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에 소환되어 살아가는 법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완결

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6.08.07 00:00
최근연재일 :
2016.09.15 10:21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42,092
추천수 :
403
글자수 :
492,600

작성
16.09.11 21:00
조회
382
추천
2
글자
10쪽

최후의 전투 - 1

DUMMY

"바람의 정령이 말하길, 저 방이 제일 넓다고 하는데."


앨리아스는 가장 오른쪽에 있는 방을 가리켰다.

붉은색의 부드러워 보이는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는 문이 달려있는 방이었다.

호화스러워 보이는 것이 마치 '여기가 황제가 있는 곳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문제라면, 모든 문이 호화스럽다는 것이지만.


"안에 뭐가 있는지는 안 알려주고?"


"자기는 바람의 흐름만 읽었을 뿐이래."


"······."


왜 굳이 바람의 흐름만 읽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정령들이 하는 말은 대부분 자신들의 속성과 관련지어서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테면 저번에 땅의 정령은 다크 웜이 안에서 입을 열고 닫으며 떨고 있다고 했었다.

그건 아마도 흙의 움직임에 맞춰서 말한 것으로 예상된다.

동료를 불러 모은다는 건··· 아마도 배경지식?

아무튼 그런 식으로 이어지니 저것도 영 이상한 대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든, 제일 넓은 방이 왕이 있을 확률이 높겠지?"


"내가 생각하기엔 연회장이 제일 클 것 같은데."


"···그러면 두 번째로 넓은 방은?"


"반대쪽에 위치한 저 방이라는데."


이번에 앨리아스가 가리킨 방은 아무리 봐도 황제가 있을만한 곳은 아닌 것 같았다.

유일하게 철문으로 되어 있는 방으로, 딱 봐도 황제가 절대 가지 않을만한 장소였다.


"···세 번째로 넓은 방은?"


"저거."


앨리아스의 손가락은 계단 꼭대기에 위치한 두 방 중 왼쪽에 있는 방을 향하고 있었다.


"그럼 저기로 갈까? 그래도 그나마 저기가 가능성이 있는데."


"일단 제일 넓은 곳부터 가는 게 어때? 제일 가깝잖아. 없으면 그냥 나오면 되고."


"하긴, 제일 넓은 방이 황제가 있는 곳일 수도 있기는 하니···. 그래, 일단 들어가자."


둘은 약간 긴장을 한 상태로 살짝 문을 밀어 열었다.

확실히 황제가 사는 황궁이라서 그런지, 아무런 소음 없이 문이 살짝 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 잠깐. 황제가 사는 곳이라면 소음이 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고 보니 그러네. 그럼 여긴 아닌 걸까?"


"일단 살짝 확인해보자."


아이시스는 슬쩍 열린 문틈으로 고개를 집어넣어 안은 어떤 곳인지 확인해보았다.

그런 그녀의 두 눈에 들어온 모습은.


"여기는 아니네. 가자."


"어떤 곳인데?"


그들이 찾는 곳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어떤 곳인지는 궁금했기 때문에 앨리아스 역시 고개를 슬쩍 집어넣어보았다.

그런 그의 두 눈에 들어온 모습은.

새벽에, 아니 이제는 아침인 지금 연회를 즐기고 있는 귀족들의 모습이었다.

밖에서는 한창 싸우고 있는데 지금 이 귀족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역시 어디든 좀 오래됐다 하는 나라들은 전부 윗대가리들이 썩어있다니까. 황제가 머리는 좋은데 이 놈들까지는 처리 못 했나 보네. 내버려두고 우린 가자."


"그래."


밖에서 기사들이 한창 싸우던 때에도 하루 종일 놀고 있었을 귀족들을 속으로 씹어대며 둘은 두 번째로 넓다는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바람의 정령이 알려준 또 다른 정보가 있었으니.


"아이시스, 저 쪽은 계단이 있다는데?"


"뭐, 계단?"


"응."


"계단이라··· 뭔가 냄새가 나. 거기로 가자."


계단하면 항상 무언가 숨겨져 있다는 냄새가 풀풀 풍긴다.

아니면 찾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든지.

