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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ITE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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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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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사랑하기 때문에 - 19

DUMMY

“그런 중대한 내용은 대장님께서 하셔야죠.

오늘 하이디를 저세상으로 보낸 사람에게 그 말을 전해줄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김비서도 잘 알겠지만, 내가 지금 제주도로 가서 해야 할 일도 있고,

전반적인 전쟁 전략도 짜야 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구.

김비서를 믿고 부탁하는 거니까 거절하지 말아줘.”


“그럼, 술 한잔 더 사셔야 합니다.”


“알았어. 그럼 내가 김비서한테 술을 두 번 사면 되는 거야.”


*


다이아포스 본부 지하 30층, 오리온 침실.


띠리릭- 띠리릭- 띠리릭


“어, 그래. 무슨 일이야? 아직 새벽인데......”


“보스, 전산실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그럼 라돈이 열쇠로 열거나 직원들이 안에서 열라고 하면 되잖아.

간신히 잠들었는데 5분도 못 잤네?

왜 자꾸 날 귀찮게 하는 거야?”


“새벽에는 전산실 직원 한 명만 당직을 서는데,

화장실 다녀와서 홍채 인식을 하려고 입구에서 카메라를 응시했지만,

작동을 안 하더랍니다.

결국, 제가 가서 열쇠로 열어봤지만 안 열립니다.”


“그럼, 어떡하냐? 라돈이 문을 부셔!”


“전산실문이 쉽게 부서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또 뭔데?”


“섬 중앙 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모든 전함과 잠수함 엔진이 스스로 가동하면서 벽을 향해 급가속하더니

벽에 처박혀 엔진만 과속 상태로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그럼 빨리 승선해서 엔진을 멈춰!”


“전함과 잠수함에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또 왜?”


“전함에 접근할 경우 근접방어무기가 스스로 사격을 하기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옆에 있는 잠수함에도 못 가는 상황입니다.”


“제일 중요한 스텔스 이지스함은 어떻게 됐어?”


“우라디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라디움을 비롯해 이지스함 3척과 전투함 5척, 잠수함 3척까지

모두 벽을 처박은 채 굉음을 내며 엔진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누가 고장 낸 건지 알아내서 보고해!

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귀찮게 굴지 마!”


“또 문제가 있습니다.”


“뭐야! 당장 말해!”


“본부 내부에 실내 전등이 모두 꺼진 채 다시 켜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내 산소 농도가 급격하게 낮아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하게 증가 하고 있습니다.”


“수완이하고 한영이한테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해.”


“지금 영파이브를 비롯해 모든 숙소에서 취침중이던 요원들이

이산화탄소 중독 증세로 의식을 잃어 옥상으로 대피한 상태입니다.”


“이산화탄소 중독이라니?

아~ 진짜.

사고 처리를 하기 전에 먼저 스켈리한테 보고하는 건 어때?

나 지금 너무 피곤하단 말이야!”


“이런 일로 보고한다는 건 좀 그렇습니다.

평소에 가끔 발생하는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발생한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1호기부터 4호기까지 모두 달라붙어 해결하고 1시간 이내에 해결 못 하면 큰일이니까

그 때는 반드시 스켈리한테 보고할 수 있도록 해.

일단, 실내 등을 빨리 수리하고,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전함과 잠수함에 승선해 엔진 과열을 막도록 해.”


“네, 보스.”


*


밤 8시, 다이아포스 프랑스 별장.

한창 파티가 무르익어 가고 있고,


앞으로 세 시간 후 영국 청동검 세 자루의 경매가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에

연주와 오스카, 케빈, 야콥은 부지런히 무기 제조회사 사장들과 환담하며 의중을 파악하는 상황이다.


오늘은 영국의 무기 제조업체 대표 7명과

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아서도 참석해 그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서는 바로크 양식의 거대한 소파에 둘러앉아

무기 제조사 사장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연주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오늘 연주는 짙은 가지색 실크 벨벳으로 만들어진 하트 네크라인의 드레스를 입었는데,

특히 튤립 모양 스커트가 돋보이며 드레스의 뒤에는 섬세한 다이아몬드 장식과 진주 단추가 있다.


