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만능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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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11.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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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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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크로이츠나흐 전투

DUMMY

뭔가 감명이라도 받은 듯 사람 앞에 선 윌리엄 말렛은 사람들에게 연설을 시작했다.


“나의 아버지의 백성들이며, 나의 부하들이여. 오늘 우리는 불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누구도 부르지 않았으나, 우리의 의지로 이 자리에 왔다. 너희들은 이 성전에 오지 않아도 됐으나, 나와 우리 모두의 영광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찾았다.


이 라인란트의 불의한 자들을 우리가 징치하고자 하니, 이는 주께서도 우리를 도울 일이라. 그러니 너희들에게 부탁하겠다. 나를 믿어다오.”


비장한 표정과 적절한 목소리로 그의 병사들의 이목을 끈 그가 짧은 연설을 마치고 모두가 환호성을 내지른다.


“물론입니다!”

“당연하죠!”

“역시 도련님입니다!”


“잘하셨습니다. 조금씩 나아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뿌듯한 마음이 들어 어깨를 두드려주니 그가 고맙다면서 감사를 표한다. 연설이라면 자고로 한시간은 가야하는 법인데 너무 짧아서 약간 실망했지만, 사실상 처음 연설을 하는 젊은 귀족에게 큰 것을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어찌 됐든 사기관리가 어느 정도 됐을 것이라 생각하고 보급을 조금 제한한다. 물론 배가 고플 정도거나 식량을 받는 입장에서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장기전을 위해 보급품을 제한했다.


식량보급은 아무리 많지 않은 양을 줄였다고 한들 곧바로 알아챌 수 밖에 없는 종류의 보급이다보니 약간 보급이 모자라냐며 묻는 기사들이 늘었다. 하지만 챙겨온 은은 충분하고도 남게 있었고, 은은 있으니 이따금 물자를 팔러 오는 상인들에게서 보충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보급이 줄어든 여파는 있었고, 이를 위해 미리 사기를 띄워뒀기에 기다림은 크게 긴장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3일간의 기다림이 이어지고, 봉화의 연기가 동쪽에서 올라왔다.


종소리가 곧바로 울리고 깃발 앞에 모인 병사들이 각각 진형을 갖춘다. 나도 빠르게 갑옷을 갖춰입고 행군을 시작한다.


모두가 무장을 갖춰 입고 십인장들이 소리를 지르고 갑옷이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고 무기 거치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난다.


“빨리 빨리 움직여라!”


“멍청한 새끼! 천천히 주워라!”


그렇게 부산스러운 5분정도가 지났을 때, 이미 갑옷을 입고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이 깃발 앞에 모였다. 나도 어느정도 갑옷을 입기 빠르게 복장을 하고 있었던 덕분에 지휘관들 중에 가장 먼저 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나를 중심으로 좌익, 우익을 만들고 중앙을 만들어라! 나를 중심으로다!”


명령을 들은 기사들과 십인장들이 대열을 만들고 수천에 달하는 병력이 옆으로 길게 강을 바라보는 대열을 만든다. 감시탑에 서있던 경계병이 내게 달려와서 소식을 전한다.


“적들이 동쪽 방면 도하지점에서 가,강을 건너려고 하고 있습니다.”


감시탑에 보이는 위치라면 지금 강을 향해 전진해야한다. 들판에서 강을 건너는 적의 병력이 새카맣게 보인다. 적들을 마주보는 대형을 갖추고 기사들이 합류하고 나니 적들의 절반 정도가 도하를 끝냈다.


내 감각은 지금 기마대를 보내고 궁수를 앞으로 보내라고 말하고 있다. 적들은 우리를 인식했고 이미 도하한 인원들은 어느 정도 대열을 갖추고자한다.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고 그대로 공격한다면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예의가 아니지 않겠는가. 내가 직접 혼자 말을 몰아 도하 중인 적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같이 말을 타고 온 전령이 소리친다.


“윌리엄 황제 폐하의 성전군의 서부 방면군 사령관이신 베드로께서 대화를 바라신다!”


