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에 소환되어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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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6.08.07 00:00
최근연재일 :
2016.09.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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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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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전투, 그 전 - 6

DUMMY

"자,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고."


"아이시스?"


"왜?"


"여기를 보고 있으면 양심에 찔리지 않아?"


앨리아스가 말한 대로 주변을 둘러보니, 토네이도라는 이름의 강한 바람에 난장판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 사람을 포함한 물건들이 날아다닌 덕분에 찌그러져 있는 바닥.

여기저기 널려 있는 기사와 마기술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조금씩이지만 금이 가 있는 천장.


"잠깐, 천장에 금밖에 안 갔어? 토네이도가 불었는데?"


"여기가 마법을 시험해보는 곳이었다고 하는데 평범한 곳일 리가 없잖아."


"그것도 그러네. 그럼 됐고."


어쨌든 그렇게 난장판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시스가 느낀 점은 단 한 가지다.

'역시 나의 마법 실력은 어디 가지 않았구나. 암, 그렇고말고.'

이 토네이도에 당한 기사들과 마기술사들이 듣는다면 당장에라도 들고 일어나서 시위를 벌일 판이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전부 떨어져서 죽어 있거나 토네이도로부터 살아남았다고는 해도 스피릿의 영역으로 간단하게 이송되었으니까.


"하아··· 그래도 조금 미안하기는 하네. 하지만 괜찮아!"


"뭐가?"


"어차피 여기 주인은 황제잖아?"


"그렇지."


"황제가 곧 죽을 텐데 굳이 미안할 필요는 없지!"


"그게 그렇게 되냐?"


"물론!"


"하지만··· 여기를 지은 돈은 제국민들로부터 나왔는데?"


"그건 좀 미안하네. 하지만 됐어. 난 이 대륙인들을 구하는 거니까!"


"······."


정말로 이 일의 결과가 대륙인들을 구하는 결과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결과가 그렇게 된다면 제국민들이 고마워해야 할 일은 맞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왜 대륙인들을 구하는 결과가 나오는 걸까? 항상 궁금했는데."


"음··· 마기술사들이 세상을 삼키면 큰일이 벌어지니까?"


"예를 들자면?"


"음··· 마기를 다룬다는 마족들이 여기에 소환된다든지? 아니면··· 이제 통일됐으니까 자기들끼리 해먹겠다고 뭐같이 사람들을 다룬다든지?"


"결국 모른다는 거네?"


"그렇지."


"그런데 무슨 대륙인들을 구한다는 거야?"


"잠깐, 스톱! 이제 여기서 그만두자. 배려해야지."


"누굴?"


"몰라도 돼."


"······."


누굴 말하는 건지는 다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혹시 모른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길 적극 추천한다.


이렇게 하여 스리오드라는 마기술사 서열 2위와의 싸움의 막이 내렸다.

서열 3위고 수비에 능한 알리사와의 싸움보다도 더 빠르고 심심하게 끝난 싸움이었다.

2%만이 아닌 최소 10%는 부족하게 끝나고 말았지만 이미 끝났으니 미련은 버리고 다음 상대를 찾아 나설 때였다.


"그런데··· 어느 쪽으로 가야 하지?"


"내가 아리?"


앨리아스 역시 자신은 모른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앨리아스가 아무리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안다고는 해도 이런 것까지는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알고 있다면 그것 자체부터가 이상한 것이지만.


"음··· 어느 쪽으로 가야 할까?"


"아무 방향이나 가."


출구에서 세 방향으로 나뉘어져 있는 길을 보며 고민하던 아이시스는 좋은 방법이 떠올랐는지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손뼉을 마주쳤다.


"뭔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응. 동전 던져서 나온 면에 따르는 거!"


"그건 두 개밖에 안 되잖아. 앞면, 뒷면."


"무슨 소리? 옆면도 있어."


가끔씩 동전을 던지다보면 땅에 떨어졌을 때 서 있는 경우도 있다.

정말로 극히 나오는 경우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심심찮게 나오곤 하니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확률이···."


"원래 세상은 다 불공평해. 그냥 그 정도는 넘어가자."


