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못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형향馨香
작품등록일 :
2012.09.25 10:10
최근연재일 :
2014.12.21 16:37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148,320
추천수 :
3,888
글자수 :
539,631

작성
12.06.10 21:26
조회
5,691
추천
85
글자
26쪽

붉은 못 02화 - 죽은 태아(胎兒)

DUMMY

오래 잠이 들었던가. 다시 눈을 뜨니 어둑어둑한 창 밖이 보였다. 그리고 제닐이라는 여인이 아닌 어린 소년이 비사 옆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아마도 자신이 누운 이 자리는 이 소년의 자리였던 것 같았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소년이 비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해맑게 웃었다. 비사의 나이 반절 정도 먹었을까. 조금 마른 듯한 얼굴과 밝은 갈색 머리에 짙은 풀색의 눈을 하고 있었다. 제닐과는 다르게 빙긋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없었다. 비사도 가만히 누워 시선을 피하지도 않았다.

빠르지 않은 속도로 조용히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렸다. 이상하게도 이 적막함이 비사가 숨 쉴 수 있는 평온함을 주었다. 옆으로 뉘인 몸에 가느다란 팔을 앞으로 늘어놓았다. 자신이 입고 있던 소매가 넓은 당의가 아니라 아마도 제닐의 옷인지 그녀가 입고 있던 것처럼 폭이 좁은 소매의 하얀 옷깃이었다. 트고 말라붙은 입술이 느껴졌다. 목이 말랐다. 바짝 들러붙는 익숙한 느낌이 비로소 살아 있음이 확인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한숨 같은 웃음이 마음 깊은 곳에서 새어 나오는 것 같았다. 다른 무엇도 아닌 고작 목마름에 확신을 갖다니 결국 감정이 섞이지 않은 육신의 본능만이 현실이었다.


이 평화로운 적막과 책장을 걷는 손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허나, 소년은 이내 멈춘 손과 돌려세운 얼굴로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는 어찌 알았는지 작은 쟁반에 깨끗한 물을 가득 채운 나무 대접을 들고 돌아왔다.

비사를 부축해 몸을 세워 주고는 물을 들이켜는 비사를 향해 진록의 눈동자를 빛냈다. 차가운 물이 비어 있던 속에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상처가 찌르르 울렸다.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니 빻은 약초며 회갈색의 가루들이 뿌려져 있었다. 기름과 피에 범벅되었던 손도 몸도 누군가 닦아 놓은 듯 깨끗했지만 희미한 기름 냄새며 피 냄새가 남아있었다. 분명 자신은 그 불타는 작은 산채 안에 있었다.

다시금 불꽃의 가득한 그 안으로 들어가던 비사는 소년이 내민 종잇조각과 함께 되돌아왔다. 읽지 못하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SSEY]

비사는 소년을 향해 얼굴을 들고는 고개를 저었다. 소년도 비사도 한참 말없이 쳐다보았다. 제닐이 들어와서는 종이를 들여다보고는 소년에게 무언가 말을 했다. 그리고는 종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세이. 세이, 제닐, 비사."

차례로 소년과 자신 그리고 비사를 가리키며 반복했다.

"세이."

비사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세이의 얼굴에 웃음 빛이 커졌다. 그리고는 제닐을 향해 무언가 손짓을 하고 종이에 글을 써 보여주면 제닐이 말을 했다.

'아자(啞者).., 들리긴 하나 말은 못하는 것인가.'

한참 웃으며 말을 주고받는 둘을 보며 묻고 싶은 것이 있어도 물을 수 없는 것이 답답하였다. 나가서 둘러보고 싶었지만 제대로 걸을 수 있는가도 확실치 않았다.

한창 주거니 받거니 하던 제닐이 내민 것에 비사의 한쪽 눈썹이 위로 올랐다. 아까 그 쓰디쓴 환약이었다. 후, 하고 한숨을 내쉬고는 결국 받아 입에 넣었다. 얼핏 세이가 미간을 조프린 채로 웃는 듯 보였다.



고요했다. 불투명한 창 사이로 낮게 뜬 달이 보였다. 비사 안의 세계에서 사람을 나누는 것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아닌 지금 자신에게 위해(危害)를 가할 자와 아닌 자, 이 두 가지였다. 어차피 다 죽어가던 자신이었다. 적어도 지금 이 두 사람은 자신을 해할 생각은 없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과 한 공간 안에서 너무도 무방비하게 잠이 든 터였다. 깊이 잠든 듯 숨소리가 들렸다.

힘들게 들어 올린 몸을 벽에 기댄 채로 가부좌를 틀어 앉고 눈을 감았다. 단전의 진기를 풀어 혈도를 따라 흘려보냈다. 허나 미미한 기운만 하반신으로 흐를 뿐 막히고 끊긴 혈도에 더 흐르지 못하고 되돌아왔다. 불에 닿기도 전에 죽으면 아니 된단 생각에 지혈을 위해 막연히 눌러둔 혈도 그대로 막혀버린 듯했다. 쇠약해진 몸. 지금 자신은 어린아이 하나 잡아채지 못할 정도로 약한 것이 분명했다. 죽으라 벤 검이니 이 정도 내상은 당연하였다.

