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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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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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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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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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제찾기2

DUMMY

느긋하게 침소에서 쉬고있는 변여에게 시종이 찾아왔다.


“가주님. 왕씨세가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변여는 왕씨세가에서 찾아온다는 말을 들었으니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도망치지 않고 생각 보다 일찍 왔군 정도의 생각을 했다.


“누가 왔더냐?”

“왕씨세가의 왕 공자와 협의문 일행이라고 했습니다.”

“들라고 해라.”


변여는 시종에게 명한 뒤에 느긋하게 일어섰다.


‘흐흐. 멍청한 놈들 제발로 무덤을 파는 군.’


변여 입장에서는 왕 가장이 계속해서 호남에서 물러나는 걸 거부한다면 껄끄러워질 터였다. 그런데 알아서 비무대회를 열어서 지면 물러나겠다니 이것만큼 기꺼운 일은 없었다.


변여는 가뿐한 마음으로 가주전으로 향했다.



*



“가주님께서 안으로 모시라 명하셨습니다.”


당진명 일행은 변씨세가 하인의 안내를 받으며 변가장 안으로 들어갔다. 변가장은 호남 동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왕 가장과는 달리 장가계에서 제법 떨어진 외진 곳에 위치했지만 집안의 크기와 호화로움이 왕 가장은 댈 바가 아니었다.


“이야~ 바닥에는 대리석을 깔고 대문에는 자개 장식이 화려하게 달려있는 걸 보니 변씨세가가 기세가 대단하긴 한 가 보군요.”


가난하게만 살았던 임대호는 변씨세가의 호화로운 모습에 홀린듯이 두리번 거렸다.


“대호야. 너무 두리번 거리지 말아라 누가 보면 우리를 촌뜨기라고 하겠다.”

“형은 뭘 그런걸 신경써? 보고 싶으면 보는 거지.”


당진명은 문겸에게 다가갔다.


“문 형. 변여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시오. 고수들은 평상시에도 기를 두르고 있으니 움직임 하나하나가 변여의 무공을 알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줄 것이오.”

“예. 변여만 뚫어지게 쳐다보겠습니다.”


당진명 일행이 가주전으로 들어가자 변여와 오사목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왕 공자, 당 문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변여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일행을 반겼다. 하지만 변여의 미소 뒤에 차가운 본 모습이 감춰져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변 가주님. 일전에 말한 비무대회의 자세한 내용을 논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잘 오시었소.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던 차였소.”

“말 없이 도망가는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용케도 찾아왔군.”


변여 옆에 있던 오사목이 빈정댔다.


“신경쓰지 말아요. 오 대협이 원래 솔직한 성격이라.”


변여는 신경쓰지 말라 했지만 누가 봐도 왕가장과 협의문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태도였다.


“왕씨세가는 도망가지도 숨지도 않소! ”


왕랑이 오사목과 변여를 노려보았다.


“왕 공자. 신경쓰지 맙시다. 어차피 시시비비는 비무대회에서 무공으로 가리면 되지 않겠소?”

“... 문주 님 말이 맞습니다.”


왕랑은 금방이라도 뽑을 것처럼 허리춤의 검에 가져갔던 손을 거두었다.


“서서 얘기할 건 아니니 다들 앉읍시다.”


변여의 제안에 따라서 일행은 커다란 원형 탁자를 둘러싸고 앉았다.


“저희가 생각한 대진표입니다.”


당진명이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서 변여에게 건넸다.

변여는 종이를 받아들어 오사목과 같이 살폈다.


당진명이 건넨 종이에는 묵으로 대전에 나설 왕씨세가 무인들의 이름과 대전 순서가 적혀 있었다.


1번 문겸.

2번 당진명.

3번 임청호.

4번 임대호.

5번 왕랑.


변여는 수염을 쓸면서 대진표를 음미했다.


‘무공이 강한 순서대로 대진표를 짠 건가?’


“우리의 대진표는 그렇게 결정했으니 변씨세가에서 어떤 무인이 선수로 나올지 결정해 주십시오.”


변여는 당진명을 비롯한 비무대회에 나올 왕씨세가의 선수 다섯명의 무위를 살폈다.

직접 무공을 겨뤄본 것은 아니니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당진명의 무위가 가장 높아보였는데 일류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고 나머지 무인들은 이류 초,중기의 실력인 듯했다.


‘그나마 한 녀석이 이류 중기에서 후기 사이로 보이는데 아마도 1번 문겸이 저자겠지.’


변여의 시선이 문겸에게 닿았다.

문겸도 변여를 쳐다봤다.


‘과연 일류 고수라는 건가. 움직임 하나하나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게 보이는 군.’


문겸은 계속해서 변여의 일거수 일투족을 자세히 살피고 있었다. 어떻게 걸음을 걷는지 팔을 움직이고 몸을 회전하는지에서 은연중에 자신이 평생을 익힌 무공이 조금씩 엿보이게 되는 것이다.

