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만능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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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공장성소
작품등록일 :
2023.11.30 09:20
최근연재일 :
2024.04.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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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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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후 처리

DUMMY

이들의 군세와 후방기지는 이상한 사람들이 좀 많다. 그리고 이 에미초라는 이 플로하임 백작은 자신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유대인들을 개종시키라고 하셨다면서 자신은 선택 받은 자라면서 마구 소리친다.


“내가 곧 종말의 집행자다! 저 이교도들은 스러져야하고 개종한 우리의 교도들만이 살아남는단 말이다!”


단순한 병자다. 악마에게 환영을 본 듯하다.


“사도께서 내게 이탈리아-그리스의 왕관을 내려주셨다.”


광소를 터뜨리면서 그가 계속 자신이 봤던 환영을 말한다.


“나는 콘스탄티노플로 가서 마지막 세계의 황제가 될것이고, 저 예루살렘에서 도래할 적그리스도를 도륙하고 온 그리스도의 군세가 저 악적들을 불태울 것이다! 나를 따라야한다. 나를!”


완전히 돌았군. 체스터 공작과 로베르 공왕도 질렸는지 그를 보고 비아냥댈 마음도 없는지 고개를 젓는다. 우트레드는 조금 분노를 했는지 몇마디했다.


“그렇게 위대한 운명의 주인이라면 이기지 않았겠나?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단순한 참칭자에 학살자에 불과하지.”


부들부들 떨면서 이를 악물던 에미초는 너무 세게 이를 악물었는지 잇몸에서 피가 나오기 시작한다.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이 불경이다! 나는 주의 선택을 받은 고귀한 몸이란 말이다···! 저 은자 베드로도 그렇다고 동의했다···.”


“맞나?”


꿇어 앉은 에미초 옆에 묶여있는 은자 베드로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성전을 위해 저는 불경을 머금고 그에게 거짓증거 했나이다···. 유일한 마지막 세계의 황제는 기적을 받으신 윌리엄 페하 뿐이십니다.”


“이 개자식아! 내게 성전에 나서라고 한 것도 너이고, 내땅까지 퍼진 설교도 너의 설교다. 네놈의 간교한 혀를! 내가 뽑아 버리겠다!”


아무래도 타국의 백작이다보니 묶어두지는 않은 에미초가 벌떡 일어나 마구 수도사를 팬다. 굳이 막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아 이를 막으려고 하던 병사들을 멈춘다.


“네놈 때문에 내 병사가 죽었다!”


울분에 찬 에미초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지만, 솔직한 말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전부 본인이 정하던거 아닌가? 그리고 막상 죽이게끔 군대를 몬 건 나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시 성전에 나가신다면 포로들의 무기는 돌려드리지 않겠습니다만 행렬에는 참가시켜드리겠습니다.”


“나는, 그렇게라도 나의 운명을 위해 나아가리라···.”


헛소리는 무시하고 곧장 해야할 일을 한다.


전쟁에는 병사보다는 행렬을 뒷받침해줄 짐꾼들이 중요하다. 이들도 라인란트 지방을 쎄빠지게 돌아다니면서 유대인을 학살하고 엄청난 양의 은을 털어서 옮기고 있었으니, 그냥 저들을 짐꾼을 사용하면 보급소요가 좀 더 줄어든다. 아무리 마을에서 최대한 많은 물자를 징발한다고 한들, 마을의 주민들의 삶이 힘들어지지 않을 정도로 사들이기 힘들다.


키예프 공국과 헝가리에 미리 군량 요청을 하셨다고 폐하가 말씀하셨지만, 키예프 공국의 군량을 실은 배가 불가리아 지역에 다다르고 우리를 기다린다고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 다다르는데에 걸리는 시간이 절대로 짧지 않다. 그러니 보급소요를 지금 분리된 우리가 사용할 수는 없다.


그리고 하인리히 4세의 전령이 헤매고 헤매다가 우리의 진영에 다다랐다. 큰 전투의 소식을 듣고 겨우 찾은 듯하다.


“여기···. 있습니다.”


온갖 미사여구와 제국 의회에서 파생된 황제의 전령이 편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아무런 말 없이 지친 얼굴로 내게 편지를 전하고 그대로 쓰러진다. 말도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바닥에 쓰러져 숨을 몰아쉰다. 아마 저렇게 되면 죽을 텐데. 죽으면 저 고기라도 훈연해서 보급에 추가시킬까 싶다.


내가 곧장 열어보지 않고 로베르 공왕께 편지를 전달하니 이걸 왜 나한테 주냐는 듯이 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한숨을 푹 쉬고 살리아 가문의 인장으로 봉해진 편지를 뜯어서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된 신성로마제국 특유의 편지가 적혀있었다.