한참 식은땀을 흘리며 될 수 있는 만큼 운기(運氣) 하며 모인 기를 움직였다. 생각 한대로 움직이지 않자 천추혈(失樞穴)에서 가슴 사이의 전중혈(前中穴)을 향해 꼬아낸 손끝에 맺힌 기운으로 강제로 잡아끌었다. 타는 듯한 기운이 느껴지는데 손끝은 점점 싸늘해졌다. 겨우 잡은 기운을 놓칠세라 숨 쉬는 것도 잊은 것처럼 길게 찢어진 살점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났다. 심장 위를 넘고 빗장을 지나 어깨를 타고 텅텅 빈 듯이 느껴지는 왼팔을 훑어 내렸다. 손이 지나는 곳마다 혈색이 오르는 듯하더니 창백히 사라졌다. 겨우 약지의 인(印)까지 다다랐다.

'후....'

무거운 한숨을 내뱉고는 감았던 눈을 떴다. 미약하나마 모아 넘긴 기를 약지의 인에 실었다. 뭇 여인네들 가락지만 한 넓이 안에 자리 잡고 있던 제각각 다른 모양을 한 흩날리는 불꽃 같은 다섯 장의 꽃잎들이 검붉은 빛에 물들 듯 붉어지며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다르르르릉'

기다렸다는 듯이 명확한 적인의 울림이 들렸다. 어찌 되었든 적인만 무사하다면 되었다. 조금 멀리 있는 듯 기가 연결된 방향만 느껴질 뿐 거리가 가늠되지 않았다. 그래도 울림이 맑은 것을 보니 사람들 틈이 아닌 어딘가의 숲 속에 있는 듯했다. 저를 둘러싼 나무껍질도 좋아했으니 숲에 있으면 어떠랴 제 자리인 마냥 맑은 것을. 비사 자신이 아닌 다른 이라면 적인은 그저 깎다가 만 나무 칼 정도로나 보일 뿐이니 당분간 그대로 두어도 괜찮을 듯했다.


문득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너무 과한 힘을 들여 마신 것이다 하는 새삼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모든 무공을 완전히 잃는 내상을 입어도 적인은 자신에게 기운을 퍼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것이 필요할까.

제 가족 모두 몰살하고 가문을 멸문시킨 악귀 윤허를 죽이기 위해 필요타 하여 넘치고 넘치는 것들을 터지지 않을 만큼 들이마셨다. 어린 날의 자신은 그렇게 무모했었다. 홀로 남아 버티고자 가진 힘이 과하다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적인도 뱉어낸 힘도 자신에게는 생명줄이었다. 미련도 없는 미칠 듯이 공허하기만 한 고독한 세상도 그저 어느 숨이 멈추는 긴긴 밤에 보았던 눈빛들을 위해 살아남았다.


그런 자신이 어찌하여 지금에 이르렀는가를 묻노라면 이 이름을 빼놓고 풀어낼 수는 없을 것이었다.

청황성국(靑皇盛國)의 제1 측실의 아들 청아민(峨慜).

비사는 그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수족 중 하나였다. 아민 왕자는 문무 겸비는 물론이며 세상에 품은 뜻도 장대하고 그 생김 또한 준수하니 뭇시선을 사로잡았다. 세상 대적할 자 없을 것 같은 아민이었지만, 청황의 역사서에 그의 이름은 패자(敗者)로 쓰일 것이 틀림이 없었다.

[왕위 찬탈을 노린 역당의 우두머리 대역죄인 아민. 왕가의 성씨와 그 목을 거두어 지엄한 나라의 법도를 바로 세울 것이다.]

이미 태자 자리에 오른 정실의 장자 청아진(峨眞)을 끌어내리려 수많은 이를 해하였고, 마침내 청황성국 지존의 유일한 정혈(正統)을 모살(謀殺)하려 한 죄를 물어 그 목이 잘릴 것이었다.



악귀 윤허가 죽고도 한참을 비참함과 상실감, 자책으로 가득한 채로 방황했다. 갈 곳 없이 떠돌아대던 저에게 상냥함을, 제 가족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 아민 왕자였다. 그냥 조금 있을 곳을 바란 것이었다. 이제 와 생각하니 착하다 저의 머리 다정케 쓰다듬어줄 허상뿐인 껍데기 가족이라도 바란 것이었던가. 눈 귀 죄다 틀어막고 사신도 되고 투신도 되었다. 옳고 그른 것이 다 무엇이던가. 그의 열망이 비겁하든 과욕을 부린 것이든 저와 무슨 상관인가. 의미도 없다 여겼다.

