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가 피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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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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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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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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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이 잠기고

DUMMY

던전에서 복귀하면서 레투아니르 공작가는 상당히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어둠숲에서 새로운 던전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공작가는 니키타의 도움을 받아 던전까지 가는 길을 개척하는 사업을 시작하였다.


던전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귀족들이라면 당연히 짊어져야 하는 의무이기에 공작은 이를 황실에 보고 및 관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니키타와 에리카는 미처 확인하지 못한 귀족의 의무를 발견해준 공로로 리터 시험에 합격 및 상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니키타, 이제 너도 부자네?"



"응, 그러게."



이 둘은 리터 시험 이후로 말을 놓게 되었다.


니키타는 이번 시험 이후로 레투아니르라는 성을 달 수 있게 되었기에 공식적으로 불릴 니키타의 명칭이 정해지게 되었다.



"니키타 라 레투아니르"



공작은 이리 말하였다.



"자네는 레투아니르 핏줄은 아니지만 우리 가문의 일원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중간 이름으로 '라'를 집어넣었네."



"감사합니다."



니키타는 이로써 공식적으로 레투아니르 소속이 되었다.


그리고 비로소 레투아니르 공작가 몰락을 야기한 두 사건 중 하나가 끝을 맺었다.


큰 사건을 겪은 이후 니키타는 여유로운 삶을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요리를 연습하고, 연금학을 독학하고, 마법의 개념을 이해하며 기력의 수행만이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나갔다.


에리카는 자신의 수련을 이어나갔다.


맹목적으로 하나의 목표만 보고 달려나가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자신의 수행을 위한 수련이었다.


니키타는 그녀의 목표가 무엇인지 몰라도 그 모습에서 강인함을 보았다.


달군 금속을 서투르지만 꾸준하게 두드리는 그 모습에 에리카 쪽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생각하였다.


이제 메인 스토리가 시작하기 전, 자신이 간섭할 사건은 이제 하나만 남았다.


몰락해가는 레투아니르 공작가에 남은 부흥의 씨앗을 완전히 짓밟은 사건이었다.


당시 스토리북에선 이를 이렇게 불렀다.



"검의 몰락."



이 사건은 제국 내에 존재하던 귀족들 간의 균형을 완전히 무너뜨린 사건으로 게임 속 배경을 귀족들 간 밥그릇 싸움이 고조되는 배경으로 만드는 원인이기도 했다.


사실 이 사건이 공작가에 큰 치명타가 될 수 있었던 원인은 근원조차 파악되지 않은 던전 범람으로 인한 계속되는 소모전으로 공작가가 힘을 잃었을 때 터졌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지금의 공작가가 쉽게 막을 수 있느냐, 이 또한 아니다.


귀수란 존재는 자연의 조화 속 태어난 부조화의 열매이며 세상을 유영하며 생명을 삼키는 죽은 고래이다.


고대에 적힌 문헌 속 설명은 거의 맞는 말이다.


귀수 한마리를 상대하기 위해선 2개의 사단을 동원해야 간신히 제압할 정도로 어마무시한 피해를 대가로 넘겨야만 했다.


이를 대비해야 한다 공작에게 말해야 하지만 어느 누가 그런 말을 믿어줄까.


그렇기에 니키타는 또 다른 방법을 선택하였다.



[귀수를 쉽게 잡기 위한다면 반드시 성장하기 전에 이를 잡아내야 한다.]



니키타는 자신의 노트에 기억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적어나갔다.



[귀수는 어둠숲에서 먹을 짐승이 부족하다 판단하고 겁먹고 밖으로 달려나가는 짐승들을 따라 나가 레투아니르 공작가에 도달하게 된다.]



이제 니키타가 해야할 일은 어둠숲을 다시 수색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귀수가 성장하기 이전에 이를 제압해야만 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찾아야만 승산이 존재했다.