‘살리아 가문의 가주이며, 독일의 왕,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이탈리아의 왕이자, 부르군디의 왕, 작센···이 모든 영지의 백작이시고, 스와비아, 바바리아, 공작의 주이시며, 기독교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황제 나 하인리히가 새로이 정해진 노르망디의 공작, 프랑크 왕국의 왕, 새로운 프랑크 제국의 황제의 아들인 포위스의 공왕, 노르망디 공작좌의 후계, 그위네드 공왕이기도 한 로베르에게···.”


“이걸 전부 읽고 있어야하나?”


라틴어로 적힌 편지를 조금 읽다 말고 로베르 공왕이 내게 편지를 건네면서 말한다.


“전하 그러니까 노르망디 귀족들이 멍청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농담을 하자, 로베르 공왕이 실실 웃는다. 나이가 차고 나서는 이렇게 격의 없이 웃은게 거의 없는 것 같아 나도 잠시 웃자 공왕이 트집을 잡는다.


“30년전으로 돌아간 기분인가 보오? 수도사가 쉬이 웃다니.”


“저의 경박함을 용서해 주시길. 그래도 무고한 목숨을 구하고 우리의 병사들은 전투를 겪어 한층 더 정예해졌으니. 어찌 웃음이 나오지 않을 일입니까?”


이제 남은 건 정말로 성지에 도달하는 일만이 남아있다. 앞으로 지나야할 곳을 생각하면서 잠시 아득해지는 의식을 붙잡고 있자니, 로베르 공왕이 서신을 모두 읽고 내게 말한다.


“저 황제 말로는 자신의 백성을 지켜준 데에 감사를 표한다고 하네. 마인츠는 물론, 프랑크푸르트에 잠시 머무는 것도 괜찮다고 하는군. 어떻게 생각하는가?”


“확실히 상인들을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함과 동시에 물자를 채워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전령들을 보내겠습니다. 50마일 거리이니. 일주일 내로 다다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오래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보급소요는 더 심해지니, 최대한 빠른 속도로 행군을 해야한다. 물론 오늘은 승리한 날이니 곧장 진지를 해체하게 명하지는 않았다.


윌리엄 말렛의 병사들은 난리가 났다. 그들의 도련님이 아주 믿음직스럽게 자신들을 뒷받침해주고 마지막에는 용맹스럽게 돌격했다면서 영웅 취급이다. 올리버는 팔이 잘린 사람들을 침착하고 깔끔하게 봉합해줬다고 한다. 기절 시킨 다음,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꼬맸다고 하는데,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다.


고문도구를 들고와서 수술을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모두 만류했지만 나이에 맞지 않게 고집스럽게 행하는 모습을 보고 어느 순간 자신을 도왔다고 한다.


“살지는 모르겠어요. 덧나면 그대로 죽을 테니까요. 최대한 주정으로 닦긴했는데···.”


“잘했다. 난 그렇게 못했을 거다. 그냥 붕대로 세게 묶고 썩은 부분을 잘랐겠지. 팔꿈치 아래로 약간 살릴 수 있던 건 네 덕이지.”


물론 병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 팔꿈치 위로 의수를 달면 나름대로 생활이 되지 않겠나. 팔꿈치 위로 살렸으니 잘하면 창대도 잡게 만들어줄 수 있을테고, 성전도 이어갈 수 있을까 싶다.


십인장이었던 팔이 잘린 병사의 이름은 마틴이라고 한다.


“마틴. 여기 올리버가 피가 너무 나던 너의 팔을 떼서 살려줬다. 다른 방법은 없었겠지.”


이제야 의식을 찾은 병사에게 말을 하니 그게 무슨 소리냐며 팔을 움직이던 병사는 그제야 알았다는 듯 씁쓸하게 웃는다. 올리버가 걱정스러운듯이 말한다.


“계속 처리를 해야 해요. 당장은 움직이지 말고요.”


그리고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몇가지 소화하기 쉬운 음식을 쥐어주면서 술은 절대 먹으면 안된다고 한다. 약간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 뭔가 미래에 나름 증명된 원리가 있지 않겠나?


“저 아이의 말을 잘 듣거라. 그래야 살 수 있을게야.”


열은 나지 않는다. 아주 좋은 징조다. 방부약초르 빻아서 만든 작은 반죽을 붕대에 발라서 몇개 준비해주고, 항아리에 넣었다가, 붕대를 갈때에 사용하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은화 마르크화를 한닢을 주고, 필요하면 의수를 만드는 데에 쓰라고 주니 아픔도 잊고 고개를 숙인다.


“성전에서 모든 죄 사함을 받는다 한들, 자네의 희생을 못본 척하면 그 역시 또 다른 죄를 짓는 것 아니겠는가. 고마워하지 말게.”


천막에서 나오고 올리버가 정말 힘들었다고 재잘재잘말한다.


“그게, 피가 나는 핏줄을 막아야했는데,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케이스라서, 언젠가 봤던 수술을 떠올리면서 겨우 했어요. 그나마 비슷한게 고문도구 밖에 없어서 다들 기겁하기도 했고···.”


그것도 녹이 많아서 전투 전에 최대한 씻고, 끓는 물에 담갔다가 뺀다음에 주정에 씻어서 했다고 한다.