차갑게 식은 것이 쓰다듬어 준 들 그 헛된 온기 깃들 리도 없었건만, 정말로 헛된 것을 몰랐던 자신은 어리석은 어린 치였다. 그 곁에서 3년 남짓의 시간 동안 고작 얻어낸 것이 이런 찐득하게 굳은 핏덩이였다.


-"아버지! 아버지! 아니 되어요! 이리 가시면 아니 되어요. 어엉엉"-

비사가 베어낸 나이 든 대신을 흔들어 대는 여자아이. 뒤덮은 천 새로 드러난 새카만 저의 눈에 비친 울부짖기만 하는 그 무력하고 원망만 한없이 채우던 눈을 한 이는 분명 자신, 다르다 할 것 하나 없는 비참한 자신이 거기 있었다. 무표정하니 그것을 내려다보는 자신을 보라 이 얼마나 우습단 말인가. 미련타 미련타 한들 지금의 자신만 할까.

'바로 이 내가 윤허, 그자와 같지 않은가.'

깊은 자조의 비릿한 웃음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죽인 자들 모두 누군가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잔정에 휩쓸려 대의를 그르치는 것도 우스운 일이나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며 죄다 베어버린 저는 분명 뜻도 정의도 없는 미련한 이였을 뿐이다. 지나간 일 이제 와 남은 것 없건만 이 질긴 목숨은 끝나지도 않았다.



눈물도 자조도 없는 낯선 밤에 그저 균허의 마지막 외침만 허공을 맴돌며 자신을 뒤쫓아 왔다.

-"비사! 언제까지 어린아이로 머물 생각이냐!"-


비사에게 그리도 섧은 눈으로 외쳐대던 청황성국의 태자 아진의 호위 무사 우중장 균허는 청금성의 궐을 오가다 몇 번이나 어린 비사를 마주친 적이 있었다. 아민이 우애 좋은 아우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태자의 승명당에 들를 적에 몇 번인가 따라온 그녀를 보았다. 아민의 속내를 읽고 있던 균허로서는 이 어린 소녀의 존재가 매우 궁금하였다.

'태가 남달리 곱긴 하나, 너무 어린데다 아민 왕자에게는 은세 소저가 있지 않은가.'

저리 어린 치니 아민 왕자의 여인은 아닐 것이고, 몇 번을 마주쳐도 표정도 말도 없는 목석 같은 아이였다. 그저 괴이한 깎다 만듯한 제 키만 한 나무칼과 기다란 피리같이 생긴 짙은 비색(翡色)바탕에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그것을 등에 메고 다니는, 어딘가 산 사람 같지 않을 만큼 창백하니 허예서 새카맣고 커다란 동자(瞳子)가 도드라지는 어딘가 기이한 소녀였다. 곱긴 해도 어딘가 섬뜩하리 만치 냉랭한 기운이 있었다.

삼 년여 전이었던가, 그날도 왕자를 따라온 소녀는 혼자 태자의 정원 입구에 쪼그려 앉아 멀뚱히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때다 싶어 균허는 날래게 걸어 그 옆에 서 물었다.

"그 위에 뭐가 있니?"

"어미 새. 아가 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묵묵히 말했다. 아이답지 않게 낮은 음성이었다.

"아민 저하의 시종이더냐?"

말없이 고개만 저었다. 균허는 어딘가 아이를 상대하는 자신이 너무 조심스러운가 생각했지만, 바로 그 아민 왕자의 사람. 어린 치라도 섣불리 보면 아니 된다며 자신을 추슬렀다.

"시종도 아닌데, 너처럼 어린 아해가 뭣 하러 저하를 따라다니느냐. 하는 일이 있을 것 아니더냐."

"......, 저하가 같이 갈래? 하시기에, 그냥....."

균허는 느리기도 하거니와 도통 애매한 소리만 해대는 아이가 어딘가 모자라 보이기도 하니 이런 아이를 어찌 데리고 다니는지 아민의 의도가 알 수가 없어 답답하였다. 여전히 위만 보던 아이는 난감해하는 균허에게 말을 뱉었다.

"호위 아지도.., 아가 새 있소?"

"아가 새? 아이 말이냐? 그래, 이제 막 첫 돌 좀 넘는 아들이며, 다섯 된 딸아이가 있지. 아 요놈이 얼마나 부산스러운지 잘 걷지도 못하는 게 제 누이 쫓아다닌다고 하루 왼 종일 기 다니고 아장거리니, 마누라가 먼저 지쳐 쓰러질라 허지. 헛, 험험. 그래 뉘는 몇 살이냐. 이름은 뭐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호위 무관임을 알아본 것이 살짝 걸리긴 했으나 금세 짐작했겠거니 하고 잊어버렸다. 한창 재롱부리는 자식들 며칠에 한 번 밤에나 자는 얼굴 겨우 들여다보는 균허는 아이들 얘기만 나오면 어느새 팔불출 부모처럼 떠들어 대다 헛기침을 하곤 했다. 급히 하던 말을 멈추는 균허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비사. 이제 열셋 된 지 좀 되었지요."