"세상이 불공평한 거랑 그게 무슨 상··· 읍! 읍!"


아이시스는 앨리아스의 입을 살포시 막은 후에 품에서 작은 노란색의 동전 하나를 꺼내들었다.

룬, 루나, 루나드라는 화폐 단위에서 두 번째에 속하는 루나 단위의 동전이었다.


"앞면이 나오면 앞으로 가고, 뒷면이 나오면 왼쪽으로, 그리고 옆면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 오른쪽으로 갈 일은 없겠네요.


아이시스가 동전을 던지자 들려오는 레미디르어의 일침.

아이시스는 잠시 레미디르어를 째려봐줄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냥 넘어가자고 생각했다.

자신은 착하니까.


- 탁! 데구르르···


동전이 바닥에 부딪히면서 소리가 났고, 천천히 굴러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옆면이 나올지도 몰라."


- 그, 그러게요?


레미디르어 역시 저렇게 옆면으로 서서 굴러갈 줄은 몰랐던 듯 눈을 깜빡이며 동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앨리아스를 포함한 셋이 동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을 때, 드디어 동전의 움직임이 멈출 조짐이 보였다.

동전이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에이, 옆면 안 나오겠네."


하지만 그런 아이시스의 생각은 가차 없이 깨져나가고.


"서, 섰다!"


동전이 옆면으로 떡하니 선 것이다.

극소한 확률로 옆면을 위로 향한 동전과 놀란 셋.

그리하여 방향은 오른쪽으로 정해졌다.


"가자."


동전을 챙긴 아이시스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기 시작했다.


"저거 왠지 수작부린 것 같지 않냐?"


- 그러게요. 옆면 얘기를 한 것도 수작 부리려고 그런 걸지도 몰라요.


"다 들린다."


"흡!"


- 읍!


오늘도 그들은 아이시스에게 잡혀 산다.


***


"역시 나의 동전 던지기는 쓸 만하다니까?"


"그건 그렇긴 한데··· 여기서는 또 어디로 가야 하려나?"


아이시스와 일행 앞에는 계단이 보였다.

그리고 그 계단의 꼭대기에는 현 황제인 카르시오스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거대한 그림이 떡하니 걸려있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풍경으로, 아마 이 곳에서 어딘가로 가면 황제의 방이나 집무실이 나올 것이다.

다만, 문제는 이곳에서 갈 수 있는 방들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된 게 여기서 통하는 방만 12개가 될 수 있는 거지? 지금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계단 밑에 방이 4개가 있고 계단 옆쪽에 각각 방 1개씩 양쪽에 있다.

계단을 올라가고 나면 양쪽으로 각각 2개씩 방이 있으며 중간에는 방이 2개가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하아··· 이건 뭐, 노가다라도 뛰어야 하나?"


"그냥 정령 부르는 게 편하지 않냐?"


"아, 맞아. 정령이 있었지?"


- 끄덕끄덕


레미디르어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맨날 정령이 최고의 일꾼이라고 노래를 부르면서 꼭 필요할 때에는 정령 부르는 것을 잊고는 한다.

그런 아이시스는 참으로 건망증이 심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레미디르어?"


- 왜요?


"넌 뭐 했더라?"


- 고개를 끄덕인 거랑···. 여기 궁전 앞까지 몬스터들 끌고 간 것 정도요?


"이젠 뭐를 할 수 있을까?


- 아마도 싸움 구경 정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뭘 해야 하지?"


- 싸움 구경을 해야죠.


레미디르어와 아이시스의 대화가 이어졌다.

하지만 듣고 있으니 아이시스는 어떤 대답을 원하는 것 같은데, 레미디르어는 그것이 뭔지 잘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지, 몬스터들을 다시 끌고 와야지."


- 하지만 기사들이 들어온 걸로 봐서는 다 당한 것 같은데요?


"에이, 그럴 리가. 최소한 다크 웜은 당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 설마 저보고 다시 걔네들을 끌고 오라고요? 싫어요! 그러기에는 제 목숨은 소중하다고요!