그것도 충분히 안날카로워서 하루죙일 숫돌질을 한다음에 곧장 수술했는데, 몇명 못 처치해서 아쉬웠다고 한다.


“뭣보다, 한명을 확실히 살리기에는 너무 부상자가 많더라고요···.”


“그래, 그래도 이 정도로 부상자를 살린건 잘한 거다.”


하다 못해 얼굴을 베이는 것만으로도 죽을 수 있는데 괜찮은 약초로 처리해 둔것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곤봉 같은 것에 당한 사람들에게는 붓기에 효과적인 약초에 적신 천을 덮어두는 등, 여러 처치를 해줬다. 이 정도면 웬만한 이발사들보다 전문적인 처치다.


그래도 몇몇은 목숨을 잃었고, 붕대감은 몸 그대로 차갑게 식어있다. 우트레드와 수도사들이 장례를 치룬다. 적이라곤 하나 같은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에서 싸우고자 했던 동포들의 시체를 버려둘 수는 없지 않은가. 그 많은 양의 시체를 올리버가 못보게 눈을 가렸지만, 녀석은 이미 본 듯하다.


“괜찮다. 연금을 좀 더 알았더라면 괜찮은 약을 만들어서 미리 구비해 뒀을 텐데, 천천히 배우면 된다.”


그래도 죄책감을 지우지 못하는 듯한 녀석에게 말하니, 녀석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전쟁에서 결국 사람은 죽는단다. 그걸 전부 막을 수 있는 건 예수님 정도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더 많이 죽을 것을 잘 막은 거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런 말을 하다간은 자신을 깎아내면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자가 될까 두려워 입을 닫았다. 물론 녀석의 영혼은 그를 버틸만큼 강인하겠지만, 아이의 몸으로 무리하는 것은 보고 싶지 않다. 그러다가 그대로 죽으면 어쩌겠는가. 주의 축복을 받아 녀석이 쉽게 지치지는 않겠지만 아이의 몸은 한계가 있다.


“네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전쟁은 어른들에게 맡겨라. 아버지로 하는 말이니 듣거라.”


“저는, 아이가.”


그래. 이 아이는 아이가 아니고, 내가 부탁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녀석이 몸을 떨면서 시체들을 바라보는 눈빛을 봤다. 그 안에 담긴 무거운 죄책감의 무게를 봤다.


“아니지. 하지만 내 딸이긴 하다. 아니냐? 너는 아직도 이전에 살던 그곳의 아무개인가? 아니면 만체의 베드로의 양딸인 만체의 올리버더냐?”


“...전 올리버에요.”


녀석이 조금 망설리다 말고 말한다. 그래, 그래야지. 솔직히 갑자기 다른 이름을 말하면 어쩌나 싶었다.


“그래. 이름이야 남자같은 이름이긴하지만, 내 딸이지 않더냐.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라. 나머지는 이 수도사들이 할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라고 말하려 했는데 갑자기 불안함이 수십배는 올라간듯 녀석이 마구 손톱을 물어뜯는다.


“저, 저 사람들이요?”


수도사를 손가락질하며 말한다. 뭐가 문제일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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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도릴라이움 전투(1) 24.01.07 25 3 12쪽
47 니카이아 공성전(7) 24.01.06 22 3 12쪽
46 니카이아 공성전 (6) +2 24.01.05 21 3 11쪽
45 니카이아 공성전(5) +1 24.01.04 24 3 12쪽
44 니카이아 공성전(4) +2 24.01.03 27 3 11쪽
43 니카이아 공성전(3) +1 24.01.02 21 3 12쪽
42 니카이아 공성전(2) 24.01.01 21 3 12쪽
41 니카이아 공성전(1) 23.12.31 24 3 13쪽
40 정복 황제 윌리엄의 독백 23.12.30 37 3 14쪽
39 행군(4) +1 23.12.30 22 3 12쪽
38 행군(3) +1 23.12.30 28 3 12쪽
37 행군(2) +2 23.12.29 25 3 12쪽
36 행군(1) +1 23.12.28 25 3 12쪽
» 전투 후 처리 23.12.27 28 3 12쪽
34 바트크로이츠나흐 전투 +3 23.12.26 36 3 12쪽
33 성전으로(4) +1 23.12.25 27 3 13쪽
32 성전으로(3) 23.12.24 31 3 11쪽
31 성전으로(2) 23.12.23 30 3 12쪽
30 성전으로(1) 23.12.23 35 3 13쪽
29 식을 올리다(9) 23.12.22 41 3 13쪽
28 식을 올리다(8) +1 23.12.22 38 3 12쪽
27 식을 올리다(7) +2 23.12.22 35 3 12쪽
26 식을 올리다(6) 23.12.21 35 3 13쪽
25 식을 올리다(5) 23.12.20 43 3 12쪽
24 식을 올리다(4) 23.12.19 41 3 12쪽
23 식을 올리다(3) 23.12.18 5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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