미동도 않던 아이가 일어나서 살폿 웃는 듯한 낯으로 답하니, 덩달아 아지 얼굴도 빙그레 해졌다.

"비사문천(毘沙門失)의 비사 말이냐? 늬 아비가 지어주신 이름이더냐? 아비 존함은 어찌 되시누?"

그의 물음에 아이는 더 대답하지 않았다.

'불도의 선신 이름이라..,'

신의 이름을 아이에게 붙이면 신의 노여움을 타 팔자가 사나워진다는 설이 있어 쓰려 하지 않는 것인데, 작명한 자가 유별스러운 자로구나 생각하던 균허였다. 아이가 그냥 적당히 위명(僞名)으로 쓰던 것이나 균허가 이를 알 리가 없었다. 그의 이런 생각은 싸하니 굳은 비사의 얼굴에 멈췄다. 그리고 이내 별 억양도 없이 낮게 이어지는 음성에 당황했다.

"아지, 어린 아해가 둘이나 있으니 오래 사셔야겠네."

무뚝뚝하니 뱉어내는 말이 이유도 없이 오싹하였다. 어설프게 허허 웃으며 응수하였어도 이내 스치는 '어른의 방심을 노리는 어린 살수.'에 대해들은 것이 있는 터라 긴장이 스몄다. 허나 비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검고 깊은 눈동자를 가만히 균허에게 고정하였다.

"엇!!"

스쳤는지 착각인지 모를 정도로 비사는 균허의 관복 품 사이에 있던 그의 비도를 꺼내 들었다. 바로 눈앞에서 그것도 자신의 몸에 붙여 매여 있는 칼을! 믿을 수가 없었다. 봤다고는 하나 보이지도 않았다.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뜨리지 않고서는! 놀라는 것도 잠시, 그는 바로 칼자루 위에 손을 올리고 발도 자세를 취하였다. 비사가 뽑은 것은 다른 것도 아니고 칼이었다. 그가 임무를 위해 노숙을 할 때 여기저기 쓰기도 하는 이른바 잡도(雜刀)였다. 그가 자신이 편한 대로 모양을 바꾸다 보니 엄지손가락만 한 폭에 그의 팔뚝만 한 길이가 되었다. 그렇다 해도 날 다듬은 예리한 것이니 무기는 무기였다.

"찌르려고 뺀 건 아닌데.., 이 정도가 폭이 딱... 좋은가 해서... 아지, 토끼처럼 되어야 오래 사는 거야, 아제..."

느릿느릿 이해 안 될 말만 하고는 긴장한 균허에게 손잡이를 슬쩍 밀어 자신은 검집만 쥐고는 스윽 내밀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허리춤의 칼자루를 쥐려던 손을 들어 올려 그것을 받아 들었다.

"......."

"........."

멀뚱하니 두 사람은 말없이 어정쩡하게 칼을 손에 든 균허와 칼집만 들고 서서 미동 없는 비사가 난데없는 대치 상태에 있었다. 칼집을 빼앗기도, 달라고 하기도 모호하고 그냥 갈 수도 없고 이상하리만치 빠른 손속을 포함하여 위험한 아이는 아닌 것 같았지만, 당최 뭐를 하자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쉐엑-

균허의 오른쪽 복사뼈 중앙에 무언가 꽂히었다. 아니, 뚫렸다. 뭔가 할 새도 없이 투웅 하며 뒤로 넘어가는 균허를 누군가 단단하게 어깨를 받쳐 대자로 뻗는 신세를 겨우 면하였다. 이게 대체 뭔 꼴인가. 저의 직책이 무엇인데, 무인의 자존심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저를 누가 잡아 주었는지는 몰라도 고마움보다 큰 창피함도 잠시, 안 찌른다며 냅다 찌른 저 고약한 꼬마 놈을 생각하니 어인 힘이 솟았는지 벌떡 일어섰다.

"헙-."

오늘 그는 몇 번이나 놀라 나자빠지는 것인가. 일단 예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고개 돌려보니 제 왼 어깨를 부축한 것은 또 이 꼬마 놈이었다. 분명 제 앞에 있었건만 눈만 휘둥그레 입만 뻥긋뻥긋 거리는 이 토끼 같은 아지를 똑바로 세우고는 어설프게 쥔 칼에 칼집을 딱 들어맞게 밀어 씌어 주었다. 그러고는 휙 뒤돌아 급할 것도 없는 걸음걸이로 느긋하게 돌아들어 갔다.

"오래 살아야지 아제. 아가들 당과도 사주고."

저의 발목만 살피는 아지 귓전에 비사의 뜻 모를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평범한 이는 아니다. 손만 빠른 것이 아니었다. 분명 꿰뚫린 감각이 있었다. 헌데, 관통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피 한 방울은커녕 하물며 피부에는 붉은 자욱하나 없었다. 이 무슨 해괴함인가.