곧장 화살이 날라오지는 않고 익숙한 얼굴의 수도사가 그 흔한 갑옷도 걸치지 않고 다가온다.


“아, 베드로 수사. 결국 우리의 대의를 인정하고 합류하러 오신 것이오?”


거의 농담에 가까운 그의 말을 무시하고 내가 포고한다.


“은자 베드로는 윌리엄 폐하의 성전군에서 탈영하여 제물을 모으기 위해 유대인들을 학살했다. 이를 징치하기 위해 윌리엄 폐하가 내게 힘을 주셨다. 그러니 심판을 받거나, 죽거나. 어느 쪽이든 해도 좋다.”


“그렇다면, 전쟁입니다···. 전쟁. 기독교인들끼리의 전쟁···!”


그 놈은 나를 악마라도 보는 것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을 말하는 것처럼


“잘 알겠다.”


말머리를 돌려 내가 지휘할 좌익으로 돌아간다. 로베르 공왕이 내게 손짓으로 진격하느냐고 물으신다.


나는 이미 약속된 수신호로 천천히 진격을 종용했다.


긴 나팔 소리 한번이 중앙에서 부터 이어지고, 각 십인장들이 그 나팔소리에 맞는 명령을 내린다.


“천천히 전진!”


보병 방진이 그렇게 하나되어 움직이고 적들은 아직도 도하하는 와중이다. 전령을 시켜 궁병을 전진 시키라는 명령을 전달시키고 궁병들이 빠르게 뛰어가 적 도하중인 적 병사들을 조금 솎아낸다.


그렇게까지 가자, 대부분이 그냥 농노인 적들이 못참고 달려나온다. 마치 궁병들이 무방비하기라도 한 것처럼 튀어나온 그들은 허리춤에서 뽑은 화살에 곧장 머리를 꿰뚫리고 궁병들은 훈련 받은 것처럼 뒤로 물러난다..


그렇게 뒤로 물러나자, 적들은 자신들이 이기고 있다는 환상에라도 걸린 것처럼 대열을 흐뜨려뜨리고 달려나온다.


여기서 달리 명령을 내리지 않았지만 로베르 공왕이 곧장 자신의 기마병을 이끌고 달려나가 이렇게 돌출된 병력들을 쓸어버린다. 갑작스럽게 기마병에게 측면을 노출 당한 농노들은 속절없이 죽어나간다.


그리고 곧장 반댓 방향으로 도망을 시도하지만 그곳에는 강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뒤를 돌아 공격하지만 공포에 질린 이의 검은 닿지 못한다. 물에 빠져 죽고 싶지는 않아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일종의 신념을 가지게 된 이들의 각성인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 대형을 갖추고 조여드는 잉글랜드의 병사들에게 당하지 못한다.


프랑크의 땅에서 모인 많은 수의 성전군이 여기서 항복을 한다. 하지만 남은 많은 수의 병사가 다시 대열을 가다듬고 강을 등진채로 우리의 진격을 기다린다.


그 중앙에는 플로하임 백작의 깃발이 서있다. 처음에는 도하하느라 깃발을 들어올리지 못한 건가?


“플로하임 백작! 그대도 저 은자 베드로라는 자의 사상에 동의하여 무고한 자를 학살했소?”


멍청한 짓을 했다. 전쟁 중에 나하나가 소리 지른 게 들릴 리가 있나.


이제와서 저자가 야합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제 적들의 남은 병사들은 좀 더 정예했다. 제대로 된 갑옷을 갖추고, 강을 방진을 만드는 사다리꼴의 긴 변을 삼아 농성을 시작한다. 그 뒤에서 궁수들 20명 남짓이 곡사로 화살을 쏜다. 딱히 아무런 효과도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아주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전열에 방패를 올리도록 나팔을 불어라.”


불지 않는다 하여도 살기 위한 본능으로 방패벽을 세우고 있지만, 명령 나팔과 함께 그 대형이 좀더 촘촘해진다. 기마병이 파고들기에도 그 방진이 두텁고, 그냥 밀기에는 숫자가 많다. 어떻게 해야할까?


