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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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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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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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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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두개의 수성.

DUMMY

6장. 두개의 수성.








“ 교대왔습니다! “


“ 어 왔어? 끄아아아~~ 웬종일 민둥산만 바라보니 피로감이 장난아니네. “


기지개를 쭉 펴며 반갑게 나영일을 맞이한 나영일의 선임은 말을 이어갔다.


“ 영일아 너가 3차로 동원됐다고 했었나? “


“ 네 그렇습니다! “


“ 진짜 지금 분위기가, 경주에 온 순간중 가장 좋은 분위기 일거야. 너도 그거 봤지? 정말 전쟁이 끝날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승리로! “


나영일은 캠프내 가용 병력을 제외한 모두가 한 데 모여 보았던 그 철갑 전차를 떠올렸다.

그 지하공간의 냄새, 습도, 온도 모든것이 생생할 만큼 강력하게 뇌리에 남아있었다.


“ 그러니까 근무설때 뺑이치지 말고 제대로 서라. 잘하자. “


“ 넵! 명심하겠습니다!!! “


“ 어우 파이팅 좋아. 그럼 가본다~ “


“ 고생 많으셨습니다! “


유달리 잔소리가 심했던 선임의 말에 군기가 바짝 오른 나영일은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해서 민둥산을 감시하게 되었다.


반년이 훌쩍 넘어가는 동안 돼지들의 웨이브는 어느정도 패턴이 있었고 돼지들이 들이닥치기 전까지 한참 전인 상황.


하지만 군기가 바짝 든 나영일은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았던 장거리 쌍안경까지 사용하며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그렇게 망루에 설치 된 쌍안경만 보기를 수 시간, 그 선임은 알았을까?

그저 말은 하고 싶은데 할 말이 없어 나불댄 그의 잔소리가 인류사를 바꾼 잔소리였다는 것을.


‘ 뭐지 저거 ...? 불이라도 났나? ‘


장거리 쌍안경에 잡힌 뿌옇게 퍼지는 무언가.

수십 킬로미터를 넘어서 자욱하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연기가 아니야 저거... 흙먼지? 흙먼지 맞나? ‘


엄청난 크기의 흙먼지가 퍼져나가 마치 탁한 연기처럼 보였던 모양이었다.

상황을 깨달은 나영일은 망루 옆에 있는 긴급 신호 버튼을 보았다.


‘ 저게 뭔지 잘 모르는데 눌러야 되나? ‘


일과시간을 모두 마치고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순간에 캠프를 요동시킬 버튼.

하지만 나영일의 고민은 매우 짧았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깜짝 놀란 감시팀 기사가 허겁지겁 망루로 올라와 소리쳤다.


“ 뭐야? 나영일! 잘못누른거야? “


“ 망원경으로 무언가 발견했습니다! “


그 말에 셋팅해둔 쌍안경에 눈을 가져가고 기사는 발견했다.

돼지들의 끝없는 웨이브를.

즉시 망루에 구축되어있는 통신라인으로 지휘통제실에 연락을 취했다.


“ 돼지 웨이브입니다! 규모는 본 적 없는 초대형! 웨이브 도착시간은 대략 3시간입니다! 빨리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


연락을 받은 주형일 사령관은 침음성을 흘렸다


“ 역시 적이지만 경이롭군... 하필 이 타이밍에 모든 병력을 끌고 공성을 한다고... “


마이크를 잡은 사령관은 방금한 혼잣말과는 상반되는 목소리로 사실을 전달했다.

동요없이 차분한 말투.


[ 아아. 잘 들리나? 초대형 웨이브가 베이스캠프를 강타 할 예정이다. ]


[ 데드라인은 3시간. 적의 이번 공습만 막아내면 우리의 승리다! ]


[ 기사단, 대포를 장전하고 캠프를 걸어 잠궈 공성에 대비하라! 인류에게 고향을 되찾아 주어 역사에 이름을 남기자! ]


.

.

.


사이렌이 울려퍼지고 기사와 병사들이 신속하게 각자의 위치로 향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였다.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들이닥친 웨이브에 심지어 규모는 들어 본 적 없는 초대형이라 한다.


물자들을 싣고 나르며 부랴부랴 전쟁준비를 하는 기사단들, 당연하게도 백지현과 김민수는 버려진 채 덩그러니 회의실에 남아있었다.


탱크 소동으로 인해 별동대는 커녕 아직 제대로된 편제도 부여받지 못한 탓이었다.