균허가 비사의 언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것은 열흘이나 지나서였다.


"어이쿠 껑충 잘 뛰십니다. 균호위님. 금일은 왜 이리 신이 나셨소?"

몇 해 전 전투 중에 침입자가 내 쏜 강기탄이 다리를 스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낙마까지 하여 내상에 외상까지 깊었는지 한동안 다리를 절룩거리었었다. 다 낫고 통증이 가셔도 오른쪽 다리의 혈도가 막혀 기가 돌지 않게 되었다. 외다리로는 제대로 경공은커녕, 도약마저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었다. 운기 하며 혈을 풀고자 해도 막힌 혈도가 풀리지가 않아 그의 무인으로서 값어치를 깎아 버렸다.

이제껏 쌓아 놓은 것이 있어 자리에서 밀려나지도 않았고 낙천적인 그의 성격상 이참에 잘 사용치 않던 활시위를 당겨 명궁이 되겠다 나선 터였지만, 분명 그의 발목은 긁지 못하는 간지러움이었다.


문득 다리에 기가 통하는 것을 느꼈다. 그저 이만큼 고생해서 풀릴 때가 드디어 왔구나. 이리 생각하던 균허였다. 호기가 돌아 그간 하지 못해 답답했던 만큼 한껏 경신으로 몸을 가벼이 하며 몸을 풀고 있던 그에게, 지나던 익히 아는 내관 하나가 인사 겸 농 섞인 말을 건 터였다.

'껑충은 무슨 토끼 뜀 뛰는 것도 아니고...'

설핏, 해괴한 언동을 하던 비사의 모습이 음성이 뇌리에 스쳤다.

.....토끼처럼....오래.....아제..아가들...

'이 무슨 가당키나 한 생각인가.'

허나 이제껏 포기해왔던 것이지 않나. 이 갑작스러움의 해답에 달리 짚이는 것이 있기나 한가.

어린 태를 벗지 않은 아이인데 추궁혈(推宮穴)이라니, 막강한 내공을 지닌 자만이 할 수 있다는 타인의 막힌 혈을 뚫는 치료 기술. 그것도 무공이 있다 하여도 정확하고 섬세히 찾아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늘 찌르듯 찾을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 않은가. 생각할수록 도깨비 같은 구석이 있었다.

'오래 살라니 부모라도 일찍 여읜 건가.'


몇 번을 더 마주쳐도 비사는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얼핏 균허의 다리를 보고는 흠하고 한 음절 내뱉은 것이 다였고 여기저기 구석에 쪼그려 무언가 멍하니 보는 것이 즐거움인 듯 그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상하게 오히려 볼수록 여리고 세속의 때가 묻지 않은 것이 정이 드는 아이였다.

1년이나 더 지나서야 아민이 부리는 투신이라 소문난 살수가 비사인 것을 알고 쓰디쓴 침을 삼켰었다.

'어찌 그런 아이를 잔혹한 일에 부린다는 말인가. 어찌...'

진짜 이름도, 진짜 가족도 그 이전의 시간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허나 그 마음의 안타까움이야 어찌 되었건 결국에야 '언젠가' 오리라 여겼던 날이 오고야 말았다. 이 영민한 아이는 분명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이제는 알고 있음이었다.

"비사! 너는 너의 주군에게서 정의를 보았는가! 그 욕심 많은 명(命)에 목숨 줄을 몇이나 잘라 놓았는가! 그가 지존의 자리에 어울린다 생각하느냐!"

균허는 끊임없이 소리쳤다. 허나, 듣는 이는 텅 비기만 하여 무엇도 담아 둘 수 없는 모양이었다.

'옳고 그름은 무엇인가. 그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가.'

태선익이라 불리던 아비의 검 쌍익을 휘두르는 그 모습은 어찌 그리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지 춤추는 듯 아름다웠으나, 투신(闘)이 추는 춤이라 그것은 비릿한 혈무(血舞)였다. 스치는 곳마다 피가 솟으니 감히 누가 이 소녀의 앞에 맞설 것이던가.

"힘을 가진 자는 바른 곳에 그것을 써야 한다!"

단호하게 외치는 균허의 눈은 이상하게도 힘 있는 목소리와는 달리 섧은 눈빛을 띠고 있었다.

"어린 네가 이런 피를 묻히는 것도 안타까우나 휩쓸려 다니는 것 또한 안타깝다. 네가 마음이 어딘가 부서져 빈 것을 안다. 해도, 넌 힘을 가진 이로써 알아야만 한다. 세상과 관계없이 산다 여겨도 그 영향 큰 자는 다른 이들보다 깨달아야 하는 것이 있다."

누가 마음 죽은 이에게 깨달음을 줄 것이며 이제 와 깨닫는다 한들 죄가 사해지는 것도 아닌 터, 어린 치의 마음은 뒤돌아서 갈 길도 없다 여기고 있었다.

