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에 소환되어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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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6.08.07 00:00
최근연재일 :
2016.09.15 10:21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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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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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전투 - 4

DUMMY

"---모든 것을 가두는 암흑의 물방울! [핏치 다크 워터 마블]!"


거대한 물의 구슬이 공중에 나타나더니 불꽃을 완전히 삼켜버렸다.

그리고는 검은 수증기를 뿜어내며 동시에 사라지는 불꽃과 물.

아이시스의 참전을 알리는 마법과 마기술의 격돌이었다.


"후, 앨리아스 미안. 신경을 못 쓰고 있었네."


"그래도 저 키메라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낫지. 차라리 이건 승산이라도 있거든."


사실상 정령술과 검술, 간단한 마법과 여기서는 대부분 쓸모가 없는 엘프들의 종족 기술로는 키메라를 상대로 승산이 없기는 했다.

그러느니 차라리 승산이 조금이라도 있는 1 대 2 대치 상황을 선택한 앨리아스였다.

생존에도, 전체의 싸움에도 좋은 일석이조의 선택이었다.


"어때, 황제 녀석은 상대 할만 해?"


"글쎄. 완전히 검술로만 싸우니 괜찮은데, 저 마기술사가 문제야. 계속 마기술을 날려대니 신경이 쓰여서 말이지. 어떻게든 피해내고는 있지만 그것도 힘들 것 같아."


"그렇단 말이지···. [어스 월]!"


아이시스는 날아오는 물로 된 작은 침들을 흙으로 된 벽을 급하게 세워 막아냈다.

그 후 할 일을 마치며 쓰러져 내려가는 벽에서 나는 먼지에서 황제가 튀어나왔다.

푸른색. 아니, 짙은 푸른색의 오러로 감싼 검이 아이시스의 심장을 노리고 오더니, 순식간에 아이시스의 정면에 순간 이동하듯 도달했다.

하지만 급하게 검을 뻗은 앨리아스의 방어에 막혀 무산되고 말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길이와 얇은 두께의 검은 초록색의 기운에 감싸져 있었다.

오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 드는 초록색 기운으로 둘러싸인 검은 순식간에 황제를 향해 날아갔다.

그에 맞추듯이 빠르게 달려가는 앨리아스.


- 챙!


하지만 황제의 빠른 손놀림에 의해 그의 손에 자리 잡은 검은 너무나도 쉽게 앨리아스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큿!"


앨리아스는 짧게 신음 소리를 낸 후에 뒷걸음치듯 황제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역시··· 검술은 영 안 되겠단 말이지."


"······."


아이시스는 그렇게 잘 쓰면서 무슨 그런 말을 하냐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왜 자신에게는 검을 사용할 수 있는 사실을 숨겼던 건지도.

또한, 도대체 그 검은 어디서 난 것이냐고도 묻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을 정도로 여유 넘치는 상황이 아니었다.


"---모든 것에 휘몰아치는 성스러운 바람의 소용돌이! [홀리 보텍스]!"


"---모든 것을 암흑으로 물들이는 암흑의 성역! [앱솔루트 다크]!"


주문 영창 초기에 바람이 아이시스의 지팡이 주위로 모이는 모습을 본 것인지, 범위형 방어 마기술이 시전됐다.

바람의 소용돌이가 느리게 날아가서 그런 것인지, 빠른 속도로 영창을 성공하여 먼저 회오리가 날아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검은 막이 갑자기 생겨나더니 회오리를 완전히 삼켜버렸었다.


"끙. 역시 빠른 공격들을 위주로 해야 하는 거려나."


하지만 바람 속성의 공격 중에는 빠르고 위력적인 마법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문제였다.

아무리 바람 자체는 빠른 성질을 갖고 있다지만, 마법의 쓰임새에 따라서 그 목적과 성질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로 빠른 공격들은 무언가를 꿰뚫고 가거나, 베어버리는 것에 특화된 것들이다.

저런 방어막이 있다면 그다지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바람의 단점이었다.


"어쩔 수 없지. 일단 간단하게, [지진]!"


영창 없이 빠르게 발동한 지진 마법은 주변의 땅에 금을 만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방 전체를 흔들리게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흔들리는 것을 넘어서서 쪼개지기 시작하는 바닥에 모두들 몸을 가누기 힘들어 보였다.

물론 키메라와 정령왕들은 예외였다.

키메라는 날개를 펼쳐 날아다닐 수 있었고, 정령왕들은 기본적으로 둥둥 떠다니니까.