레미디르어가 궁전 앞까지 몬스터들을 유인하는 동안 수많은 목숨의 위협들을 느꼈었다.

땅 밑에서 솟아오르는 웜들의 행진이라는 이름의 공격과 뒤에서 날아오는 다크 웜의 마기를 이용한 공격, 그리고 수많은 독사들의 물기 공격.

위의 공격들 외에도 오크 마주술사- 마기술사 + 주술사 -의 마주술들과 수많은 몬스터들의 근접 및 원거리 공격.

이 모든 공격들을 회피해 가며 이곳까지 유인해온 것이 바로 레미디르어였다.

그런데 그런 모험을 다시 하라니, 그것은 죽어도 싫을 그런 일이었다.


"최소한 다크 웜이랑 오크 마주술사는 데리고 오자. 그치?"


- ······.


"자, 대답."


- 네에···.


어쩐지 레미디르어의 어깨가 축 늘어져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어깨라고 할 만한 부분도 없기는 하지만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어깨가 축 쳐진 느낌이다.


"잘 끌고 와야 해."


그래서 아이시스는 격려를 해 준다.

듣는 입장에서는 더 서러워지는 격려를.


"이제 정령이나 불러서 어디로 가야 할지 물어보자."


"그, 그래. 레미디르어는 괜찮겠지···?"


"몰래 방어 마법 하나 정도는 걸어뒀으니까 걱정 마."


아이시스가 그래도 양심이 아예 없지는 않은지 다행히도 방어 마법 하나 정도는 걸어주었다고 한다.

그런 것도 안 해주는 악덕 사업가나 고용주들이 많은 세상에서 이런 아이시스의 행동은 분명 드문 일이리라.


"더 잘 끌고 오라는 의미에서 걸어줬으니까 감격하지 않아도 돼."


"······."


굳이 저런 말을 붙일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데 괜히 붙여서 분위기만 더 썰렁해졌다.

역시 말은 적어야 좋은 것 같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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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에 소환되어 살아가는 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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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에필로그 +2 16.09.15 485 3 17쪽
120 최후의 전투 - 8 16.09.14 336 2 10쪽
119 최후의 전투 - 7 16.09.14 294 2 10쪽
118 최후의 전투 - 6 16.09.14 299 2 10쪽
117 최후의 전투 - 5 16.09.13 295 2 11쪽
116 최후의 전투 - 4 16.09.13 273 2 11쪽
115 최후의 전투 - 3 16.09.12 278 2 10쪽
114 최후의 전투 - 2 16.09.12 275 2 10쪽
113 최후의 전투 - 1 16.09.11 382 2 10쪽
» 최후의 전투, 그 전 - 6 16.09.11 310 2 9쪽
111 최후의 전투, 그 전 - 5 16.09.11 292 2 9쪽
110 최후의 전투, 그 전 - 4 16.09.10 272 2 9쪽
109 최후의 전투, 그 전 - 3 16.09.10 317 2 10쪽
108 최후의 전투, 그 전 - 2 16.09.10 304 2 10쪽
107 최후의 전투, 그 전 - 1 16.09.09 316 2 10쪽
106 다크 웜 - 3 16.09.09 265 2 10쪽
105 다크 웜 - 2 16.09.09 303 2 9쪽
104 다크 웜 - 1 16.09.09 307 2 9쪽
103 검지만 보란 스피릿 - 5 16.09.08 339 2 10쪽
102 검지만 보란 스피릿 - 4 16.09.08 323 2 10쪽
101 검지만 보란 스피릿 - 3 16.09.08 324 2 10쪽
100 검지만 보란 스피릿 - 2 16.09.08 329 2 9쪽
99 검지만 보란 스피릿 - 1 16.09.07 319 2 10쪽
98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4 16.09.07 297 2 10쪽
97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3 16.09.07 346 2 10쪽
96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2 16.09.06 347 3 10쪽
95 제국에 복수하기 위해서는 - 1 16.09.05 325 2 10쪽
94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2 16.09.04 309 2 10쪽
93 한 아이스 버드의 이야기 - 1 16.09.04 359 2 10쪽
92 평범한 일상 16.09.03 44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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