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은 투기건곤부터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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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근
그림/삽화
리진
작품등록일 :
2024.07.09 14:10
최근연재일 :
2024.08.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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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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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투왕 진급

DUMMY

금각.


금각이 설립된 이후, 소한과 설금은 이곳으로 이사 왔다. 넓은 금각 정원 안에 두 사람은 각각 자신만의 별채를 가지고 있었다.


밤은 깊어졌다.


공기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사방은 고요했다. 하늘에는 한 가득 달빛이 차갑게 비추고 있었다.


그때, 한 검은 그림자가 은밀하게 설금의 별채로 몰래 들어왔다.


“누구야?”


설금은 감지력이 뛰어나 즉시 알아차렸다. 그녀는 침대에서 재빨리 일어나 창밖의 검은 그림자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외쳤다. 공기 중에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설금, 나야.” 방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듣고 설금은 투기를 거두고 곧장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온몸에 나뭇잎과 풀이 붙어있고, 옷도 찢어졌잖아?”


문을 열자마자 소한의 초라한 모습을 본 설금은 눈썹을 찌푸리며 소한에게 다가가 옷에 붙은 먼지를 털어주기 시작했다.


설금이 그 말을 꺼내자 소한의 얼굴은 순간 어두워졌고, 마음속으로 소염을 수도 없이 욕하고 있었다. 소염 그 녀석, 형제를 배신하다니, 너무나도 억울했다. 덕분에 투왕 급의 설마천원과 임수애를 비롯한 투령 최강자들에게 쫓겨서 여덟 거리나 도망쳐야 했다.


“설금, 말도 마. 이번에 내가 방심해서 소염 그 녀석에게 당했어.”


소한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마음이 답답했다. 자신이 이런 곤경에 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평생의 명예가 다 무너지는 것 같았고 다시 생각할수록 분했다. 그는 반드시 복수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소염이 널 속였다고?” 소한의 말을 듣고 설금은 소한의 머리에서 잡초를 치우던 손을 멈추고,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약간의 의구심이 담겨 있었다. 이 소한이 누군가에게 속을 수 있다고?


“믿을 수가 없어. 소염은 성실해서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잖아. 오히려 네가 그를 속이면 모를까.” 설금이 덧붙였다.


“푸핫!”


소한은 몸이 풀리며 거의 피를 뿜을 뻔했다. 설금이 소염을 성실한 사람이라고 하다니?


소한의 이마에는 검은 선이 그어졌고, 잠시 말을 잃었다. 이게 정말 자기 아내가 맞는가? 왜 팔이 안으로 굽지 않고 밖으로 도는 걸까?


“설금, 나도 성실한 사람이고 내가 한 말은 다 진실이야. 소염이 진짜로 나를 속였어. 날 믿어줘” 소한은 소녀를 보며 약하게 말했다.


“안 믿어.”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소한은 말문이 막혔다. 상처받은 얼굴로 창가로 걸어가 고층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소한의 모습을 본 설금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곧장 소한의 팔을 잡아당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농담이야.”


소한은 설금을 바라보고는 그녀의 품에 살짝 안기고 나서야 상처받았던 그의 마음이 조금은 회복되는 듯했다.


“설금, 이건 지심쉬체유야. 수련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소한은 설금에게 지심쉬체유 한 병을 건네주며 말했다. “설금, 며칠 동안 누가 나를 찾으러 오면 내가 없다고 해줘. 나 투왕 경지에 도전하려고 폐관 수련할 거야.”


소한이 처음 가남 학원에 왔을 때는 삼성 투령이었지만, 그동안의 수련을 통해 칠성 투령으로 성장했다. 이번에 그는 지심쉬체유의 도움으로 투왕 경지에 도달하려고 한 것이다.


“누가 널 찾아와?” 설금은 작은 입술로 중얼거리며 소한을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소한의 모습을 보니 무언가 일을 저지른 것 같았다.


소한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둘러 떠났다.


다음 날 아침.


소한의 말대로,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들은 임수애, 한월, 엄호 등의 강방 10위권 구원생들이었다. 어젯밤 내원으로 돌아온 그들은 즉시 소한의 초상화를 그려 알아본 끝에 그가 최근 내원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신입생 소한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임수애 일행은 화가 잔뜩 나서 금각으로 찾아왔다.


“맙소사,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야? 저 사람들이 임수애, 한월, 엄호. 모두 내원 강방 10위권 안에 드는 유명인사들이잖아!”


“그들이 금각에 다 온 걸 보니, 혹시 금각에 들어가려고 하나?”


"무슨 소리야? 임 선배님들의 안색이 안 좋잖아. 뭔가 일이 터진 것 같아."


임수애 등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금각 원생들은 모두 놀랐고, 이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이 너무 유명해서 금각에 온 것은 분명한 일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너희 각주 소한 어딨니?” 금각 문 앞에서 임수애는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각주는 지금 폐관 수련 중이라 며칠간 손님을 받지 않아요. 죄송하지만, 선배님들, 돌아가주시길 바랍니다.” 그때 군중 속에서 설금이 나와 말했다. 그녀는 임수애 등의 모습을 보고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했고 마음속으로는 무척이나 곤란함을 느꼈다. 소한이 정말 문제를 일으켰구나.


