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못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형향馨香
작품등록일 :
2012.09.25 10:10
최근연재일 :
2014.12.21 16:37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148,303
추천수 :
3,888
글자수 :
539,631

작성
12.06.12 00:07
조회
3,269
추천
48
글자
12쪽

붉은 못 03화 - 죽은 태아(胎兒)

DUMMY

이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것 같은 생활은 이상하리만치 평온하니, 바람도 없이 잔잔히 흐르는 물 마냥 흘러갔다. 사람은 셋인데 목소리는 한 사람뿐이었다. 제닐이 말을 하고 세이가 엉성한 그림을 그려 비사에게 보여주면 고개를 까딱까딱 거리는 이것이 이들의 의사소통이었다. 제닐은 따로 의원을 부르지 않고 자신의 상처를 돌봤다. 능숙하게도 혐오스럽기만 한 찢어진 살점에 눈살 찌푸리기는 해도 손을 떨지도 않고 상처에 손을 대는 것에 거리낌 없는 것으로 보아 이런 것에 익숙한 사람인 것 같았다. 세이가 자신 옆에 딱 붙어 앉아 책을 보는 것도 이젠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웃지도 않는 비사를 향해 항상 해사하게 웃어 보였다. 소년의 표정을 볼 때마다 마음 어딘가가 아릿한 기분이 되고는 했다.


생각해보면 넉넉지 않아 보이는 이들의 살림에 비사 자신은 짐이 되지 않는 것일까.

홀로 숲에서 살아도 보았고 갈 곳이 없어 길에서 잠을 자기도 했던, 나름 겪은 바가 많은 비사였다. 음식과 돈, 그것은 가난한 치가 가볍게 여길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내가 부담되지 않는 것인가.'

어떤 이인지 알고 데려온 것 같지도, 달리 의도가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만약 이들의 말을 내가 알았더라면 이들은 나에게 무엇을 물을 것인가.'

자신 역시, 어찌 보면 생면부지인 자신을 돌봐준 제닐과 티 없이 웃어주는 세이를 향한 막연한 의심이 있다.

이들은 어떠할까. 정말 그저 불쌍한 이를 거둬준 것인가. 이리 험하게 피 흘리던 이를 겁도 없이 저들 집으로 데려온 것은 왜 인가. 말도 안 통하는 이를 데려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가.

어찌 되었건 타인에게 한없이 기대서는 아니 된다. 그런 생각이 미치자 눈가에 그림자가 잠시 비치다 사라졌다. 지탱할 곳이 없던 아이는 일찍이도 세상 논리를 깨우친 셈이었다.


비사는 늘어져 있는 와중에도 운기를 매일 거르지 않았다.

죽을 생각이었으니 그런 것이 무슨 필요랴 싶지만 살아 버리지 않았나. 다시 또 하루하루 더 살아가야 한다면 그것은 비사의 본능과도 같았다. 아무리 다정한 이들을 만나도 그것은 끊임없는 의심과 타인에 대한 냉철할 경계선이었다. 의식하지 않아도 웃어주는 아이의 존재만으로도 어딘가 불편하게 경직되는 비사였다.

'고강한 무인이 아니 되더라도 제 몸 하나 정도는 제가 추스를 수 있어야 한다.'

제 몸을 감싸고 있던 방비 하나 남기지 않고 제 살 그렇게 내어준 덕에 끊기고 막혀버린 만신창이 혈도들이었다. 그렇다 한들 적인이 꽉꽉 눌러 들이부은 내공이 얼마나 컸던지 공력이 완전히 소진된 것은 아니었다. 외상은 어찌할 수 없다 하더라도 망가진 듯 엉망인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매일 밤이면 식은땀을 흘렸다.




비사의 마음이야 어떻건 간에 제닐은 놀라웠다.

처음 세이가 숲에서 발견한 것이 산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누가 내다 버린 주검일 것이라 여길 만큼 처참한 모습이었다. 목에 손을 대볼 필요도 없다고 여겨 사람을 불러다 시신을 수습해 줘야 할까 생각하던 차에 세이가 옷깃을 붙들었다.

미약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 꼴을 하고도 살아있다니! 차마 무시하지 못하고 데려와 시도나 해보자 하며 시작한 치료였지만, 살아도 평범한 사람 구실까진 못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흘은 죽은 듯 누워 숨만 쉬더니 정신이 들고도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아직도 가슴과 배를 둘둘 동여매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걷는 비사가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치료술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고 자신의 천재성을 한껏 세이에게 펼쳤다. 녹 빛을 반짝이며 고개를 위아래로 신나게 흔들며 기쁘게 웃는 세이와 흡족한 제닐. 이 둘의 대화를 반도 못 알아듣는 비사는 그저 맹한 얼굴을 하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이 정도 칼을 맞았다면 예사로운 일은 아닐 것이다 생각했다. 하지만 어디 귀족의 파락호들이 이 이색의 어여쁜 아이를 탐하려다 해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기형으로 저렇게 새까맣고 커다란 눈을 가지고 태어나 학대를 받아 왔을지도 모른다. 제닐은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갖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분명한 것은 스스로 거기에 있던 것은 아닌 듯했다. 온몸의 피는 죄다 쏟아 낸 것 같은데, 피가 고인 것은 비사의 가슴 위였을 뿐이었으니 말이다.


