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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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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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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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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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대회2

DUMMY

비무로 승부를 가른다는 건 변여 입장에서는 가장 원하던 결과였다.

가세가 기울었다하나 왕씨세가를 완전히 호남에서 몰아내려면 상당한 병력을 동원해야 했다.


돈도 많이들고 장가계를 오랫동안 다스린 왕씨세가를 힘으로 몰아냈다고 욕도 많이 먹으리라.

반면에 비무로 승부를 갈라 왕씨세가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욕 먹을 일도 없었고 설령 왕씨세가가 물러나지 않는다 해도 약속을 안 지키는 왕씨세가를 칠 명분이 되었다.


변여 입장에서는 어떻게 굴러가도 이득인 꽃놀이패를 잡은 것 같은 상황. 당진명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보름 후 동정호에서 오대오로 비무를 한다. 진 쪽은 두 말 않고 호남 지방에서 떠난다. 이의는 없겠지? ”


왕 가주는 당진명을 막고 싶은 마음을 참았다.


‘당 문주에게 무슨 생각이 있겠지.’


“이의 없소. 변 가주야 말로 나중에 다른 소리 하지 마시오.”

“내가 다른 소리를 할 이유가 있겠는가?”

“다섯 중에서 세 명이 먼저 이기는 쪽이 승리하는 것이오.”

“알겠네.”


변여는 자신과 오사목은 무조건 이길 것이고 나머지 세 명 중 한 명이 이기면 되니 어렵지 않은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변여의 아들 변량이 이류 후기에 도달했으니 웬만한 고수가 아니라면 변량을 이길 자가 없다고 생각했다. 변량 뿐 아니라 변씨세가에는 이류 중기에 이른 고수들도 대여섯 명 되었다.

왕씨세가에서 무슨 수를 쓰더라도 변씨세가를 이길 수단은 없다고 여겼다.


“대진표는 어떻게 정하겠나?”

“이틀 후에 변씨세가로 찾아가겠습니다. 그때 자세한 규칙을 논하시죠.”

“그렇게 하지.”


변여는 만족스런 얼굴로 돌아갔다.

변여가 돌아간 후 왕 가주는 당진명을 붙들고 물었다.


“당 문주. 정말로 비무대회에서 이길 자신이 있소?”

“변씨세가에서도 실질적인 전력은 일류 고수인 타장봉 변여와 혈량검 오사목 뿐입니다. 저한테는 두 사람을 꺾을 계책이 있습니다.”


당진명의 말에 왕 가주가 깜짝 놀랐다.


“그게 정말이오?”

“비무 규칙과 대진표만 잘 짠다면 승산은 충분히 있습니다. 변씨세가에서는 우리 협의문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그 점을 잘 파고들어서 대진표를 짠다면 변씨세가를 이길 수 있습니다.”


왕 가주는 당진명을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큰 소리를 쳐주는 당진명 때문에 마음은 조금 편안해 진 것 같았다.


“비무할 사람이 다섯 명인데 우리 협의문에서 네 명이 나간다 쳐도 나머지 한 사람은 어찌 하실 겁니까?”


임대호가 물었다.


“왕씨세가가 나서는 것이니 명분상으로는 왕 가주님이 나서셔야 하는게 맞지만···.”


왕 가주는 어릴때 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도저히 비무를 할 수 있어보이지 않았다.


“제가 나가겠습니다.”


왕랑이 나섰다. 당진명도 찬성했다.


“왕 공자는 왕씨세가의 소가주이니 남들이 뭐라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럼 저희 협의문의 네 명에 왕 공자까지 합쳐 다섯명으로 비무대회 대진표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당진명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왕씨세가의 방문을 보고 몇몇 무인들이 왕씨세가를 찾아오긴 했지만 다들 삼류 수준의 뜨내기 들이었다. 무위만 놓고 본다면 당진명이 거론한 다섯 사람이 가장 높은 부류였다.


“걱정마십시오. 제가 오사목을 맡아 싸워 이길 겁니다.”

“오사목을? 자신 있나?”


왕 가주가 걱정스레 물었다.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길 겁니다.”

“오사목은 그렇다 치더라도 변여도 오사목 못지 않은 고수인데···.”


당진명은 문겸을 바라보며 말했다.