그 귀수의 분류 또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모를 수 없는 것이, 프롤로그에 등장했다는 이 귀수가 게임 중후반부에 다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무려 제국과 국경을 맞닿은 소국인 살티엔 왕국에서 귀수를 병기로써 끌고 침략하였다.



"잠깐, 귀수를 조종했다고?"



귀수를 다루는 이가 갑작스레 등장할 리가 없다.


이를 위해선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단번에 완성될 리가 없다.


오랜 기간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며 수차례의 검증을 거쳤을 것이다.


만일 공작가를 덮친 그 귀수가 연구 대상이었다면 어떨까.


만일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계획이었다면 어떨까.


설마, 라는 생각에 흘리고 싶었지만 이미 머릿속에 뿌리를 깊이 파고들어 박혀버렸다.


니키타는 이에 레투아니르 공작가와 오랜 기간 연을 맺어온 귀족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였다.



* * *



"니키타."



"교관님."



기력 겸 검술 훈련을 이어가는 도중 지그문트가 그에게 다가왔다.



"이제 기력을 잘 다루는군. 이제 응용이 필요하겠어."



"응용 말입니까?"



"예를 들어 이런 형태 말이다."



그는 자신의 칼을 들어보이자 그의 칼에 둥근 고리가 새겨졌다.



"기력은 전투의 능력을 높여줄 뿐 만이 아니라 공격형으로 사용할 수 있거든."



"이를 무기에 담아서 사용하는 건가요?"



"그렇게 활용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몸 전체에 두르는 사람도 있지. 각자의 전투법에 따라 다른 법이야."



기력은 오로지 신체 능력만 높여준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아예 이를 공격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게임에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다만 니키타는 이를 조금 더 상세하게 다뤄보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기력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거쳤다.


다른 이들의, 공작가 사람들만 봐왔지만, 기력은 보통 밝은 금색을 띄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기력은 어째서 피와 같이 붉은 빛을 띄고 있는 것일까.


이를 위해 니키타는 직접 기력을 구현해낸 뒤 이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해나가기 위해 노력해내었다.



"마법의 4원소설과 같이 기력에도 특정한 속성이 존재할까?"



니키타가 세운 이 가설이 들어맞길 바라며 자신의 기력 색에 적합한 속성을 알아가기 위한 훈련과 더불어 연구에 돌입하였다.


기력에 대한 어떠한 연구가 진행된 적 없는 만큼 가능한 많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그렇게 실험에 실험을 이어간 결과 니키타는 속성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기력의 색은 신체와 관련 있는 속성이었다.


그리고 붉은 빛은 피의 붉은색이었다.


작은 들짐승으로 실험해본 결과 권속을 만들거나 무기를 만드는 능력이 아닌 흡혈, 수혈 정도의 힘이었다.


다른 능력을 찾아본다 하면 자신의 무기를 강화하는 힘 정도였다.



"흡혈의 원리...까지 생각해봤자 복잡해지나?"



니키타가 자신의 칼을 잡은 뒤 교관이 했던 방식대로 기력을 주입해보았다.


그 결과는 교관과 완전히 다른 현상으로 돌아왔다.


그가 쥔 칼날에 마치 파랑과 같은 핏빛 무늬가 새겨졌다.


그저 강화되는 것만이 아닌지 어찌 휘둘러야 효율적인지 감각이 예민해졌다.



"그렇지. 그 정도로 사기적인 능력을 그냥 줄 리가 없지."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은 덕분인가, 지금의 능력에 만족하였다.


정신적, 육체적 고통 레벨이 높아진 만큼 통증은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니 그만큼 장기적인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거기에 선홍빛이 아닌 탁한 빛을 띄는 원인은 분명 자신의 어둠 각인의 영향이 클 것이다.



"이러면 특기를 살린 전투법도 연습해야 하나?"



괜히 칼을 휘둘러보니 감각이 살아났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는데, 이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수준이었다.


자신의 변형된 각인에 대한 공부, 마법의 이론과 역산법, 연금학에 검술 훈련까지.