정해진 임무가 없는 둘은 여유가 있어서 그런가, 이 절묘한 공격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 탱크 2대가 만들어지기 9부능선을 넘었는데 쳐들어오다니... “


“ 타이밍이 너무 공교롭습니다. “


“ 지현씨. 영물들은 평범한 개체와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 하나씩 있는게 일반적인 상식이죠? “


“ 맞습니다. 금빛늑대를 예로, 그 몸집에 쾌속의 신체를 가진 것 처럼 권능이라 불릴만한 능력이 하나씩은 있죠. “


“ 경이로운 돼지의 권능이 신체능력이 아니라 지능과 연관이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들어 상대방의 약점을 꿰뚫는 능력처럼 말입니다. “


“ 약점을 파악하는 수준은 권능이라 보긴 애매합니다. 미래를 내다 보아 전쟁에서 승리 할 지점을 짚는 능력 정도는 되어야 겠지요. “


“ 만약 그렇다면 돼지의 공격 루트는 이가네가 기름을 잔뜩 싣고 오는 화물 엘리베이터 도 포함될 겁니다! “


“ ...거기가 파괴되면 대형사고입니다. 다음을 기약 할 수 없게되요. 베이스 캠프에서 어찌저찌 막는다 하더라도 보급이 원천 차단될 것입니다. “


“ 그럼 결국 캠프도 함락되고 공장시설도 전부 파괴되겠죠! 병사들이 파놓은 길로 돼지들이 들이닥쳐서 말입니다! “


김민수와 백지현은 나름의 추측을 상의하기 위해 회의실을 뛰쳐나갔다.


“ 하... 이거 누구한테 말을 해야하죠? “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하러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와중 김민수와 백지현이 말을 걸어 보았지만 지금 바빠서 나중에라는 말만 도돌이표처럼 되돌아올 뿐이었다.


“ 젠장. 다들 너무 바빠보이네요. “


“ 현재 발이 풀린 병력은 우리가 유일해보입니다. “


“ ... 일단 엘리베이터 쪽을 가서 이 소식을 알려야겠습니다. 거기도 기본적인 병력들이 지키고 있으니까요. “


“ 돼지들도 병력을 나누어서 베이스캠프와 엘리베이터를 동시에 칠 확률이 높겠군요. 베이스캠프는 기사단에게 맡겨야겠네요. “


“ 그래도 뭔가를 남기고 가긴 해야하는데... 아! 분명히 이한은 탱크를 사용하려고 할겁니다. 대략 8시간 뒤면 전부 완성 될겁니다. “


“ 이한 부단장에게 사용법을 알려 주셨다고 했죠? “


“ 처음이라 불안하긴 하지만 운전과 주포를 쏘는 정도는 충분히 숙지했을겁니다. 탱크 안에 이한에게 남길 메세지를 두고 저희는 출발해야 될 것같아요. “


김민수와 백지현은 탱크 안에 화물엘리베이터쪽으로 갔다는 말과 이유를 간략히 적어두고 캠프를 빠져나왔다.


“ 저희는 엘리베이터쪽으로 갑니다! 나중 저희를 찾는사람이 생기면 꼭 말해주세요! “


“ 넵! 샛길은 이쪽입니다. 문은 전부 걸어잠궈서 이쪽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


경비병에게 행선지를 말해두고 두명은 서둘러 뛰기 시작했다.

다행이 엘리베이터는 멀지 않은곳에 있다.

김민수와 백지현은 빠른속도로 길을 주파하여 목표로 향했다.


.

.

.


지상과 지하를 잇는 거의 유일한 수단인 엘리베이터는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시설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건설하는데에는 원칙이 정해져있다.


첫번째. 영물의 영역 바깥에 위치 할 것.

두번째. 짐승들이 잘 살지않는 척박한 곳일것.

세번째. 건설 전에 주변을 요새화 시켜놓을것.


최대한 싸움을 피하는 녹색지대를 추구하는 원칙, 인류의 수많은 물자들이 들어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허나 이번 사건으로 무려 첫번째와 두번째가 위배되었다.


데드라인 2시간전, 원칙이 위배된것을 아는 유이한 두 사람 김민수와 백지현이 엘리베이터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는 빙 둘러 쌓은 성벽위로 가문사람들과 기사단 병력들이 항상 상주에 있었으며 그외 소속되어있지 않은 용병들도 나름의 무장을 한 채 엘리베이터를 지키고 있었다.


경주에서 탱크의 아버지로 꽤나 이름을 떨치고 있는 김민수는 상주군의 핵심인력 두 명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각자 기사단과 가문을 대표하여 엘리베이터를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 수렵단의 강철씨 아니십니까? 저는 비룡기사단 소속 정민기 기사입니다. 베이스캠프에 무슨 일이 난 겁니까? “


“ 맞습니다 정민기 기사님. 한시가 급해 그런데 두 분중 가문분은 누구십니까? “


각궁을 등에 둘러맨 키가 큰 사내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 이현재입니다. 이가네의 방계 소속입니다. 무슨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


“ 연료는 언제쯤 도착하는지 아시나요? “


“ 첫번째로 보급될 연료는 대략 하루정도 남았습니다. “


“ 다행입니다. 시기에 맞추었네요. “


김민수는 숨을 한번 고른 뒤 본론으로 들어갔다.