“변여는 문 총관이 맡아주시오.”

“제가요?”

“내가 볼때 우리 협의문 사람들 중 변여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문 총관 밖에 없소.”


문겸은 당진명의 신임에 기분 좋으면서도 좀 당황한 표정이었고 임청호 형제는 내심 자신들이 일류 고수를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안심한 듯했다.


“꼭 변여를 이기지 못해도 좋소. 시간제한 규칙을 정해서 비기는 것도 규정에 넣을 생각이오. 내가 이기고 문 총관이 비기고 청호, 대호 형제와 왕 공자 세 명 중 두 명이 이기면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오.”


왕 공자는 모르겠지만 임청호와 대호 형제는 당진명이 몇 달간 성의껏 가르쳤으니 왠만한 이류 무인한테 질 것 같지 않았다.

결국 당진명과 문겸이 변씨세가측 제일의 고수인 오사목과 변여가 못 이기도록 막는다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변여를 어떻게 상대할지 복안이 있으십니까? 비기려고 해도 그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네요.”


다른 사람들과 달리 힘겨운 임무를 맡은 문겸이 자신 없다는 투로 말했다.


“문 총관은 경신법이 특출나지 않소. 경공을 최대한 활용해서 피해다니며 방어 위주로 싸운다면 300합 이내에 변여에게 완전히 지지는 않을 것이오.”

“제한 시간을 300합을 겨루는 이내로 하실 생각이십니까?”

“300합을 겨루려면 대략 이 다경(30분)쯤 걸릴 것이오. 이정도 시간이라면 변씨세가도 승부를 질질 끌 생각이 없으면 동의하겠지.”

“하지만 저희는 승부를 질질 끌 생각이지 않습니까. 이 다경이나 변여한테서 도망다닐 수 있을까요?”


문겸은 일류고수에게서 이 다경이라는 긴 시간동안 도망다니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다경 내내 도망만 다니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오. 하지만 꼭 도망만 다닐 필요는 없소. ”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문겸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도망갈 생각부터 하는 지 모르겠군. 문 총관은 변여를 보고 어떻게 생각했소?”

“어떻게 생각하다니요?”

“저자는 도저히 못 이길 것 같다. 이렇게 생각했느냔 말이오.”


문겸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는 않지요.”

“문 총관이 변여와 몇 수 겨루다 좀 불리해지면 경공으로 도망가면서 시간을 끈다면 충분히 무승부로 승부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오.”


문겸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문주님 말처럼 쉽게 될까요?”

“내가 볼때 문 총관과 변여의 무공을 비교하면 문 총관이 300 합 내에 변여에게 패퇴할 것 같지는 않소. 보름 동안 시간이 좀 있으니 어쩌면 문 총관이 변여를 이길지도 모르지.”


문겸은 안 믿긴다는 눈치였지만 당진명이 워낙 확신있게 말하니 더 할 말이 없었다.


“실전도 아니고 비무에서 무승부를 노리는 것이니 어떻게 될 지도 모르겠지요.”


당진명의 시선이 왕 가주를 향했다.


“왕 가주님은 대진표에 따로 의견이 있으십니까?”

“내가 무슨 의견이 있겠나. 당 문주의 작전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 같으니 믿고 따르겠네.”

“감사합니다.”


당진명은 말하기 어렵다는 듯이 조금 주저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방금 말씀드린 대진표에서는 제가 오사목을 꺾고 문겸 총관이 변여와 무승부를 이루는 것이 작전의 핵심입니다. 둘 중 하나라도 어그러진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듭니다.”

“그렇겠지.”


왕 가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변여를 상대하려면 그 무공을 알아야 이길 확률이 올라가겠지요.”


당연한 말이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유명한 고사성어도 있으니까.


“변여의 무공을 알아야 하는데 원래 같으면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한 번 싸워보지 않고서 어떻게 상대방의 무공을 알겠습니까. 하지만 이번 경우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상황이 다르다니?”


“변여가 익힌 무공이 왕씨세가의 현암신공 아닙니까. 비록 가주님과 소가주님 두 분께서 온전한 현암신공을 배우지 못하셨다해도 분명 변여를 이길 방법에 대한 단서를 찾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을 겁니다.”


“으음···그건 그렇긴 한데....”


