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가 피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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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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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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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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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감싸준 이는

DUMMY

"이상 니키타 라 레투아니르에게 여제님의 명으로 제국 특별 시민권을 부여한다!"



니키타는 수도로부터 온 사신이 옴으로 인하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 많은 이들이 자신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게 되었다.


왜 이런 존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그는 의문을 표했지만 니키타의 가치는 그것이 아니었다.


반수, 그것도 귀수를 사냥한 반수를 들임으로써 얻을 대외적인 이미지가 압도적이기 때문이었다.


귀수가 발생했음에도 어느 하나 죽지 않고 마무리 되었다는 것은 무엇보다 큰 결과이다.


그런 제국 내에서 유례없는 대사건을 일으킨 화제의 존재가 어느 귀족가의 호의를 받는다면?


절대로 손해없는 최고의 마케팅이 아닌가.



"니키타, 넌 레투아니르 공작가의 일원이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니키타는 공작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대답할 뿐이었다.


공작 또한 이를 눈치채고 있었지만 이는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이제 그를 무슨 일이 있어도 빼앗기지 않을 준비를 마쳐야 했다.



"니키타."



"부르셨습니까."



"나는 널 학교에 보낼 생각이다."



그 말에 니키타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였다.


공작의 입에서 나온 학교는 어중간한 지역별 학교를 의미하는 것일리 없었다.


바로 제국 최고의 학교인 [사트라 제국 대학], 일명 제국사관학교이라 불리는 곳을 지칭하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반수인 자신을 그곳으로 보낼 것이라니, 이 얼마나 허황된 말이란 말인가.


압도적인 무위를 지닌 이나 막대한 마력을 다루는 이들만이 입학하는 학교로 이곳은 오로지 군인만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물론 전투, 생존, 잠입, 연금 등 다양한 상황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도록 양성하는 학교임은 맞다.


다만 졸업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군인의 길을 걷게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선택지를 마법 사용자에게 제공해준다.


반데이르 마공연구소, 제국 마법회, 제약회사 등 마력에 관한 분야라면 취업의 길은 넘치지만 기력에 관한 분야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군인, 아니면 용병 등으로 한정되어 마법사에 비해 좋은 신분을 보장받기 어렵다.


또한 기력을 다루는 이들은 다른 이들에 비해 졸업이 거의 불가능이나 다름없다 불릴 만큼 악랄한 커리큘럼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들이 이 학교에 가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차별성과 명예.


이 학교를 졸업했다는 타이틀을 얻게된다면 어느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존재로 등극하기 때문이다.



"어째서, 라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르겠지. 허나 난 너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



공작은 니키타가 그곳에서 졸업할 것이라 기대하진 않았다.


이는 투자다.


그를 다른 종족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범주 안의 존재로 대우한다는 것을 알린다는 뜻이다.



"지금 네 나이가 14살이니 1년 뒤 입학식을 치르게 될 것이다. 그 전에 단단히 준비하도록."



"알겠습니다."



* * *



니키타는 이제 고민을 시작했다.


공작이 공작가 일원을 대부분 동행하여 전쟁을 하러 간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


1년 뒤는 본편이 시작되는 무대이기도 하므로 최대한 채비를 해야만 하니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


공작가 핵심 인물들이 거의 없는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오늘은 뭐 하려고?"



...뻔 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레투아니르 공작가는 제국의 검이라 불리우지만 이는 그저 무력의 상징을 표현한 명칭에 불과하다.


귀족의 대외적인 활동은 남성이 한다면 가문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이들은 레투아니르 공작가와 같은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가 여성이다.


소소하거나 정례 회의가 아닌 비상시, 또는 중요 행사가 있을 때 직접 참석하는 존재로 이들은 가문의 상징과 같은 이들이다.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마법과 함께 그들 고유의 마법을 가진 [마구스]인 이들은 제국 내에서 요주의 인물로 여겨질 만큼 한 명, 한 명이 군대와 같은 존재들이다.


