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만능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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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공장성소
작품등록일 :
2023.11.30 09:20
최근연재일 :
2024.04.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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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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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이아 공성전(7)

DUMMY

바실리코스 메나토르가 왔다! 하는 소리가 나팔소리에 이어서 온다. 이미 몇번 들어본 나팔 소리와 함께 로마를 이은 황제의 전령이 승리를 치하하면서 여러가지 하사품을 가져왔다면서 말을 한다.


하사품이라는 말을 했지만 병사들은 그리스어를 못 알아듣는이가 태반이었기에, 딱히 반응을 하는 이들도 없었다.


오히려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은 우리측 귀족이었다.


말 2500필, 금화 두상자를 성전군 전체에 내리고, 소와, 우리가 소모한 수레와 은화를 메꾸어 주겠다고한다. 하지만, 우리가 들은 정보로는 내성에 적들의 예산을 저장해놓았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 정보가 어떻게 퍼졌는지, 모두가 불만에 가득차 있었다.


윌리엄 폐하가 하사 목록을 이야기하는 그를 멈춰세우고 말씀하신다.한다.


“미안하지만, 나는 바실레우스에게 하사받을 위치가 아니지 않소? 나 역시도 황제의 몸인데. 전통과 예의를 중요시 하는 그 비잔틴 제국의 바실리코스 메나토르라고 믿을 수가 없는 행동이구려.”


모종의 명령을 받은 것인지 그가 굳이 거기에 반박을 하거나 말을 하지 않고 잠자코 듣고만 있다.


“혹시, 이런 식으로 우리가 공성을 끝내기 직전의 성을 낚아채놓고, 내부를 보여주지도 않을 생각인가? 그대가 진정 바실레우스의 입이라고 한다면, 지금 마누엘에게 명령하여서 문을 열게 하시오.”


그제야 당황한 전령이 고개를 푹 숙인다.


“그,건 제가 받은 명령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무엇을 위해 온건가? 기껏 하사품을 내리기 위해서인가? 지금 받은 물자의 두배를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저 안에 있는 이들이 당신들의 깃발을 훔쳐다 올린 이교도라고 생각하고 공성을 시작하겠소.”


사실상 도적이나 다름없는 요구지만, 저들의 영토를 다시 수복 해주었는데, 핵심적인 약탈품을 저들이 독차지한다는 게 말이 안될 뿐더러, 애시당초 저 마누엘이라는 자가 날치기 하듯이 성을 함락시키고 문을 열지 않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 아닌가.


폐하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우리 귀족들 중 그리스어를 알아듣는 일부의 사람들이 좋은 생각이라며 동의한다. 바실리코스 메나토르는 결국 자신이 상주드려보겠다면서 일단은 이걸 받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지만 폐하는 병사와 귀족들의 불만을 생각하시는지 잠시 침묵을 지키셨다. 확답을 받은 것도 아니고, 저 ‘시저’의 전령이 왔음에도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그 상황을 병사들이 얼마나 분노할지 생각해보시는 것 같다.


“그렇게 하지. 일단 놓고 가도록.”


이 물자를 병사들에게 풀어주고, 이들에게 잔치를 베푼다면 어느 정도 불만이 가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을 않기를 기도하면서 성호를 그었지만, 내게 다가오는 페하의 미소는 내가 익히 아는 그것이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


“예···.”


“승전을 했으니 잔치를 하고, 후속 물자가 들어오면 그때 다시 움직여보도록 하지. 그리고 저들이 여기 금화를 두고 갔는데, 감정을 부탁해도 되겠나?”


혹시나 금의 함량이 높지 않은 동전들을 넣은 것은 아닐까 생각하신 페하가 확인해 보라고 하셨는데, 생겨난지 얼마 안된 동전인 알렉시오스 바실레우스의 하이퍼파이론이었다. 너무 저품이 늘어난 솔리두스를 통화에서 제거하고 다시 만들어낸 금화라고 한다.


당장 보기에는 금화의 품질이 너무 나빠보이지 않아 보여, 일단은 가만히 둘까 싶었지만, 직접 금의 품질을 확인해보기 위해서 저울을 가져온다. 아마도 은과 구리, 금이 들어간 것 같은데. 대부분이 금인 듯 싶다. 그리고 은화인 애스프론 트라키의 세배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다고한다.


당장 소아시아에서는 쓸 수 있을테니 뭘 더 확인할 필요도 없는 듯 싶다.


저울에 맞춰서 금의 함량이 얼마나 될지 확인을 해보니, 부피당 실제 금의 무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식으로 이 금의 함량을 확인하는 거냐는 물음에,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한 물로 부피를 확인하는 방식을 채택하여서 금을 잘라내서 같은 부피를 확인 한 다음 어느 정도 무게가 같은지를 확인한다고 말하니 폐하께서 물으신다.