‘뭐라고 말을 붙여야 연주씨가 나한테 관심을 돌릴까?

사장들 앞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터라 내가 끼어들 틈이 없다.


연주씨하고 단둘이 대화할 시간은 잡을 수 없는 건가?

여하튼 오늘 그 청동검을 구매하지 못하면 연주씨와의 인연은 멀어질 것이 분명하다.


국가에 필요한 문화재를 구매하면서 연주씨와의 인연도 이어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때, 연주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린다.


프랑스 무기 제조사 사장들과 영국 무기 제조사 사장들이

일제히 연주의 이브닝드레스의 허리춤에 집중된다.


연주는 그런 사장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듯 옆구리에 손을 집어 넣더니 휴대폰을 꺼내 받는다.


“와 또 넣었다!”

“요즘 이브닝드레스에 주머니 있는 게 유행인가 봐.”

“나도 처음 보는데?”

“연주씨는 항상 세련된 스타일로 유행을 선도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


사장들은 연주가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는 것조차 화제가 될 정도로 홀딱 빠져 있다.


무엇보다 그들이 연주에게 매료된 가장 큰 이유는

오늘 입은 짙은 가지색 실크 벨벳으로 만들어진 하트 네크라인의 드레스가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사장들은 연주에게서 사업가 보다 우아한 연설가의 모습을 느끼는 것 같다.


남자들 세계에서나 주고받던 전략적 대화나 정치적 대화가 아닌

인간미와 생동감이 넘치는 진정한 대화를 만끽하며 인생의 새로움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녀를 여자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현명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네, 여보세요? 유연주입니다.”


“아! 보스! 안녕하셨어요? 보고 싶어요!

네? 어떻게 그런 일이!

그럼 회장님께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네, 기다릴게요. 영파이브가 걱정되네요.

따듯한 물 좀 드시면 잠이 잘 오던데 한 번 해보세요!

네, 저도 보고 싶어요.”


툭- 띠이잉-


갑자기 연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서를 비롯해 모든 거물급 사장들도 연주를 따라 어두운 표정을 짓고 시무룩해진다.


연주가 자리에 앉더니 이마에 손을 대고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연주 앞에 있던 사람들로부터 걱정을 하는 마음이 담긴 깊은 탄식이 쏟아져 나온다.


“유보스. 무슨 일입니까? 우리가 도와줄 수 있으면 모든 걸 다 내던지고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본사에 일이 생겨서 머리가 좀 아프네요. 잠시만요.”


연주가 양해를 구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


청동검 앞에 선 연주는 슬픈 표정으로 세 자루의 청동검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달랜다.


‘이도신 회장님......’


“무슨 일이에요, 연주씨?”


“아! 스켈리!”


“아래 손님들도 표정이 안 좋더라구요. 서로 싸웠어요?”


“네에~? 치~. 어디서 그런 유치한 농담을 다 배우셨어요?”


“좀 웃겼어요?”


“네. 하하.”


“나도 좀 연주씨를 도와서 파티장에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데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아요.

사람과 대화하는 게 아직도 어색하거든요. 이해해 줘요. 나만 일하지 않는 것 같아서 많이 미안해요.”


“그래서 이렇게 파티만 하면 2층에 올라와 커텐 뒤에 숨어있는 거에요?”


“네. 할 수 없죠.”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 분이 너무 내성적이세요.

어떻게 그런 성품으로 다이아포스의 회장이 되셨어요? 신기해요.”


“내가 싸움을 좀 하거든요.”


“하하하. 저랑 대련 한 번 하시겠어요?”


“네. 하하. 나중에 시간 내서 얼마든지 해드릴게요.

물론 연주씨에게 이길 자신은 없지만요.”


“하하하. 스켈리가 드디어 내가 배꼽 잡고 웃게 하셨어요.”


