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만능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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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공장성소
작품등록일 :
2023.11.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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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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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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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2)

DUMMY

웰프공이 다시 바바리아의 공작좌를 되찾게 된 이상, 지나는 데에 다른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모든 영지를 지날 때에 미리 보내던 전령을 아껴 성전군에 따라붙을 상인들을 호출하는 데에 사용했다. 덕분에 너무 빡빡하던 보급 상황은 조금 나아졌다.


그리고 바바리아에 다다른 만큼, 다른 신성로마제국의 성전군도 우리와 합류를 바라는 빈도가 더 늘었다. 하지만 로베르 공왕의 군세에 밑에 형식상으로나마 온 체스터 공작을 제외하면 그를 따르는 백작 이상의 귀족이 몇 없어, 몇몇 기사들을 받아들인다.


로베르 공왕께는 운 좋게도, 곧장 윌리엄 폐하의 성전에 합류하지 못했던 블루아의 백작인 스테판 앙리가 폐하보다 몇주 늦게 출발한 성전에서 우리의 행군 경로까지 왔다. 이탈리아 방면으로 갈 수도 있는 판단이었지만, 이탈리아 영지를 약탈하는 것보다는 신성로마제국의 독일 영지를 약탈 하는 것이 좋아보였다며 왔지만. 막상 그 보급이 떨어지기도 전에 우리와 만났다고한다.


“정말 다행히도, 같은 기독교 형제를 약탈하는 일은 없었으니 어찌 주께서 내려주신 축복 아니겠습니까.”


그는 자신이 로베르 공왕과 먼저 만나서 오히려 폐하를 만난 것보다도 가슴이 뛴다며 호들갑까지 떨었다.


“그렇군. 잘 합류해주었네.”


짐짓 별 감흥이 없는 듯 로베르 공왕은 고개를 돌렸지만 그렇게 본 다른 곳에는 내가 있었고 씰룩이는 입꼬리가 보였다. 내 표정이 썩어들어가는 걸 봤는지 로베르 공왕은 다시 귀족다운 위엄찬 표정을 다시 지었다.


어느 정도 있던 존경심은 땅에 떨어졌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제 8000명에 달하는 군대를 먹여살려야하는 사명이 있다. 이는 바바리아 땅까지는 그나마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그 너머에서 저 비잔틴 제국령 루마니아에 다다를 수 있다면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한달간의 피가 말리는 행군을 지나, 파사우에 다다랐다.


날짜는 1096년 6월 24일. 폐하의 전령이 내게 소식을 알렸다.


–예의는 각설하고 빠르게 소식을 전하겠네. 비잔틴 제국은 생각한 것보다 더 크게 밀리고 있네. 셀주크 튀르크 제국은 현재 내전을 정리하고 아나톨리아 반도를 빠르게 밀어내고 있네. 아직 아나톨리아 반도의 서쪽 방면은 안전하지만, 얼마나 오래갈지는 의문이네. 바다를 통해 올 성전군을 기다리고 있네.


키예프 공국에서의 군량이 도착했고, 일부 성전군도 도착했네. 툴루즈의 성전군과 타란토의 보해몽을 기다리고 있지. 자네와 로베르가 올때쯤이면 그들도 도착하겠지. 그리고 온 가톨릭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어 이미 5만의 군세가 만들어졌네.


베드로 수사. 그대가 얼마나 많은 군대와 함께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할 수 있는 지가 이 성전의 승리 여하를 정하게 될 것이네. 부탁하네.


“어떤 내용인가?”


내게 직접 온 편지라고 전령이 말한 탓에 내가 먼저 읽었고, 로베르 공왕께서 궁금한지 물어봤다.


“군세를 최대한 모으면서 빠르게 콘스탄티노플로 진격하라는 내용입니다.”


파사우 대주교후령은 그래도 대주교후가 다스리는 곳이라 그런지 보급품을 최대한 챙겨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병력들을 차출해서 100명의 정예병을 장비와 함께 합류시켰다. 여러모로 도움이 됐지만 그보다는 수레가 필요한 시점이라 수레를 많이 구입했다.


