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에 소환되어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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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6.08.07 00:00
최근연재일 :
2016.09.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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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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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1

DUMMY

"자, 힘들게 연구한 축소 마법이다."


- 와! 그런데, 부작용은···?


"몰라. 아직 시험 안 해봤거든. 그러니까 네가 실험체가 되어줘야겠어."


- 네? 잠깐만요? 방금 뭐라고···


레미디르어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자신이 실험체라고?

그것도 부작용 유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체라고?


"그래. 저번의 빚은 갚아야지?"


- 그··· 그건···.


아직도 레미디르어의 반말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아이시스의 모습에 레미디르어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마음이 조급해졌다.

어떻게 해야 실험체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좀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이시스, 너무 괴롭히지 말고 그냥 놔 줘. 왜 그렇게 애를 괴롭혀."


"앨리아스, 얜 애가 아니라고. 이제 곧 레미디르어 사이에서는 성인이란 말이야."


앨리아스가 레미디르어의 편을 들어주자 아이시스는 대충 수긍하면서도 반박했다.

그냥 놔주지는 않겠다···라는 느낌?

아무튼 이래서 레미디르어가 앨리아스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나저나, 이 레미디르어의 성별은 어떻게 되는 걸까?

설마··· 아닐 거다.


"어휴. 내가 졌다, 졌어. 그냥 적당한 돌에다 해볼게. 됐지?"


"그래. 한 번 해봐."


아이시스는 일단 무생물인 돌에게 연구해서 만들어낸 축소 마법을 사용하였다.

실패하지 않고, 부작용이 최대한 없게 전이라면 하지 않았을 영창까지 하였다.

(참고로 영창 = 캐스팅)


"만물의 크기는 정해져 있지 않은 법. 자연의 이치에 따라 큰 것은 작아지고, 작은 것은 더더욱 작아지며, 더 작은 것은 더더더 작아진다. 그 크기를 줄이고자 하니, 마나의 뜻에 따라, 나의 뜻에 따라 줄어들어라! [리덕션]!"


뭔 개소리 같은 영창을 하는 건지는 몰라도 일단 마법은 시전 되었다.

대략 너비가 20 센티미터 정도 되고 높이가 10 센티미터 정도였던 돌은 크기가 줄어들어 너비는 10, 높이는 5 센티미터가 되었다.

너비와 높이가 각각 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일단 무생물에는 성공했고··· 그럼 생물에다 해볼 차롄가?"


- 저기··· 왜 저를 쳐다보시는 건지···.


레미디르어는 오한이 들었고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자신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아이시스의 눈빛으로 보아 분명 자신을 실험체로 쓰고 싶다는 의사표현임에 틀림없었다.


"아이시스, 일부로 데리고 온 거 있잖아. 그냥 그거 써. 자꾸 레미디르어 괴롭히지 말라니까?"


"네가 그렇게 감싸주니까 버릇이 없는 거라고."


"겨우 이 정도 가지고 뭐···. 아무튼, 그거나 꺼내 봐."


"알았어."


아이시스는 잠시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손을 흔들며 어딘가로 유유히 사라졌다.


"도대체 어디 가는 거래요?"


"글쎄.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점이라면···. 너 대신 다른 놈이 실험체로 쓰일 거라는 점이야."


"그거 참 다행이네요. 제 대신 실험당하는 놈이 조금 불쌍하기는 하지만요."


"그렇다고 너가 실험체로 자진하겠다고 할 건 아니잖아?"


"그건 그렇죠."


잠시 후 아이시스는 한 손에 미약한 한기를 내뿜고 있는 푸른색의 새를 든 채 둘에게 걸어왔다.

보아하니 기절해 있는 것 같았는데, 그런 와중에도 목을 잡고 있는 아이시스에 의해 숨을 쉬기 어려워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이쯤 되면 숨을 쉬고 싶어서라도 일어날 법 한데 말이다.


- 키···엑?


"음···. 뭐라고 말하는 거지?"


아이시스는 역시 몬스터 말은 알아듣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며 통역 마법을 사용했다.

몬스터들마다 그때 그때 통역 마법을 써줘야 하니 역시 귀찮기 짝이 없다.