“괜찮아. 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 임수애는 설금을 보며 눈에 잠시 놀라운 빛이 스쳐갔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녀는 내원에서도 보기 드물었다.


“임수애, 너희들은 금각에 문제를 일으키러 온 거냐?” 그때 자연이 다가와 몇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자연 선배님, 저희는 금각에 문제를 일으키러 온 것이 아니고 악의도 없어요. 이번에 온 것은 소한에게 어떤 물건을 찾으려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선배님이 이 일에 개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소한에게 해를 입히지 않을 거에요.” 임수애는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그는 무척 신사적이었다.


그 말을 듣고 자연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임수애 일행은 문제를 일으키러 온 것이 아니었다.


자연은 임수애를 한 번 쳐다보고는 자리를 떠나며, 걸으면서 사탕을 먹기 시작했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그러시죠. 저는 이만 가볼게요.” 설금은 말을 마친 후 돌아갔다. 그녀는 속으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만약 그 녀석이 수련을 마치고 나왔다면 임수애 일행은 아무 말도 못 꺼낼 것이 틀림없었다.


임수애와 한월 일행은 정말로 인내심이 강했다. 그들은 정말로 금각 밖에서 조용히 기다렸고 금각 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임수애 일행은 모두 내원에서 유명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금각 문 앞에서 소한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은 금세 내원 전역에 퍼졌다.


사람들은 무척이나 궁금해했다. 도대체 소한이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임수애 일행이 이렇게 찾아왔는지 말이다.


"소염 오빠, 소한이 임수애 선배 일행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어?" 훤아가 궁금한 눈빛으로 소염에게 물었다.


"어, 그게... 아마 소한이 그들에게 돈을 빌린 것 같아." 소염은 뒤통수를 긁적이며 약간 머쓱하게 대답했다.


"돈을 빌렸다고?" 훤아는 작은 입술을 웅얼거리며 소염을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임수애 일행은 그렇게 한 달을 기다렸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소한에게 아무런 소식이 없자 이들은 점점 초조해졌다.


가장 먼저 참지 못한 것은 엄호였다.


"어서 너희 각주를 불러와. 우리 몇 명이 한 달이나 기다렸으니 체면은 충분히 세워준 거 같고, 만약 그가 계속 나오지 않으면 오늘 당장 금각을 뒤집어 엎을거야!"


엄호는 수문을 지키고 있던 두 원생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속에 화가 가득 차 있었다. 이 망할 녀석을 때려눕히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 말을 들은 두 원생은 깜짝 놀라 재빨리 금각 안으로 뛰어 들어가 사람들을 불러왔다.


곧, 설금을 비롯한 금각의 핵심 구성원들이 빠르게 몰려 나왔다.


그러나 말을 나누기도 전에, 금각 전체가 갑자기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사방의 건물들이 떨리고 있었다.


모두가 깜짝 놀라 많은 원생들이 건물에서 뛰쳐나와 금각의 방향을 주시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그 순간, 금각 깊숙한 곳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마치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였다.


사람들은 그쪽을 바라보았다. 금각 깊은 곳에서 거대한 에너지 기둥이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 에너지 기둥은 일반 원생에게서 느낄 수 없는 강력한 힘을 담고 있었고, 이는 마치 학원 장로들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투왕의 기운이었다.


그때, 내원의 수많은 원생들의 놀란 시선과 그 에너지 기둥 속에서 한 사람이 서서히 나타났다.


쓱!


이때, 그 사람이 등에 달린 검은 날개를 한 번 퍼덕이자,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이미 금각 대문 앞 공중에 떠 있었다. 등 뒤에는 어두운 날개가 펼쳐져 있었고, 그 날개에서 어둡고 강력한 에너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때, 청색 옷을 입은 청년은 당당히 서서 바람에 옷자락을 휘날리며, 마치 상위자 같은 기세를 뽐냈다.


동시에, 그의 위엄 있는 눈빛이 아래에 있는 임수애와 한월 등을 향했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본 각주를 찾은 이유가 뭐지?"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지금의 소한 입에서 나오는 그 목소리는 무척이나 위엄과 패기를 담고 있었다.


금각 내에 갑자기 폭발한 투왕 기운이 내원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때, 내원의 많은 원생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나무 위, 지붕 위, 시야가 닿는 곳마다 검은 물결 같은 인파가 가득했고, 수많은 원생들의 놀란 눈길이 모두 금각 방향으로 향했다.


멀리서 보면, 허공에 우뚝 서 있는 소한은 마치 절세의 마왕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 같았다.


"소한이... 투왕이 되었다고?!"


그가 투기날개를 펼친 것을 보고 내원 원생들은 모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왜냐면 소한이 내원에 들어온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한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사람들은 이제서야 진정한 천재란 이런 사람임을 깨달았다.


방금 전까지 금각을 부수겠다고 큰소리치던, 엄포를 뿌리던 사람들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들은 이제 기가 죽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금각을 부순다고? 이제 그럴 수 있을까? 소한이 손을 휘두르면 그들이 먼저 박살날 것이었다.


아래에 있던 임수애와 한월 등은 입술을 꽉 물고 더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제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한 달 동안 기다린 결과가 이런 결과라니, 그들은 억울하고 실망스러웠다. 내원에 들어온 지 몇 달 되지 않은 신입생이 그들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마음속에는 패배감이 밀려왔다.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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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5. 작천방 24.08.15 5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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