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에서 집착하는 천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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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독고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7.20 17:26
최근연재일 :
2024.08.0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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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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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쓰레기의 유언은 한 마디도 아까워.

DUMMY

12화 쓰레기의 유언은 한 마디도 아까워.


“네놈이 요 근래 유명한 풍운조란 놈이냐?”


대력신패 육삼통이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겨우 항주칠걸 따위를 쓰러뜨렸다고 기고만장한 것 같은데, 놈들은 내 십초지적도 못 된다.“


위준걸이 걱정스러운 듯 속삭였다.


”조심해. 저 새끼 일개 산적이라고 우습게 볼 놈이 아니야. 듣기로는 백결검객 조충의 전광검법을 피하지도 않고, 튕겨냈다고 하더라고.”


“철포삼이라도 익혔나?”


육삼통이 여유로운 웃음을 날렸다.


“틀렸다. 십삼태보횡련(十三太保橫練)이다. 네 놈이 과연 이 어르신의 조문을 찾을 수 있을까.”



“조문? 본좌는 그런 편법 따위에 기대지 않는다.”


나는 가볍게 삼 장을 갈겼다.


이마 정중앙과 콧잔등, 그리고 명치까지 차례대로 가격하자 북 터지는 소리가 났다.


육삼통이 다섯 걸음을 물러났다.


”손이 제법 맵구나. 하지만 거기까지다.“


육삼통이 피가 섞인 침을 뱉었다.


능력을 보아하니, 어설프게 내가 기공을 연마한 이류고수 정도의 공격은 무시하고도 남을 것 같았다.


설마 이 정도로 무림맹의 분타주를 꺾었단 말인가?


그자가 함량 미달이던가, 이놈에게 숨겨놓은 비밀이 있다고 봐야겠군.


육삼통이 자신이 걸친 상의를 찢어발기며, 득의양양하게 외쳤다.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돼. 이 정도 실력으로 일대기협 운운하다니. 병신 같은 무지렁이 새끼들.”


놈이 코를 벌름거리며 말했다.


“기대해라, 진짜 싸움이 뭔지 가르쳐 줄 테니까.”


나는 대답 대신 육삼통의 복부에 일장을 날렸다.


십상태보횡련이 아니라, 금종조라 하더라도 살가죽 안의 내장을 단련할 순 없는 법이다.


산을 넘어 소를 때리는 격산타우의 무리를 조금만 이용하면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다.


-펑!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육삼통의 몸이 반으로 접혔다.


내장이 꼬이는 고통을 참지 못한 육삼통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아우욱!”


허물어지듯 무릎을 꿇고, 구토를 하는 육삼통.


나는 놈의 얼굴을 발끝으로 들어 반대 발로 올려찼다.


육삼통의 이빨이 수수깡처럼 부서져 나갔다.


“벌써부터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가, 실망이군.”


원형을 잃고 흐물흐물해진 턱을 얼싸안는 육삼통.


그의 얼굴에서 조금 전의 자신감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었다.


“좀 더 기운을 내 봐. 진짜 싸움이 뭔지 가르쳐준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바닥에 엎어져 있는 육삼통의 뒤통수를 잘근잘근 짓이겼다.


“으으으아아아!”


짐승처럼 울부짖는 육삼통.


그 소리를 듣기 싫었던 나는 놈의 머리채를 잡고, 정자 근처의 비석으로 처박았다.


피로 된 선을 남기며, 육삼통이 주르륵 바닥으로 처박혔다.


“하찮은 외문기공 하나 믿고 본좌 앞에서 건방지게 굴다니. 죽음으로 대가를 치르도록.”


흙바닥과 격렬하게 뒤엉킨 육삼통에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 정자 뒤에 숨어있던 구쌍효가 광기 어린 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


다 죽어가던 육삼통이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아우우...구, 구우형!”


“병신 같은 놈. 저런 놈들에게 당하다니.”


“야, 야글 주시오...야ㄱ, 조우충을 잡으았을 때에 머겄떤 그 야ㄱ만 있쓰면···.”


“원하는 걸 줄 테니, 한 가지만 명심해라. 지금 눈앞에 있는 저놈들이 내 앞에서 제발 죽여달라고 애걸하는 꼴을 봐야겠다.”


