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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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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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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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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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검방4

DUMMY

당진명과 문겸이 앞뒤에서 협격을 하니 양일섬은 금세 불리해졌다.


“이 비겁한 놈들아, 정정당당히 싸워라!”


당진명이 그런 양일섬을 비웃었다.


“너 같은 악당의 말은 안 들린다.”


‘안 되겠다.’


양일섬은 승산이 없다 여기고 도망가기로 했다. 고수일수록 물러서야 할 때를 알아야 했다. 물러설 때를 모르면 고수가 되기 전에 죽으니까.

양일섬은 이런 곳에서 개죽음 당하고 싶지 않았다.


양일섬은 양가창법 반월회의 초식을 사용했다. 창을 주위로 크게 휘둘러서 잠시 당진명과 문겸을 반 장 물러서게 하였다.


‘지금이다.’


양일섬은 앞뒤 보지 않고 도망치려고 했다.

경공을 사용해서 이 장의 거리를 순식간에 도약한 다음 바로 줄행랑을 치려고 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양일섬의 발목을 잡는 손이 있었다.


“아닛!”


문겸이었다. 어느새 문겸이 양일섬을 따라잡아 하늘로 도약하려던 그의 발목을 낚아 챈 것이다.


‘이 잠깐 사이에 삼 장 가까운 거리를 달려 왔다고?!’


문겸이 회귀 전 괴도로 명성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도둑질 하다 잡혀도 바로 도망 칠 수 있는 그의 남달리 빠른 발 때문이었다.

문겸은 다른 무술보다도 보법에 소질을 보였다. 특히 자영신보를 배운지 1년 밖에 안 되었는데도 그 성취는 남달랐다.


무공만을 비교한다면 문겸은 양일섬의 적수가 아니었지만 경공에서라면 문겸이 한 수 위였다.


쿠당탕!


문겸이 양일섬의 발목을 잡은 채로 두 사람은 바닥에 떨어져서 굴렀다.


“잘 했다 문겸!”


당진명이 양일섬에게 달려들었다.


“으갸악!”


바닥에 엎어진 양일섬이 마구잡이로 장창을 휘둘렀다. 하지만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한 상태에서 휘두르는 창이 당진명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자, 잠깐만 기다려 봐. 날 살려주면···.”


푸욱!


당진명의 장검이 지체 없이 양일섬의 심장을 꿰뚫었다.


“황룡문에서··· 널··· 가만두지···않···을···.”


양일섬은 말을 다 끝맺지 못하고 절명했다.


당진명은 임청호 형제가 싸우고 있는 뒤쪽의 협곡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따로 진법을 갖추고 싸우는 것도 아닌데 합이 딱딱 맞아떨어졌다.


‘오랫 동안 같이 살아서 호흡이 척척 맞는 건가.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고 들었지만 신기하군. ’


쌍둥이인 무인들이 진법을 사용하면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알아서 진법의 힘이 배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임청호 형제는 딱히 쌍둥이는 아니었지만 쌍둥이 만큼이나 서로의 생각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서로의 행동이 방해가 되어서 무위가 떨어질 좁은 협곡에서도 마치 한 사람이 싸우는 듯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재밌네. 저 두 녀석에게 합격진을 가르치면 볼만하겠어.’


당진명은 새로운 발견에 기분이 좋아졌다.


“크으윽!”


구효는 임청호 형제의 검을 쳐내는 데 급급했다. 분명 임청호 형제 각각의 무위는 구효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어찌나 두 사람의 합이 척척 맞는지 구효는 마치 손발이 여러 개인 아수라(阿修羅)와 싸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임청호와 임대호의 검이 차례대로 휘몰아치듯이 구효의 급소를 노렸다.

얼마 안 가서 구효는 팔다리에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둘 다 잘했다.”


당진명은 다가가서 구효의 팔다리 근맥을 끊었다.

그러고는 서늘한 눈빛으로 이검방 부하들을 노려봤다.


“더 덤빌 녀석이 있느냐?”


방주는 져서 근맥이 끊겼고 방주보다 더 높다는 황룡문의 분타주까지 죽은 마당에 당진명에게 거역하려는 자는 없었다.


“너희들이 투항한다면 목숨은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싸우려는 자는 여기 바닥에 쓰러진 자들 처럼 될 것이다.”


당진명이 처음에 임청호가 죽인 네 구의 시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검방 부하들은 하나둘 조심스레 무기를 땅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몇 명 나와서 방주와 시체들을 옮겨라 너네들 본채로 가야겠다.”


당진명의 말에 이검방 부하들이 서로 눈치만 봤다.