깨어나 비사라 자신을 지칭한 소녀는 이 나라 사람은 역시 아니었는지 말도 통하지 않았다.

몸 안에 피가 흐르기나 하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피부가 하얗기만 한 데다가 정말 사람 눈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동공과 어둠 그 자체인 것 같은 저 색.

머리카락만큼이나 검은 눈동자였다. 흑갈색이나 어두운 회색빛은 몇 보았지만 이렇게까지 새카만 눈동자는 제닐에게 처음이었다. 거기다 눈동자는 신기하게도 보통의 동공보다 미미하게 색이 다른 한 테가 더 둘린 듯 그 크기 또한 남달랐다. 어딘가 꺼림칙하기도 했으나 점점 눈에 익숙 어지니 짐승의 눈을 떠올렸던 것도 잠시 보기 드문 미안(美顔)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제닐의 뇌리에 이 어린 소녀를 박히게 한 것은 색이나 크기가 아니었다.


그 독특한 눈동자에는 그 나이 또래의 소녀들에게서 보이는 갓 피어나는 싱그러운 빛이 없었다.

열일곱, 열일곱이라 했다. 세이가 자신은 열두 살이라 둥글둥글 귀여운 저의 손을 펴서 표하자 비사는 열일곱 개의 작은 선을 바닥에 그었다. 성인이 아닐 것으로 생각은 했었다.

죽은 듯이 자고 있던 비사의 얼굴을 보며 칼을 맞기야 했으나 곱게 큰 것 같은 얼굴이다 생각했지만, 마침내 깨어난 소녀는 전혀 다른 기운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말이야 모르니 그렇다 치더라도 무표정, 빛없는 눈, 고요함을 뿜어내는 기운, 억양도 없는 낮고 조용한 목소리. 비사는 앓는 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 아프다 칭얼대는 법도 없었다.

다 큰 어른도 쓰다고 악을 지르고 먹은 것을 토해내는 제닐 특제의 약을 조용히 씹어 삼키는 이를 본 것도 처음이었다.

'이 아이는 그냥 얌전하고 조숙한 것이 아니야. 고작 열일곱에 이런 지나칠 정도로 고약한 인내심을 어떻게 얻은 걸까. 바스러질 듯 여리게 생겨서는...'

안쓰럽고 복잡한 생각도 잠시 당신은 몇 살이냐는 듯이 쳐다보는 비사에게 말없이 약을 한 알 더 얹어 건네주는 연륜이라는 이름의 내공만큼은 높은 제닐이었다. 제닐에게 보여주는 유일한 표정, 미간을 조프린 비사를 다시 본 것은 두말할 것 없었다. 그리고 이 영민한 아이는 제닐에게 다시는 나이를 묻지 않았다.

어찌 되었건 오두막은 평화로웠다.


조용하던 집안에 한밤중의 적막을 깨고 작은 소란이 일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세이와 제닐이 잠들자 비사는 가부좌를 틀어 앉았다. 일정 이상의 공력까지는 무리였지만 두 다리에는 어느 정도 혈도를 틀 수 있었다. 하지만 깊이가 가장 깊은 어깻죽지부터 가슴 아래까지의 절단면은 이전 같다면 모를까 혼자서는 하반신처럼 미미한 기운도 흘리기가 어려웠다. 지난번처럼 왼손을 향해 강제적으로 밀어 넣는 짓을 다시 하는 것은 자살 행위였다. 전신의 운기는 할 수 없고 흩어져 남아 있는 조각조각이라도 움직여 볼까 하던 찰나였다.

"크윽!"

비사의 입에서 채 막지도 못한 거친 신음이 새 나왔다.

제닐이 갑작스레 비사의 왼쪽 어깨를 움켜쥔 것이었다. 마음이 풀려 있던 건지 인기척도 느끼지 못할 만큼 집중하고 있었던 비사였다. 어둠 속에 앉아 식은땀을 흘려대는 비사를 보고 제닐이 걱정 섞인 다급한 마음에 어깨를 잡아 흔들어 댄 것이었다.