“하루종일 2층에 있어서 우울했는데, 기분이 좀 나아졌습니다.

근데 뭐 걱정스러운 일이 있어요?”


“오리온 보스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요즘 오리온 보스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전화해요.

지금 새벽인데 골치 아픈 일들이 생겨 속상하다고 그러네요.

아기 같아요.”


“뭐, 알아서 잘하겠지요. 근데 연주씨는 왜 표정이 어두워요?”


“영파이브 세 명이 이산화탄소에 중독돼 옥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답니다.

그 일로 걱정하다 보니 일에 집중이 안 되네요.”


“아! 그래요? 어떻게 이산화탄소 중독이 걸렸지? 이상하네? 무슨 일 있나 봐요!”


“그냥 모른 척하세요. 오리온 보스가 스켈리에게 전하라고 말한 건 아니니까요.”


“네. 뭐 라돈이 있으니까 알아서 잘할 겁니다.”


“라돈을 많이 믿으시나 봐요?”


“네, 라돈 녀석은 나하고 형제나 다름없어요.

물론 1호기부터 5호기까지 모두가 나랑 피를 나눈 형제와 같은 사이입니다.”


“오~! 그렇군요. 몰랐어요.”


“보스!”


“케빈, 오스카! 2층에 무슨 일이에요?”


“걱정돼서요. 말해보세요. 우리하고 무기 제조사 사장들이 발 벗고 나서서 연주씨를 돕기로 했습니다.

보스께서 결정만 하시면 됩니다.”


“하하하. 됐어요. 그런 농담을 이제 질려요.

제 친구들이 이산화탄소 중독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다고 연락이 와서 마음이 안 좋았어요.

지금 내려갈게요.”


“같이 가세요. 기다릴게요.

우리 혼자 내려가면 사장들이 가만 안 있겠답니다.”


“네, 하하 참 내. 가요 지금.”


“네, 보스.”


“회장님, 저희들 지금 내려가 보겠습니다.”


“아! 그러세요.”


스켈리는 외로움이 가득 찬 얼굴로 지부장들하고 연주가 내려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


고도 1만 피트 상공.

CTC 수송 헬기가 다이아포스 본사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장비들 잘 챙기시고 초반 승부가 이번 전면전의 성패를 가르니까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마이크 사령관님!”


이때, 김비서가 마이크에게 당황하며 말한다.


“마이크 사령관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뭐죠 김비서님!”


“레이더 판독 결과 다이아포스 섬 옥상에 5천 명의 사람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지금 다이아포스 옥상에 상륙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네요.

일반적인 전쟁이라면 일시에 섬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만,

대장님께서 사망자가 나와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 하셔서 그들을 향해 정조준 사격도 못 합니다.”


“그럼 어떡하죠?”


“다이아포스 본부에서 스스로 탈출하도록 악조건을 만드는 게 관건입니다.

지금 로이드가 그 악조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탈출하지 않고 옥상에 올라올 줄을 몰랐네요.”


“일단 이 사실을 로이드에게 알려야 합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띠리릭- 띠리릭-


[네. 로이드 입니다]


[로이드 고공강습팀 아키라 사령관입니다.

다이아포스 섬 옥상에 5천 명이 운집해 있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상륙을 못 하게 됐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다시 지하로 내려가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지하로 내려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이 아예 섬을 탈출하도록 화재를 일으킬 테니

선발대 분들은 참고해주십시요]


[네, 로이드. 고생 많으십니다. 수고하세요]


[네, 아키라 사령관님도 수고하십시요]


툭- 띠이잉-


“로이드가 옥상의 사람들을 모두 지하로 내려가도록 조치하겠답니다.”


아키라의 말에 김비서와 마이크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


다이아포스 섬 옥상.

라돈이 의료진을 이끌고 이산화탄소 중독 때문에 누워있는 임직원들을 일일이 챙기며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모두 어느 정도 의식이 돌아왔지만 좀 더 맑은 공기를 마셔야 하기 때문에

5천 명 모두 잔디 위에 그대로 누워 쉬고 있다.


