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에 소환되어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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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6.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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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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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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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만 보란 스피릿 - 1

DUMMY

"그러니까, 가끔씩은 마기에 침식돼도 엄청난 방어력을 얻게 된다는 소문 있잖아."


마기에 의한 신체 변화를 얘기하던 도중 나왔던 것이다.

원래는 공격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대신 방어력은 매우 취약해지지만, 가끔씩 아주 적은 확률로 엄청난 공격력에 엄청난 방어력까지 갖추게 된다는 소문이 있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무언가 소문이 도는 이유가 있겠거니 했는데 진짜로 그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현상이 일어난 애는 뭐고 어디 있는데?"


"음··· 저쪽에 있어. 한 번 볼래?"


"혹시 눈 건강에 안 좋다든지··· 뭐 그런 건 없고?"


"그냥 엄청나게 새까매진 게 끝이야. 약간 다른 놈들하고 틀린 부분도 있긴 한데, 그래도 눈 건강에는 문제없다고."


아이시스를 따라간 앨리아스는 예상했던 대로 거대한 몸집의 웜을 볼 수 있었다.

거대한 몸집에 검은색 불을 휘감은 지렁이··· 아니 웜.

일반적인 붉은색 빛깔의 불이 아닌 검은색의 불을 휘감은 이유는 파이어 웜에게 마기를 계속 쏟아 부어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이것이 마기의 부작용인 듯 했는데···


"확실히 약해졌다기보다는 더 강해졌네?"


파이어 웜 아니, 이제는 다크 웜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웜의 피부를 만지면서 앨리아스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일반적인 썩은 듯 푸석푸석해진 피부가 아닌 탱글탱글···이 아니라 매끈매끈···한 강도 있는 피부인 것을 보아하니 강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한 번 시험해봤는데, 확실히 불 계열은 하나도 안 통하고, 검 같은 무기로는 흠집 하나 안 나더라."


"그래도 약점은 있을 거 아니야?"


"뭐, 빛 속성을 담은 물을 잔뜩 준비해서 완전히 쏟아버린다면 모를까··· 웬만해선 안 죽을 것 같은데."


이 다크 웜이 원래는 파이어 웜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물에 약한 것은 당연하지만 원래부터도 끄떡없던 놈이었다.

마기에 대항하는 빛과 물을 하나로 합쳐서 몸을 완전히 싸버린다면 가능하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고서야 충분히 저항하고도 남을 수준이었다.


"엄청나네."


"그렇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얘 외에는 이런 성공작은 없었고, 나머지는 다 그냥 그래. 아, 하나 더 있기는 한데···."


"이번엔 또 뭔데?"


"그 왜, 가끔씩 오크 주술사가 나올 때가 있잖아."


오크가 머리가 많이 안 좋다고는 해도 다른 몬스터들에 비해 머리가 좋은 편이기에 - 그 수준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것이 어이가 없지만 - 가끔씩 이지만 주술을 쓰는 놈이 나올 때가 있다.

갑자기 주술 한 번 나오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주술이 나와서 놀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냥 부르는 게 그럴 뿐이지, 사실은 오크 마법사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다.


"응. 그런데 왜?"


"사실, 어쩌다가 한 명 잡았는데··· 이제는 오크 마기술사라고 불러야 할 것 같더라."


"혹시···?"


"맞아. 이제는 단순한 마법이나 주술이 아닌 마기술을 쓰더라고. 태생적으로 마기를 체내에 조금씩 갖고 태어나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훨씬 위력도 강하고 위험성도 덜하고 말이야."


아이시스가 오크 주술사··· 아니 오크 마기술사를 관찰하면서 내린 결론은 그랬다.

일반적으로 인간 마기술사들이 마기술을 쓰면서 입게 되는 피해보다는 훨씬 적은 피해를 받았으며, 실제 위력도 훨씬 증가한 수치였다.

확실히 마기에 대해서는 인간이 훨씬 취약한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러고 보니 스피릿 종족은 만나봤어?"


