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이
프랑스 중전차 부대는 독일군의 방어에도 불구하고 전력의 80프로가 남아 있었고, 농가를 지나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 때, 항공정찰로 확인한 독일 진지로 가는 길이 세 갈래로 나 있었다. 프랑스 중전차 대대의 지휘관은 중대 별로 나뉘어 앞으로 계속 진격하라고 명령했다. 항공정찰에 의하면 이 길에는 독일군의 콘크리트 장애물도 없고 대전차호조차 파여있지 않았다.
끼긱 끼기기긱
독일군 포병이 발사하는 유산탄, 가스탄, 고폭탄이 계속해서 프랑스 중전차 부대로 날라왔다. 이 쪽 길로 오는 것을 알고라도 있는 듯 포탄은 꽤나 정확하게 전차 부대의 대가리 위에서 폭발했다.
쿠과광!! 콰광!!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 길 어느 곳에도 대전차 지뢰도 대전차호도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아까 전에 보았던 르노 FT 전차를 제외하고 다른 독일군의 전차 또한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군 전차 소대장이 속으로 생각했다.
‘아군 폭격에 독일군 전차 부대가 궤멸했다는 소식이 사실이었군..’
1파로 진격한 프랑스 전차 부대와 보병들이 약간의 타격은 받았지만 그 이후 문제없이 진격하고 있다는 소식이 일본군에도 전달되었다. 쿠리바야시 중대장은 이 상황에 강한 위화감을 느꼈다.
‘놈들은 공세를 준비하느라 제대로 방어 준비도 하지 않았던 것 인가?’
쿠리바야시는 전령에게 외쳤다.
“각 보병 소대에게 진격 속도 늦추라 전달하라!”
이 소식을 전령에게 전해 듣고, 다다즈미 중위가 외쳤다.
“역시 멍청한 독일놈들이군! 자기들이 지나가야 하니까 대전차호도 지뢰도 설치하지 않았던 거다!!”
다다즈미는 군도를 빼어들고 앞서 가는 르노 FT 전차를 넘어서 자신의 소대를 이끌고 반자이 돌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래도 반자이 돌격을 금지하고 진격 속도를 늦추라는 상관의 명령이 있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참았다.
‘젠장!! 명령만 아니었으면!!’
한편 오사카 사다오는 자신의 소대를 이끌고 빠른 속도로 숲을 통해 진격하고 있었다.
‘젠장 이러다 우리 소대만 뒤떨어지겠다!!’
오사카 사다오가 분대장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매복 주의하게!!”
‘생각보다 숲이 울창하지 않잖아..이 정도면 작은 전차는 충분히 통과할 수 있..’
그 때, 앞서 갔던 척후조가 허리를 낮추고 사색이 되어 달려왔다.
“무..무슨 일인가?”
“노···놈들의 전차 부대가!!”
“엎드려!!”
오사카의 소대는 모두 바위, 나무 등의 뒤에 숨어서 엄폐했다. 오사카가 물었다.
“놈들 규모는?”
“소형 전차 9대, 오토바이병, 그 외 보병 1개 중대급입니다!”
한 분대장이 부들부들 떨며 똥오줌을 지리며 물었다.
“도..돌격할까요?”
오사카가 전령에게 말했다.
“30미터 정도 왔던 길로 돌아가다가 붉은 조명탄과 하얀 조명탄 동시에 발사하고 빨리 가서 아군에게 알린다!!”
오사카의 말에 전령이 달아났다. 그리고 오사카가 자신의 소대원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2분대는 저 쪽 바위 옆으로 가서 위협 사격으로 놈들의 시선을 끈다. 그 때 3분대는 11시 방향 바위 옆에 풀 숲에 엄폐하여 엎드려쏴 자세로 쇼샤를 놈들에게 조준 사격한다.”
오사카의 말에 2분대와 3분대가 이동했다. 오사카는 1분대원들에게 지시했다.
“2분대와 3분대가 사격 시작하면 함성을 지르지 말고 놈들에게 접근해서 수류탄을 전차 안에”
그 때, 어린 분대원 한 명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천천히 다가오는 전차와 독일 오토바이병을 보았다.
끼긱 끼기기긱
프랑스 전차들 중에는 가장 작은 르노 FT 전차였음에도 가느다란 나뭇가지는 성냥개비가 으스러지듯이 쉽게 뭉개뜨리고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토바이병과 독일 보병들은 사주를 경계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때, 1분대의 신병이 함성을 외치며 돌진했다.
“반자이!!!”
오사카 사다오가 외쳤다.
“안돼!!!”
