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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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실
작품등록일 :
2024.07.30 00:29
최근연재일 :
2024.09.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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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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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다시 땅속으로.

DUMMY

2장. 다시 땅속으로.







드르르르륵--


카트의 바퀴가 거침없이 굴러간다.

대부분의 물자들을 진공상태로 보관해둔 방주의 창고에는 카트도 역시 있었다.


리프의 도움을 받아 대호가 휩쓸고 간 현장에 도착, 참혹한 광경에 잠깐의 묵념으로 전우들을 기리고 기사의 주검을 찾기위해 동분 서주 움직였다.

개척군인의 삶에서 죽음이란 꽤나 가벼운 것이었다.


“ 찾았다..! “


목이 떨어진 시체를 꼼꼼히 포대기에 감싸고 카트에 실어 방주로 되돌아 가는 중

김민수는 리프의 조언을 되 새기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 인간 언저리의 행위지만... 이 보물같은 육체를 까마귀 밥으로 주기엔 국가적 손실이지.. 암, 그렇고 말고. ‘

‘ 왜 삵만 생각했을까? 이 창의력 없는 녀석. ‘

‘ 흐흐.. 저 근질 봐.. 엄청나게 유연해 보여, 인대는 활시위처럼 당겨도 끄떡 없겠지? ‘


시체를 보고 삐져 나오는 미소를 어거지로 누르는 모습은

<시체탐닉자, 바디러버, 몸평계의 이동진 > 등 김민수가 머지않는 미래에 불리게 될 별명들의 시발점이 되는듯 했다.


‘ 아 개조 당하고 싶다! ‘


정말 머지않았다.


.

.

.


[ 신체 개조 시작하겠습니다 개척자님 ]


“ 그래 시작해. ”

김민수와 머리없는 박찬성은 대형 챔버에 나란히 누워있었다.


[ 개조할 신체의 부위는 어디로 지정하시겠습니까? ]


“ 되는대로 전부 다. ”


[ 교체 대상은 머리 아래 몸 전체. 소재 스캔하겠습니다. . . ]

[ 개조 소재의 상태가 뛰어남으로 전량 교체 진행하겠습니다. ]


쉬이이익--


익숙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김민수는 곧바로 잠에 들었다.

수면이 안정화 됨을 확인한 리프는 레이저 컷팅기로 김민수의 목을 잘라 떼어내고 박찬성의 몸에 옮겼다.


맞지않는 목둘레의 크기를 정형하는 사이 수술대에서 뿜어져 나온 나노봇들이 신경다발을 잇고 뼈를 압착시킨다.

몸의 재생반응을 높이는 약물을 투여하고 전혀 다른 몸의 신경계를 김민수의 뇌에 맞춰 다시 세팅 시킨다.


마더보드 스파인의 강력한 힘, 인간은 물론이고 다른 종족의 몸이라도 내 것 같이 다룰수 있는 권능을 발휘한다.

언젠가 리프가 그랬듯 머리가 죽지 않으면 몸은 죽지 않는다.


이제 기사의 몸은 완벽하게 김민수가 되었다.


.

.

.


시간이 지나 눈을 뜬 김민수는 신체에서 느껴지는 힘과 탄력에 엄청난 고양감을 느꼈다.


“ 이럴수가...! 이게 산소 적합도 1등급의 몸. 나같은건 수만명이 달려들어도 못이기겠어. “


[ 우월한 신체를 바탕으로 저장장치의 용량도 늘어나 많은 지식도 해금 되었습니다. ]


“ 그래 생생히 느껴져, 농공업, 음악, 정치, 사회, 역사까지.. 그리고 전투기술도.. 대부분 총기류지만 냉병기도 있군? “


[ 그렇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시대는 냉병기 기술이 더 쓸만하겠군요. ]


“ 엘리트 개체는 커녕 웬만한 짐승들 가죽조차 못뚫을 테니, 기사들 한테는 더욱이 그렇고. 미사일이라도 쏘면 모를까. “


[ 모조리 취합해서 적절한 투로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


하나하나 흥분되는 말에 민수는 참지 못했다.


“ 으아아아아!! 난 이제 기사다!!!!! “


김민수는 빌어먹을 산소를 마음껏 들이키려 벌거벗은채로 바깥으로 뛰쳐 나갔다.


[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


머릿속에서 울리는 말을 개무시한 채 문을 열고 깊게 산소를 들이 마신 순간.


“ 커억! “


얼굴에 느껴지는 엄청난 압력.

