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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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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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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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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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준비

DUMMY

당진명은 임청호 형제가 잘 수련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무각으로 향했다.


임청호 형제는 무각의 다른 제자들과 비서장을 연습하는 데 한창이었다. 비서장은 무각에 들어오면 당가인들이 기본적으로 배우는 장법이었다.

임청호 형제는 땀을 흘리면서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며칠 동안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 것 같았다.


“두 사람 무각에서 지낼만 한가?”


당진명이 두 사람에게 웃으며 다가갔다.


“문주님. 개현에서의 일은 잘 끝마치셨습니까?”

“음. 당장 급한 돈은 투자 받기로 했다.”

“잘 되었군요.”

“다만 조건이 있어. 우리가 물주의 돈을 뜯어가는 흑도의 산적 놈들을 좀 손봐주기로 했다.”

“산적이요?”

“검각산에 있는 이검방이란 놈들이다.”


당진명의 말에 임청호는 깜짝 놀랐다.


“이검방이라고요? 거기는 분명 황룡문 휘하에 있는 흑도 단체일텐데···.”


“너무 두려워하지마라. 어차피 그놈들 잡는다고해서 황룡노군이 움직일 리는 없어.”


이룡방 같은 작은 단체를 없앤다고 황룡노군이 낙양을 비우고 사천성까지 올 리가 없었다. 낙양에서도 황룡노군의 자리를 노리는 적들이 한두 명이 아니니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물론 협의문이 정말로 황룡문에 위협이 된다고 느끼면 황룡노군이 스스로 움직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지만 당진명이 볼 때 그럴 가능성은 한없이 낮았다.


그리고 만에 하나 황룡노군이 사천성에 온다고 하더라도 당진명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절정고수인 아버지 당군보와 사천당가의 고수들이 바로 근처 성도에 있는데 황룡문 따위가 두려울 게 있겠는가.


“그리고 어차피 너희 두 형제는 황룡문과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상황 아니냐. 언제까지 도망치거나 숨을 거냐. 밤에 두 발 편히 뻗고 자려면 황룡문과는 자웅을 겨뤄야겠지.”


당진명의 말대로 황룡문과는 원수가 된 임청호 형제가 편히 살아갈 방법은 황룡문을 괴멸시키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황룡문의 무서움을 잘 아는 임청호는 두려움을 쉽게 떨치기 힘들었다.


“다행히 물주와 우리의 관계를 황룡문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이검방을 공격하는 시기는 몇 개월 후로 얘기가 되었다. 그동안 너희들 무공을 중점적으로 봐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임청호가 볼 때 당진명은 내공으로만 보면 분명 이류 무인 정도의 수준인 것 같았는데 무공 동작의 정확함과 날카로움이 대단했다. 외공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일류 이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청호 입장에서는 당진명같은 고수에게 무공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작은 기연이나 다름 없었다.


“감사합니다 문주님.”


임청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 번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


세 달 동안 당진명은 임청호 형제와 문겸 세 사람의 수련을 도우면서 자신의 수련도 빼먹지 않았다.

임청호 형제는 이전에 배웠던 체계적이지 못하고 중구난방이었던 무공을 버리고 기본인 육합공에 당가의 비서장을 가르쳤다.


“지금 껏 저잣거리에서 익힌 흑도 무공을 버린다고 너무 아까워하지는 말아라. 원래 건물도 처음에 잘못 쌓으면 나중에 무슨 수를 써도 높이 못 쌓고 무너지는 법이다. 너희들은 무공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잘못된 토대 위에 상승무공을 쌓는 것보다 대충 지어진 건물을 허물고 기초부터 탄탄히 다지듯이 수련하는게 나중까지 보면 더 빠를 것이다.”


“예 문주님!”


임청호 형제는 당진명의 지시에 따라 아침 저녁으로 두 번씩 운기조식을 해서 내력을 쌓고 지루한 기초무공 훈련에 성실히 임했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 삶을 살려는 열정으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 두 사람은 3개월이 다 지날 즈음에는 이류 초기의 무위를 되찾았다.


당진명은 문겸에게 독 바른 암기를 던지는 암기술을 가르쳤다.


“별로 가르쳐주고 싶진 않았으나 배워두면 요긴하긴 한 기술이니까 가르쳐주겠소. 하지만 남들이 많이 보는 곳에서는 쓰지 마시오.”


당진명은 문겸에게 암기술을 가르쳐 주면서 당부했다.


“왜 그렇습니까?”

“사천당가의 인상이 왜 나쁜지 아시오?”

“인상이요?”

“거 왜. 사천당가는 왜인지 정사지간의 문파라는 세간의 선입견이 있지않소.”


당진명이 맘에 안든다는 듯이 비수를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다 이것들 때문이오. 독이나 암기는 아무래도 방비가 힘들다 보니 사파 무인들이 많이 쓰지. 그러다 보니 비겁하다는 인상이 생긴거요. 나는 예전부터 남들에게 그런 시선을 받는 게 싫었소. 그러니까 우리 협의문의 인상을 당가처럼 암기나 사용하는 쪼잔한 문파로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암기는 가급적 남들이 안보는 곳에서만 사용하시오.”


