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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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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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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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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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금빛늑대 (2)

DUMMY

4장. 금빛늑대 (2)


관속에서 누워있는 김민수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뇌속에선 몸을 절로 들썩이게 할 음악의 도입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따단-! 따 따따단~

둥두두두둥 ~

It's close to midnight

And something evil's lurking in the dark


과거 황제라 불렸던 위대한 예술가의 노래.


‘ 음, 이건 꼭 들어가야지 그렇고 말고. ‘


[ 뭐하는중이십니까? 개척자님. ]


‘ 아 리프 나 지금 플레이리스트 제작중이야. 뭔가 싸울때 리듬에 몸을 맡기면 좀 더 집중이 잘 될것 같거든. 제목은 흠.. 어떤게 좋을까? ‘


[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이건 좀 흔한 네이밍이죠? 이거 들을려고 전투했다. 이것도 좀 별로고. 아! 격투의 리듬 어때요? ]


‘ 우와! 격투의 리듬이라니! '

' 완전 구려! 그냥 내가 지을게. 리프도 못하는게 다있네. ‘


[ ... ]


‘ 참나. 근육속에 저장된 노래를 머릿속으로 재생 할 수 있다니. ‘

‘ 난 이제 완전히 기계가 되어버린건가? ‘


[ 스파인의 위대한 힘이죠. ]


‘ 위대한? ...위험한이 아닐까? 몸은 진작에 갈아치웠고. 이번 사냥만 잘 마무리 되면 얼굴 가죽과 두개골도 갈아치울텐데. ‘


‘ 그럼 그게 김민수가 맞나? ‘


불현듯 느껴지는 이질감. 난 뭐지? 왜 머리에 칩을 박고 몸을 갈아치우는것에 거부감이 없는거지?


[ 그럼요. 뇌는 오롯히 개척자님의 것입니다. 머리가 죽지 않으면 몸은 죽지 않습니다. ]


‘ 흠.. 그렇겠지? 내가 선택한 결과기도 하고. 아오! 잡념에 빠질때가 아니야. 긴장을 벌써 놓다니 완전 빵점짜리 탱커네. ‘


김민수는 리프의 말에 알수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지 않다고.


바로 그때 그의 위기 감각이 경종을 울렸다.


— !


'Cause this is thriller, thriller night~~


머릿속에 클라이막스가 흐르고


“ 온다. “


두마리의 괴물이 악몽처럼 들이닥쳤다.


.

.

.


“ 거참. 허벌나게 크네. “


레이드 2팀에서 척후를 맡은 문진호의 마지막 말이었다.

마지막 유언조차 정말 수렵단원 답게 허망했지만 흩뿌려진 핏줄기 너머로 자신을 살해한 짐승에게 줄 빅엿을 남겼다.


몸을 내주고 하늘위로 쏘아올린 하나의 폭죽.


피유우우웅---펑!


요란스럽게 울리며 터진 폭죽은 본진에게 충분한 경고를 주었다.


“ 저거. 진호 폭죽이다. “

“ 못돌아올 때 쏘는거에요. 젠장. “

“ ... 문진호 이 형편없는녀석. 깊게 들어가지 마라니까. “


매몰차게 말한 장필재의 눈엔 말과는 다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숱한 경험에도 장필재는 동료의 죽음이 언제나 슬펐다.


“ 전투준비 -— !!!!! “


산천초목을 쩌렁쩌렁울리는 목소리.

소중한 동료를 살해한 괴물이 다가오고 있다.


적에게 분노하며 해머를 꽉 다잡은 그의 모습은 일렁거리는 불꽃과 같았다.

개성넘치고 마이웨이인 수렵단을 하나의 팀으로 모을수 있었던 장필재의 뜨거운 마음과 같은 온도이리라.


“ 탱커들 앞으로!!! 문진호가 목숨으로 막아낸 기습을 헛되게 하지마라! “


그 말이 신호탄이 되었을까?

두 마리의 늑대가 발톱과 이빨을 세운체 침입자들을 응징하러 돌격했다.


첫 격돌을 막아내는건 언제나 팀의 대들보인 탱커의 몫.

라이트 실드를 꺼낸 박재한은 다가오는 늑대를 보고 심호흡 한 뒤 자신의 재능을 개화했다.


< 에너지의 흐름을 읽고 넘기는 감각 >


그는 호랑이의 공격도 흘려보낼 자신이 있는 초일류 탱커였다.


