, 일단 ADD 차량의 전방에 정차되어 있는 차량을 압박해서, ADD 차량의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야. 정차되어 있는 상태라면 이 쪽이 확실하게 불리해.”


준우는 다소 위험하지만 공격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준우는 ADD 차량의 타이어가 펑크가 난 것이 사실이었지만, ADD 차량 전후방의 장애물로 기능하는 적의 차량만 제거해 준다면 저속이지만 차량을 운행할 수는 있다고 보았다. ADD 차량이 움직일 수 있다면, 메티스 M 미사일에 의해서 차량에 가해지는 위협이 정차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준우는 기습을 주장하였던 것이었다.


“하는 수 없지.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건하에서 공격하는 것이 명장이지만, 유리한 조건하에서만 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탄저균이 탈취될 위험이 있다면 우리로서는 피할 수 없는 싸움이긴 하지. 갈 데까지 가보자.”


김 팀장은 체념했다는 투로 말했다.


분명히 전투의 승산만을 따진다면 전투를 회피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전투를 회피해서 탄저균이 정 성훈에게 넘어간다면, 기본 수십 만이 죽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이를 고려하면 전투를 회피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없었다.


“뭐 다들 각오가 되어 있다면야. 말릴 수는 없겠지. 총탄에 죽나, 탄저균에 의해서 죽나의 선택일 뿐인가? 나도 모르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10분만 버티면 어디서든 지원이 오겠지 뭐.........”


희수도 어쩔 수 없다는 어투로 정 성훈을 공격하는 것에 마지못해 동의했다.


공격으로 의견이 모아지자, 준우는 주저하지 않고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시동이 걸린 자동차는 부웅 하는 경쾌한 엔진 음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준우는 자동차의 엔진 RPM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


상대적으로 고지에 있는 적을 공격하기 위해서 자동차의 급가속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생각한 RPM에 도달하자, 준우는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 자신의 힘을 억누르고 있던 자동차는 준우가 액셀을 밟자마자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튀어나갔다. 준우들을 태운 차는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는 듯이 고지를 올라가더니 마지막에는 부웅하고 공중을 날았다.


잠시 후 하늘을 힘차게 날았던 자동차는 불꽃을 일으키며 땅에 닿았다. 자동차가 땅에 닿자마자 준우는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을 하는 동시에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었다. 핸들을 오른쪽으로 급히 꺾은 이유는 차량을 우회전 시켜서 <자신의 왼쪽에 정 성훈의 차량과 ADD의 차량을 놓기 위해서였다.>


차량의 진행 방향 상 운전자의 왼편에 적들을 놓게 되면, 보조석과 뒷좌석에 있는 김 팀장과 희수들이 적들이 있는 반대방향으로 문을 열고 나갈 수 있고 차량을 엄폐물로 삼아서 밖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 성훈의 부하들은 갑자기 나타난 준우들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김 팀장은 서둘러 보조석의 문을 열고 자동차 밖으로 나갔다. 희수와 지민도 김 팀장의 뒤를 따라 뒷좌석의 문을 열고 자동차 밖으로 나갔다.


자동차 밖으로 나간 김 팀장들은 바로 앞에 보이는 정 성훈의 부하들에게 사격을 가하였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정 성훈의 부하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준우가 ADD 차량의 전방에 정차한 적의 차량에 자동차를 근접해서 정차시켰기 때문에, 정 성훈의 부하들은 12명이라는 수적 우세를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었다.


ADD 차량의 후방을 기준으로 [차량 2대] - [ADD차량] - [차량 1대] - [준우들의 차량]의 순서로 세워져 있었기에 차량 2대에 있던 정 성훈의 부하들은, ADD 차량에 가로막혀 반대편에 있는 아군을 도울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즉 준우들은 ADD 차량과 정 성훈의 부하 차량 1대를 엄폐물로 하고 사이에 끼인 적들에 대해서 마음껏 사격을 퍼부을 수 있었다.


원래라면 12 : 4의 수적 열세를 4 : 4로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정 성훈의 부하 8명은 준우들에게 쉽사리 사격을 가하지 못하였다. 사선(射線)의 연장선에 ADD 차량이 있어서 사격을 방해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준우들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4명의 동료들도 사선(射線)의 연장선상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잘못하다가는 정 성훈의 부하들이 쏜 총에 자신들의 아군이 맞을 수도 있었기에 8명은 사격을 하지 못한 채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타타타타타탕, 타타타타타탕, 타타타타타탕.


8명이 사격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준우들과 바로 맞닿아 있는 4명이 사격을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서 사태 파악이 어느 정도 된 4명은 AK47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차를 엄폐물로 삼아.”


적으로부터의 응사가 개시되자 김 팀장은 소리쳤다.


준우들이 타고 있는 차량은 ADD에서 개발한 방탄 도료로 도색하고 강화 소재로 제작된 것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방탄 능력은 가지고 있었다. 물론 방탄 도료로 도색하고 강화 소재로 제작되었다고 해서 완전한 방탄 능력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소총 치고는 대구경인 7.62mm 탄두를 사용하는 AK47의 근거리 총격을 완벽하게 방어하기에는 방탄 도료와 강화 소재도 한계가 있었다. 물론 종이에 송곳 구멍을 뚫는 것처럼 구멍이 쉽게 뚫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는다면 결국 방탄능력이 무력화될 것은 분명하였다.