결국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은 것은 아이시스, 앨리아스 자신들과 적인 황제와 마기술사, 이 넷뿐이었다.


"[플라이]!"


아이시스는 생각보다 강한 위력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재빨리 비행 마법으로 공중에 떠올랐다.

물론 앨리아스 역시 대상에 집어넣어 같이 공중에 떠올랐다.

상대 역시 어쩔 수 없다는 듯, 공중으로 떠올랐고 싸움은 공중전으로 바뀔 것만 같은 상황이었다.


"이렇게 된 거, 그냥 바닥으로 내려가자. [조합]! [지진]! [지진]! [지진]!"


지진을 세 번이나 조합하여 만들어진 엄청난 규모의 지진은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던 바닥을 완전히 부숴버렸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부서져나간 바닥을 보며 아이시스는 느릿느릿 아래로 하강했다.


황제는 자신의 거처이자 황실의 상징이기도 한 거대한 궁전이 차례차례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보수비용도 비용이지만, 무엇보다 황실의 상징이 파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황실에 대한 모독.

더 이상의 피해가 생기기 전에 상대를 죽여야만 황실의 위엄이 되살아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카르시오스는 다시 검에 오러를 불어넣었다.

짙은 푸른색으로 빛나는 검이 카르시오스의 손에 들렸다.


"휴우. 아주 장관인데?"


조용하던 전장의 침묵을 깬 것은 아이시스의 말이었다.

무너진 궁전과 그에 따른 엄청난 양의 잔해.

그리고··· 궁전 아래쪽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시체들.

살아있던 녀석들까지도 궁전이 무너진 여파로 깔려죽었을 것이다.


"이거 원, 지진 좀 일으켰다고 이렇게 무너지다니. 너무 약하게 지은 거 아니야?"


작은 범위 내에서기는 했지만 한 때 일본에서 일어났던 진도 9.0의 지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지진을 일으켰으면서 하는 말은 저랬다.

애초에 그런 지진에도 불구하고 안 무너진다는 것이 더 신기하겠지만, 여러 가지 마법들로 지켜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이시스처럼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기가 무너트려 놓고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역시나 양심은 죽 쒀서 개나 준 것 같다.


"궁전도 무너졌으니··· 이제 더 넓은 곳에서 싸울 수 있겠네?"


"그렇군. 나한테는 불리한 건가?"


검사는 기본적으로 오러를 불어넣든 불어넣지 않던 가까이서 검으로 상대를 베어야 하기 때문에 넓은 곳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에 반해 마법사이자 정령사인 아이시스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시야에 들어오는 이상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다.

그런 둘의 공격 방법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전장의 크기가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싸우는 곳을 다른 곳으로 할 걸 그랬군. 괜히 궁전에서 싸워서··· 내 궁전이 망가졌잖아?"


"왜, 다시 지으면 되잖아? 제국민들의 세금과 노동력으로. 뭐··· 그러기 전에 나부터 쓰러트려야 할 것 같지만."


"하지만 그러기에는 내가 너무 불리하군."


"진정한 승자라면 어떤 악조건에서도 판을 뒤집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


"그러면 나는 승자가 아닌 거로군."


카르시오스는 그런 말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빼놓았던 오러를 다시 한 번 불어넣었다.

다시 짙은 푸른빛을 내기 시작한 검은 전장을 환하게 비췄다.


"그래도 싸우려고? 어쩔 수 없지. [디펜스 월]!"


간단한 방어 마법을 두른 아이시스는 지팡이를 카르시오스에게 겨누며 말했다.


"아까 전에는 너와 앨리아스가 싸우고, 나와 마기술사 녀석이 싸웠다면. 이번에는 너와 내가, 마기술사와 앨리아스가 싸울 차례네."


고개를 끄덕인 카르시오스는 아이시스의 행동에 응하듯 검을 아이시스에게 겨누며 말했다.


"검술이 마법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지."


"나야말로 마법이 검술보다 한 수 위라는 걸 보여주지."


아이시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카르시오스는 발을 박차며 아이시스를 향해 검을 뻗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를 이용한 찌르기 공격이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 싸우는 맛이 나지! 역시 사람과 싸워야 싸우는 맛이 있어! [파이어 필드]!"


아이시스는 불의 지대를 형성해 주변이 불에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붉게 활활 타오르는 불은 카르시오스에게는 화상을 입을 것 같은 뜨거움을, 아이시스에게는 불 속성 공격들의 위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일으켰다.