당진명은 커다란 단서는 아닐지라도 분명 심상心像수련을 할 때 보다 명확히 적의 모습을 머릿 속에 그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우리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 하루는 인선을 고민해보고 사람을 보내 왕씨세가측에 알리기로 하겠소.”

“알겠습니다.”


대진표 아래에는 300 합 이상을 겨루거나 한 식경 이상을 겨루고도 승부가 나지 않을 시 무승부로 한다.

비무대회 경기장은 가로 세로 15장丈 * 15장丈으로 한다.

등 문겸의 무승부를 위한 조건들이 나열 되어 있었다.


당진명은 변여가 위 조건들에 대해서 혹시 반대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변여는 자신의 의도대로 비무대회가 열린다는 것에 기뻤던지 자잘한 대회 규칙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다.


‘그렇게 방심하다가는 큰 코 다칠거다.’


당진명에게 나쁠 건 없는 상황이었기에 변여의 오만을 웃으며 받아넘길 수 있었다.



***



당진명 일행은 변씨세가에서 나왔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저쪽에서 우리가 예상한 것과 다르게 인선을 짤 수도 있지 않습니까?”


변씨세가에서 나오자 왕랑이 걱정스러운 듯 당진명에게 물었다.

하지만 당진명은 느긋하게 별 걱정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우리 생각과 다르게 인선이 나올 일은 없을 겁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어차피 다섯명 중 세명이 이겨야하는 시합인데 변씨세가 쪽에서는 반드시 이긴다고 생각하는 두 명이 있으니 우리쪽에서 가장 무위가 높은 사람에게 붙이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내가 무위가 높은 순서랍시고 대진표를 갖다 바쳤으니 생각할 것도 없이 변여가 첫 번째로 나오고 오사목이 두 번째 순서를 차지할 겁니다.”


왕랑이 얘기를 듣고보니 당진명의 말이 이치에 닿기는 했다. 오사목과 변여 두 사람이 누구와 붙어도 지지 않는다 생각하면 왕씨 세가쪽에서 그나마 이길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철저히 짖밟는 방법으로 나오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저쪽에서 그렇게 대진표를 안 짠다고 해도 상관없소.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서 내가 생각한 대진표로 만들면 그만이지.”


왕랑은 당진명의 말에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놀랍기도 했다.


‘당 문주는 나보다 한 살 많을 뿐인데 젊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대담하고 심계가 깊은거지? 정말 따라가지 못 하겠군.’


당진명이 독마로서 40년을 강호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걸 모르는 왕랑으로서는 당진명이 놀랍고 부러우면서도 닮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


다음날. 변여가 보낸 하인이 변씨세가에서 작성한 대진표를 가지고 왕씨세가에 찾아왔다.


변여가 작성한 대진표는 당진명이 예상한대로 였다.


1번 변여.

2번 오사목.

3번 변산.

4번 변로.

5번 변량.


“당 문주님의 예상대로 변여가 첫번째로 나왔군요.”

“아무래도 변씨세가주인 변여가 첫 번째로 나서는게 체면 상 맞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오사목은 변씨세가에서 초청한 사람이고 사파에서 이름을 날리는 무인이니 배려하는 차원에서 두 번째로 배정했겠죠.”


당진명이 별 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변산과 변로, 변량이라는 자에 대해서는 아시는 바가 있습니까?”


임청호는 자신의 상대로 결정된 변산이라는 자가 신경쓰이는 듯했다.


“변산과 변로는 변씨세가의 무인인데 무위는 이류 초기로 알고 있습니다. 변량은 변여의 아들입니다.”


왕랑의 대답에 임청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에는 양 가문의 공자들끼리 대결을 붙였군요. 나름 비무의 수미상관을 신경쓴 게 느껴집니다.”


문겸이 웃으면서 대진표를 들여다 봤다.


“어쨌든 문주님 말씀처럼 변여가 제 상대가 되었으니 다른 걱정없이 변여를 상대할 대책을 준비하면 되겠군요.”

“아직 열흘의 시간이 남았으니 시간이 문제될 건 없을거요.”

“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협의문 일행과 왕랑은 열흘 동안 비무를 준비하며 특훈에 들어갔다.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서는 무공수련에 열중했다.

그중에서도 왕랑은 특별히 열심이었다. 문겸이나 임청호 형제는 뺀질거리면서 당진명이 눈길을 거두면 어떻게든 조금 더 쉬어 보려고 했는데 왕랑은 당진명이 보건 안 보건 수련에 열심이었다.


‘문겸들이 하류층 출신이라 조금 뺀질대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왕랑, 저 친구는 정말 열심히 수련하는군. 가문의 무공만 제대로 전수되었다면 지금보다 더 실력이 성장했을텐데.’


당진명은 왕랑이 노력한 것에 비해서 성취가 부족한 것이 안타까웠다.