예전보단 숨쉬는건 편해졌지만 뭔가 잘못된것 같아 황급히 다시 돌아왔다.


“ 시발 이게 무슨일이야!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던데...? “


[ 아무렇지 않습니다. ]


“ 보고도 몰라? 그럼 이건 뭔데? 이 돌팔이 같은 놈아. “


[ 개척자님의 몸은 1등급입니다. 하지만 머리는? ]


!!!

그래 맞아 머리는 내꺼지?


“ 그럼 어떡하지? 삵 대가리라도 얼른 가지고 올까? “


[ 안됩니다. 머리만큼은 같은 인류, 거기에 둘레와 모양도 비슷해야 합니다. 즉, 적합도가 매우 높아야 개조 가능합니다.]


“ 이런 젠장!! 둘레 58호짜리 기사 머리를 어디서 구하지? ”


어딘가 뒤틀린 대화속에서 리프가 의견을 제시했다.


[ 임시방편으로 투구는 어떨까요? 외부 압력을 차단해 줄 투구는 가진 소재로 충분히 제작 가능합니다. ]


“ ...좋아 일단 갈아 끼울 머리를 구할때 까진 써야겠네. 디자인은 지하의 것을 모방하고 쓴채로 잠을 자도 괜찮도록 최대한 안락하게 만들어줘. “


[ 알겠습니다. 최대한 가볍고 단단하게, 그리고 식사 할 때도 벗지 않을 수 있게 디자인하여 제작 하겠습니다. ]


“ 그래 그래, 그게 내 머리다 생각하고 신경 써 달라고. “


말이 끝나자 공동 한 켠에 3D 프린터가 작동 하였고 카본따위의 가볍고 단단한 합금강들이

밸브를 통해 빨려 들어가 투박해 보이는 투구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 그러면 방주 밖으로 나갈 준비도 끝마쳤으니. 본론으로 넘어 가겠습니다. ]


“ 본론? 인류 재건을 말하는거야? “


[ 최종 목적은 인류 재건입니다. 하지만 그건 궁극적인 플랜입니다. 처리해야할 단계들이 있습니다. ]

[ 과거 극지방 바다 깊숙한 곳, 초대형 데이터 센터가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야 합니다. ]

[ 세계 모든 방주는 다음 방주를 가리키며 최종적으론 데이터 센터를 가리키게 되어있습니다. ]


폭풍처럼 몰아치는 리프의 말에 김민수는 당황하며 되물었다.


“ 세계 모든 방주? 여기 말고 방주가 또 있다는거야?? “


[ 그렇습니다 우주에 띄울수 있는 규모의 시설로는 한계가 명확하여 각국에서 방주를 만들고 다음 목적지를 가리키게 했습니다. ]


“ 그럼 다음 장소는 어딘데? 거기에도 온갖 지식과 물자들이 가득한거야? “


[ 그렇습니다. 한바구니에 계란을 담지 않는다. 고대 인류의 격언이죠. ]

[ 다음 장소, 네 그것이 본론입니다. 정상적으로 작동해야할 신호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

[ 알수없는 왜곡과 감쇠로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개척자님의 뇌를 스캔하고 알아냈습니다. ]

[ 영물. 그들의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생명체들이 신호 자체를 어그러뜨립니다. ]


“ 그렇다면 내가 해야할 것은... “


[ 영물 사냥. 한반도의 지배자를 처치하고 진정한 인류를 재건 해야합니다. ]


기계적인 음성 이지만 의지가 묻어 나오는 말이었다.


.

.

.


영물.

오랜 시간과 척박한 환경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준 타고난 재능으로 탄생하는 괴물들이다.

김민수가 태어나고 자란 극동아시아 제3구역은 과거 남한이라 불렸던 땅덩이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 남한에서 발견된 영물은 총 5마리, 소백 그리고 태백의 산군, 사슴, 돼지, 늑대까지.

보기 극도로 어려운 사슴과 너무나 강력한 산군 두마리를 제외하면 비교적 만만한 돼지와 늑대를 사냥하기 위해 지하의 3대 세력이 혈안이 되어 인재들을 모으고 있다.


먼저 사냥하는 세력이 그 지역의 주인이 되기에.