저잣거리에서 살아서 체면을 챙겨본 적이 없는 문겸으로서는 당진명이 별 걸 다 신경쓴다고 생각했지만 문주 앞에서 지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명심하겠습니다.”


“또한 암기에 독을 묻혀서 쓰면 좋은데 사파인이나 흑도들을 상대할 때만 사용하길 바라오. 독까지 쓰면 인상이 더 안 좋아지니까. 정파 무인들한테는 엄금이오.”


“잊지 않겠습니다.”


문겸이 당진명이 준 독가루 주머니를 챙기며 말했다.


낮에는 세 사람의 수련을 봐주고 저녁이 다 되서야 당진명은 개인 수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개인수련이라고 해봐야 별 건 없었다.

독룡십팔장과 독룡검을 익숙해지게끔 한 시진 동안 훈련한 후 다시 한 시진 동안 운기조식으로 자기 전에 내공을 쌓는 것이다.

매일매일 해야하는 훈련이지만 강호행을 하며 돌아다닐 때는 여건상 매일 하기가 힘들었다.

당가장에서는 당진명의 수련을 방해할 것이 없었으므로 당진명은 순조롭게 수련을 거듭하여 삼 개월이 지날 무렵에는 일류 초기의 성취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야 일류 고수의 경지에 올랐나···.’


보통의 무림인이 스무살에 일류 고수가 된다는 것은 천하의 기재로 여겨질만한 성취였다. 그러나 당진명으로서는 회귀 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낮은 무공 수준이었다.

절정고수로서 강호를 누볐던 독마 당진명으로서는 지금의 몸상태가 무겁고 불편하게 여겨져 불만스러웠다.


‘아니다. 회귀 전 스무살 때 나는 일류는 커녕 아예 무공은 아예 모르다시피하지 않았냐. 지금은 그때에 비해서 파격적으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거야. 조급해할 필요 없다.’


당진명이 조급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당장 황룡노군이라는 절정고수를 적으로 삼았기 때문이었다. 황룡노군을 생각하면 아무리 빨리 성장해도 부족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문겸을 시켜서 소림사의 대환단을 훔쳐봐?’


회귀 전에도 소림사의 대환단을 훔쳐내서 복용한 괴도 문겸이니만큼 도둑질을 갈고 닦으라 시키면 몇 년 안에 대환단을 훔쳐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생각을 다하는 군. 광명정대하게 살겠다고 다짐했으면서 도둑질이 왠 말이냐.’


그리고 강호라는 곳은 살다보면 누구나 한두 번은 작은 기연을 만나게 되어 있었다.


‘조급할 필요 없다. 기다리다 보면 기연이 찾아오겠지.’


물론 당진명은 기연이 오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자기 앞으로 오도록 기연을 끌고올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었다.


당진명이 수련에 힘쓰는 동안 금봉상단은 당가에 관련된 사업체를 통해서 금자 100냥을 전달했다. 100냥의 금자는 장부상에만 기록된 물건 거래, 실체가 없는 용역의뢰등을 통해서 당군보의 손으로 천천히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금봉상단주는 약속을 지켜서 선불로 값을 치렀다.


“앞으로 2,3개월 만 있으면 모든 돈이 나한테 들어올거다.”


당군보의 말에 당진명은 슬슬 이검방으로 출발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당진명은 자신의 처소로 문겸과 임청호 형제 세 사람을 불러들였다.


“부르셨습니까 문주님.”


당진명은 세 사람의 인사를 받았다.


“일전에도 말했듯이 슬슬 금봉상단과 약속을 이행할 때가 온 거 같다.”

“그럼 이검방에 쳐들어가는 겁니까?”


문겸의 말에 당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세 사람의 성취를 봤을 때 충분히 무공을 익혔다고 판단 된다. 이제는 실전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이검방 놈들이 훈련 교보재가 되는 거군요.”


임대호가 양주먹을 맞대며 씩 웃었다.

원래부터 기골이 장대했던 임대호는 절맥증을 치료하면서 내공이 크게 증진되어서 무공을 배운 건 늦었지만 실력을 따지면 형 임청호와 별 차이가 안나게 되었다.

게다가 외공수련을 해서 몸이 근육질로 단단해져 겉모습만 보면 협의문에서 제일 강해보였다.


“내가 볼때 대호 네 무공이 셋 중에서는 가장 뒤처진다. 무리는 하지 말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임대호는 자신이 제일 뒤처진다는 소리에도 별 이의없이 받아들였다. 문겸이야 1년 이상 선배인 사형이었고 임청호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형이었으니 당연히 여겼다.


“지금부터 바로 이검방이 있는 검각산으로 갑니까?”


임청호가 날카로운 눈매를 빛내며 물었다.


“아니, 검각으로 가기전에 중요하게 준비해야 될 일이 있네.”

“그게 뭡니까?”

“따라오게.”


당진명은 세 사람을 데리고 당가타를 나섰다.


“이곳은 옷가게 아닙니까?”