게임과 같이 뭐만 하면 광범위한 단일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수의 복잡한 체계로 마법식을 구성 및 정교한 마법 술식을 활용하여 얼마나 많은 수의 적들을 제압하는가, 하나의 마법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세밀한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 마구스 중 하나가 바로 레투아니르 공작가의 주인인 아리아 레투아니르이다.



"가르시아가 재밌다고 말한 아이가 누구인가 했더니, 그 말이 맞네?"



"......"



"괜찮아, 그저 단순한 호기심일 뿐이니까. 그런 '각인'은 난생 처음봤거든."



그 말 한마디에 니키타는 순간 동요하였다.


어찌나 심한 동요인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짐승귀가 절로 까딱하고 움직일 정도였다.


그 모습에 순간 튀어나오려던 웃음을 꾹 참고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각인을 새겼다면 그만큼 마법을 잘 다룰 수 있어야지. 내가 도와줄까?"



니키타는 순간 그녀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자신에게 이런 기회가 찾아온다니.


작 중에서 간간히 언급된 그녀의 마법은 상당히 정교하다 알려졌는데 그 수준은 그녀가 남긴 물품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섬세하게 조각된 작품과 도구들은 마치 기계로 정교하게 찍혀나온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의 손으로 이런 정교함이 묻어 나올 수 있을까.



"대신 내가 가르칠 것은 새로운 마법이 아니란다."



"네?"



"난 너에게 마력을 다루는 방법을 설명할 생각이란다. 처음 돌을 다듬을 줄 알아야 섬세한 세공을 할 수 있는 법이란다."



당연히 좋은 기회라 생각하였다.


언제 이런 거물에게서 마법을 배울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한 번 마법을 사용해 보겠니?"



그 말에 니키타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이어 니키타는 자신의 눈 앞에 시커먼 불꽃을 하나 만들어내었다.



"영창없이 어둠 각인을 활용한 불이라, 대단한데?"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그 불꽃 안으로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음...그렇구나. 확실히...이런 방법으로 마법을 사용하고 있었구나."



마치 시식을 하듯 그녀는 천천히 니키타의 마법을 확인해본 뒤 꺼낸 말은 이거였다.



"쉽게 말하면 꼼수구나."



그녀는 돌려 말하는 타입이 아니었나보다.



"대충 어떤 방식으로 마법을 생성하는지 알고 있는 듯 하지만 확신이 느껴지지 않네. 오히려 이런 식임에도 마법이 발동한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야."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에서 불꽃을 피워낸 뒤 천천히 돌리기 시작하였다.



"원하는 현상, 촉매, 마력량, 발현 위치까지. 모든 것을 상세하게 계산한 다음 내보내면 이런 것도 가능하단다."



작은 불꽃은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그 형태가 하나의 구체와 같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솟구칠 방향을 정하지 못해 싸우는 듯 사방으로 뻗어나가려는 모습과 같았다.



"하나의 속성으로도 이렇게 흥미로운 형태가 나타나는데 너는 어찌 나올지 궁금하네."



"무슨 뜻이신가요...?"



"조금 전 불꽃을 보여주었을 때 검은색인 이유는 네가 각인을 통해 속성 마법을 발휘했기 때문이야. 어쩌면 그게 네 장점이 되어줄 수 있지."



"그런가요?"



"그럼! 빛 마법은 독자적인 개성이 강해서 자신이 빛임을 과시하는 속성이지만 어둠은 다르단다. 어둠은 흉내내는 힘을 지녔거든."



아직 고개를 갸웃거리는 니키타를 보며 그녀는 말했다.



"어둠은 그 자체의 강함이 존재하지만 특이하게 다른 속성을 흉내내지만 어딘가 부족하단다. 어둠마법으로 만든 불꽃은 뜨겁지 않으며 물은 젖지 않는 것과 같이 말이다. 하지만 조금 전 네 불꽃은 뜨거웠지?"



그제야 니키타는 깨달았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전략이었다.


니키타가 마법을 만들 때는 어둠 각인을 이용해 마법을 사용하기에 다른 이들의 눈에는 어둠마법으로 만든 환각으로 보일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상대는 자신의 공격 타이밍을 파악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입학까지 1년 남았지? 마법에 대한 것은 거의 파악한 것 같으니까 충분히 교정 가능할 것 같네!"