“야, 빨리빨리 안 움직여? 문주님 말씀 못 들었어!”


문겸이 나서서 앞에 있는 부하들을 몇 명 지목했다. 지목당한 부하들은 허겁지겁 쓰러진 이검방주 구효를 업고 협곡에서 싸우다 죽은 시체들을 한 곳에 모았다.


“올라가자.”


당진명이 말하자 문겸이 또 나섰다.


“어이 거기 너. 빨리 문주님 가시는 길을 안내해라!”

“예··· 알겠습니다.”


이검방 부하는 서둘러서 당진명을 따라가서 본채로 가는 길을 안내했다.

그 뒤를 문겸이 따르고 이검방의 부하 30여 명이 그 뒤를 잇고 맨 마지막에서 임청호 형제가 부하들을 감시했다.


이검방 본채에 다다르자 총관이 이검방주가 돌아왔구나 싶어서 마중 나왔다 당진명 일행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너는···!”


총관이 검 손잡이에 손을 댔다.

하지만 당진명이 검을 뽑는게 더 빨랐다.

당진명의 장검이 총관의 목을 쳤다.

총관의 목이 피보라를 뿌리면서 땅에 떨어졌다.

당진명은 피묻은 칼을 처올려 보이며 말했다.


“반항하면 이렇게 된다. 다들 잘 봤겠지?”


본채에 있던 이검방 부하들은 당진명의 무위를 보고 싸울 마음이 사라졌다.

이검방의 총관은 무공도 익혀서 무위가 방주 다음 가는 고수였다. 비록 총관의 무위는 이류 중기 수준이었지만 무공을 제대로 배운적이 없는 이검방 부하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고수였다.

그런데 그런 총관이 제대로 검을 뽑아보지 못하고 죽으니 이검방 부하들은 자신들이 떼로 달려들어도 당진명 일행을 이길 수 없다고 여겼다.


“산채 건물 다 부수고 불태워서 못 쓰게 만들어라.”


당진명은 이제 문겸을 바라보며 지시했다.


“들었지? 산불 안나게 조심해서 작업해라. 실시!”


문겸의 독려에 이검방 산채는 한 시진 만에 다시 사용할 수 없을 수준으로 철거되었다.


“문주님. 협행을 하니 기분이 좋군요. 왜 정파 놈들이 강호행에 나서는 지 알 거 같습니다.”


문겸이 철거되는 이검방 산채를 지켜보며 말했다.


“문 형이 수고 많았소. 이제 보니 사람들을 부리는데 재주가 있군. 협의문의 총관을 맡아 보겠소?”

“하하하. 제가 무슨 총관입니까. 일자 무식에 글도 제대로 못 읽는데요.”


문겸이 손을 흔들며 겸양했다.


“아니오. 글이야 선생을 붙여서 천천히 배우는 거지. 임시라 생각하고 한 번 해봐요. 어쩌면 적성에 맞을지도 모르니까. 하다가 적성에 안 맞으면 때려치워도 뭐라 안하겠소.”


당진명이 진심으로 말했다. 문겸은 조금 부끄러워졌다.


“문주님이 좋게 봐주시니 임시로 맡아 보겠습니다.”

“좋소. 문 총관. 이자들을 데리고 검각산 아래로 내려 갑시다.”


당진명은 이검방 사람들을 데리고 율현촌으로 내려갔다.

율현촌 사람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이검방 사람들에 놀랐다.


“겁먹지 마십시오. 저희 협의문에서 포로로 잡아온 자들입니다.”


당진명이 웃는 얼굴로 마을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정말로 네 분이서 이 많은 이검방 놈들을 잡아오신 겁니까?”


촌장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랐다. 고작 네 명이서 40명이 넘어보이는 사람들을 포로로 잡았다니 쉽게 믿을 수 없었다.


“무림인의 싸움은 머릿수가 전부가 아닙니다. 한 명의 고수가 전황을 좌지우지하는 법이지요.”


촌장이 알아들을 리는 없었지만 당진명은 짐짓 무게를 잡으며 말했다.


“정말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지···.”


은혜는 보호비로 갚게 될 것이다. 이 근방은 협의문이 지배하는 땅이 될 테니까.


‘그래도 마을 사정이 어려워 보이니 일 년간은 보호비를 면제해 주고 마을을 먼저 잘 살게 만들어야겠지. ’


당진명은 금봉상단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돈에 관해서야 금봉상단주를 따를 사람이 있겠는가.