띠리릭- 띠리릭-


[어, 그래. 무슨 일이야 1호기!]


[모든 층에 걸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옥상 위의 직원들 모두 내려오셔서 화재 진압을 해주십시요.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급합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빅맨은 뭐하나?]


[네트워에 접속해 빅맨을 찾고 있지만,

전혀 감지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특수 목적 공격에 소멸된 것처럼 그 어디에도 반응이 없습니다]


[빅맨이 공격당할 리가 없다.

그는 100% 소프트웨어야.

인공지능이 어떻게 파괴되나?

어딘가 있을 거야]


[그렇다면 잠시 어디 다녀온다고 연락이라도 해야 하는데

아무리 네트워크를 뒤져봐도 빅맨이 남길만한 짧은 소스 코드 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강력한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돼 소멸된 것 같습니다]


[그럼, 본사 시스템 제어는 누가 한다는 거야?]


[모르겠습니다. 본사 중앙 시스템 접근이 원천 차단된 상태입니다]


[우리 계정으로도 접근을 못 했나?]


[네. 중앙 시스템에 로그인이 안됩니다]


[그래. 이제 알 것 같다. 로이드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며칠 전, 빅맨과 회의를 하다가 CTC가 우리를 해킹한 것으로 의심돼 그 보복으로 CTC 주둔지에 800명을 보내 공격을 지시했거든.

그 때, 해킹 주범으로 의심되는 로이드가 오아시스 회원이라는 사실이 떠올라

오리온 보스 모르게 안드로이드 12명을 CTC 섬의 오아시스 본거지로 급파 시켰어.


얼마 지나지 않아, CTC 섬으로 출동한 12명이 로이드를 발견했다고 보고하길래

내가 오리온 보스의 허락도 없이 파괴지시를 내렸지.


근데 1시간이 지났는데도 CTC 주둔지 공격팀과 로이드 공격팀에서 아직 소식이 없어!

두 군데 모두 연락해도 안 받고.]


[우리가 당한 건 아닐까요?]


[아직 접전 중일 수도 있지만, 두군데 모두 내 연락은 꼭 받았거든.

뭔가 이상해. CTC 주둔지는 아직 전투중이라고 해도,

로이드 공격팀은 5분 정도 지나면 전투가 끝나 벌써 보고가 왔어야 하거든!

설마 로이드 혼자 중무장한 12명의 안드로이드를 파괴할 리는 없겠지?]


[이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안드로이드 6명이라면 몰라도 12명은 5분도 못 버틸 겁니다]


[며칠 전, 빅맨이 이런 말을 했어. 로이드한테 노출돼 빅맨 스스로가 다이아포스 PC에 화재를 일으켰다고 했어.

이것을 보고 로이드가 다이아포스를 목표로 삼은 것이 사실이라면 당장 탈출하라고 조언을 했거든.

모든 걸 잔인하게 파괴하니까 마지막 충고를 들어달라고 부탁하더라]


[그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로이드가 공격하고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지금 화재가 중요한 게 아니야. 빅맨 말처럼 탈출 준비도 서둘러야 겠다.

일단 모두 지하로 내려가 각 층으로 흩어져 화재 진압을 시작하면서

너하고 2, 4호기는 구명정을 지하 20층 중앙 선착장 수면에 띄워 탈출 준비를 해. 어서!]


[네]


“자!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모두 일어나 지하로 가야 합니다.

화재가 발생했어요. 어서 일어나 불 끄러 갑시다. 급해요.”


“네, 라돈.”


*


충무공 입구 주변에 연기가 자욱하다.


“니가 스켈리냐?”


“내 이름을 알면 죽는 데 도움이 좀 되겠나?”


“응.”


“오리온이다.”


“뭐? 난 너한테 볼일이 없다. 돌아가라. 말 안 들으면 넌 죽는다.”


이때, 블랙 그레핀 방탄복을 입은 6명이 도신에게 다가온다.