“ 기사단은 절대 안돼. 멀쩡히 돌아와 의심받을 뿐 아니라 내 예전 몸뚱아리를 아는데 1등급으로 짜쟌 나타나면 즉시 심문실행 이지. “

“ 흠... 대가문도 패스, 거긴 뱀소굴 같은 곳이다. 신비로운 가문 비전으로 비밀을 들킬 수 있다. 심문실이 아니라 실험실로 가는거지. “

“ ... 하나밖에 없군. 수렵자들이다. “


[ 좋은 선택입니다 개척자님. 하루종일 투구쓴 괴짜도 받아줄 세력이죠. 투구도 마침 완성 되었습니다. ]


김민수는 투박하지만 굉장히 가벼운 무게를 가진 투구를 머리에 눌러썼다.

마치 내 피부같이 쫀득한 착용감과 약점이 보호됐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민수는 말했다.


“ 다시 땅속으로. 어두컴컴한 내 고향으로. “


.

.

.


파라락--


선풍기에 달아놓은 종이 발이 파르르 떨리며 내는 소리만 들리는 공간.

평화롭고 따분한 하루였다. 내부적으로는 금빛 늑대 토벌이 가시화 되어 떠들썩 했지만 수렵단원 접수처의 사무직 입장에선 멀게만 느껴지는 일이었다.


이대로 퇴근시간까지 아무일 없길 바라며 사무용품들을 정리하고 있는 강수영은 열리는 문소리에 이 평화가 깨졌음을 느끼며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 어서오세요. 수렵단 극동 아시아 제3지부입니...다? “

들어온 사람의 몰골에 목소리가 살짝 올라간 강수영은 생각했다.


이번에도 또라이. 단원 되겠네.


“ 네! 안녕하세요! 수렵단원 등록 때문에 방문 했습니다! “


쾌활하고 당당한 목소리.

반짝거리는 구두, 위 아래로 새것처럼 보이는 세미정장, 단원 지망생 으로서 의지를 보여주는 복장이었다.

대가리에 저 철투구빼고.


“ 네, 여기 신체 스펙 적어주시고 잠시 대기하세요. “


“ 넵! “


출신, 나이, 범죄이력, 심지어 이름까지 신경쓰지않고

오로지 가지고있는 힘만으로 판단하는 극도의 실리주의.


수렵단이 3대세력에 포함된 이유이자 그들의 정체성 이었다.

[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 ] 라는 외부의 날선 비판도 있지만 극한으로 보장받는 자유와 확실한 보상 체계로 전세계 각지의 인재들이 모이는 거대한 집단이다.


“ 1등급에 초감각 보유자?? “

눈이 휘둥그래진 강수영은 우뚝 서있는 강철투구를 바라보았다.

각지의 인재가 모이는 단원 등록소 였지만 극도로 희귀한 고스펙!


‘ 기사단 부단장급이잖아? 마을이라도 학살한건가? ‘

무시무시한 상상을하며 강수영은 간부 호출키를 눌렀다.


“ 신체 스펙 확인을 위해서 수렵단 간부를 호출하였습니다. “


“ 아! 네, 그럼요 확인해야죠! “

어딘가 얼빵한 대답을 뒤로하고 지부 로비로 거한이 내려왔다.


“ 어? 필재 지부장님이 내려오셨네요? “


“ 어 수영씨, 늑대 때문에 회의를 너무 많이해서 머리가 뜨겁더라고, 도망좀 쳤네. “


전 세계 수렵단을 다해도 알아주는 거물.

적합도 1등급을 넘어 초월로 향한 전투병기.

극동아시아 3지부의 지부장 장필재였다.


강철머리도 알아보는 것인가?

눈에 띄게 동요하는 모습이 보였다.


“ 안녕하신가. 3지부장 장필재일세. 육체는 얼핏보아도 1등급이군. 감각 측정실에 나와 함께 가겠나? “

커다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한 장필재가 말했다.


“ 몸... “


“ 응? “


“ 몸이 진짜.. 좋으십니다.. “


악수를 받은 강철대가리의 음습한 말에 장필재와 강수영은 알수없는 오한이 들었다.


‘ 저새끼 일반인들 몸으로 실험하다가 들켜서 도망친게 분명해. ‘

오해가 쌓여가고.


‘ 흠... 리스트에 올려둬야겠군. ‘

수렵단을 들어가기도 전에 지부장의 관심목록에 추가된 철투구는,


‘ 와 몸보소! 같이 전투를 치르다가 팔이라도 툭 잘려 떨어지면... 으흐흐 ‘


[ 군침도는 육체네요. 확실한 스펙업이 되겠어요! ]


‘ 그렇지 리프? ‘


인간 이하의 상상을 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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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장. 유산 24.08.12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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