이 모든 것은 자신이 살기 위한 수단으로써 여기기 위함임을 곱씹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 * *


귀수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며 니키타는 서재에서 몇 가지 책들을 둘러보았다.


귀수란 거대한 공포이며 밝혀진 요소가 없는 미지의 존재이다.


예방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들을 상대할 때는 대치가 아닌 희생이란 표현을 할 지경이었다.


물론 희생이 아닌 사냥하는 방법이 따로 존재하지만 이를 당장 실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당장 귀수가 발생할 시기는 아니니 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



"잠깐, 병력이라고?"



고문헌에서 발견한 한 가지 요소에 니키타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고대 왕국, 마법공학이 발전되지 않은 시기에 귀수를 길들였다는 문구였다.



[귀수를 앞세워 적진을 헤집게 만들며 마법과 화살을 막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 존재를 병으로 사용했단, 그게 가능하다니.


그 방법이 문제가 아니었다.


가능하다는 여부가 문제가 되었다.


만일 공작가를 덮친 귀수가 계획적이었다면?


생각해보면 제국이 무너진 원인은 레투아니르 공작가에서 담당한 국방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었다.


레투아니르 공작이 무너진 원인이 타국의 계획이라면?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 아닌 상당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제 사냥을 해야만 했다.


최우선적인 요소, 성장하지 못한 귀수를 사냥하는 것.


이제 그의 기억 속에 떠오르는 '검의 몰락' 사건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싸늘하게 흐르는 냉기를 애써 무시하며 니키타는 서재 밖으로 뛰쳐나갔다.


자신의 모든 지식과 무기를 끌어올려야 했다.


지금 그는, 귀수를 재앙을 사냥하러 간다.


작가의말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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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가 피어날 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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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지금 필요한 것은 NEW 12시간 전 3 0 11쪽
34 그녀가 기억하는 방법 24.09.14 8 0 12쪽
33 힘차게 발을 내딛는다 24.09.12 10 0 11쪽
32 비로소 여우는 인정을 받고 24.09.10 15 0 12쪽
31 여우는 자신의 송곳니를 찾게 된다. 24.09.09 16 0 11쪽
30 여우는 그제야 작은 숨을 토해낸다 24.09.06 20 0 11쪽
29 선택받은 땅을 향하여 24.09.02 24 0 12쪽
28 우린 나아가리라 24.08.05 23 0 12쪽
27 석탄을 전부 넣어라 24.07.24 26 0 13쪽
26 출항을 알리노라 24.05.24 27 0 12쪽
25 결국 승선하고 만다 24.05.12 25 0 10쪽
24 그렇게 떠밀려진 그는 24.05.05 27 0 12쪽
23 선택지는 없다고 24.05.04 25 0 9쪽
22 모두가 말한다 24.04.27 26 0 10쪽
21 승선을 해야 하냐고 24.04.17 26 0 9쪽
20 소년은 물었다 24.04.16 31 1 10쪽
19 작은 선물을 안겨준다 24.04.15 31 0 11쪽
18 그를 감싸준 이는 24.04.13 34 0 10쪽
17 시선은 그에게 집중되고 24.04.11 37 0 10쪽
16 외전. 어둠은 쫒아오고 24.04.09 38 0 7쪽
15 행복해지자 24.04.07 40 0 7쪽
14 어둠 속을 빠져나가 24.04.06 39 0 8쪽
13 가슴까지 차기 전에 24.04.05 41 0 11쪽
» 발목이 잠기고 24.03.24 42 0 9쪽
11 허나 이는 가르침이라 24.03.22 42 0 9쪽
10 마주한 것은 공포요 24.03.21 42 0 12쪽
9 용기내어 다가가니 24.03.20 43 0 9쪽
8 많은 준비를 마치고 24.03.19 43 0 9쪽
7 거울을 마주하기 위해 24.03.18 45 1 10쪽
6 피어날 준비를 마친 이이다 24.03.17 4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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