그래서 계단이라는 앨리아스의 말이 나오자마자 아이시스가 그곳으로 향하자는 말이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애니라든가 소설에서 그렇듯 이곳의 계단 역시 금색의 실로 수가 놓아진 붉은색의 카펫 비슷한 것이 계단을 쭉 덮고 있었다.

카펫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얇은 느낌이었는데, 직접 만져봤을 때의 감촉은 카펫과 비슷했다.


"보통 이런 카펫이 놓여 있으면 뭔가 중요한 곳으로 이어져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야 하는 건데."


"그러면 뭐 해. 문을 열고 들어가야 이런 카펫이 나오는데."


그렇다.

문을 열지 않으면 이런 카펫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아이시스가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더라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시끄러워. 그보다, 이 계단을 올라가고 나면 뭐가 있다는 말은 없어?"


"잠깐. 한 번 물어볼게."


마치 둥근 탑을 올라가는 것처럼 둥그렇게 말려져 점점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던 둘은 잠시 후 바람의 정령을 통해서 계단을 다 오르고 난 후의 곳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물론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는 점이 단점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었다.


"거대한 방이 있다라···. 그리고 살아있는 존재가 3명? 아마도 사람 3명이라는 뜻이겠지. 그러면 한 명은 그 황제라고 생각하고 다른 한 명은 마기술사 서열 1위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놈은 누구지?"


"일단 올라가고 나면 알 수 있겠지. 그리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마. 아닐 수도 있잖아?"


"뭐, 그렇긴 한데···."


꼭 그들이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잠시 후, 끝에 도달한 둘은 건물에서의 약간의 진동을 느끼며 문을 밀기 위해 손을 문 양쪽에 한 손씩 갖다 대었다.


"안에서 뭐라도 준비하나?"


"그럼 방어 마법이라도 준비하는 게 나을지도."


"이미 했어."


철저한 준비성을 어필하며 둘은 동시에 문을 열었다.


- 끼이이익


이번에는 황제의 방이 맞기라도 하다는 듯,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젖혀졌다.


"왔나? 꽤 질긴 악연이로군. 이제 끝을 보지 않겠나?"


아이시스는 전에는 새파랗게 젊었었더라면,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닌 듯 한 느낌의 황제를 볼 수 있었다.

목소리 역시 약간 더 굵어진 느낌이었다.


"황제, 이번에는 꽤 조심해야 할 거야. 나도 더 강해졌고··· 옆의 얘도 더 강해졌고···. 그리고 협조자들도 꽤 있으니까."


"호오라, 그거 꽤 무섭구만. 그보다, 내 옆의 둘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겠나?"


황제는 마치 '아이고 무서워라. 정말로 그 말을 믿는 건 아니지?'라는 듯 한 어투와 표정을 하고 옆의 둘을 소개했다.

왼쪽에는 마기술사로 보이는 사람이 한 명, 그리고 오른쪽에는··· 약간 친숙한 느낌이 드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완전히 옷으로 자신을 덮고 있어서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여자 같기도 하다는 점과 양 옆구리에 무기로 보이는 것이 하나씩 달려있다는 점, 이 두 가지만을 알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마기술사도 꽤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선가 보았을까?


"으음···. 어디선가 봤었나요? 뭔가 친숙한 것이···. 어디선가 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약간 알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느낌으로 아이시스가 말을 걸자 상대 마기술사는 한숨을 쉬며 얘기했다.


"번개의 마탑이 있는 곳 주변에서 봤을 텐데···. 설마 기억을 못 하는 건가···? 물론 기운도 숨기고 말투도 약간 부족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기는 했지만···."


"아! 그 때 그 남자! 누군가 했더니 이 사람이었구나! 그래, 아무리 그런 사람이라도 그냥 잊힐 리는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마기술사 서열 1위로 나올 줄은···."


"내가 했던 말도 기억 못하는 건 아니겠지?"


"에···. 뭐라고 했었죠?"


그는 아이고- 소리를 내며 뒷목을 잡았다.

물론 지나가는 말처럼 하기는 했었지만 전혀 기억하지 못할 줄은 몰랐다.

자기 때문에 인대에 손상이 간 것을 알면서도 저렇게 기억을 못한다는 건 역시 문제가 있었다.

죄책감이 너무 부족하다랄까,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부족하다랄까.