근방의 행상인의 대부분이 수레에 있는 모든 것을 팔고 가자,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식량이 모자르던 농민들은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심정으로 성전에 합류했다.


분명히 이건 잘못된 일이다. 나 역시 인지하고 있고, 윈체스터의 고드프리는 내게 직접 이게 유대인들을 학살하던 이들과 뭐가 다르냐며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사들은 그런 식의 밑작업이 펼쳐지는 줄도 몰랐다.


파사우 대주교후령을 최대한 합법적으로 털고 나니 일주일이 지났다. 도나우 강을 따라서 남동쪽으로 기동을 계속했고, 강을 따라가면서 생기는 불이익보다 빨라지는 행군 속도가 대단했다. 그리고 도나우 강이 흐르는 방향이 우리가 가는 방향과 일치함에 따라, 배를 최대한 많이 빌려 배를 미리 앞으로 보내놓고, 짐을 줄인 병사들이 빠르게 기동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런 짓거리는 처음 본다면서 로베르 공왕이 혀를 내둘렀지만, 강을 이용해서 물자를 옮기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니 호들갑떨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여기서 오는 인력과 물자소모가 생각보다 큰 탓에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이지만, 수레를 사람이 끌기까지 하는 상황에서 확실히 숨통이 트였다.


강에 배가 정박할 수 있는 곳마다 멈춰서 기다리고 있었고, 당장 필요한 물자를 제외하고 달리는 거나 다름없는 속도로 행군하다보니 본래 걸리던 매일 30마일 정도를 움직이는 급속 기동이 가능했다. 일주일만에 파사우에서 비엔나에 도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모두가 지친 가운데, 전령을 보내서 오스트리아 변경백, 바벤버그 가의 레오폴드 3세에게 도시에서 잠시 성전군의 모집과 숙영을 해도 될지 물어보게 했다.


젊은 공작의 대답은 매우 흔쾌했다. 심지어 비엔나 밖으로 나와서 우리를 환대해주기까지 했고, 일꾼을 시켜서 도나우 강을 따라 내려온 배들에서 물자를 내리는 것을 도와줬다.


현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살리아 가와 가까운 바벤버그 가의 젊은 가주인 오스트리아 변경백은 선한 인상의 남자였다.


“아, 포위스 공왕 아니십니까? 저 역시도 Princeps terrae, 오스트리아 지방의 공왕입니다.”


그는 곧장 저 잉글랜드 변방에 있는 공국의 깃발까지 알아본다. 젊은 나이에 제국 내의 정치만을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넓게 보는 귀족이다. 이런 이는 언젠가 무엇이든 이뤄내는 법이다. 윌리엄 페하의 어린 시절의 전기에서 본 폐하의 모습과 판박이 아닌가.


“그렇습니까? 자치권을 가진 변경백으로 알았습니다만, 제가 이곳 지방에 무지했군요. 새로운 지식으로 정신에 광명을 비추어주시니 이또한 주께서 축복하심 아니겠습니까?”


“실로 그렇습니다. 이곳에 계신 수도사께서는 누구십니까? 베이유의 오도 주교께서는 이미 지나가셨는데···.”


“저는 만체의 베드로라고 합니다. 전하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 그 유명한. 그대의 명성이 당신을 앞질러 왔습니다. 꼭 한번 만나뵙고 싶었는데 뵙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내 저서를 읽은 건가? 귀족까지 연금술의 정리를 읽을 정도라니. 혹시 온 세속군주들이 고대 그리스처럼 연금술에 빠진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지만 그런 물빠진 독에 돈을 부을 이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제 저서를 읽으셨습니까? 이곳에 머물동안 제가 대답해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학문에 집중하는 귀족이 느는 것은 제게 행복한 일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내 기대를 저버리는 말이었다.


“아. 아쉽게도 그 저서들을 읽어볼 귀한 기회는 얻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명성은 웨일스를 병합하는 윌리엄 황제의 전투에서 발휘한 전략적인 사고에서 온 것이지요.”