“아르키메데스는 참 똑똑한 위인이라, 공성전을 할때에도 그가 지키는 성에는 온갖 기계들이 적들을 막아냈다고 하는데, 그런 벽 사이에서 나오는 말뚝이나 성벽에 걸어서 거대한 철퇴같은 물건을 자네도 만들 수 있나? 다만, 공성할 때 사용하는 용도로 말이지.”


폐하는 나를 도대체 뭘로 생각하는 건가?


“저는 기본적인 공성무기에 대한 도식 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공성무기의 도식을 만든다고 하면, 아마도 이를 숙달해서 사용하는 데에 오래 걸릴텐데, 그렇게 되면 이미 만들어둔 망고넬들을 썩히는 꼴 아닙니까?”


이미 어딘가를 노려서 쏠 수 있을 정도로 공성무기에 통달한 수도사가 합류한 것도 확인한 시점에서 어떤 것을 더 해야하는가?


“그래도 한번 궁리해보게나. 어떻게 하면 지금 있는 재료들로 가장 빠른 속도로 바위를 쏘아 보낼 수 있을지.”


보급도 해, 잔치도 관리해, 새로운 공성무기도 만들어, 병사들의 예배도 주관해. 나는 도대체 무엇을 더 해야한단 말인가? 거기에 내게 주어진 방면군까지 있는 상황에서 내가 뭘! 더 해야하는가!


라고 말하는 상상을 하면서 잠시 침묵을 지키면서 폐하를 바라보고 있자니 눈에 분노가 더 차오르는 것 같기도 해서 말한다.


“알겠습니다. 잔치를 하면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그리로 폐하가 수레를 뒤집어서 만든 단상 위에 서서 나팔수를 재촉하신다.


나팔 소리와 함께 모두가 폐하를 바라보고 폐하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말씀하신다.


“영광스러운 성전의 모든 병사들이여, 그대들의 경건함이 나를 웃게 한다! 오늘 역시도 즐거운 소식이 생겼으니, 이 어찌 좋은일이 아니겠는가? 자네들의 분투를 높이 산 저 바실레우스가 그대들을 위해 물자를 주고 가셨다. 오늘은 이 성을 함락시킨 기념으로 즐겁게 먹고 마셔라! 그대들이 바라는 만큼 취하고, 바라는 만큼 먹어라! 그대들을 위해서 이 성에서 버려지다 시피한 주변의 모든 돼지들을 잡아왔으니. 신경쓰지 말고 먹거라.”


저 마호메트의 족속들은 돼지를 먹지 못하니, 저들이 버린 돼지들이 도처에 널려있었으니 그 돼지들을 잡아다가 도축하니 많은 양의 고기가 나왔다.


“소금도 써라.”


수레에 담겨 있던 암염을 내가 직접 빻아서 굽고 있는 돼지들에 소금을 뿌려준다. 그리고 밀을 대충 반죽해서 먹이던 일을 이제는 발효시키는 반죽을 투르크인들이 사는 집에서 조금 얻어다가 화덕을 만들어다가 빵을 만든다.


“냄새가 좋군요!”


말 젖이든, 염소 젖이든 여러 젖이 섞인 것을 이용해서 빵을 만들게끔 하니 저들에게 모두 먹일 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실상 몇항아리가 넘는 양이 들어갔지만, 모두가 좋은 냄새에 행복해했다.


올리버가 생각한 일이지만, 내가 한 일인양 말했다. 굳이 아이가 재주가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는 전장은 너무 냉정하고, 사람들은 너무 많고, 악한 이들이 어디에 있을지 모른다.


달걀까지 넣으면 더 맛있다고 하지만, 그런 미식까지 하기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 그나마 넘쳐나는 것은 밀. 그래서 빵을 그나마 맛있게 만들기 위한 판단을 내렸다. 고기도 양이 많으니 저들이 좋아하겠지.


낭비되는 물자가 없게끔 최대한 확인을 해가면서 해보려고했지만, 이미 중간에 빼돌리는 일들도 너무 많고, 숫자도 너무 많아서 도저히 확인이 불가능하다시피한 상황이니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나름대로 뭔가를 부수는 이들을 막아보기도 했지만, 너무 수가 많아 모든 게 끝나고나니 니카이아는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저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이번에도 올리버에 술을 먹일까 걱정스러워 녀석을 끼고 다니니 누구냐고 계속 그러기에 그냥 자식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뭐 다들 거나하게 취해서 딱히 기억할 것 같지는 않다.


존을 발견했는데, 열이 나거나 앓고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녀석에게 잘 이겨냈다고 하니 술을 먹어서 그런지 녀석이 질질 짜기에 한대 쥐어박고 떠났다. 올리버는 자기가 생각해서 만든 빵이 생각한 것처럼 부드럽고 잘 씹히기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거기에 고기를 겹쳐서 와구와구 먹으면서 행복해 한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다고 이제는 누가 보아도 남자아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든 얼굴을 하고 있는 녀석이 걱정이어서, 내가 쓰던 인장 중 하나를 녀석에게 쥐어줬다. 어딘가를 지나갈 때는 꼭 그것을 보이라고 말하니 아무런 생각도 없이 빵이나 처먹던 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온갖 것들을 봤음에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참 기특하구나. 아이는 아이 답게 지내는 것이 정답이야.”