"만나보기는 했는데, 네가 말한 것 하곤 조금 다르던데?"


스피릿 종족은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땅에 살고 있는 종족을 말한다.

그들은 말 그대로 영혼과도 같은 종족으로, 실체화하지 않는 이상 눈으로 쉽게 식별하지 못하는 종족이다.

어떻게 생겼냐면··· 정확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검은색 천 같은 것을 뒤집어쓰고 있는 종족이다.

그리고 머리 부분은 마치 사람이 후드를 썼을 때처럼 보이고, 머리 밑은 그냥 후드 아래쪽을 보는 느낌 정도···?

단지 그 길이가 머리 크기만도 안 되고 안은 텅 비어있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그리고 머리도 얼굴이 보여야 할 부분은 검은색으로 마치 그림자처럼 되어 있고 눈만 하얀색으로 두 개가 달려 있다.

입도 없는데, 애초에 먹지를 않으니 그렇게 되었다.


아무튼 그런 종족인데 앨리아스가 맨 처음에 알려줬었던 스피릿들은 그냥 밤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사는 종족이었다.

그리고 가끔씩, 그러니까 1년에 두어 번 아무도 모르게 밖으로 나와서 아무 생물의 영혼을 하나 갈취해가서 활동을 위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식이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스피릿이라는 종족명을 얻게 된 계기였고, 최남단에 그들끼리 살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단지 그곳에는 그들의 식량인 - 영혼 갈취용 - 동물들이나 몬스터들이 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스피릿들이 변했다?

그냥 밤하늘을 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던 그들이 어째서 변한 것일까.


"어떤 식으로 달라졌는데?"


"음··· 마치 파가 나뉘어졌다는 느낌? 예를 들면 황실파와 귀족파 같은 느낌으로. 아무튼 세력이 갈라진 느낌이었어. 네가 말한 대로라면 그냥 아무렇게나 사는 걸 텐데 말이야."


애초에 서로 해를 끼칠 일도 없으니 쓸데없이 영혼을 자꾸 갈취해가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싸울 일은 없었다.

그런데 세력이 갈라졌다는 것은 무슨 일이 있었다는 뜻.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 봐."


"음··· 무슨 문제 때문에 서로 말다툼을 하던데···? 걔네들은 마법이 잘 안 통해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도 외형이 좀 달랐었어."


"그건 아마도 항마력이 높은 종족 특성 때문일 테고. 외형이 달라졌단 말이지···. 구체적으로?"


"반 정도는 네가 말했던 색 그대로였고, 나머지 반은··· 마치 보라색이랑 검은색이 섞였는지 짙은 보라색 정도···?"


앨리아스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의 내용을 빌려보자면.

스피릿 종족들은 그 어떤 경우에도 외형이 바뀐 적이 없었다.

물론 기록상으로 그런 것이기에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색이 바뀌다니··· 이것은 분명 뭔가 큰 일이 있음에 틀림없었다.


"아이시스."


"왜? 왜 이렇게 심각하게 불러?"


"아무래도 스피릿들한테 빨리 가야 할 것 같아."


"왜?"


자유롭게 사는 스피릿 종족에게는 그 어떤 종족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문제가 있을 정도의 일은 자신들에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피릿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덤빈다면 막아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선천적으로 높은 항마력에 정령에 대한 저항력까지.

거기다가 애초에 망령과도 같은 것이기에 검술도 통하지 않았다.

물론 오러에 대한 저항력 역시 매우 높았기에 본격적으로 싸우고자 하면 순식간에 털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그래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었고, 그게 관습처럼 쭉 이어져 왔는데, 지금 스피릿을 건드리겠다는 소리와도 같았다.


"스피릿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 같아서. 내 감이 이건 꼭 가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


"···결론은 감이야?"


"응. 감."


"어휴, 그래 알았어. 일단은 가보는 게 낫겠지. 변수는 배제해야 하니까···."