한 명이 그렇게 고함을 지르자 다른 1분대원들도 고함을 지르며 앞으로 돌진했다.
“반자이!!”
드륵 드르르륵
그 때 쿠리바야시 중대장은 하늘에 붉은 조명탄과 하얀 조명탄이 동시에 쏘아올려진 것을 발견했다.
“여..역시!!”
쿠리바야시 중대장이 외쳤다.
“독일군 전차 부대가 숲을 통해서 우회해서 오고 있다!!”
‘젠장..이걸 1파 부대에게 알려야!!’
하지만 프랑스군 중전차 1개 중대는 이미 독일군의 진지로 추정되는 곳으로 도달한 상황이었다. 맨 선두에 서 있던 생샤몽의 전차장이 외쳤다.
“전진!! 계속 전진한다!!”
그 때, 우측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슈우웃 카아앙!!!
우측에서 날아온 37mm 철갑탄이 장갑을 찢어발기며 전차장의 대가리 20센치 뒤를 스치고 지나갔다. 파편 한 조각은 한 전차병의 두개골 속으로 파고 들었고 붉은 선혈이 전차 장갑 내부에 흩뿌려졌다. 다른 전차병들이 울부짖으며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안았다.
“아아악!!”
“전차야!! 대전차포야!!”
“항공 정찰에 대전차포는 없었다!!”
“일단 엄폐해!!”
“철갑탄 장전!!”
그 때, 한 슈네데르 CA의 전차장이 해치를 열고 머리를 내밀어서 사방을 살폈다.
‘대..대전차포가!!’
“대전차포 2시 방향!!고폭탄 장전해!!”
독일군 포병들은 프랑스군 중전차 부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되는 세 길목을 향해서 대전차포 진지를 미리 만들어두고, 그 위에 위장망을 덮어서 항공정찰을 피한 것 이었다. 독일군 포병들이 구축해둔 대전차포 진지는 프랑스 중전차들이 올 수 있는 모든 길목을 커버하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우측으로 선회!!”
하지만 이미 독일군의 37미리 철갑탄이 공기를 가르고 날아오고 있었다.
카앙!
프랑스 보병 소대장이 하늘을 향해 붉은 조명탄을 두 개 발사하고는 한 분대장에게 외쳤다.
“이걸 다른 중전차 부대에 알려야 한다!!”
한편, 파이퍼 전차 대대 중에서 르노 FT 중대를 지위하던 바이스 중위가 중얼거렸다.
“저···저 새끼들 제정신인가?”
르노 FT 중대를 향해서 반자이를 외치면서 달려들던 오사카 사다오의 1분대는 8명 가량이 고작 오토바이 부대의 기관총에 모조리 쓸려나간 상황이었다. 바이스 중위가 자신의 조종수의 등을 발로 치며 외쳤다.
“전진!! 계속 전진한다!!”
‘여기서 지체할 시간이 없다!!’
오사카 사다오는 자신과 친하던 1분대장이 쓰러진 상태로 벌레가 기어가듯 꿈틀거리는 것을 엿보면서 이를 악물었다. 그 순간, 머리 위로 기관총 총알이 날라왔다.
드르륵 드르르륵
피웅 피웅
독일군 르노 FT 전차의 기관총 사격은 꽤나 정확했다. 2분대장이 외쳤다.
“복수를 해야 합니다!!”
오사카 사다오는 자신의 군도를 손으로 세게 쥐었다. 위장이 뒤틀리고 피를 토해낼 것 같았다. 하지만 사다오는 자신의 소대원들에게 외쳤다.
“퇴각한다!!”
3분대장이 탄피가 걸려서 못 쓰게 된 쇼샤를 들고 울부짖었다.
“그럴 순 없습니다!!”
오사카 사다오가 군도를 꺼내들었다.
촤르륵!!
“명령이다!!”
결국 2분대와 3분대는 오사카 사다오의 명령하에 엄호 사격을 하며 퇴각하였다.
타앙! 탕!
오사카 사다오 또한 엄호 사격을 하며 외쳤다.
탕!
“중대로 복귀한다!!”
‘독일놈들의 르노 FT 부대는 아군 전차 부대를 포위하러 가는 건가? 그···그게 아니면 설마?’
한편 1파로 가던 프랑스의 중전차 부대는 독일군 대전차포의 공격을 받고 절반 이상이 격파된 상황이었다. 활활 타오르던 전차에서 탈출하려고 해치 위로 빠져나오다가 그대로 널부러진 전차병들, 그리고 탈출하려다 폭발로 인해 다리 반 쪽이 날라간 상태로 숨이 붙어있는 부상병 등으로 지옥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독일의 대전차포가 다른 쪽을 향하고 있을 때, 아직 격파되지 않은 생샤몽 전차 3대가 앞으로 전진했다. 조종수가 울부짖었다.