“아아아, 알게쏘오오.”


울분을 토하던 구쌍효는 품에서 작은 알약 한 알을 꺼냈다.


“미천한 네놈들은 이 물건이 뭔지 모르겠지. 바로 혈령단이란 것이다.”


“혈령단?”


내 반응에 위준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뭔데?”


“혈교 장령 이상만이 취할 수 있는 혈교의 비약이다. 인간을 마물로 만드는 약이지.”


“빌어먹을, 혈교라고? 마교와 전 무림이 합공해서 없애 버린 그 혈교?”


내 설명을 듣자, 놀라 자빠지기 일보 직전인 위준걸.


구쌍효는 육삼통의 입안에 알약을 쑤셔 넣고 음산하게 웃었다.


“그럼 일개 산적두목인 육삼통이 무림맹 지부장 조충을 쓰러뜨린 게 단순히 운인 줄 알았더냐?”


위준걸이 물었다.


“당신 미쳤소? 정말 혈교의 하수인이 되기라도 한 거요?”


“하수인? 웃기는 소리! 한시적인 협력관계라고 봐야지.”


“혈교 같은 사마외도와 협력관계라고? 지나가던 개가 웃겠군.”


“무림에 정과 사가 어디 있느냐? 강대했던 사도련조차 구파일방과 합세해 마교의 전설을 끝냈지만, 사마외도로 스러져 같다. 이긴 놈이 정도요, 협의지사인 것이다! 네놈들 무명계의 존재가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어!”


위준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바닥에 처박혀 있던 육삼통의 몸이 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거무튀튀하게 물들어 가는 피부는 곳곳이 거칠게 갈라졌고 온몸의 덩어리가 두 배는 더 커졌다.


팔은 기형적으로 길어졌고, 그에 비해 다리는 절반 정도로 짧아졌으며 얼굴을 세 배 정도 커졌다.


한 마디로 사람의 형상이 아니었다.


한때, 육삼통이었던 괴물은 구가장이 떠나가라 포효했다.


그 옆에서 구쌍효가 코웃음을 쳤다.


“감히 네놈들이 내 아들이 죽이고도 사지 멀쩡히 살아남길 바랐느냐? 내 네 놈들을 갈기갈기 찢어 일주일을 삶아 육즙 한 방울까지 빨아 마실 작정이다!”


한편 변형된 육삼통의 몰골을 지켜보던 위준걸이 경기를 일으켰다.


“시발, 시바알, 씨바알! 저건 이미 사람 새끼가 아니잖아. 대체 저런 놈을 어떻게 이기라는 거야?”


“이제야 겁이 나느냐? 이번에 육삼통이 먹은 약의 양은 이전에 조충이 반으로 접힐 때의 열 배다. 알겠느냐? 무려 열 배라고!”


입술을 부들거리던 위준걸이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내게 물어왔다.


“이길 수 있는 거지? 이번에도 그런 거지?”


“본좌가 말하지 않았었나? 패배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고.”


나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대도 하나를 집어 들었다.


조금 전 처치했던 금비동 막비의 대도였다.


-쾍! 쾍쾍쾍!


바람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막비의 대도가 육삼통의 가슴팍에 박혔다.


하지만 놈의 가슴을 가르려는 내 의도는 이뤄질 수 없었다.


“경을 실은 검을 튕겨내다니?”


어찌나 놀랐는지 위준걸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런···미친. 이게 말이 돼? 약 한 번 빨았다고, 도창불루의 경지라도 오른 거란 말이야?”


말이야 쉽지, 도창불루라면 외가 무공에 일평생을 바친 대종사들이나 가능한 경지다.


천일 넘게 고온에 달궈진 모래와 자갈로 가죽을 단련하고, 만근의 바위에 낑겨 생사를 맡겨야 가능한 능력이란 말이다.


그걸 약 하나로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불공평한 일인가?


나는 육삼통의 목과 팔, 다리. 전신을 휘몰아치듯 썰었다.


산산히 조각나 흩어지는 옷가지들.


하지만 놈의 질긴 피부는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다.


그때였다.