한마리가 자신을 노리고 앞발을 휘두른다.

가공할만한 힘의 흐름이 느껴지고 본능적으로 최대한 흘려버릴 활로를 찾는다.


완벽하게 피하는것? 불가능.

완벽하게 막는것? 그것 또한 불가능.


박재한은 자신의 실드를 내밀어 공격을 마중나갔다.

힘의 전달이 마무리 되기전에 끊어내려는 판단.

그가 바라본 가장 좋은 활로이다.


라이트 실드가 움푹 패였지만 제일 강력한 첫타를 흘려내는데 성공했다.

그 모습에 다른 탱커들이 외치며 몸을 들이밀었다.


“ 나이스! 재한이형 나올 준비해요! “


메인탱커가 공격을 버텨내면 서브탱커들이 이어지는 연격을 받아낸다.

각양 각색의 방패들이 깨지고 갑옷들이 움푹 패이는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어찌저찌 늑대의 맹공을 막아냈다.

막는다면 빈틈은 생기기 마련, 근접 딜러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 차륜전 펼쳐! 후달린다 싶으면 알아서 빠져! 뒤지면 동료들도 뒤진다! “

“ 이 늑대새끼 힘은 존나 쎈데 패턴은 단순해! 이제 곧 틈이 보일거야! “

“ ... 지금! 일제히 공격해요! “


탱커가 공격을 받아내는 동안 빈틈을 발견한 딜러들이 신호에 맞춰 일제히 공격을했다.

원거리에서 늑대가 피하지 못하게 지원사격을 날리고 화살을 피하느라 미처 막지 못한 근접딜러들의 예리한 공격에 늑대는 생채기가 났다.

분노하며 늑대는 고개를 돌렸지만 탱커중 하나가 고함을 내지르며 어그로 분산은 일단락 되었다.


으아아아아--!


사실상 박재한과 더불어 레이드 2팀의 메인 탱커인 김미영의 사기적인 재능, 순식간에 어그로를 가져온 김미영 앞으로 박재한이 나서 공격을 한번 더 흘려냈다.

완벽한 합과 숫자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계단씩 승기를 잡아가던 수렵단.


이를 가능하게 한건 혼자서 저 괴물을 상대하는 괴물.

두마리 중 한마리를 오롯이 담당하고 심지어 우위를 점하는 장필재의 괴랄한 전투능력 덕분이었다.


근신경계를 다룬다는, 세계를 기준으로 두어도 보기 드문 감각으로 필요한 근육들을 적재적소에 증폭시켰다.

빨리 내달려야 할 때는 대퇴사두가, 후려쳐야 할 때는 후면삼각근과 승모근이, 피해야 할 때는 유연성을 보조해주는 척추 기립근이!


온갖 근육들을 증폭시키며 본신의 육체능력 이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그의 재능은 경험과 합쳐져 무시무시한 성과를 냈다.

사실상 영물 사냥이란 업적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인물이다.


“ 우랴앗---!! “


우지끈-


“ 컹!!! “


장필재를 향해 들이 밀던 송곳니가 전투해머와 부딪치며 깨지고 늑대는 한 발자국 물러났다.

레이드 2팀이 죄다 달려들어 전투를 벌이고 있는 다른 한마리의 늑대는 이미 몸에 피를 철철 흘리며 고군분투중이었다.

이대로라면 수렵단의 완승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2차 원정대가 실패하고 이번 3차 원정대가 출격하기 사이의 6개월이란 시간.


< 신우진이가 그러더군, 그놈들 조만간 영물이 될수도 있다고. >


지상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두사람의 말이었던가?

영물이 되기엔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황령산의 산소밀도와 금빛늑대의 아우라로 인해 특별한 능력 하나는 개화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한낮 한시에 태어난 이 형제들은 단 한번도 떨어져서 살아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같은것을 먹었고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은 주인을 모시고 살고있는 형제에게 하늘은 < 마음을 공유하는 능력 > 을 부여했다.


두마리는 곧 한 마리이며 어그로 수치라는 세계의 법칙도 어느정도 무시 할 수 있었다.


당연히 각개격파를 전제로 모든 전술을 짰던 수렵단에게는 재앙과 같은 일이었다.


장필재를 바라보던 늑대는 어그로 수치가 레드가 되었음에도 다른 한 마리를 도와 인간들을 도륙내러 도약했다.

피흘리며 궁지에 몰린 저 늑대가 곧 나이기에.