비사의 본질을 미약하나마 들여다본 균허는 진심으로 이 어린 소녀의 발이 진탕에 빠진 것이 안쓰러웠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 자신이 느낀 것이 틀리지 않길 바라기도 했다. 비사에게 아민은 갈 곳 없는 이를 거둬 준 상냥한 이였다. 자신을 지금의 사지로 몰아넣은 그를 저버리지도 못한 비사였다.

"어리고 세상 몰랐다 하여도 제 손 더러움이 악귀와 다를 바 없으니 남은 것은 지옥겁화 뿐이겠지요."

자조도 없는 담담한 자책. 그리고 자신 앞에서 멈춰 세운 순간 스친 비사의 메마른 검은 두 눈은 너무도 깊고 고요했다. 그 속에 가득한 것은 공허함뿐이었다.

맹렬하게 다가와 슬그머니 한 걸음 물러서는 비사의 낮은 속삭임만 귓전에 또렷하게 남았다.

"내가 아지를 베면, 아지네 아가는 누가 안아 줄꼬. 토끼 아제. 어리석은 아가 새는 너무 지치었소."

균허는 마치, 그 순간 검은 눈이 섧게 웃는 것을 본 듯하였다.


정적이 흘렀다.

균허의 손도 칼도 부르르 떨리었다. 거기 붙어 있는 것이 제 손이 아닌 듯 느꼈다. 뚝뚝 떨어지는 핏자욱들은 제 피도 아니건만, 자신도 가슴의 피를 죄다 쏟아 텅텅 비어 버릴 것 같았다. 비사를 베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사람을 죽였다 해도 자신의 주군을 죽이려 한다 해도 비사라는 이름의 순수하기 짝이 없는 이 여전히 어리석고 어리기만 한 아해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비사의 죄가 정말로 비사의 죄인가를 아직 그는 결정하지 못했기에 지금 이 살을 벤 손의 감각이 현실의 것이 아닌 양 멀게만 느껴졌다.

'이런 세상에 살던 것이었나. 저 아이는. 이 나를 죽이고 태자를 죽이러 와서는 어찌하여 죽고자 하였나. 어찌 내 손에 죽고자 하였느냐. 차라리 아민을 거스르고 도망이라도 갈 것이지 그랬느냐. 아둔한 아이야. 아무리 상냥한 치였다 여겼어도 그 뜻이 잘못되었다 하면 돌아서기라도 할 것이지 어찌 여기에 왔느냐. 아무것도 모른다 생각했거늘, 이리도 어울리지도 않는 잔인한 죄악감에 빠져 있던 것이었느냐.'

마치 진탕에 서 있던 것은 자신인 것처럼 어딘가 두렵고 막연한 죄책감이 찐득하니 꾸역꾸역 끝없이 차오르는 듯했다. 그리고 그것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번민으로 균허에게 아로새겨졌다.


바로 이 자리에 쓰러져 숨을 멈추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이가 분명히 사람 가득한 아수라장을 걸어나가는데 막아서는 이 하나 없었다. 어딘가 알 수 없는 마음들인지 소리들인지 만이 그득했다.

자신이 가야 할 곳 정해놓은 이는 비틀거리면서도 똑바른 걸음을 옮겼다. 세상 유일한 자리, 저의 이름 불러주던 다정한 이들 있는 곳.

서른여덟 개의 하얀 백자들이 빼곡히 채워진 그 작은 나무집. 그 안에 제 손으로 거둔 먼저 간 가족들 품속에 거친 숨을 내쉬며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같이 가자. 적인, 너도 지쳤을 것이다."

품속의 나무칼을 쓰다듬자 애달픈 쇠 울음이 맑게도 울렸다.

입술을 깨물며 팔을 휘둘러 서글픈 빛의 항아리들을 모다 깨부수어 흩어진 잿빛 가루 속에 기름을 죄 아낌없이 뿌리고는 염을 담은 불꽃을 태우니 그렇게 하늘마저 태울 듯한 불길 속에서 눈을 감았다.

비사는 균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모질게 청금성을 죽어 떠난 셈이었다.



그리 억센 죽음의 기억을 품에 안았음에도 다시 눈을 뜨고 나서 며칠간, 비사의 일상은 매우 단조로웠다. 그리고 평안했다.

열흘 남짓 이제 겨우 몇 걸음이나 뗄 수 있는 수준이긴 했지만 살아있는 것 자체가 용한 처지였으니 이 정도면 순탄하다 할만한 경과였다. 가끔 제닐을 찾아오는 이들도 모두 이방인이었다. 이쯤 되고 보니 이곳의 이방인은 오히려 비사였다. 흰 양들 사이에 검은 양인 양 그렇게 이질감이 있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저가 뛰다닐 처지도 되지 않거니와 기별 넣을 이도 없으니 그저 널브러져 있었다.