비사의 몸에 경련이 일었다. 감았던 눈이 번쩍 뜨이고 바닥에 쓰러져 내린 몸을 들썩거렸다. 낡은 나무 침상을 부수기라도 할 듯이 온몸으로 두드려대자 시끄러운 소리가 무섭게도 공간을 뒤흔들었다. 쿨럭거리는 입가에는 핏물이 흘러내렸다. 움직여 볼까 하고 모아낸 흐름의 조각들이 살을 뚫고 나올 듯 요동치고 있었다. 막히고 꼬인 혈도 안에서 흐를 곳이 없으니 터져버릴 심산이었다.

'젠장.'

비사는 이를 악물었다. 심장 가까운 곳에서 터져 버린다면 감당이 안 될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예 절단되어 있던 터라 남은 오른팔을 움직일 수 있었다. 들썩거리는 자신을 잡아보려 당황한 채 소리를 질러대는 제닐을 밀어내고서 있는 대로 주먹을 쥐고 등 뒤의 벽을 향해 내리쳤다.

챙그랑!

맑게 깨지는 소리를 내는 작은 창틈을 더듬거리며 손에 쥐어지는 조각을 집어 들고는 망설임 없이 이미 나 있는 상처를 뒤틀린 예(乂)자 모양으로 가로지르며 목 언저리서부터 팔을 향해 길게 내리그었다. 깨어진 날이 그리 날카롭지는 않았는지 잘린 면이 곱지 않았다. 피부 위를 뚫을 듯 솟아나던 것들이 흘러내리는 피가 늘어날수록 잠잠해졌다. 새하얗게 질려 무어라 잔뜩 외치던 제닐이 잠잠해지는 비사의 몸을 멍하니 지켜보다 정신을 차렸는지 급하게 몸을 움직였다.

'후..'

길게 숨을 내쉰 비사는 오른손으로 상처를 누르고 몸을 돌려 천장을 향한 채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다. 안 그래도 부족한 피를 더 흘려 버린 탓인지 눈앞이 흐릿해졌다.

이리 시끄러웠으니 남들보다 귀 밝은 세이가 진작에 깨어 있었음에도 선뜻 다가오지 못하고 발만 동동거리다 한숨을 내쉬고 늘어진 비사 곁에 섰다.

눈을 돌려 세이를 쳐다보았다. 어찌나 눈물을 참는지 아이의 눈이 그렁그렁 젖어들었는데도 입을 앙다문 것이 안쓰럽고 미안했다. 저도 모르게 오른손을 아이의 머리께를 향해 들어 올렸다. 하지만, 쓰다듬어 줄 수 없었다.

주룩 하고 손바닥 흥건하던 피가 하얀 손목을 타고 흘러내려 소매를 붉게 물들였다. 지저분한 피가 흥건한 손. 이런 손으로 어찌 아이를 쓰다듬어 더러운 핏내를 넘겨 줄 것인가. 허공에 멈춰 있던 손을 바닥으로 그러 내렸다. 세이가 그 손을 부여잡았다.

멈칫, 비사는 굳은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세이는 비사의 손을 잡고는 흐르는 붉음 같은 건 아랑곳하지 않고 손등의 뼈와 손가락 사이에 자신의 이마를 숙여 맞대었다. 작은 손이 살포시 쥔 것인데도 잡힌 손을 뺄 수 없었다. 잠시 놀란 듯이 굳은 사지가 이내 풀어졌다.

세이가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어린 마음이 자신을 위해 소리를 삼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일 이 분도 지나지 않을 짧은 시간이 맑은 파동으로 비어 있던 무언가를 채웠다.

그것은 비사가 가진 텅 빈 세계가 가진 고요함과 달리 맑은 물속에서 느끼는 고요함이었다. 절대 채워질 리 없다 믿었던 자신의 세상에 아리고 시린 물이 스미는 듯했다. 이 밤, 세이는 제닐이 보지 못한 비사의 다른 표정을 보았다.

방금 흘린 피보다도 따뜻한 온기가 손등에 머물렀다.



해가 멀쩡하게 잘 뜨고 나서도 달도 없는 밤의 조난자마냥 번민의 나락을 추락하는 이가 있었다. 붕대의 범위가 팔까지 늘어나 손가락만 까딱거리는 비사도, 간밤에 놀라 눈을 글썽거리던 어린 치도 아니었다.

길 헤매는 이는 바로 제닐이었다. 심상치 않은 밤을 보내고 나니 그녀는 솟구쳐 오르는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었다.

'어쩌면, 어쩌면, 비사는....'

데려온 것이 화근이었던가. 역시 마을 의원에게 데려다 줘야 한 것은 아닐까. 아- 이를 어쩐단 말이냐. 어쩔까. 지금이라도 데려다 줘야 하는 걸까. 심각한 얼굴로 오늘은 외출도 않고 낡은 나무 의자에 앉아 초조한 듯 팔짱 낀 팔만 손가락으로 두드려 댔다. 그리고 이내 벽에 기대앉아서 자신이 깬 창문만 쳐다보는 비사 옆에 가서 섰다.