그녀는 웃으며 니키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적어도 레투아니르라는 성을 받았으니 학교에서 무시받지 못하게 만들어줘야지, 안 그래?"



어째서일까.


그는 은연 중에 그들을 하나의 NPC로 여겨왔다.


그렇다고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을 뿐 최대한 모든 것들을 숨기려 들어왔다.


여긴 게임 속이라고.


하지만 아리아, 그녀의 말과 행동, 표정에서 이상한 감정이 몽글거렸다.



"넌 핏줄이 다르다해도 자식처럼 대해줄꺼니 안심하고 하고픈 것들을 하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동원해서라도 널 응원 해줄테니까."



그렇구나.


이들도 사람이구나.



"자, 그럼 이제 시작해볼까? 아이야, 정원에 차와 다과를 내놔주지 않으련? 오늘은 날도 좋으니 밖에서 여유롭게 즐겨보자꾸나."



니키타는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반수라는 것이 싫어졌다.


남아있는 야생성 때문일까, 자꾸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진 듯 했다.


자신도 모르게 살랑이는 꼬리와 괜히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들키지 않으려 애썼지만 아리아는 이미 보았다.


감정을 철저하게 숨기고자 노력하는 이 어린 반수도 결국 14살의 어린 아이라는 사실을.


짐승귀와 꼬리, 송곳니만 자라있을 뿐 아직 뛰놀고 꿈을 꾸는 아이라는 사실을.


그렇기에 그녀는 더욱 이 아이를 감싸주고 싶었다.



"자, 어서 가자."



아리아는 니키타에게 손을 내밀었다.


잠시 머뭇거리다 니키타는 이내 그녀가 내민 손을 잡았다.


이는 그에게 큰 결심이자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가의말

오타가 있다면 꼭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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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가 피어날 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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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지금 필요한 것은 NEW 12시간 전 3 0 11쪽
34 그녀가 기억하는 방법 24.09.14 8 0 12쪽
33 힘차게 발을 내딛는다 24.09.12 9 0 11쪽
32 비로소 여우는 인정을 받고 24.09.10 15 0 12쪽
31 여우는 자신의 송곳니를 찾게 된다. 24.09.09 15 0 11쪽
30 여우는 그제야 작은 숨을 토해낸다 24.09.06 19 0 11쪽
29 선택받은 땅을 향하여 24.09.02 23 0 12쪽
28 우린 나아가리라 24.08.05 22 0 12쪽
27 석탄을 전부 넣어라 24.07.24 25 0 13쪽
26 출항을 알리노라 24.05.24 26 0 12쪽
25 결국 승선하고 만다 24.05.12 25 0 10쪽
24 그렇게 떠밀려진 그는 24.05.05 26 0 12쪽
23 선택지는 없다고 24.05.04 24 0 9쪽
22 모두가 말한다 24.04.27 25 0 10쪽
21 승선을 해야 하냐고 24.04.17 25 0 9쪽
20 소년은 물었다 24.04.16 30 1 10쪽
19 작은 선물을 안겨준다 24.04.15 30 0 11쪽
» 그를 감싸준 이는 24.04.13 34 0 10쪽
17 시선은 그에게 집중되고 24.04.11 36 0 10쪽
16 외전. 어둠은 쫒아오고 24.04.09 37 0 7쪽
15 행복해지자 24.04.07 39 0 7쪽
14 어둠 속을 빠져나가 24.04.06 38 0 8쪽
13 가슴까지 차기 전에 24.04.05 40 0 11쪽
12 발목이 잠기고 24.03.24 41 0 9쪽
11 허나 이는 가르침이라 24.03.22 41 0 9쪽
10 마주한 것은 공포요 24.03.21 41 0 12쪽
9 용기내어 다가가니 24.03.20 42 0 9쪽
8 많은 준비를 마치고 24.03.19 43 0 9쪽
7 거울을 마주하기 위해 24.03.18 44 1 10쪽
6 피어날 준비를 마친 이이다 24.03.17 4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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