그냥 몬스터들이 전부 한 언어만 사용해주면 덜 피곤하고 좋겠지만··· 역시 같은 종족들끼리만 살아가는 몬스터들에게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은 힘들 것 같다.

물론 그 와중에도 어떻게 몬스터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 키엑! (아악!)


"그래그래, 빙조야. 오늘은 네가 실험을 당할 거야."


아이시스는 푸른 새를 빙조라고 부르며 하늘색의 단단하지만 잘 구부러지는 날개를 쓰다듬었다.

물론 당하는 입장의 새는 자신을 쓰다듬는 아이시스의 손길에 기분이 좋다며 몸을 흔들기는 커녕, 오히려 무서운 듯 몸을 덜덜 떨고 있었지만.


- 키, 키···에엑? (시, 실···험?)


말을 약간 더듬으며 굽신굽신거리고 있는 빙조.

아, 정확한 이름을 대자면 아이스 버드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빙조에게는 아이시스에 의해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존재한다.

그 기억은···.


약 1주일 전.


그 날도 나는 늘 데리고 다녔던 다른 빙조들을 패거리처럼 데리고 다니며 놀고 있었다.

패거리라고 하니까 불량배, 양아치 같은 걸 떠올리는 놈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절대로 그런 불량한 놈들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같이 노는 무리를 패거리라고 지칭한 것 뿐이다.

···왜 패거리라고 지칭했냐고?

뭐, 그건 몰라도 되는 일이니 그냥 내 이야기나 들어라.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 키에에엑! (얘들아, 오랜만에 놀러가자. 저 쪽에 괜찮은 호수를 하나 발견했어. 쉬기에도 좋고, 적당한 먹이들도 오니까 딱이야.)


빙조들 사이에서는 꽤나 인기가 있는 나였기에 이런 제안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늘 해왔던, 익숙한 일이니 말이다.


- 키에엑! (그래? 그럼 가자. 너희들은?)


같이 있던 빙조들 중 하나가 동의하며 다른 녀석들에게 물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모두들 동의했고 바로 그 장소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 키에에엑···. (아··· 시원한 냉기. 촉촉한 빗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원한 그늘···. 정말 오늘은 최고의 날이야.)


- 키엑, 키엑. (그러니까 말이야. 역시 이런 날이 놀기에는 딱이지. 이런 날 안 놀면 언제 놀겠어? 그보다··· 혹시 네가 말했던 호수가 저거야?)


잠시 눈을 감으며 여유롭게 날아가고 있던 나는 내 뒤에서 날고 있는 녀석의 말을 듣고 감고 있던 눈을 살짝 뜨며 앞을 바라보았다.

빗물에 의한 잔잔한 파동이 호수의 모든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었고, 몇몇 물고기들 역시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빗물을 즐기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몇몇 곰들이 그런 물고기들을 낚아채며 잡아먹고 있었지만.

어쨌든, 꽤 멀리까지 나온 덕분에 영역을 약간 벗어나기는 했지만 아마 그리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늘 이렇게 멀리까지 쉬러 나오곤 했었고, 실제로도 이때까지 한 번도 문제라고 할만한 것이 일어난 적은 없었으니까.

내가 누구냐.

바로 빙조들의 인기투표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는 [워러제로]가 아닌가.

심지어 내 미모도 미모지만, 웬만한 녀석들보다도 능력이 뛰어나니, 평범한 녀석들은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물론 외모에서나, 능력에서나.

뭐, 그런 이유에서 이렇게 내 패거리···라고 해야 할까, 내 열렬한 팬들이라고 해야 할까 모르겠는 녀석들을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거겠지만.


- 키엑, 키엑. (이제 저쪽에서 쉬자. 아마 곰들도 공격하지는 않을 거야. 이미 손을 써뒀으니까.)


- 키엑! (정말? 우리 놀자!)


- 키엑, 키엑! (와아아아!)


난 그런 다른 녀석들의 소리를 들으며 노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예상 외의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 키엑···. (어···?)


- 털썩


갑자기 놀던 빙조 중 하나가 쓰러졌다.

구경을 하고 있다가 노는 것에 동참하고 있던 나는 바로 옆에서 쓰러진 빙조를 살펴보았다.


- 키엑! (적이다! 모두 일단 공중으로 날아올라서 뭉쳐 있어!)