수도사로써 그런 명성은 달갑지 않지만은 내가 전쟁을 충분히 연구한 전문가이니만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 퍼졌습니까?”


“바다를 한달음에 접고, 땅에서 솟아난 군대로 사람의 장벽을 만들어 그 그리피스와 아일랜드 소왕들의 군세를 가둬 죽여버렸다고들 합니다.”


이런 소식을 퍼뜨리는 이들은 왜 전후 사정을 모르는 이들의 증언으로 시를 지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가장 유명해질 일은 저 성전에서 승리할 때 아니겠습니까? 동쪽에서 당신의 이름이 들려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또, 이를 주께서 보우하시길 기도하지요.”


그가 덕담으로 말을 마치는데 굳이 ‘저는 그런 이적을 보인 적이 없습니다.’ 라면서 산통을 깰 이유는 없으니. 그에게 좋은 말을 돌려준다.


“당신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예수께서 당신과 함께하길.”


비엔나에서 할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강을 지나갈 최대한 많은 양의 배를 구해서 물자만 옮기는 헛짓거리에서 해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우트하우젠에서부터 브라티슬라바까지 모두 빈으로 배를 끌고 오는 자에게는 크기에 상관 없이 한달에 1마르크를 지급하겠다고 하니, 일주일 뒤에는 성장하는 빈의 강은 전부 배로 가득 메워지다시피해, 선원들에게 맞지만 않는다면 쉽게 배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서 강을 건널 수 있을 정도였다.

530척에 달하는 크고 작은 배가 모여, 모든 물자와 병사들이 그 배에 탈 수 있게 되었을 때에, 비엔나 근교의 유대인들에게 융통한 돈과, 여러 무역품을 물자와 함께 옮겨 팔아서 얻어낸 돈으로 그들에게 미리 선금을 주니, 모두 나의 지휘에 따라 물자를 옮기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 중 물자를 실은 뒤에 도망가려 한자가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이 태운 병사들이 곧장 그들을 죽여버리고 배를 탈취했다.


욕심을 부리던 자에게는 벌이 내리고, 우리의 선량한 성전군은 덕분에 공짜 탈것을 얻었다.


그래서 300마르크를 아꼈다. 인간의 욕심이란 불가사의하게도 사람을 근시안적으로 만든다. 그렇게 보름간 정박했다, 움직였다를 반복한 모든 나룻배들은 실리스트라에 다다랐다.


강에 정박할 때마다 배를 사들이고, 성전군을 모집하여 어느 순간 배는 700척에 달했고 사람의 수는 10,000명을 넘어 14,000명을 바라봤다.


실리스트라 근처에서 정박할 만한 곳을 찾아 선원들에게 돈을 지급하고, 대부분의 돈이 파운드화인 것을 보고 뛸듯이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언제 다시 자신들의 고향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헤아리면서 강을 거슬러 올라갈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대로 배를 처분하고 성전에 합류하게끔 몇명을 합류시켰지만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생각이 들어 수도사들에게 시켜놓고 다시 육지에서 행군할 준비를 시킨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언어가 귀에 꽂히고 말을 탄 이들이 아랍어로 우리를 가리킨다.


하지만 만명이 훌쩍 넘는 군세에 적들은 전쟁에 준비 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부딛힐 생각이 없는지 가까이 오지 않는다.


“아직 성지가 아니다! 저들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니 섣불리 움직이지 말아라!”


이곳까지 다른 투르크 부족에게 먹혀있는 줄 알았으면 강을 타고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정박하기 좋은 땅을 미리 찾아 그곳에 도달하기 전에 내린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쇠사슬이든 뭐든 강변에 뭔가 조치가 되어 있었다면 많은 군대가 썰려나갔겠지


그대로 아랍어로 맞받아 소리친다.


“누구냐!”


“아! 우리 언어를 할 줄 아는 이가 있구나!”


그리스어를 더듬더듬 시도하던 투르크인이 그제야 화색을 보이면서 다가온다.