상황 해결에 항상 득이 되는 것은 아니나 어찌 보면 비사의 특기라고도 할 수 있는, 보는 이들은 속이 탄다 흔들어 대도 미동도 않는 그녀 특유의 무념 상태였다. 저가 여기서 난리 친들 뭐가 되련가. 운이 좋은 것인지 제닐도 세이도 가끔 들여다보고 상처를 봐주는 것이나 옆에서 앉아 가만히 책을 읽기나 하는 것이 전부였다. 무리해서 일어나는 비사를 바닥에 붙여 놓고 쓴 약을 건네고 다 먹을 때까지 지켜서는 것 외에는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하릴없이 허공만 보다가 왼손에 묶어둔 진기를 이용해 적인의 기운을 읽어보는 것이 하루 전부였다. 자신에게 이런 시간은 어딘가 어색했다. 하지만 싫지 않았다.


제닐도 세이도 어딘가에 나갔는지 텅 빈 집안에 자신만이 앉아 있었다. 익숙한 적막함으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

쌍익을 손에 쥐어 보았다. 아비가 쓰던 검이었다.

쌍익은 하나의 익이 3척 정도이며 익을 나눠 들면 유려하나 과하지 않은 곡선을 가진 이도(二刀)였고, 칼자루 양 끝의 암수를 돌려 잠그면 위도 아래도 칼날인 창이 되었다. 기다란 모양의 검실에 두 개의 칼끝을 서로를 향해 꽂아 넣으면 4척이 채 안 되는 살폿 휘어진 기다란 장대와 같았다. 그 겉은 짙은 청옥 비색 칠 위에 장식이 아름다운 검이었다. 쌍익을 손에 쥐고 거침없이 돌던 아버지 주변에는 맑은 선풍이 일었고, 그 손에서 쌍익은 칼이 되었다가 창이 되었다가 바지런히 분주하였다. 마치 춤을 추듯이 강하고 아름다웠다. 자신은 과연 아비의 그 흉내라도 내고는 있던 것인가. 비사는 살짝 칼자루를 손가락으로 밀어보았다.

사라락하고 얼마 안 되는 잿빛 가루가 흩어졌다. 비사는 그저 언제나와 같았다.


작가의말

사실 게시판 글 올리기 확인버튼을 누르는 손을 덜덜 떨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7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6.11 14:54
    No. 1

    벌써부터 대작의 스멜이 난나면 좀 오버일까요. 설레발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대로 계속 연재하시면 대박 날 듯합니다. 분량만 쌓이면 인기 터지는 건 일도 아닐 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일보경혼
    작성일
    12.07.11 03:45
    No. 2

    담담한 문체에 스토리도 참 좋네요.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그윽한달
    작성일
    12.07.11 22:03
    No. 3

    로맨스인줄알고 (메인이미지) 빼려했는데
    판타지라 혹시나해 읽었더니 운좋게 좋은 글을 건졌군요
    ㅇㅅㅇ/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하아악
    작성일
    12.07.14 01:04
    No. 4

    빠져든다 ~~ 하ㅇㅏㄲ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형향馨香
    작성일
    12.07.14 18:07
    No. 5

    아킨토스님//엄청난 과찬의 말씀을 ㅠㅠ 손이 후덜덜 하군요. 실망안겨드리면 어쩌나 걱정부터 앞서고 있지만 열심히 쓰겠습니다. 앞으로도 좋게 지켜봐 주세요!

    일보경혼님//감사합니다! ㅠㅠ 뒤도 재밌다면 좋겠습니다

    그윽한달님// 헙. 로맨스로 보였군요. 로맨스도 나쁘지는 않으나 이 글에는 좀 적은 요소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건필필승 감사합니다!

    하아악님// 아니 이런 하아악한 님! ㅋㅋ닉네임에 빠져들겠어요 으허허 감사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이아겐즈
    작성일
    12.08.10 16:54
    No. 6

    글이 정말 흡인력있네요.
    판타지 추천요청글에 아스라인님 댓글보고 찾아왔습니다.
    정주행한후 보고하려 했는데 이거 호흡이 길어서 단숨에는 못 읽겠네요'-');

    좋은 글 기대할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형향馨香
    작성일
    12.08.11 05:09
    No. 7

    이아겐즈님// 우와 감사드립니다! ㅎㅎ 아스라인님께도 더불어! 파이팅할게요 ㅎㅎ 단숨에 읽혀야 할텐데! ㅎㅎ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나아디룬
    작성일
    12.09.15 12:55
    No. 8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형향馨香
    작성일
    12.09.21 12:09
    No. 9

    나아디룬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미란다
    작성일
    12.09.26 14:39
    No. 10

    좋군요 , 여주의,,,,,,,,,,,,,,,,선입관을 뭉개 버리는 , 윗분 말처럼 대단한 . 대박의 느낌이...