그렇게 하여 아이시스와 앨리아스는 스피릿들이 사는 곳인 대륙의 최남단으로 향했다.


***


"에··· 저번에 왔을 때랑은 풍경이 뭔가 다른 것 같은 걸?"


"그러게···? 내가 알던 거랑도 다른데···."


스피릿들이 사는 지역은 스피릿 종족의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24시간 내내 밤이다.

특이하게 일정 경계까지만 그렇고 그곳을 넘어서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무슨 막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특이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24시간 내내 밤이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나무들을 베어낸 숲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그런데 현재 둘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그런 곳이 아니었다.


"저거··· 혹시 독 아냐?"


"그···그러게? 웬 독의 늪이지···?"


처음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다.

독의 늪이라니.

분명 스피릿들에게는 독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없을 텐데 말이다.


"이건 뭐랄까··· 심각한 것 같지?"


"스피릿들을 직접 만날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어디 있는 줄 알고?"


스피릿들은 눈으로 볼 수 없으니 나온 의문이다.


"괜챃아. 돌아다니다보면 나오겠지."


"······."


결론은 노가다였다.

보라색의 독의 늪을 지나 심연의 구렁텅이···가 아니라 싱크홀 같은 느낌의 구덩이들을 지나 독이라도 섞인 듯 보라색이 드문드문 보이는 강을 지나 영혼 갈취용으로 모여 있는 동물 떼를 지나 몬스터들의 부락을 지나 스피릿들의 마을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스피릿의 마을이라고 해봤자 그냥 스피릿들이 편하게 쉴 목적으로 만들어놓은 광장에 불과했지만···

심지어 이 광장도 거의 텅텅 비어 있고 가끔씩 실체화해서 올라가 앉아 있거나 - 앉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 잘 목적으로 만들어져 약간의 구조물이 있을 뿐이었다.


"저어기 몇몇 있네. 얘들은 네가 말했던 정상적인 녀석들이야."


광장 끄트머리 쪽에 몇몇의 스피릿들이 보였다.

일단은 정상적인 스피릿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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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최후의 전투 - 7 16.09.14 294 2 10쪽
118 최후의 전투 - 6 16.09.14 29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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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최후의 전투 - 4 16.09.13 273 2 11쪽
115 최후의 전투 - 3 16.09.12 278 2 10쪽
114 최후의 전투 - 2 16.09.12 276 2 10쪽
113 최후의 전투 - 1 16.09.11 383 2 10쪽
112 최후의 전투, 그 전 - 6 16.09.11 310 2 9쪽
111 최후의 전투, 그 전 - 5 16.09.11 292 2 9쪽
110 최후의 전투, 그 전 - 4 16.09.10 272 2 9쪽
109 최후의 전투, 그 전 - 3 16.09.10 317 2 10쪽
108 최후의 전투, 그 전 - 2 16.09.10 304 2 10쪽
107 최후의 전투, 그 전 - 1 16.09.09 316 2 10쪽
106 다크 웜 - 3 16.09.09 265 2 10쪽
105 다크 웜 - 2 16.09.09 303 2 9쪽
104 다크 웜 - 1 16.09.09 307 2 9쪽
103 검지만 보란 스피릿 - 5 16.09.08 339 2 10쪽
102 검지만 보란 스피릿 - 4 16.09.08 323 2 10쪽
101 검지만 보란 스피릿 - 3 16.09.08 324 2 10쪽
100 검지만 보란 스피릿 - 2 16.09.08 329 2 9쪽
» 검지만 보란 스피릿 - 1 16.09.07 320 2 10쪽
98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4 16.09.07 297 2 10쪽
97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3 16.09.07 346 2 10쪽
96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2 16.09.06 348 3 10쪽
95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1 16.09.05 325 2 10쪽
94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2 16.09.04 309 2 10쪽
93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1 16.09.04 359 2 10쪽
92 평범한 일상 16.09.03 44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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