그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던 올리버가 그게 무슨 소리냐며 캐묻기에 나도 술을 좀 먹어서 그렇다고 했다.


“아니, 멍청하다는 소리 아니에요?”


“아니다. 아이는 아이답게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건 예수께서도 말씀하신 것 아닌가? 뭘 더 묻느냐. 그냥 그런 줄로 알거라.”


하늘의 별빛들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말하니 녀석이 더 캐묻지는 않는다. 성전을 나서야 하는데, 그저 오늘과 같은 날들이 이어지면 좋겠다는 아이 같은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바실레우스의 전령이 다시 왔다.


“당신의 요구가 합당하니, 그 물자를 더 챙겨 왔습니다. 또한 마누엘을 직접 만나실 수 있도록 자리를 주선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 걸까. 폐하께서 잘 되었다는 듯이 알았다고 한다.


나와, 로베르 공왕을 데리고 폐하께서 곧장 마누앨에게 향했다. 그 와중에도 린디스판 수도원의 수도사들을 모아둔 수도사들의 모임에게 오늘 들어온 물자를 확인하게끔 시키고 열리는 성문 안으로 들어서신다.


“아, 안녕하십니까. 서쪽의 프랑크 제국의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나름대로 예의를 차린 마누엘의 낯짝은 두껍기 그지 없었다.


“그래. 그 황제가, 망해가는 제국의 아무개를 보게 됐네.”


아주 무례한 말, 하지만 폐하의 자리가 이를 무례로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제국을 모욕당한 건 참기 힘든지, 그의 수염으로 덥힌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보인다.


“장군. 자네와 자네의 군대는 사실상 우리의 군대를 일정 수 죽인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을 아는가?”


로베르 공왕도 이에 첨언하니, 마누엘은 분노를 삼키고 고개를 숙인다.


“혹시라도, 적이 우리가 이런 기습을 획책했다는 것을 안다면 적들이 그 전에 이에 대처를 해두면 이렇게 쉽게 이기지 못할까 싶어 그랬습니다.”


말은 쉽게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쩌겠는가. 그래도 할 말은 항상 있다.


“저희에게 이를 전달하지 못한 이유는 뭡니까? 저희를 신뢰하지 못해서 그러하다는 뜻 아닙니까? 사실상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저희가 신앙의 형제를 구원하기 위한 성전을 피워 올렸음에도 우리를 믿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이 성전은 순전히 당신들의 요청으로 시작된 일인데, 이제 성전을 지속할 이유가 어디에 남습니까.”


당연히도 성전을 그만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저들에게 확실하 인상을 남겨야만한다.


“콘스탄티노플을 약탈하지 못할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내 말에 마누엘이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본다. 그에 반해, 너가 나를 죽이지 못할 이유는 수천가지가 있지 않던가.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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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소아시아 행군(1) 24.01.10 21 3 12쪽
50 도릴라이움 전투(3) 24.01.09 19 3 12쪽
49 도릴라이움 전투(2) +1 24.01.08 20 3 11쪽
48 도릴라이움 전투(1) 24.01.07 25 3 12쪽
» 니카이아 공성전(7) 24.01.06 22 3 12쪽
46 니카이아 공성전 (6) +2 24.01.05 21 3 11쪽
45 니카이아 공성전(5) +1 24.01.04 24 3 12쪽
44 니카이아 공성전(4) +2 24.01.03 27 3 11쪽
43 니카이아 공성전(3) +1 24.01.02 21 3 12쪽
42 니카이아 공성전(2) 24.01.01 21 3 12쪽
41 니카이아 공성전(1) 23.12.31 23 3 13쪽
40 정복 황제 윌리엄의 독백 23.12.30 37 3 14쪽
39 행군(4) +1 23.12.30 22 3 12쪽
38 행군(3) +1 23.12.30 28 3 12쪽
37 행군(2) +2 23.12.29 25 3 12쪽
36 행군(1) +1 23.12.28 25 3 12쪽
35 전투 후 처리 23.12.27 27 3 12쪽
34 바트크로이츠나흐 전투 +3 23.12.26 36 3 12쪽
33 성전으로(4) +1 23.12.25 27 3 13쪽
32 성전으로(3) 23.12.24 31 3 11쪽
31 성전으로(2) 23.12.23 29 3 12쪽
30 성전으로(1) 23.12.23 35 3 13쪽
29 식을 올리다(9) 23.12.22 41 3 13쪽
28 식을 올리다(8) +1 23.12.22 38 3 12쪽
27 식을 올리다(7) +2 23.12.22 35 3 12쪽
26 식을 올리다(6) 23.12.21 35 3 13쪽
25 식을 올리다(5) 23.12.20 43 3 12쪽
24 식을 올리다(4) 23.12.19 40 3 12쪽
23 식을 올리다(3) 23.12.18 5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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