비사는 제닐의 움직임에 고개를 들었다. 자못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비사는 느꼈다. 가야 할 때다.


작가의말

구석에서 찌그러지지 않도록 좋은 말씀 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글을 어디서 끊어 회별로 올리는가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이었군요.


손이 느려서 다음 그림이 언제 그려질지는 모르지만..
(그림이 자꾸 엑박이 떠서 ㅠㅠ 지웠습니다. 공지의 삽화를 보시면 이미지 링크와 다른 그림들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붉은 못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0 붉은 못 40화 - 도과(倒戈) +10 12.09.04 1,985 47 16쪽
39 붉은 못 39화 - 도과(倒戈) +9 12.08.27 1,821 80 11쪽
38 붉은 못 38화 - 흑백논리(黑白論理) +12 12.08.25 1,854 53 13쪽
37 붉은 못 37화 - 흑백논리(黑白論理) +13 12.08.08 1,827 35 12쪽
36 붉은 못 36화 - 결련(結連) +2 12.08.08 1,899 56 10쪽
35 붉은 못 35화 - 결련(結連) +13 12.08.06 1,768 51 13쪽
34 붉은 못 34화 - 결련(結連) +6 12.07.31 1,974 64 17쪽
33 붉은 못 33화 - 결련(結連) +14 12.07.30 2,231 47 13쪽
32 붉은 못 32화 - 지주사(蜘蛛絲) +13 12.07.28 1,981 66 10쪽
31 붉은 못 31화 - 지주사(蜘蛛絲) +12 12.07.27 1,812 43 10쪽
30 붉은 못 30화 - 지주사(蜘蛛絲) +8 12.07.26 1,706 43 7쪽
29 붉은 못 29화 - 지주사(蜘蛛絲) +10 12.07.25 1,739 37 9쪽
28 붉은 못 28화 - 동행(同行) +12 12.07.24 1,835 39 8쪽
27 붉은 못 27화 - 동행(同行) +14 12.07.23 1,738 43 9쪽
26 붉은 못 26화 - 동행(同行) +11 12.07.21 1,832 47 9쪽
25 붉은 못 25화 - 동행(同行) +10 12.07.20 1,876 45 14쪽
24 붉은 못 24화 - 사람의 손 +9 12.07.19 1,641 56 11쪽
23 붉은 못 23화 - 사람의 손 +16 12.07.18 1,963 46 8쪽
22 붉은 못 22화 - 사람의 손 +12 12.07.17 1,819 44 8쪽
21 붉은 못 21화 - 사람의 손 +12 12.07.16 1,952 50 11쪽
20 붉은 못 20화 - 령회(領會) +12 12.07.14 1,967 43 20쪽
19 붉은 못 19화 - 령회(領會) +12 12.07.13 1,902 38 9쪽
18 붉은 못 18화 - 령회(領會) +15 12.07.12 1,961 47 9쪽
17 붉은 못 17화 - 이면(裏面) +18 12.07.11 2,064 46 11쪽
16 붉은 못 16화 - 이면(裏面) +13 12.07.10 2,122 46 17쪽
15 붉은 못 15화 - 이면(裏面) +11 12.07.05 2,696 92 8쪽
14 붉은 못 14화 - 이면(裏面) +13 12.07.03 2,014 37 10쪽
13 붉은 못 13화 - 낯선 감각 +10 12.06.30 2,352 56 14쪽
12 붉은 못 12화 - 낯선 감각 +11 12.06.27 2,681 53 12쪽
11 붉은 못 11화 - 낯선 감각 +11 12.06.24 2,149 35 12쪽
10 붉은 못 10화 - 낯선 감각 +9 12.06.22 2,368 36 10쪽
9 붉은 못 09화 - 동형(同形)의 하늘 +9 12.06.20 2,312 42 7쪽
8 붉은 못 08화 - 동형(同形)의 하늘 +15 12.06.17 2,478 54 17쪽
7 붉은 못 07화 - 동형(同形)의 하늘 +11 12.06.16 2,313 35 13쪽
6 붉은 못 06화 - 동형(同形)의 하늘 +8 12.06.14 2,640 46 9쪽
5 붉은 못 05화 - 죽은 태아(胎兒) +10 12.06.14 2,998 68 12쪽
4 붉은 못 04화 - 죽은 태아(胎兒) +14 12.06.13 2,917 46 8쪽
» 붉은 못 03화 - 죽은 태아(胎兒) +11 12.06.12 3,270 48 12쪽
2 붉은 못 02화 - 죽은 태아(胎兒) +17 12.06.10 5,691 85 26쪽
1 붉은 못 01화 - 이향(異鄕) +22 12.06.10 10,106 6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