“후퇴해야 합니다!!”
전차장이 조종수의 귀에 대고 앞으로 가라는 수신호를 보내며 외쳤다.
“경전차 부대가 뒤따르고 있다!!독일 놈들의 1방어선으로 계속 전진한다!!전진해!!”
끼긱 끼기기긱
쉬이잇 쿠과광!! 슈웃 콰광!!
사방에서 포탄이 날라오는 소리,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고 전차는 덜덜거리며 앞으로 전진했다. 그 때, 조종수가 외쳤다.
“11시 방향!! 적 전차!!”
“저..저게 뭐야!!”
생샤몽의 조종수는 생전 처음 보는 거대한 전차, 그로스캄프바겐에 경악했다.
“좌측으로 선회!! 철갑탄 장전해!!”
그로스캄프바겐의 전차장, 레만 소위가 외쳤다.
“11시 방향 목표 발견!! 철갑탄 발사!!”
그로스캄프바겐의 전차장 레만 소위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전차는 네 놈들의 전차보다 훨씬 장갑이 두껍다!!한 번에 세 생샤몽을 모조리 격파하고 철십자 훈장을 받는다!’
그로스캄프바겐의 장전수가 외쳤다.
“장전 완료!!”
“발사!”
퍼엉!
그로스캄프바겐의 77미리 포에서 불꽃을 뿜으며, 77미리 철갑탄이 포신에서 뿜어져 나오며 공기를 가르고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생샤몽의 75미리 포에서 불꽃을 뿜으며 75미리 철갑탄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다.
쉬이잇! 쉬잇!
75미리 철갑탄은 그로스캄프바겐의 부채꼴 모양으로 휘어있는 모서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캉!
그로스캄프바겐의 장갑은 75미리 철갑탄에 옆으로 긁히며 뜨거운 금속 불꽃이 사방으로 파편을 일으켰고 내부에 전차병들은 모두 등을 망치로 후려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아악!!”
재빨리 귀를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가리 속에서 누가 거대한 종을 친 듯한 소리가 들렸다.
띠이이이이잉
이 때 그로스캄프바겐이 발사했던 77미리 철갑탄은 생샤몽의 연료통을 관통하였고 순식간에 생샤몽은 불타오르며 장갑 파편이 날라갔다.
쿠와왕! 캉!
레만 소위가 비틀거리다가 관측창을 바라보았다. 현재 1시 방향, 2시 방향의 두 대의 생샤몽이 동시에 이 쪽을 향해 선회하고 있었다. 레만 소위가 외쳤다.
“1시 방향!! 철갑탄 발사!!”
포수는 재빨리 1시 방향에 있는 생샤몽을 향해 포를 조준했다.
“발사!!”
퍼엉!
쉬이잇
이번에 발사한 77미리 철갑탄은 생샤몽을 스치고 지나갔다. 레만 소위가 외쳤다.
“다시 발사해!!”
그 때, 선회를 완료한 생샤몽에서 다시 포를 발사했다.
퍼엉! 쉬이잇
생샤몽에서 발사된 75미리 철갑탄은 그로스캄프바겐을 빗나갔고, 뒤에 있던 나무 기둥을 맞추었다.
피우웅!와그작!
그 자리에서 30년 넘게 자라던 나무는 박살이 나면서 힘없이 옆으로 쓰러졌다. 이제 두 대의 생샤몽이 동시에 그로스캄프바겐을 노리고 있었다. 그로스캄프바겐의 기관총 사수는 공포에 질려서 미친듯이 생샤몽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했다.
드륵 드르르륵
“우와왁!! 엄폐해야 합니다!!”
레만 소위가 외쳤다.
“후진!! 후진해서 엄폐한다!!”
그렇게 거대한 그로스캄프바겐은 건물 뒤로 후진하며 다시 엄폐했다. 이 때, 쿠리바야시가 보낸 전령은 일본군이 이끄는 르노 FT 전차 부대의 중대장, 스기야마에게 지금 독일 전차부대가 숲을 통해서 진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전령이 외쳤다.
“지금 후퇴하지 않으면 아군 전차 부대가 모조리 독일군에게 포위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스기야마 중대장이 외쳤다.
“하지만 나는 계속 진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돌아가서 전달해라!! 나는 대일본 제국 육군으로서 계속 앞으로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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