방진을 그대로 둘러 적들을 감싸는 것도 가능하다. 아니면 방진의 꼭짓점을 맡고 있는 쪽으로 기사들이 돌격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쪽이든 희생을 강요하는 방법이 아닌가.


약 1 액투스(35m)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로 화살을 주고 받는 양상이 계속 된다. 우리 군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고, 상대는 기마병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천천히 적들의 방진에 맞추어 우익과 좌익을 좁혀들어야한다.


“맨 좌측의 병사는 전진하고 맨 우측의 병사는 후진하라!”


50명 정도의 단위로 나뉘어진 병사들이 어느 정도 불규칙함은 있지만 그 방진에 맞춰 서로를 바라보는 상태를 만들었다.


내가 보병 방진 가운데에서 말을 탄 채로 기사검을 들어올리고 상대를 바라본다. 지금 저들의 대열은 꽤 단단하다. 아마도 유대인들을 학살하면서 전투에도 익숙해진 듯 싶다. 은화를 받고 나선 용병도 꽤 있을까 싶다. 이 정도 거리까지 오니 적들의 장비가 들쭉날쭉 한것까지 보인다. 화살도 몇번 날아오지만 검으로 쳐낸다.


좌익의 중앙에서 이 상태로 돌격하면 아마 저들을 모두 둘러싸지 못하고 빠지는 인원이 나올 거다. 이런 식이면 숫자의 우위를 살려서 싸우지 못한다. 방법은 하나다.


“기사들!”


50명의 기사가 본인의 곧장 나를 중심으로 쐐기 대형을 이룬다. 그들은 헤이스팅스에서의 나의 이야기를 들은 적있다. 그리고 바야드와 윌리엄 말렛이 바로 내 뒤에 붙는다. 단단하게 만들어진 방진을 정면에서 들이 박게 된다면 피해가 클 공산이 크다. 대형을 갖춘채로 멈춰서서 보병들을 전진시킨다.


그들은 아직 돌격하진 않은 기사들으 생각해서 투창과 도끼들을 아껴두고 싶은지 멈추라는 명령을 크게 내린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쪽에서 사용한다.


화살과는 비교도 안되는 무게의 타격이 방패를 후려친다. 몇몇은 그대로 꿰뚫려 죽기도하고, 진형에 빈틈이 생기는 듯했지만 곧장 빈자리를 뒤에 있던 이들이 메운다.


그리고 적들도 곧장 투창을 사용한다. 우리 병사들도 상한이가 있다. 그들은 다른 병사들을 시켜 우트레드가 만든 전후방 진지에 옮기게끔 한다.


윌리엄 말렛이 동요한 몇몇 병사들을 격려한다.


”승리가 눈앞에 있다! 적들의 병력의 절반도 남지 않았다!”


훌륭하다. 과하지도 않고,


우리가 모든 투창을 소모했다는 판단이 들때쯤, 보병방진을 뒤로 물리고, 중앙의 진격에 따라서 좌익의 병력을 반으로 나눠서 두번에 걸쳐 진격하라고 윌리엄 말렛에게 전한다. 곧장 명령을 알아차린 윌리엄이 자신의 군대를 모아 먼저 진격한다.


신임 지휘관처럼 빠르게 달려 한쪽이 밀려나게 만드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남은 병사들의 대열을 가다듬게 하고, 보병들의 싸움을 지켜보다가, 말에서 내리고 기사검을 양손으로 들어올린다.


그리고 그 대열 가운데로 파고 들어 어깨너머로 적 병사의 목을 찔러서 쓰러뜨린다. 그렇게 한명이 순식간에 죽고 나니 겁에 질린 옆의 병사가 마구잡으로 도끼를 흔들지만 그대로 강철 장갑으로 잡아내고 팔을 쭉 당겨서 바닥에 패대기 친후에 폼멜로 안면을 찍어 쓰러뜨린다. 몇몇 병기가 어깨 갑옷을 두드렸지만, 충격은 덧댄 솜과 천, 그리고 사슬갑옷에 막힌다.