“ 이런! 어그로가 왜! 늑대가 간다! 대비해!!!! “


장필재의 고함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경험해 보지못한 상황에서 거대한 늑대의 기습은 수렵단에 큰 피해를 주었다.


“ ...? 으아아악!! “


한번의 일격에 탱커 하나가 목숨을 잃었다.

장필재는 부랴부랴 전장에 참여해 난투를 벌였지만 장필재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며 완벽한 합을 보여주며 탱커들을 유린했다.

수렵단도 숱한 전투를 겪으며 나름의 한 수로 위기를 넘겼지만 부상자가 차츰 차츰 쌓였다.


“ 이젠 못버텨!! 어그로 튀어도 어떻게든 한마리 줄여야해!! “


으아아아!!


“ 이런 씹! 한마리한테 어그로 끌면 두마리가 공격한다! 하나라고 봐야해! “


박재한과 김미영이 온몸을 비틀며 공격들을 막아냈지만 조만간 무너질 모래성을 보는듯 위태로웠다.


장필재는 쫒아다니며 유의미한 타격을 주었지만 레이드 2팀에게 고정되어버린 늑대의 눈을 자신에게로 돌릴수는 없었다.

이대로라면 이 형제들을 죽인다 해도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게 뻔했다.

심지어 금빛늑대는 아직 참전 하지도 않았다.


전멸이라는 단어가 보이는 상황.

장필재는 전투해머를 내려놓고 하늘이 내려준 자신의 감각에 집중했다.

금빛늑대를 위해 남겨놨던 비장의 한 수.


언젠가 김민수가 물어보았을까?

초월이란 무엇이냐고.

그에 장필재는 이렇게 대답한다.


“ 인생(人生). “


자신의 성격, 자신의 신념, 자신의 능력, 자신의 애병.

지상의 지배자들과 싸우며 걸어온 발자취를, 그 곤조를 실현시켜주는 몰이해한 힘.

영물이라는 기이한 생물체에 맞서 싸우게 해주는 인류의 창.


그는 동료들과 함께 리스크를 짊어지기보단 혼자서 짐승을 상대하는것을 좋아했다.

태어날때 부터 무지막지하게 강했던 그는 그게 가능했고 동료의 죽음은 아무리 보아도 익숙해지지가 않기 때문에.

그래서 장필재는 전투를 거듭 할 수록 자신의 무기가 저 거대한 짐승을 때려 잡기에는 작다고 생각했다.


한방에 죽이면 모든게 ok 이니까.


더 큰 망치, 더 더 큰 망치, 더 더 더 큰 망치!

자신의 근육은 충분히 감당 가능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두손 가득 쥐어도 쥐어지지가 않는데.

하지만 그는 한계를 두지 않았다.

그 갈증이, 그 집착이 장필재를 초월로 향하게 했다.


근신경계가 미쳐 날뛴다. 몸을 키우라고.

근육은 한올 한올 점점 부풀기 시작했고 장필재는 2m, 3m 를 넘어 4m의 거인이 되었다.

크기만 커진것이 아닌 거인에 맞는 어마어마한 힘.


초월로 향한 그의 강인한 몸은 이 거대화를 얼마간 버티게 해주었지만 금빛늑대와 싸울 시간까지 버티지는 못했다.

아마 남편들을 처치하면 그의 몸은 리타이어 될 것이다.


‘ 레이드 1팀에게 맡긴다. ‘


동료들을 지키기위해 동료들을 믿는다.


지부장의 거대화를 본 레이드 2팀의 인원은 들고온 트럭의 천막을 걷었고 거기엔 짐승들을 으깨버릴 거대망치가 있었다.

그리고 딜러건 탱커건 상관없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수렵단원들의 사냥 본능에 의하면 이것이 가장 생존 확률이 높은 방법이기에.


“ 달려들어서 어그로 혼란시켜!! 한방이면 된다! “


말그대로 두마리의 늑대는 여기저기서 공격해오는 창칼들에 여기저기 어그로가 끌리며 부산스러워졌다.

곧 정신차리고 딜러들을 물어 뜯어버릴 자그마한 혼란 이었지만 정수리에 거인의 망치가 꽂히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콰--직!


무언가 으깨지는 소리.


그렇게 황령산을 주름잡던 남편 중 한마리의 머리가 깨지며 박살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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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장. 다시 땅속으로. 24.08.14 3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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