“쥐새끼 같은 놈, 꼴좋다!”


구쌍효의 외침이 신호탄이었을까?


육삼통이 사람 몸뚱이만 한 손아귀로 나를 움켜쥐더니 벽으로 처박았다.


“크오오오옷!”


괴성과 함께, 두 방, 세 방의 일격이 내 복부로 쑤셔 박혔다.


등판까지 튀어나올 정도의 강력한 일격들.


등판과 맞닿은 벽이 깨질 정도로 강력한 공격들이 이어졌다.


“이런 미친! 저게 사람 힘이 맞긴 하냐?”


새하얗게 질린 위준걸을 무시한 육삼통은 내 목을 잡더니, 쓰레기처럼 내던져 버렸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내게 위준걸이 다가왔다.


“야, 괜찮은 거냐?”


“지금 본좌를 의심하는 거냐?”


“의심이고 나발이고, 믿음을 못 주고 있잖아!”


“저놈이 가진 능력을 가늠해 보기 위한 전초전이었다.”


그 말대로 나는 육삼통의 공격을 받은 즉시, 등 뒤의 벽으로 힘을 흘려 버렸다.


실질적으로 받은 피해는 전무하다.


하지만 그걸 이해 못한 위준걸은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며 울상을 지었다.


“누구나 그렇게 변명을 해!”


“하지만 이제 견적이 나왔다.”


나는 검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저놈을 처리하는 데는 일 초식도 아까워. 그 이상을 써야 한다면, 본좌는 즉시 자결하겠다.”


“미친놈! 겁이 지나쳐 돌아버린 모양이구나.”


“혈령단은 혈마를 강림시킬 그릇을 키우는 단약이다. 괴물로 변하는 부작용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지.”


내 말을 들은 구쌍효가 호통을 쳤다.


“허세 부리지 마라!”


“진짜 혈령단이라도 무리일 텐데, 가짜 혈령단을 주워들고 와서 거들먹거리는 꼬락서니하고는.”


나는 주먹을 재차 움켜쥐며, 짜증을 곱씹었다.


“신물이 나는구나. 가짜 혈령단 따위에 대단한 기연이라도 얻은 듯 날뛰는 하루살이들에게 본좌의 절학을 보여야 한다니.”


“우우우우!”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육삼통이 포효했다.


놈이 주먹을 휘두르자, 그 흉험함에 땅바닥이 뒤집히고, 나무뿌리가 뽑혀 나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돌진은 일반인의 인지능력을 가볍게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 기세에 정자 기둥뿌리가 엿가락처럼 뽑혀져 나갔다.


나는 손사래를 치듯 팔을 뻗었다.


“각오해라. 본좌에게 이걸 사용하게 한 죄는 크다.”


놈의 주먹과 내 장심이 맞닿은 순간, 벼락 치는 소리가 났다.


육삼통은 작살 맞은 능어처럼 온몸을 퍼덕이며 경련하기 시작했다.


“끄으으으윽!”


팔에서부터 어깨까지, 어깨에서 명치로, 명치에서 전신으로 주입되는 진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육삼통의 정수리에서 피 분수가 뿜어졌다.


이것이야말로 합건마황신공이 자랑하는 절초인 무뢰신강이었다.


호신강기를 전문적으로 파괴하는 이 무공은 과거 신주십이강 중 한 명이었던 철장진건곤(鐵掌震乾坤) 나조량조차 감당할 수 없었던 절초였다.


“우워어어!”


육삼통이 천지가 무너질 듯, 고함을 치더니, 사지를 펼친 채로 바닥에 뻗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구쌍효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허우적거렸다.


“마, 말도 안 돼. 이건 사술이다. 거짓말이야!”


혈교의 주구가 된 주제에 사술을 지껄이다니.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 아닌가.


나는 놈의 몸을 반으로 갈라, 없는 염치를 채워주었다.


위준걸이 질겁을 하며 말했다.


“너무 무자비한 거 아니냐? 어차피 죽을 거, 유언이라도 들어주지.”


“쓰레기의 유언은 한 마디도 아까워.”


***


늦은 오후.


삼천다점에서 차를 마시던 백운설은, 사례가 들릴 뻔했다.