그렇게 튕겨난 도끼 아래로 기사 검을 아래서 위로 젓혀 올리고, 피가 뿜어져 나온다.


이 불의한 자들을 보니 분노가 차올라 소리를 지르면서 그대로 몇놈을 더 도륙내고 어느 순간, 대열을 뚫고 나온 나는 궁수와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곧바로 내 얼굴을 노리지만 옆으로 목을 젓혀 이를 피하고 달린다.


판금갑옷까지 입은 내가 자기들보다 빠르게 달려올줄은 몰랐는지 겁에 질려 도망친다. 하지만 숙련된 궁병들 답게 그 와중에도 화살을 몇개 쐈고 그게 갑옷에 박힌다.


뚫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갑옷을 타고 흐르는 적의 피가 시야를 가린다.


“흡.”


그리고 그렇게 돌진이 좌절된 순간, 기사들이 방진의 약한 부분을 알아채고 우리의 방진을 몰아내고, 돌격한다.


폭음에 가까운 소리와 함꼐 창에 꿰뚫린 병사 몇이 하늘에 떠오르다 시피 날아가서 피를 토하며 죽어가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전마가 그들의 불쌍한 신체를 밟아 짓이겼다.


바야드는 곧장 그 말머리를 돌려 적들의 보병방진의 후방에서 기사검으로 마구 베어내니 겁에질린 병사들이 도망치고 항복했다. 덕분에 조금 숨쉴틈이 생겼다.


숨을 몰아쉬던 나를 노리려던 궁수는 대세가 크게 기운것을 직감하고 도망가려하지만 강물에 가로 막힌다. 그래서 그대로 강에 뛰어들고, 몇몇 궁수들은 그대로 항복한다.


그리고 아주 두터운 미늘 갑옷을 입고 종횡무진 우리의 병사를 썰어넘기던 플로하임 백작과 소아송 영주의 동생인 네슬의 드로고가 결국 좌익이 무너진 것을 확인하고 항복했다.


적의 병사 수는 총 3200명 내외였고, 사망자는 700명, 포로가 된자는 1500명, 나머지는 도주하거나 뿔뿔히 흩어졌고, 은자 베드로 역시 사로잡혔다. 라인란트 전투는 승리했다. 내가 겪은 많은 전투가 그랬듯이.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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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니카이아 공성전(4) +2 24.01.03 27 3 11쪽
43 니카이아 공성전(3) +1 24.01.02 21 3 12쪽
42 니카이아 공성전(2) 24.01.01 21 3 12쪽
41 니카이아 공성전(1) 23.12.31 24 3 13쪽
40 정복 황제 윌리엄의 독백 23.12.30 37 3 14쪽
39 행군(4) +1 23.12.30 22 3 12쪽
38 행군(3) +1 23.12.30 28 3 12쪽
37 행군(2) +2 23.12.29 25 3 12쪽
36 행군(1) +1 23.12.28 25 3 12쪽
35 전투 후 처리 23.12.27 28 3 12쪽
» 바트크로이츠나흐 전투 +3 23.12.26 37 3 12쪽
33 성전으로(4) +1 23.12.25 27 3 13쪽
32 성전으로(3) 23.12.24 31 3 11쪽
31 성전으로(2) 23.12.23 30 3 12쪽
30 성전으로(1) 23.12.23 36 3 13쪽
29 식을 올리다(9) 23.12.22 41 3 13쪽
28 식을 올리다(8) +1 23.12.22 38 3 12쪽
27 식을 올리다(7) +2 23.12.22 35 3 12쪽
26 식을 올리다(6) 23.12.21 35 3 13쪽
25 식을 올리다(5) 23.12.20 43 3 12쪽
24 식을 올리다(4) 23.12.19 41 3 12쪽
23 식을 올리다(3) 23.12.18 5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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