하지만 준우가 탄 운전석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운전석 문 부분을 장갑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방탄 능력 강화에 신경을 썼기 때문이었다.


“야 이씨, 운전석에 집중 사격을 해. 한 번에 끝내자.”


AK47의 화력에도 차량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지 않자, 정 성훈의 부하들은 운전석에 화력을 집중하였다.


물론 차량의 운전석 문이 특별한 방탄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옵션이었지만, 정 성훈의 부하들은 눈에 보이는 준우를 죽이기 위해 운전석에 화력을 집중하였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노력은 허망하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야이, 가만있지만 말고 반격 좀 해봐.”


준우는 김 팀장들에게 반격을 하라고 소리쳤다. 준우는 강화된 방어 능력 때문에 AK47로는 운전석 문이 뚫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자신에게 총탄이 날아오는 것을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다. 그래서 준우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총탄을 조금이라도 분산해주길 바랬던 것이었다.


“알았어. 내가 먼저 사격을 할 테니까, 너희 둘은 내가 탄창 교환할 때 백업해줘. 준비됐어?”


준우의 지원 요청에 김 팀장은 희수와 지민에게 지금 사격을 하지 말고, 자신이 탄창 교환을 할 때 사격을 하라고 지시하였다. 일시에 사격을 가한다면 적의 사격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겠지만, 셋이 동시에 탄창 교환을 한다면 그 시기에 적의 사격은 배가 되어 돌아올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었다.


김 팀장은 일어나서 사격을 개시하였다.


글록 19의 자동 사격으로는 탄창이 금방 비워져야 하지만, 김 팀장은 방아쇠를 불연속적으로 당겨서 탄창이 빨리 소모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그런 김 팀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록 19의 슬라이드는 뒤로 젖혀져 탄창이 비었다는 것을 김 팀장에게 알려주었다.


“탄창 교환, 탄창 교환.”


김 팀장은 얼른 그 자리에 앉았다. 김 팀장의 사격이 잦아들자, 적들이 AK47로 김 팀장이 서 있던 자리를 향해 맹렬한 사격을 퍼부었지만 이미 그 자리에 김 팀장은 없었다.


다른 곳에서 희수와 지민이 일어나 총을 쏘기 시작했다. 적들은 사격 목표를 희수로 변경하려 하였지만, 희수와 지민의 사격에 얼굴을 들기도 힘들었다. 적들은 소총을 차 위로 올려놓고 머리는 차에 숨긴 채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런 상태에서의 사격이 희수들을 맞출 리가 없었지만 말이었다.


한 동안 1차 세계대전에서 벌어졌던 참호전처럼 지루한 사격전이 계속되었다. 참호를 엄폐물로 삼았던 것이 차량을 엄폐물로 삼은 것으로 바뀌었을 뿐 전투의 본질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즉 안전한 곳에 몸을 숨긴 채 명중률 낮은 사격을 서로 주고받는 시간이 한 동안 지속되었다.


이런 식으로 전투가 진행되면 될수록 준우들에게는 유리했다. 화력 면에서 준우들이 열세인 것은 틀림없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준우들에게는 지원 병력이 도착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준우들은 이 곳에서 정 성훈의 부하들을 섬멸할 필요가 없었다. 단지 지원이 올 때까지 정 성훈의 부하들을 이 곳에 묶어두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답답해지는 것은 정 성훈 쪽이었다.


“미사일을 쏘려고 하는 것 같아!!!!!”


사격을 끝마치고 탄창 교환을 하려고 하던 희수가 준우에게 소리쳤다. 희수는 정 성훈의 부하들이 메티스 M 미사일 발사기의 방향을 준우들 쪽으로 트는 것을 보았던 것이었다. 준우는 급하게 ADD 호송 차량 너머에 있는 메티스 M 미사일 발사기를 보았다.


희수의 말대로 정 성훈의 부하들이 메티스 M 미사일 발사기를 준우들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을 준우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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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추적 +4 16.07.28 1,067 24 14쪽
57 도주 +4 16.07.28 938 20 14쪽
56 전사의 죽음 +2 16.07.27 1,013 24 13쪽
55 대결 +6 16.07.27 1,028 19 14쪽
54 벗겨진 가면 +7 16.07.26 1,233 23 13쪽
53 지원군 +8 16.07.26 959 21 13쪽
52 무리수 16.07.25 874 15 13쪽
» 참호전 16.07.25 1,056 19 13쪽
50 대한민국의 의병(義兵) +3 16.07.23 1,063 21 12쪽
49 지원 요청 +2 16.07.23 969 20 14쪽
48 성동격서 16.07.22 1,066 19 14쪽
47 성동격서? 16.07.22 1,109 21 13쪽
46 충격 16.07.21 1,301 18 15쪽
45 혼란 16.07.21 1,024 22 13쪽
44 구조 +2 16.07.20 1,042 20 14쪽
43 사격장 안에서 (3) 16.07.20 928 20 14쪽
42 사격장 안에서 (2) 16.07.19 1,025 18 13쪽
41 사격장 안에서 (1) 16.07.19 1,198 19 12쪽
40 분노 +2 16.07.18 1,174 20 13쪽
39 벌레 +2 16.07.18 1,206 19 13쪽
38 대기 +2 16.07.16 1,177 18 13쪽
37 방화 16.07.16 1,497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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