항상 적들이 공격해오면 일단 공중으로 날아올라서 뭉쳐서 공격했기에 빠르게 지시할 수 있었다.

물론 공격 자체가 그다지 많지는 않은 편이지만··· 그래도 가끔씩 미친놈이 공격해올 때도 있으니까.


- 키엑, 키엑. ···키엑! (워러제로, 이제 어쩌지? 어디서 공격해오는 건지 알 수가 없··· 으악!)


옆에서 이야기하던 클로임도 쓰러졌다.

뭐지? 도대체 어디서 공격하는 거지?


- 키엑! (젠장. 일단 모두 마을로 돌아가자!)


- 키엑, 키엑!


다른 녀석들과 같이 벗어나려던 나는 일단 얼음 덩어리들을 사방에 뿌려 대서 견제를 한 후에, 가속했다.

하지만···


- 키···엑?


나를 포함한 다른 녀석들이 모두 공중의 한 면에 달라붙어서는 떨어지지 못했다.

도대체 뭐 때문이지?

그보다, 끈적끈적한 것 때문에 움직일 수가···

잠깐, 끈적끈적한 것?


- 키엑! (거미줄이다! 그것도 대형이야! 도대체 어디서 이런 놈이···! 주변에 사는 아이스 스파이더의 거미줄은 이렇게 크지 않은데!)


이 주변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아이스 스파이더들의 거미줄은 절대로 이렇게 두껍지 않다.

또한, 이렇게 많은 양을 혼자서 뿜어낼 수도 없다.

그렇다는 것은, 아이스 스파이더들이 뭉쳐서 이 정도의 두께로 엄청난 양을 뽑아냈다는 걸까?

하지만 굳이 그럴 이유가···

그때, 뒤에서 웬 소리가 들려왔다.


"얘들아, 안녕? 너희들은 아무래도 좋은 실험재료가 될 것 같으니 같이 와줘야겠어. 뭐, 전에 하던 실험도 끝마칠 수 있을지도?"


어쩐지 오한이 드는 말을 쉽게 내뱉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끝으로 나는 기절하고 말았다.

내가 기절하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하나씩 하나씩 그 인간의 손짓에 저 멀리 날아가 사라져가는 다른 녀석들의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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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최후의 전투 - 8 16.09.14 336 2 10쪽
119 최후의 전투 - 7 16.09.14 293 2 10쪽
118 최후의 전투 - 6 16.09.14 299 2 10쪽
117 최후의 전투 - 5 16.09.13 295 2 11쪽
116 최후의 전투 - 4 16.09.13 272 2 11쪽
115 최후의 전투 - 3 16.09.12 278 2 10쪽
114 최후의 전투 - 2 16.09.12 275 2 10쪽
113 최후의 전투 - 1 16.09.11 382 2 10쪽
112 최후의 전투, 그 전 - 6 16.09.11 309 2 9쪽
111 최후의 전투, 그 전 - 5 16.09.11 291 2 9쪽
110 최후의 전투, 그 전 - 4 16.09.10 271 2 9쪽
109 최후의 전투, 그 전 - 3 16.09.10 316 2 10쪽
108 최후의 전투, 그 전 - 2 16.09.10 303 2 10쪽
107 최후의 전투, 그 전 - 1 16.09.09 316 2 10쪽
106 다크 웜 - 3 16.09.09 265 2 10쪽
105 다크 웜 - 2 16.09.09 303 2 9쪽
104 다크 웜 - 1 16.09.09 307 2 9쪽
103 검지만 보란 스피릿 - 5 16.09.08 338 2 10쪽
102 검지만 보란 스피릿 - 4 16.09.08 322 2 10쪽
101 검지만 보란 스피릿 - 3 16.09.08 324 2 10쪽
100 검지만 보란 스피릿 - 2 16.09.08 328 2 9쪽
99 검지만 보란 스피릿 - 1 16.09.07 319 2 10쪽
98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4 16.09.07 297 2 10쪽
97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3 16.09.07 345 2 10쪽
96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2 16.09.06 347 3 10쪽
95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1 16.09.05 324 2 10쪽
94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2 16.09.04 308 2 10쪽
»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1 16.09.04 359 2 10쪽
92 평범한 일상 16.09.03 44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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