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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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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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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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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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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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6. 재발 - 2

DUMMY

빠르게, 하지만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복도의 오른쪽 끝까지 달려간 나와 리헨은 나무로 되어 있는 문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 문에는 위쪽에 네모낳게 창이 하나 나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안에서도 밖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리헨, 내가 올려줄 테니까 한 번 봐볼래?"


"네."


내 키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있는 덕분에, 리헨을 내가 들어올려주고 리헨이 그 안을 바라보는 방법밖에 택할 수 없었다.

물론 대지와 관련된 마법을 약간 활용한다면 내가 서 있는 땅을 높게 만들 수 있겠지만, 소리도 나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이렇게 하는 방법밖에 답이 없었다.


약간 시간이 지나고, 리헨이 대충 다 들여다봤을 거라는 생각에 리헨을 다시 땅에 내려주자 리헨이 들여다보였던 모습을 내게 알려주기 시작했다.

물론 안에 들리지 않게 늘 그랬듯이 귀에 속삭이는 목소리로.


"바깥쪽에도 경비병이 몇 명 서 있어요."


"정확히 몇 명인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문 바로 앞에 2명이 양 옆에 서 있는 것 같고, 그 앞쪽에도 둘 정도 더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


리헨의 말에 약간 고민되기 시작했다.

이 앞에 있는 네 명 정도의 경비병들을 마법으로 빠르게 무찌르고 돌파할지, 아니면 다시 돌아가서 복도의 왼쪽 끝으로 향할지.


생각해보면, 돌아간다고 해서 꼭 왼쪽 끝이 이쪽보다 안전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딱히 뾰족한 수도 없다.

그렇다면, 겨우 네 명밖에 안되는 숫자의 경비병들을 무찌르고 돌파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거기다가······.


"슬슬 순찰 돌던 녀석들이 올 때가 됐지?"


"그래. 이번 놈들은 맨날 순찰을 빠르게 끝내고 오니 말이야. 아마 곧 있으면 도착하겠군."


"그 녀석들은 참 부럽단 말이지. 순찰만 쓱 돌면 일이 끝나니까 말이야."


"내 말이."


안쪽에서 두런두런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소리가 아니라, 대화의 내용이었다.

곧 있으면 순찰을 돌던, 리헨이 쓰러트린 그 경비병들이 도착해야 할 시간이라는 것.


하필 쓰러트린 경비병들이 발이 빠른 사람들이었다는 것에 안타까워하기도 잠시, 돌파해야 한다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리헨, 준비됐어?"


"잠시만요······. 됐어요."


"좋아, 이번에도 자물쇠는 내가 열게. 열면 바로 날려, 알았지?"


리헨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 역시 작업을 시작했다.

유일하게 조용히 나타나는 물을 흑마법으로 불러낸 후, 조심스럽게 위로 나있는 창으로 물을 조금씩 흘려보낸 후, 원래 열쇠를 꽂아넣어야 할 부분으로 물을 조금씩 넣어보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열쇠를 꽂을 구멍이 없었다.

그렇다면······.


"혹시 열쇠가 아니라 잠금 장치를 미는 형식인 건가."


이런 경우에는 열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약간 고민하던 사이에, 안에 있던 경비병들이 대화를 마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녀석들 왜 안 오지?"


"무슨 재밌는 거라도 봤나······."


"여기에 볼 게 뭐가 있다고."


"······그야 그렇다마는."


"혹시 모르니 내가 들렀다오지."


"야, 2명이서 같이 가야하는 거 모르냐? 혼자 갈 생각하지 마라."


"갈 놈은 있냐?"


"내가 같이 가지."


경비병 둘이 문을 열려는 낌새가 보였다.

이에 나는 약간 급해지게 되었다.


손을 내쪽으로 흔들며 리헨에게 빨리 내쪽으로 오라고 한 후, 문이 열렸을 경우에 가리게 될 곳으로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리헨 역시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조용히 걸어왔고, 문이 열린 때에는 나와 리헨 둘 다 문에 가려지게 되었다.


열린 문으로 한 쌍의 경비병들이 나왔고, 그들 뒤로 문이 닫히자마자······.


"크윽······."


"크헉."


경비병들을 리헨의 마법이 덮쳐 쓰러트렸다.

그러자 경비병들은 쓰러지면서 바닥에 부딪혀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리헨 다시 준비해."


리헨에게 빨리 캐스팅을 해놓으라고 말해둔 다음, 문 위로 나있는 창에 얼굴을 들이민 경비병에게 물을 뿌렸다.

그러자 다음 순간 문이 열렸고, 경비병이 안쪽에서 튀어나왔다.

동시에 경비병의 발 앞에 약간 높은 돌을 만들어내 경비병을 넘어트렸고, 다른 한 경비병은 리헨이 바람으로 넘어트렸다.

그러고 나서 팔꿈치로 뒷목을 찍어서 기절시킨 후,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리헨, 이제는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 미리 마법을 캐스팅 해놓으렴. 방어 마법으로."