당진명의 말에 왕 가주는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말 끝을 흐렸다.

당진명의 말은 현암신공을 깨뜨릴 방법을 찾는데 힘을 보태 달라는 말이었다.

아무리 변씨세가를 막는 일이라지만 자기 가문의 독문무공을 깨뜨릴 방법을 같이 연구하자니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고심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 합니다. 하지만 문 총관이 변여를 이기려면 왕씨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당진명의 설득에도 왕 가주는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다.

그때 왕랑이 나섰다.


“필요하시다면 얼마든지 돕겠습니다!”

“랑아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서 하는 말이냐!”


아들이 섣불리 말한다고 생각한 왕 가주가 왕랑을 나무랐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변씨세가에게 가문이 망한다면 가문의 독문무공이니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마 조부님이 살아계셨어도 저와 같은 결정을 내리셨을 겁니다.”


왕랑은 이미 확고한 결심을 한 듯했다. 왕 가주도 아들의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 없었다.

가문의 독문무공은 물론 중요했으나 아들의 말처럼 왕씨세가가 무너진다면 무공이 무슨 소용일 것인가.


“알겠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보거라.”


왕 가주는 지금 껏 아픈 다리를 핑계로 가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자책했었다.

그런데 지금 아들 왕랑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겠다고 나섰는데 자신이 막을 수는 없다고 여겼다.


어떻게 되도 가문이 망한다고 생각하면 아들이 최소한 후회는 남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보도록 돕고 싶었다.


“왕 가주님 결단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대 현암신공을 외부에 누출하는 일은 없을테니 걱정 마세요.”


당진명이 왕 가주에게 감사를 표했다. 무림인이라면 자신의 무공의 약점을 남에게 알린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다.

흡사 남의 손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한 번 사람을 믿고자 맘을 먹었다면 모든것을 믿으라 했소. 한 번 당 문주를 믿어보리다.”


그날 저녁 부터 왕랑과 협의문의 네 사람은 같이 비무대회를 대비한 수련을 시작했다.

특히 작전의 핵심인 문겸의 훈련에 중점을 두었는데 당진명은 왕랑에게 현암신공의 주요 특징을 듣고 변여가 어떤 초식으로 문겸을 상대할 지를 연구했다.

문겸은 당진명을 변여라 생각하고 가상의 대련을 하게 되었다.


다음날. 하루종일 당진명을 상대하면서 대련을 했지만 문겸은 이렇다할 무언가가 손에 잡히는 느낌이 없었다.


“아무래도 왕가장이 가진 현암신공이 완벽하지 않아서 더 변여의 무공에대한 감을 잡는게 힘들거요.”


당진명의 말처럼 문겸은 잘 알지도 못하는 변여를 상대하려니 흐릿한 안개에다 주먹을 뻗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그래도 지금 수련하는 게 완전히 헛수고는 아닐거요. 내일 변씨세가를 찾아가서 다시 직접 변여를 보면 깨닫는 바가 있을거요. 그자의 움직임을 잘 보고 기억해두면 심상수련을 할 때 도움이 될겁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문겸의 수련을 봐주는 걸 마친 당진명의 시선이 왕랑에게 닿았다.

왕랑은 걱정이 많아 보였다.


“왕 공자님. 걱정되십니까?”


왕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변여가 우리 대진표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까요?”


왕랑은 아무래도 변씨세가에서 곧이 곧대로 대진표를 받아들일지 걱정이 되는 듯했다.


“왕 공자. 걱정 말아요. 변여가 우리 제안을 안 받을리는 없고. 조금 수정을 하더라도 작전에 크게 영향을 줄 일은 없을 겁니다.”


당진명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무슨 좋은 수라도 있는 거겠지.’


왕랑은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


다음날.


당진명은 보름 후 동정호에서 치뤄질 비무대회의

대진표를 비롯한 비무 규칙을 정하기 위해 대회에 출장하기로 한 네 명을 데리고 변씨세가로 향했다.



작가의말

주말 잘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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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비무대회3 +3 24.05.06 809 17 11쪽
39 매제찾기2 +4 24.05.05 904 17 12쪽
» 비무대회2 +2 24.05.04 957 16 12쪽
37 비무대회 +3 24.05.03 981 16 11쪽
36 왕랑 +2 24.05.02 1,003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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