뒷좌석의 중년 부부가 그녀가 아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신, 그 소식 들었어요? 구가장이 멸문지화를 당했데요!


-구쌍효, 그 밥맛 떨어지는 인간이 망한 게 사실인가?


-그렇다니까요?


-그놈이 업보를 많이 쌓기는 했지. 욕을 야무지게 먹어서 천년만년이고 살 줄 알았더니. 그런데 왜 망한 건가?


-풍운조라고, 무림맹 분타 근처에서 잘 보이는 잘생긴 청년 있잖아요.


-여자 등골이나 빼먹게 생겼더구먼, 그게 뭘 잘 생겼다고. 아무튼, 그 친구가 왜?


-단신으로 달려 들어가 구씨 가문의 씨를 말려놓았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고, 우리야 시원하지만, 앞길 창창한 친구가 혈기가 앞선 모양이구먼.


-장노이 알죠? 구쌍효한테 소작을 받던···.


-그렇지, 그 아들이 구가 놈 아들 놈에게 칼침을 놓다가 잡혀가지 않았나? 하지만 신혼인 신랑이 신부를 뺐겼는데, 눈에 보이는 것이나 있었겠나?


-그 사건 때문에 구가장을 찾아갔던 모양이에요. 거기서 장노이의 아들인 장삼을 묶어두고 모욕하니까, 대번에 목을 꺾어버렸다고 하더라고요.


-담력이 대단한 친구군.


-그뿐인 줄 아세요? 와강채의 산적두목까지 쌍으로 저승에 보냈다더라고요.


-와강채? 육삼통 말인가? 그놈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이 아닌데.


-그렇죠? 생긴 건 가녀린 총각이 의협심이 대단한 가 봐요.


-그렇지, 그런 일들에 분노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지. 풍운조 그 친구, 그야말로 열혈남아로구만!


-혹시나 장노이 집안이 피해를 볼까봐, 장삼의 다리를 분질러 놓았다는데요.


-저런!


-그런데 너무 깔끔하게 부러져서 부목만 잘 대면 한 달로 완쾌라네요.


-참 생각이 깊은 친구군. 요근래 이 정도 의협심을 가진 협의지사가 어디 있었나? 진짜 협객은 남경이 아니라 이곳 전당현에 있었구만.


부부의 말을 듣고 있던 백운설은 몰려오는 자괴감에, 머리를 쥐어뜯었다.


“크윽! 근처에서 이만한 사건이 있었는데, 백운설. 너는 지금껏 뭘 하고 있었던 거냐!”


그녀는 일면식도 없는 풍운조의 얼굴을 떠올렸다.


송옥, 반안이 울고 갈 준수미려한 절세미공자가 그녀의 앞에서 미소짓고 있었다.


“풍운조 소협이라. 나도 그 사람처럼 될 수 있을까?”


***


다음 날, 아침.


구가장의 사건 과정을 관아에 보고하러 갔던 위준걸이 상장 하나를 들고 찾아왔다.


“감개가 무량하구만. 골방에 처박혀 인생이나 낭비하던 놈이 관에서 상패까지 받게 될 줄이야. 그런데 너, 오늘 기분이 별로인가 보다?”


“처참하기 이를 데가 없구나. 본좌 정도의 사람이 하찮은 무지렁이에게 평가를 받는 처지로 전락하다니···.”


“아무튼, 이 새끼는 상을 줘도 난리야. 상 못 받는 사람은 나가 죽으라는 거냐?”


상장을 건네주며 위준걸이 투덜거렸다.


제법 질 좋은 가죽으로 덮여 있는 상장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풍운조, 위 사람은 근래 들어 타고난 의협심을 발휘해, 전당현의 치안에 크게 이바지한 바가 있어, 이와 같이 치하하는 바이다.



갑진년 신해월 계축일

항주지부 모십팔(인)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가령 천마로 불리던 시절에는 혈교와 새외의 팔황전을 막아줘도 개세마두 취급을 받았다.


왜냐? 광명신교는 마교여야 하니까.


그런데 지금은 코딱지만 한 전당현의 나부랭이들을 처리했음에도, 영웅호걸 취급이다.


웃기는 일이 아닌가?