"역시··· 파괴력과 싸움하면 불 아니겠어? 안 그래?"


"···진부하군."


그 대화가 성립됨과 동시에 카르시오스의 오러가 담긴 검과 아이시스 주변에 만들어졌던 투명한 벽이 매우 큰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


한편 레미디르어는···.


- 저, 저기?


- ······.


- 저, 저기요?


- ······.


레미디르어는 다크 웜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계속 말을 거는 중이었다.

미리 통역 마법을 받아뒀으니 대화는 분명 통할 텐데, 어째선지 다크 웜은 계속 무시를 하고 있었다.


- 아, 정말! 왜 자꾸 무시하는 거야!


- ······.


- 에잇, 나도 몰라!


레미디르어는 뱀이 돌돌 말려있을 때의 모습처럼 있는 다크 웜의 머리 쪽으로 다가가더니, 머리 바로 앞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 뿌우웅···.


- 이게 무슨···!


다크 웜이 일어나는 것을 본 레미디르어는 그대로 궁전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판사판으로 방귀를 얼굴에다 뀌기는 했지만 역시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 흑. 이런 수치를 겪게 되다니···. 역시 이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 죽이겠다!


- 역시 하지 말아야 했어···.


미친 듯이 기어오는 다크 웜을 본 레미디르어는 생존을 위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 그때.


- 흐음. 인간 녀석이랑 엘프는 어디 있는 거지?


- 앗! 스피릿이다!


다크 웜에게 쫓기고 있던 레미디르어는 웬 스피릿 하나가 제국의 거리에서 대놓고 떠다니고 있는 것을 보고는 소리를 질렀다.

스피릿은 레미디르어를 보더니.


- 너한테서 그 인간과 엘프 녀석의 냄새가 나는군. 널 따라가면 그 녀석들을 만날 수 있는 건가?


- 가짜 금발이랑 앨리아스님이라면 저를 따라오시면 돼요!


- 그런가? 그럼 됐군. 나를 안내해주면 고맙겠어.


달리는 레미디르어와 날아다니는 스피릿이 만나서 대화를 나눈 그 시각.


- 쿠구구궁···.


- 꺅! 저기에는 분명 가짜 금발이랑 앨리아스님이!


레미디르어는 더욱 빨리 달려가기 시작했다.

옆과 뒤에 스피릿과 다크 웜을 붙여놓았다는 사실을 까먹은 채.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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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최후의 전투 - 8 16.09.14 336 2 10쪽
119 최후의 전투 - 7 16.09.14 293 2 10쪽
118 최후의 전투 - 6 16.09.14 299 2 10쪽
117 최후의 전투 - 5 16.09.13 295 2 11쪽
» 최후의 전투 - 4 16.09.13 273 2 11쪽
115 최후의 전투 - 3 16.09.12 278 2 10쪽
114 최후의 전투 - 2 16.09.12 275 2 10쪽
113 최후의 전투 - 1 16.09.11 382 2 10쪽
112 최후의 전투, 그 전 - 6 16.09.11 309 2 9쪽
111 최후의 전투, 그 전 - 5 16.09.11 291 2 9쪽
110 최후의 전투, 그 전 - 4 16.09.10 271 2 9쪽
109 최후의 전투, 그 전 - 3 16.09.10 316 2 10쪽
108 최후의 전투, 그 전 - 2 16.09.10 303 2 10쪽
107 최후의 전투, 그 전 - 1 16.09.09 316 2 10쪽
106 다크 웜 - 3 16.09.09 265 2 10쪽
105 다크 웜 - 2 16.09.09 303 2 9쪽
104 다크 웜 - 1 16.09.09 307 2 9쪽
103 검지만 보란 스피릿 - 5 16.09.08 338 2 10쪽
102 검지만 보란 스피릿 - 4 16.09.08 323 2 10쪽
101 검지만 보란 스피릿 - 3 16.09.08 324 2 10쪽
100 검지만 보란 스피릿 - 2 16.09.08 328 2 9쪽
99 검지만 보란 스피릿 - 1 16.09.07 319 2 10쪽
98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4 16.09.07 297 2 10쪽
97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3 16.09.07 345 2 10쪽
96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2 16.09.06 347 3 10쪽
95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1 16.09.05 324 2 10쪽
94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2 16.09.04 309 2 10쪽
93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1 16.09.04 359 2 10쪽
92 평범한 일상 16.09.03 44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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