"그 때 내가 뭐라고 했었냐면···."


"스톱, 스톱. 거기서 그만. 내 앞에서 자꾸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할 건가?"


황제 녀석이 오만하게도 마기술사 서열 1위의 말을 잘랐다.

그 누구도 아닌 마기술사 서열 1위의 말을.


"에잇. 저거만 없애면 너부터 없애주마."


"그건 내가 할 소리 아닌가? 목 씻고 기다리거라."


둘의 눈 사이에서 전기가 맞붙으며 파지직- 소리가 나면 딱 좋을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나머지 한 사람.

과연 그 사람은 누구일까.


"저기, 그보다 저 사람부터 소개하는 게 어때? 궁금하다고. 사랑싸움은 나중에 자리 마련해줄 테니까 그 때···."


"닥쳐!"


"닥쳐라!"


둘은 아이시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왜 내 말 따라해!"


"네 놈이야말로 짐의 말을 따라했지 않느냐?"


"짐, 짐, 짐. 지겨워 죽겠네!"


"그래도 마기술사들의 수장이라고 대우를 해줬건만. 이거 영 안 되겠군. 먼저 끝장을 봐야겠어."


다시 둘의 싸움이 시작되려던 찰나.


"아, 진짜. 지랄들 하고 있네. 좀 그만해라, 응? 저게 누군지나 알려주라고. 나 이래봬도 바쁜 몸이거든? 너희들 같은 시시한 놈들이랑 농담 따먹기 할 시간 없으니까 빨리 끝내자."


"후우, 그래. 이 황제라는 놈하고는 말이 안 통할 것 같으니 그냥 말해주지."


아이시스와 앨리아스는 귀를 쫑긋 세우며 그가 어떤 말을 할지 기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뜸을 들이자 고갯짓을 하며 빨리 말해보라는 몸짓을 하는 아이시스.

그는 잠깐 한 숨 돌리더니,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나의 인생의 성공작. 엄청난 기본 스펙과 무한한 잠재성을 지닌 궁극의 키메라다!"


작가의말

허헛. 즐감하셨기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계에 소환되어 살아가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1 에필로그 +2 16.09.15 485 3 17쪽
120 최후의 전투 - 8 16.09.14 336 2 10쪽
119 최후의 전투 - 7 16.09.14 294 2 10쪽
118 최후의 전투 - 6 16.09.14 299 2 10쪽
117 최후의 전투 - 5 16.09.13 295 2 11쪽
116 최후의 전투 - 4 16.09.13 273 2 11쪽
115 최후의 전투 - 3 16.09.12 278 2 10쪽
114 최후의 전투 - 2 16.09.12 276 2 10쪽
» 최후의 전투 - 1 16.09.11 383 2 10쪽
112 최후의 전투, 그 전 - 6 16.09.11 310 2 9쪽
111 최후의 전투, 그 전 - 5 16.09.11 292 2 9쪽
110 최후의 전투, 그 전 - 4 16.09.10 272 2 9쪽
109 최후의 전투, 그 전 - 3 16.09.10 317 2 10쪽
108 최후의 전투, 그 전 - 2 16.09.10 304 2 10쪽
107 최후의 전투, 그 전 - 1 16.09.09 316 2 10쪽
106 다크 웜 - 3 16.09.09 265 2 10쪽
105 다크 웜 - 2 16.09.09 303 2 9쪽
104 다크 웜 - 1 16.09.09 307 2 9쪽
103 검지만 보란 스피릿 - 5 16.09.08 339 2 10쪽
102 검지만 보란 스피릿 - 4 16.09.08 323 2 10쪽
101 검지만 보란 스피릿 - 3 16.09.08 324 2 10쪽
100 검지만 보란 스피릿 - 2 16.09.08 329 2 9쪽
99 검지만 보란 스피릿 - 1 16.09.07 319 2 10쪽
98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4 16.09.07 297 2 10쪽
97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3 16.09.07 346 2 10쪽
96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2 16.09.06 347 3 10쪽
95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1 16.09.05 325 2 10쪽
94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2 16.09.04 309 2 10쪽
93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1 16.09.04 359 2 10쪽
92 평범한 일상 16.09.03 448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