“ 다름이 아니라 두 분 쌍안경으로 저쪽 방향을 봐주시겠습니까? “


김민수의 말에 두 명은 비치되어있는 쌍안경으로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았다.


“ 어디에 뭐가... 뭐야! “


“ 웨이브 규모가 무지막지하군 돼지새끼들.. “


“ 저는 아주 높은 확률로 저 무리중 많은수가 이 화물엘리베이터를 습격하리라 봅니다. “


“ ... 근거는 무엇입니까. “


“ 경이로운 돼지의 권능입니다. 두 분도 경주에서 오랫동안 있어서 아실겁니다. 그 돼지가 얼마나 영악한지. “


“ 조금만 더 자세히 말해주세요. “


“ 인간이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때 마다 신출귀몰하게 흐름을 자기쪽으로 가지고 왔지요. 나중에는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미래를 훤히 내다보는 것 마냥 다 피해가고 말이죠. “


“ 그것이 돼지의 지능이 아닌 권능의 종류다. 그 말씀이십니까. “


“ 보통 알려진 영물의 권능은 본신의 능력 위주로 발현 되었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면 아귀가 맞아 떨어집니다. “


“ ... 미래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중요한 요충지는 바로 여기가 되겠네요. “


“ 연료와 함께 가문의 병력들도 참전하게 되어버리니까요. “


“ 비상이군요. “


“ 하루. 하루만 버티면 됩니다. “


세 사람은 즉시 움직였다.


.

.

.


백지현은 요새화된 엘리베이터의 가장 높은곳에서 돼지무리들을 보고있었다.

고성능 망원경보다 좋은 눈을 가진 그녀는 돼지의 무리가 두갈래로 갈라져 이쪽으로 달려오는것을 확인했다.


“ 기우이길 바랬는데... “


신속히 내려가 이 사실을 알린 백지현은 성벽앞에 구덩이를 길게 파고 있는 병력들에 합류했다.


“ 강철씨, 무리가 갈라져 이쪽으로 옵니다. 15분이면 도착해요. “


“ 15분이요? 알겠습니다. 모두들 15분뒤면 돼지가 이리로 온다고 합니다!!! “


그 말에 하던 작업을 멈추고 성벽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돼지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첫 격돌.


5분, 그리고 10분뒤.

이제는 병사들의 육안으로도 훤히 보이는 군세.


“ 씨발... 존나 많네... “


그들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사정거리에 들어온 돼지들을 향해 쏠 대포를 장전하고 활시위를 당겼다.


“ ... 발사!! “


펑---! 펑---! 펑---!


이현재와 정민기의 신호와 함께 일제히 발사된 포탄과 화살들은 돼지무리에 직격 했지만 맞아 쓰러져 생긴 빈자리는 바로 채워져 무리에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흥분한 돼지들은 목표물을 향해 속도에 박차를 가했고 인간들은 대포와 화살을 죽어라 쏘아댔지만 소용없었다.


수많은 살덩어리들이 급히 파두었던 해자를 넘어 성벽에 도달했고 속도를 전혀 죽이지 않은채로 그대로 꼴아박았다.


콰과과광!!!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함께 성벽이 크게 흔들렸고 인간들은 균형을 간신히 잡으며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 계속 쏴!! 어..? “


“ 뭐야... 왜 돌아가? “


공격이 효과가 있던걸까. 한 병사의 얼빠진 소리처럼 돼지들은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고 있었다.


“ 이런 시발 도망가는게 아니다! 저길봐! “


도망가는 돼지들이 길을 터주고 군세의 2진이 다시 들이닥친다.

그 기세는 선봉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 돼지새끼들 성벽을 무너뜨리려는거다! “


그때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 사이로 성벽을 뛰어내려 달려가는 두 인영이 있었다.


돼지들을 한참 상회하는 쾌속의 뜀박질.

고작 두사람이었지만 뒷모습은 전혀 작아보이지 않았다.


일방적인 전투 양상을 뒤집을 수 있는 특별한 초인, 김민수와 백지현이 돼지의 군세에게 정면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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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장. 두개의 수성 (2) 24.09.03 11 1 12쪽
» 6장. 두개의 수성. 24.09.02 1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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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3장. 시험 (2) 24.08.19 25 1 12쪽
6 3장. 시험 24.08.16 2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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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장. 다시 땅속으로. 24.08.14 3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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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장. 유산 24.08.12 5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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