“여러분들 이제 걱정 놓으십시오. 앞으로 이 마을은 협의문이 지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진명의 말에 촌장을 비롯한 마을사람들의 얼굴에서 놀라움과 기쁨이 보였다.


“그게 정말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율현촌과 협의문이 있는 개현은 근방이니 정기적으로 순찰을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당진명의 말에 촌장이 황송해했다.


“이검방을 몰아내 주셨는데 이렇게까지 잘해주시다니. 많지는 않지만 보호비를 준비하겠습니다.”


촌장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어느 세력이 이 마을을 지배하던지 보호비는 내야 하는 것이었다. 기왕 낼 보호비라면 악독한 이검방에 내느니 정파를 표방하는 협의문에 내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아닙니다. 마을이 이검방에 수탈 당해 힘들텐데 어떻게 보호비를 받겠습니까. 당분간은 마을을 재건하는 데 힘을 쓰십시오. 저희도 돕겠습니다. 보호비는 마을 살림이 넉넉해진 이후에 다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당진명의 말에 촌장과 마을 사람들은 한층 더 감격한 얼굴이었다.

율현촌 마을사람들이 보기에 당진명은 한치의 욕심도 없는 성인군자, 협의지사의 모습 그 자체였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율현촌은 당 문주님의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


당진명은 촌장의 인사를 받은 뒤에 이검방 부하들을 처리할 방법을 생각했다.


“이 주변에 정파의 분타가 있습니까? 그곳에 저 흑도 무리를 인계해야 할 것 같은데요.”


당진명의 말에 한 사람이 나섰다. 당진명 일행을 이검방 산채까지 안내했던 나무꾼 곡유종이었다.


“이 근처에 공동파의 분타가 있습니다. 약간 멀지만 한 시진 반이면 갈 수 있습니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곡 형. 무사히 돌아갔었군.”


당진명이 곡유종을 보며 반가워했다.


“곡 형. 저쪽에 이검방 방주가 있소. 곡 형을 생각해서 데려왔는데 직접 원수를 갚겠소? ”


당진명의 권유에 곡유종을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는 사람 죽이는 일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문주님이 원한을 갚아주신 것만해도 충분합니다.”


곡유종은 말한대로 방주를 죽여서 원한을 갚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일반인이었던 곡유종은 칼에 손 대는 게 두려워 보였다.


“내가 곡 형에게 괜히 칼을 잡으라 권한 것 같군.”


당진명은 복잡한 표정의 곡유종을 보며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아닙니다. 문주님 덕분에 아버지의 혼령이 편히 잠드셨을 겁니다. 문주님은 제 은인이십니다.”


곡유종은 진심으로 당진명에게 고마워하는 것 같았다.


“그래. 꼭 칼로 남을 죽인다고해서 부모의 원수를 갚는 것은 아닐거요. 보란듯이 잘 살아서 하늘에 계신 부모님을 안심시켜드려요.”


당진명이 곡유종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말했다.


협의문 일행은 곡유종의 안내에 따라 흑도 무리를 이끌고 공동파 검각분타로 향했다.

갑자기 나타난 많은 사람들에 공동파 검각분타 사람들은 놀랐다.

검각분타의 분타주 상경진인이 포권을 하면서 인사했다.


“저는 공동파의 검각분타주인 상경이라 합니다. 보아하니 이자들은 흑도 무리들 같은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당진명이 예의바르게 답례했다.


“저는 새로 생긴 협의문의 문주 당진명이라 합니다. 이 자들은 검각산에 산채를 짓고 모여 주변 마을을 약탈하고 지나는 상인들의 재물을 강도질한 산적무리입니다. 그 소문을 듣고 가만 있을 수 없어서 저희 협의문에서 악당들을 잡아 압송해 온 것입니다.”


당진명의 말을 들은 상경진인은 젊은 친구가 예의도 바르면서 협의심이 대단하다 여겼다.


“정말이지 장한 일을 하셨습니다. 이자들은 제가 책임지고 공동파의 뇌옥에 감금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분타주님.”


당진명은 이검방 놈들을 넘기고 떠나려고 했다.


“잠시만요. 당진명 소협이라 하셨지요.”

“예.”

“협의문 분들은 젊은 나이에 대단히 훌륭한 일을 하셨군요. 제가 장문인 종연진인께 협의문의 선행을 보고드리겠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말씀입니다.”


포권을 하고 돌아선 당진명의 얼굴에는 흡족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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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투자금 +2 24.04.20 1,663 28 11쪽
23 금봉상단 +2 24.04.19 1,763 29 11쪽
22 기초공사 +4 24.04.18 1,830 3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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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형제 +2 24.04.15 1,979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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