"네."


리헨이 굳은 얼굴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잡혀와서는 오랫동안 갇혀있는 바람에 핼쑥해진 얼굴과, 시원찮은 옷가지가 눈에 띄었다.

물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리헨이 걱정이다.


아직 많이 어린 편인데, 벌써부터 이런 일을 겪다니······.

리헨에게 별일 없으면 좋겠는데······.


리헨과 빠르게 뛰어가던 중, 적갈색의 벽이 두 갈래로 나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생긴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던 중, 시간이 촉박하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리고는 리헨을 쳐다보았다.

리헨은 약간 숨을 헐떡이며 내가 정하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왼쪽을 선택했다.


어디로 가나 비슷할 것 같다는 감 때문이기도 했고, 빨리 정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와 리헨은 그 끝에서······.


"리헨, 큰일이지?"


"그러게요."


수많은 경비병들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탈출했음을 눈치챈 것 같은데, 그것은 그들이 하는 말로 알 수 있었다.


"잡아라! 탈출자다!"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창을 든 경비병들이 창으로 우리를 협박하며 다가왔고, 나와 리헨은 뒤돌아서 도망치는 방법밖에 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뒤에서도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네······?"


"그러게요. 어쩌죠······?"


리헨이 캐스팅해둔 것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한 방어 마법.

하지만 아무리 방어 마법이 창들을 막을 수는 있다고 해도, 공격이 아닌 경우에는 막아낼 수 없다.

그래, 나와 리헨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 생포를 목적으로 직접 손을 이용해 잡아채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아니, 여기서 내가 흑마법을 써버리면 용을 불러오게 된다.

과연, 지금 내가 흑마법에 대한 제약을 풀어버리고 용을 불러오는 것은 옳은 일일까?

자칫하면 리헨까지 휘말릴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이 교차하고 있는 동안에도, 경비병들은 나와 리헨에게 점점 가까워져만 갔다.

이렇게 되면 종래에는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경비병들에게 잡히게 되겠지.

그렇다면······.


용이 쫓아오든 말든, 신경쓰지 말고 그냥 흑마법을 사용하자.


그렇게 흑마법을 사용하려던 찰나,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끄럽게 흔들리며, 위쪽에서 먼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무너지기라도 하려는 듯 심하게 흔들리던 건물은 이내······.


"[다크 프로텍션]!"


"언니!"


리헨이 내가 흑마법을 쓴 것을 보고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저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사람들 앞에서 흑마법을 써서?

용이 찾아올지도 모르는데 흑마법을 써서?

······아니면 용이 찾아올지도 모르는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흑마법을 사용해서?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리헨을 떨어지는 건물의 천장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흑마법을 사용했다는 사실과, 리헨이 자신을 깔아뭉개기 위해 떨어져 내려오는 거대한 천장 파편으로부터 살아남았다는 사실, 그리고 리헨이 나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리헨, 멀리 피해있을래?"


"어, 언니······."


"그래, 여기 수도 앞쪽에 있는 숲이 좋겠네."


"언니."


"그 숲에 숨어있으면······."


"언니!"


리헨이 내 오른손을 양손으로 잡아채며 소리를 질렀다.

약간 화난 듯, 상기된 얼굴은 나의 어지러운 정신을 한층 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왜.

왜 그런 얼굴을 한 거야?

난 너를 지켜주기 위해······.


"언니, 내가 더 중요해? 아니면 언니 자신이 더 중요해?"


"그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


인간은 어떤 이유와 상황에서든,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흑마법의 제약을 풀어내면 결국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리헨의 목숨을 위해 제약을 집어던졌다.

이것은, 인간 본연의 이기성을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감정들 중 하나인, 모성과 비슷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사실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일단 리헨을 지키는 것.

그렇다면, 리헨의 뜻은 무엇일까.

그것부터 알아야겠지.


리헨을 쳐다보자, 리헨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의 뜻을 내게 말해주었다.


"나는, 내가 없는 곳에서 가족이 사라지는 걸 원치 않아. 그러니까, 나도 같이 갈게. 이게 내 뜻이야."


"······위험할 거야."


"알아, 상대는 용이니까."


"······죽을지도 몰라."


"괜찮아. 죽더라도 언니 곁인 걸."


"······내가 뭐라고 해도 네 뜻을 굽히지는 않을 거지?"


"응."


리헨의 끄덕임에, 내가 리헨을 어찌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야 말았다.

그래, 리헨의 고집은 꺾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지.


"그래, 따라와. 우선 스태프와 완드부터 찾자."


나는 리헨을 향해서 내 손을 잡으라는 의미에서 팔을 내 앞으로 뻗었고, 리헨은 내 손을 잡기 위해 두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나와 리헨의 손이 닿으려한 순간······.


천장에서 용의 발이 리헨을 향해서 떨어져 내려왔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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