그 순간 도신은 이미 6인을 넘어 공중에 있었고 보이지도 않는 속도의 수직 내려찍기에 오리온의 두개골이 박살 나기 직전이다.


하지만 도신은 웬일인지 그녀의 정수리 바로 위에서 내려찍기를 거두며 옆으로 비켜서고,

오리온도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도신의 눈을 응시한다.


6인이 급속으로 뒤돌아 도신의 양팔과 목을 잡아 비튼다.


“그만! 뒤로 다 빠져라.”


순간, 6인은 재빠르게 도신의 양팔과 목을 풀고 뒤로 10여 미터 물러선다.


“왜 공격을 멈췄나?”

“멈추지 않았는데?”


“아니~, 멈췄다. 말해라. 죽는다.”

“네가 먼저 피할 생각이 없었잖아. 죽긴 뭘 죽어.”


“니가 오늘 나랑 1대 1로 싸워서 내가 이기면 내 부하들을 데리고 가겠다.”

“내가 이기면 한국 내에서 더 이상 악행을 멈추어야 한다. 할 수 있겠나?”


그래-


오리온은 도신의 오른쪽 관자놀이를 향해 강력한 속도로 공중 돌려차기를 전개한다.


붕-


도신은 그대로 맞고 몸을 던져 두 다리를 후려 감아 공중에 뜬 오리온의 왼 다리를 강력하게 묶은 채 함께 떨어진다.


그 즉시, 왼팔과 어깨로 오리온 오른쪽 어깨를 젖혀 누른 채 양팔로 목과 얼굴을 휘감아 맞잡고 천천히 비틀며 끌어당긴다.


모든 동작이 물 흐르듯 이어지며 코브라트위스트가 완성되고,


그 순간 오리온은 왼 다리가 고정된 채 목뼈부터 척추 전체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리온은 그 어떤 저항도 하지 않고 도신을 본다.

도신이 오리온에게 물어본다.


“왜, 힘을 안 주지?”


“그쪽이 내 킥을 안 피했잖아.”


“천만에. 너무 빨라서 안 보였어.”


“근데, 지금 이 기술로 나 죽이려고?”


“그래. 널 죽일 거야.”


“물론 이거로 난 죽겠지. 이건 저기 저놈들도 못 피할 거야. 헤헤”


“참! 내. 왜 웃어요? ”


“에휴, 알았어요. 한국에서는 나쁜 짓 안 할게요. 모두 미안해요.”


그 순간 도신이 기술을 풀고 오리온 손을 잡아 일으켜 주자 오리온의 얼굴이 새빨개진다.


그 순간, 오리온이 꿈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피며 침대 위에 바로 앉는다.

오리온은 요즘 10일 넘도록 거의 잠을 못 잤다.

가끔 중간에 잠깐 잠이 들면 10분을 못 가서 깨어날 정도로 불면증이 심한 상태다.


“잠깐 잠들었구나! 아~ 또 도신씨 꿈이네~.”


오리온은 출근 준비를 마치고 거울 앞에 서서

갈색 도트무늬 쉬마그를 얼굴에 감아 목에 두른다.

그리고 두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도신씨! 쉬마그에서 아직도 도신씨 냄새가 나요.

그래서 신기하기도 하고 나름 행복해요. 오늘도 매고 다닐 거에요. 헤헤"


오리온은 거울 앞에서 서서 콧노래를 부른다.

침실 가득히 평온함이 찾아드는 그때.


1호기가 오리온의 침실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외친다.


“보스! 왜 전화를 안 받으세요? 불이 났습니다.

지금 지하 20층 선착장으로 올라가셔야 합니다.


보스? 제 말 안 들리세요?

거울 앞에서 뭐하세요?"


거울을 보던 오리온이 사람 말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1호기를 바라본다.


“......”


“보, 보스? 왜 그러세요? 저 모르시겠어요? 1호기에요. 제가 안 보이세요?”


그 순간, 오리온은 1호기를 보고 의심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누구신데 아침부터 남에 방에 들어오시는 거죠?

나한테 한 번 죽고 싶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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