‘보면 볼수록 괜찮은 녀석이야. 각잡고 제대로된 무공을 배우게 한다면 높은 곳까지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것 같은데.’


당진명은 중앙 연무장에서 땀을 흘리며 검을 휘두르는 왕랑에게 다가갔다.


“왕 공자. 조금 쉬었다 하시지요.”

‘괜찮습니다. 아직 할만 합니다.“


왕랑이 검을 휘두르며 답했다.


“너무 혹독하게 훈련해도 되려 몸에 안 좋을 수 있습니다. 쉴때는 쉬어줘야 몸도 축나지 않습니다.”


당진명이 우물에서 퍼온 물바가지를 권하며 말했다. 당진명이 그렇게까지 말하자 왕랑도 검을 거두고 당진명과 나란히 처마에 걸터 앉아서 잠시 쉬기로 했다.


“왕 공자님을 보면 참 좋습니다. 수련에 이렇게까지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요.”

“과찬이십니다. 저희 가문의 일인데 제가 제일 무공이 뒤쳐지고 도움이 못 되는 것 같아서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열흘 열심히 한다고 뭐가 나아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노력은 해보고 싶습니다.”


왕랑이 결연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렇지요. 저도 만약 제 가문의 일이었다면 왕 공자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알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당진명의 말에 왕랑은 자신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당진명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가문의 얘기를 하다보니 또 동생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동생이요?”

“예.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그 아이는 절 아주 잘 따랐지요. 오랫동안 못 봤더니 그립네요.”


당진명은 주섬주섬 품에서 족자 하나를 꺼내서 펼쳐들었다.

족자에는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그 족자에 그려진 사람이 당 문주님의 여동생입니까?”


왕랑이 힐끗 족자에 눈길을 주며 물었다.


“아, 이거 실례했습니다. 너무 착하고 오빠를 위하는 선녀같은 여동생이라 제가 그리운 마음에 동생의 얼굴이 보고싶어서 초상화를 보고 말았네요.”


왕랑이 고개를 저었다.


“가족을 생각하는 것은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정말로 여동생 분이랑 사이가 좋으신 것 같습니다.”


‘좋기는 개뿔. 오빠를 소 닭보듯 하는 건방진 계집앤데···.’


“그런 여동생이 없지요. 오빠를 그렇게 위하는데 제 남편이 생긴다면 아마 극진하게 위하는 현모양처가 될 겁니다.”


당진명이 그렇게까지 얘기하자 왕랑도 흥미가 동했다.

그런 왕랑을 보고 당진명이 당희민의 얼굴이 실물보다 미묘하게 아름답게 묘사된 초상화를 잘 보이게 보여주었다.


“어떻습니까? 그림이 제 여동생의 미모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정도지요.”

“... 정말 아름다운 여동생 분을 두셨군요.”


당진명이 흘끗보니 왕랑의 얼굴이 조금 상기되어 붉어져 있는게 당희민에 대해 좋은 인상을 주는 데 성공한 것 같았다.


‘여동생아. 너는 이 오빠가 네 행복을 위해서 이리 애쓰는 것을 알고 있느냐!’


당진명은 성도에서 하루하루 놀기만 하며 세상 걱정없이 살아가고 있는 여동생 당희민을 생각하며 속으로 한숨 쉬었다.


작가의말

5월은 어린이날! 애들이 많아져야지 제 국민연금을 내줄텐데요 ㅎㅎㅎ 내일은 대체 휴일인거 같은데 편하게 보시라고 오전 9시 20분에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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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비무대회4 +2 24.05.09 637 18 11쪽
42 당진명의 시합 +3 24.05.08 698 17 11쪽
41 문겸의 작전 +2 24.05.07 752 17 12쪽
40 비무대회3 +3 24.05.06 809 17 11쪽
» 매제찾기2 +4 24.05.05 905 17 12쪽
38 비무대회2 +2 24.05.04 957 16 12쪽
37 비무대회 +3 24.05.03 981 16 11쪽
36 왕랑 +2 24.05.02 1,003 19 12쪽
35 왕씨세가 +3 24.05.01 1,077 21 12쪽
34 매제 찾기 +4 24.04.30 1,114 20 12쪽
33 해선 안 되는 일 +2 24.04.29 1,072 18 11쪽
32 목수 좌정2 +2 24.04.28 1,095 20 11쪽
31 목수 좌정 +3 24.04.27 1,143 20 11쪽
30 의뢰 달성 +2 24.04.26 1,195 23 12쪽
29 이검방4 +5 24.04.25 1,285 24 12쪽
28 이검방3 +2 24.04.24 1,339 24 11쪽
27 이검방2 +4 24.04.23 1,383 25 11쪽
26 이검방1 +5 24.04.22 1,491 26 11쪽
25 가장 중요한 준비 +3 24.04.21 1,594 24 12쪽
24 투자금 +2 24.04.20 1,663 28 11쪽
23 금봉상단 +2 24.04.19 1,763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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