임청호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당진명이 세 사람을 데려간 곳은 당가에 무복을 납품하는 옷 가게였다.


“음. 말하자면 이번 이검방 공략전은 우리 협의문으로서는 처음으로 나서는 협행이 아니겠나? 그러니 무엇보다도 복장을 갖춰서 가는 게 중요하지.”


“중요하게 준비해야 된다는 게 의복이었습니까?”


세 사람이 당진명의 말을 이해 못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생각해 보게. 우리가 지금 입고있는 복장으로 이검방을 물리치러 간다면 누가 우리를 한 문파에서 온 사람들로 보겠는가?”


문겸등 세 사람은 당가의 무복을 입고 있었고 당진명은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그냥 당가의 무복을 입고 가면 안 됩니까?”


임대호가 물었다.


“그건 절대 안 되네. 우리가 당가의 무복을 입고다닌다면 우리 복색을 본 사람들이 협의문이라는 문파는 사천당가의 아래 있는 곳이구나 하고 은연중에 뇌리에 박힐 걸세. 한 번 인상이 잘못 박히면 그걸 뒤집는데는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 처음부터 강한 인상을 남겨줘야해.”

“어··· 그렇군요···.”


당진명의 강경한 태도에 임대호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내가 미리 생각해둔 복색이 있네.”


당진명은 좀 신나 보였다.


“공자님 오셨습니까.”


옷 가게 주인이 당진명을 환대했다.


“내가 일전에 준비한 무복은 다 되었는가?”

“예. 한 번 입어보시겠습니까?”


당진명은 가게 주인의 안내로 안쪽으로 들어가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음. 마음에 들어. 자네들이 볼 때 이 무복이 어떤거 같나?”


당진명은 하얀 옷감에 파란색 소매를 덧댄 무복을 입고 나왔다.

전신 청동 거울 앞에서 연신 옷을 펄럭이며 무복을 바라보는게 퍽이나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공자님 너무 잘 어울리십니다! 옷을 바꾸시니 영웅의 풍모가 더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상점 주인이 당진명의 옆에서 한껏 아부를 했다.


“하하하. 그런가. 내가 봐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정파무인이라면 역시 하얀색 무복이지! ”


당진명은 매우 흡족한 듯했다.


“... 저희는 뭐 별 생각없습니다. 괜찮은 것 같네요.”


문겸이 새 무복을 만져보며 말했다. 옷감을 보니 당가의 무복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럼 이 무늬로 무복을 세 개 더 만들어 주게.”


문겸과 임청호 형제는 옷 가게에서 치수를 재었다.

사흘 후 당가로 협의문의 새하얀 새 무복이 전달되었다.


당진명은 새로 하얀 무복을 갖춰입은 채 나란히 선 문겸과 임청호 형제 세 사람을 보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 준비가 다 되었군. 검각산으로 출발하세!”


협의문의 첫 번째 단체 강호행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주말 잘 보내세요!

11화 (서월탄의 결심) 에피소드의 마지막 전개가 수정이 필요하다고 여겨져서 마지막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수정된 화수는 11화 끝부분이고 12,13화도 앞 내용이 바뀜에 따라 미세하게 수정되었습니다. (수정일 4월 20일.) 전체적인 전개는 크게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수정 된 내용을 안 보셔도 감상에는 지장이 없을거라고 생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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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비무대회4 +2 24.05.09 637 18 11쪽
42 당진명의 시합 +3 24.05.08 698 17 11쪽
41 문겸의 작전 +2 24.05.07 751 17 12쪽
40 비무대회3 +3 24.05.06 809 17 11쪽
39 매제찾기2 +4 24.05.05 904 17 12쪽
38 비무대회2 +2 24.05.04 957 16 12쪽
37 비무대회 +3 24.05.03 981 16 11쪽
36 왕랑 +2 24.05.02 1,003 19 12쪽
35 왕씨세가 +3 24.05.01 1,077 21 12쪽
34 매제 찾기 +4 24.04.30 1,114 20 12쪽
33 해선 안 되는 일 +2 24.04.29 1,072 18 11쪽
32 목수 좌정2 +2 24.04.28 1,095 20 11쪽
31 목수 좌정 +3 24.04.27 1,143 20 11쪽
30 의뢰 달성 +2 24.04.26 1,195 23 12쪽
29 이검방4 +5 24.04.25 1,285 24 12쪽
28 이검방3 +2 24.04.24 1,339 24 11쪽
27 이검방2 +4 24.04.23 1,382 25 11쪽
26 이검방1 +5 24.04.22 1,491 26 11쪽
» 가장 중요한 준비 +3 24.04.21 1,594 24 12쪽
24 투자금 +2 24.04.20 1,663 28 11쪽
23 금봉상단 +2 24.04.19 1,762 29 11쪽
22 기초공사 +4 24.04.18 1,830 33 12쪽
21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4 24.04.17 1,854 32 11쪽
20 성도로 +2 24.04.16 1,960 31 11쪽
19 형제 +2 24.04.15 1,979 32 11쪽
18 임청호 +4 24.04.14 2,069 3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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