물론 이런 고뇌를 알리 없는 위준걸은 계속해서 쫑알거렸다.


“아무튼 귀찮은 일들은 잘 해결됐어. 사실 전당현 관아에서 구쌍효 그 인간 돈을 받아먹은 놈이 태반이라 걱정을 좀 했거든. 그런데 혈교 관련 이야기가 나오니 모두들 학을 떼더라.”


위준걸은 품에서 돌돌 말린 서류 하나를 꺼냈다.


“자, 일전에 엽대협이 약속하신 신분 보증서다. 이제 이걸 갖고 남경에 가면, 신입 대원은 따놓은 당상이지.”


그 말을 듣자, 엽장천의 너구리 같은 얼굴이 떠올랐다.


나에 대해 대단한 착각을 한 것 같지만,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그건 그렇고, 이건 무려 지부 대인이 한 제안인데 들어 봐.”


“뭔데.”


“앞으로 특별한 후원 관계를 유지하자고 하더라고.”


“후원?”


“윗선에서 너를 꽤 특별하게 본 것 같더라고. 네가 세운 공도 공이지만, 엽대협을 대하면서 이런저런 유리하게 협상한 것을 좋게 본 것 같더라.”


재미있군.


한때 관부는 나를 죽이기 위해, 황실의 위기에만 존재를 허가받는 금황찰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포섭하려고 특별한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한번 깨달은 거지만, 세상 참 오래 살고 봐야 한다.


“한 마디로 무림맹과 관부 사이에서 간자 노릇을 하라는 것 아니냐.”


“이 자식, 이럴 때 보면 무슨 일대 종사 같이 군단 말이야.”


나는 난처해하는 위준걸의 어깨를 두드렸다.


“좋아, 하지만 조건이 있다.”


“조건?”


“첫째, 무림맹 시험 합격에 필요한 모든 비용과 준비를 항주 지부에서 처리해줄 것.”


“좋아, 다음은?”


“두번 째로 본좌를 항주 지부 소속으로 만들어 줄 것.”


“야, 그건 힘들어. 지부 대인이 너를 챙겨주려면, 원래 자리를 받기로 한 사람을 떨궈내야 되잖아.”


“내 협력이 아쉬우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내겠지. 그리고 마지막 제안이 있다.”


“그게 뭔데?”


위준걸의 불안한 표정을 보며, 나는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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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미련한 정도의 풋내기 놈들. 24.08.08 21 1 14쪽
20 도무지 믿을 수가 없을 거다. 24.08.07 22 2 13쪽
19 얼빠진 놈, 아직 멀었다. 24.08.06 36 2 14쪽
18 상판을 보니, 과분해 보이기는 하는구나. 24.08.05 31 2 14쪽
17 이것이 복수의 맛이란 말인가! 24.08.04 41 3 15쪽
16 그딴 정리 필요 없다. 24.08.03 34 3 13쪽
15 개 짖는 소리를 듣는 것도 고욕이로군. 24.08.02 36 3 15쪽
14 본좌는 용서를 모른다. 24.08.01 45 3 13쪽
13 사료 값은 미리 준비해라. 24.07.31 34 3 13쪽
» 쓰레기의 유언은 한 마디도 아까워. 24.07.30 49 4 16쪽
11 부자 상봉을 서둘러야겠군. 24.07.29 37 3 17쪽
10 죄를 지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24.07.28 47 3 12쪽
9 본좌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24.07.27 46 3 12쪽
8 네가 할 수 있는 속죄는 오직 죽는 것 뿐이다. 24.07.26 52 4 12쪽
7 시체에게는 전부 무의미한 것들이지. 24.07.25 44 3 12쪽
6 말한 게 아니라 명령을 한 거다. +1 24.07.24 80 3 15쪽
5 죽이다 보면 하나는 걸려들겠지 24.07.23 82 3 15쪽
4 큰일을 위해, 작은 희생은 감수해야지. +1 24.07.22 87 4 12쪽
3 쳐들어오거나 꺼져라. 24.07.21 103 4 14쪽
2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겠군. 24.07.21 150 5 13쪽
1 사람들은 나를 천마라고 불렀다. +1 24.07.21 216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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