“우리는 싸울 의도가 없다. 우리의 적은 비잔틴 제국이지, 오스트리아 변경백이 아니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군대를 모아 온것인지는 의문이지만, 너희들의 성전군이라면 우리가 서로를 상하게 하지 않고 예루살렘을 향하면 되는 일 아닌가?”


그리스어로 이 협상을 했더라면 많은 의미로 피곤해질 뻔했다. 짐짓 화난 채를 하며 그들에게 평범하게 말한다.


“그런가! 지금 우리는 지나가려는 차이다! 말투가 이런 것은 병사들에게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니 이해해달라! 가능하면 겁에 질린 척하고 도망가면 공성은 하지 않겠다!”


“아, 알겠다.”


그대로 혼비백산 하는 척하면서 달아나는 투르크인에게 비웃는 척을 하면서 인사를 한다.


“그대들의 성에 한동안 박혀있게나!”


적들이 우리 행렬을 공격할 생각을 할 수 있으니 방비는 높이고 천천히 남하했고, 1만이 넘는 군세가 투르크 쪽에서 남하하는 것을 본 비잔티움 제국의 요새는 혼비백산 했다가 십자가가 그려진 우리의 서코트와 깃발을 보고 곧장 성문을 열고 환영한다.


만약 적들이 자신들의 옷을 꾸미고 왔더라면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 건가?


작가의말

매일 오후 6시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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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3 nizoo
    작성일
    23.12.30 00:36
    No. 1

    배타고 아드리아해 거쳐 콘스탄티노플로 들어간게 아니구나 도나우강 타고 흑해방면에서 남하하는거였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4 공장성소
    작성일
    23.12.30 01:09
    No. 2

    배를 타고 곧장 콘스탄티노플로 가려면 연안으로 나가서 며칠간 항해를 해야하는데, 당시 흑해는 투르크인들이 남하한 탓에 그렇게 안전하지도 않기에 그렇게 설정했습니다. 실리스트라에서부터의 길이 가장 고저의 차가 적고 금방 다다르기도 하고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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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도릴라이움 전투(3) 24.01.09 19 3 12쪽
49 도릴라이움 전투(2) +1 24.01.08 20 3 11쪽
48 도릴라이움 전투(1) 24.01.07 25 3 12쪽
47 니카이아 공성전(7) 24.01.06 21 3 12쪽
46 니카이아 공성전 (6) +2 24.01.05 21 3 11쪽
45 니카이아 공성전(5) +1 24.01.04 24 3 12쪽
44 니카이아 공성전(4) +2 24.01.03 27 3 11쪽
43 니카이아 공성전(3) +1 24.01.02 21 3 12쪽
42 니카이아 공성전(2) 24.01.01 21 3 12쪽
41 니카이아 공성전(1) 23.12.31 23 3 13쪽
40 정복 황제 윌리엄의 독백 23.12.30 37 3 14쪽
39 행군(4) +1 23.12.30 22 3 12쪽
38 행군(3) +1 23.12.30 28 3 12쪽
» 행군(2) +2 23.12.29 25 3 12쪽
36 행군(1) +1 23.12.28 25 3 12쪽
35 전투 후 처리 23.12.27 27 3 12쪽
34 바트크로이츠나흐 전투 +3 23.12.26 36 3 12쪽
33 성전으로(4) +1 23.12.25 27 3 13쪽
32 성전으로(3) 23.12.24 31 3 11쪽
31 성전으로(2) 23.12.23 29 3 12쪽
30 성전으로(1) 23.12.23 35 3 13쪽
29 식을 올리다(9) 23.12.22 41 3 13쪽
28 식을 올리다(8) +1 23.12.22 38 3 12쪽
27 식을 올리다(7) +2 23.12.22 35 3 12쪽
26 식을 올리다(6) 23.12.21 35 3 13쪽
25 식을 올리다(5) 23.12.20 43 3 12쪽
24 식을 올리다(4) 23.12.19 40 3 12쪽
23 식을 올리다(3) 23.12.18 5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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