    즐감하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형향馨香
    작성일
    12.09.26 22:09
    No. 11

    미란다님// ㅎㅎ 대...박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리 되길 바라기야 하지만 조금 대중적이진 않을지도...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새총대왕
    작성일
    12.12.16 10:37
    No. 12

    조아요.. 아주 조아요.. 문장이 아주 굿이에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형향馨香
    작성일
    12.12.17 11:22
    No. 13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 //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이장원
    작성일
    13.01.22 01:54
    No. 14

    대작의 스멜, 저도 느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형향馨香
    작성일
    13.01.22 18:17
    No. 15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ㅠㅠ 실상 부족한 것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ㅠㅠ 기쁘게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연0
    작성일
    13.06.21 00:07
    No. 16

    정말재미잇습니다 화이팅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형향馨香
    작성일
    13.06.23 20:19
    No. 17

    연재가 사정으로 늦어지고 있는 와중이지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붉은 못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0 붉은 못 40화 - 도과(倒戈) +10 12.09.04 1,985 47 16쪽
39 붉은 못 39화 - 도과(倒戈) +9 12.08.27 1,822 80 11쪽
38 붉은 못 38화 - 흑백논리(黑白論理) +12 12.08.25 1,855 53 13쪽
37 붉은 못 37화 - 흑백논리(黑白論理) +13 12.08.08 1,827 35 12쪽
36 붉은 못 36화 - 결련(結連) +2 12.08.08 1,899 56 10쪽
35 붉은 못 35화 - 결련(結連) +13 12.08.06 1,768 51 13쪽
34 붉은 못 34화 - 결련(結連) +6 12.07.31 1,974 64 17쪽
33 붉은 못 33화 - 결련(結連) +14 12.07.30 2,231 47 13쪽
32 붉은 못 32화 - 지주사(蜘蛛絲) +13 12.07.28 1,981 66 10쪽
31 붉은 못 31화 - 지주사(蜘蛛絲) +12 12.07.27 1,812 43 10쪽
30 붉은 못 30화 - 지주사(蜘蛛絲) +8 12.07.26 1,706 43 7쪽
29 붉은 못 29화 - 지주사(蜘蛛絲) +10 12.07.25 1,740 37 9쪽
28 붉은 못 28화 - 동행(同行) +12 12.07.24 1,835 39 8쪽
27 붉은 못 27화 - 동행(同行) +14 12.07.23 1,739 43 9쪽
26 붉은 못 26화 - 동행(同行) +11 12.07.21 1,833 47 9쪽
25 붉은 못 25화 - 동행(同行) +10 12.07.20 1,876 45 14쪽
24 붉은 못 24화 - 사람의 손 +9 12.07.19 1,641 56 11쪽
23 붉은 못 23화 - 사람의 손 +16 12.07.18 1,964 46 8쪽
22 붉은 못 22화 - 사람의 손 +12 12.07.17 1,819 44 8쪽
21 붉은 못 21화 - 사람의 손 +12 12.07.16 1,953 50 11쪽
20 붉은 못 20화 - 령회(領會) +12 12.07.14 1,967 43 20쪽
19 붉은 못 19화 - 령회(領會) +12 12.07.13 1,902 38 9쪽
18 붉은 못 18화 - 령회(領會) +15 12.07.12 1,962 47 9쪽
17 붉은 못 17화 - 이면(裏面) +18 12.07.11 2,065 46 11쪽
16 붉은 못 16화 - 이면(裏面) +13 12.07.10 2,122 46 17쪽
15 붉은 못 15화 - 이면(裏面) +11 12.07.05 2,696 92 8쪽
14 붉은 못 14화 - 이면(裏面) +13 12.07.03 2,014 37 10쪽
13 붉은 못 13화 - 낯선 감각 +10 12.06.30 2,353 56 14쪽
12 붉은 못 12화 - 낯선 감각 +11 12.06.27 2,681 53 12쪽
11 붉은 못 11화 - 낯선 감각 +11 12.06.24 2,149 35 12쪽
10 붉은 못 10화 - 낯선 감각 +9 12.06.22 2,369 36 10쪽
9 붉은 못 09화 - 동형(同形)의 하늘 +9 12.06.20 2,313 42 7쪽
8 붉은 못 08화 - 동형(同形)의 하늘 +15 12.06.17 2,478 54 17쪽
7 붉은 못 07화 - 동형(同形)의 하늘 +11 12.06.16 2,314 35 13쪽
6 붉은 못 06화 - 동형(同形)의 하늘 +8 12.06.14 2,640 46 9쪽
5 붉은 못 05화 - 죽은 태아(胎兒) +10 12.06.14 2,998 68 12쪽
4 붉은 못 04화 - 죽은 태아(胎兒) +14 12.06.13 2,917 46 8쪽
3 붉은 못 03화 - 죽은 태아(胎兒) +11 12.06.12 3,271 48 12쪽
» 붉은 못 02화 - 죽은 태아(胎兒) +17 12.06.10 5,692 85 26쪽
1 붉은 못 01화 - 이향(異鄕) +22 12.06.10 10,106 6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