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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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실
작품등록일 :
2024.07.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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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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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이해관계

DUMMY

5장. 이해관계







“ 으아아아!! 우리가 금빛늑대를 죽였다!!! “


“ 으아아--! “

“ 잘했어 이새끼들아---! “

“ 이런 미친 신입! 백지현! 너희들은 그냥 미쳤어! “

“ 얘들아 나도 올가미로 저놈 잡아챘어... “

“ 와아아--! “

“ 이제 부산은 수렵단 차지다!!! “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함성.

백지현의 비장의 한 수로 허벅다리가 꿰뚫린 금빛늑대는 사실상 죽은 목숨이었다.

이미 리타이어된 장필재의 도움없이도 속도를 잃어버린 늑대 한마리를 도축하는건 남아있는 단원들 능력으로 충분한 일이었으니.


1대1로 늑대를 마크하던 김민수는 오버클럭을 너무 오랜시간 유지했고 완전히 녹초가 되어 길바닥에 누워있었다.


‘ 근육부터 인대, 신경, 정상인곳이 하나도 없어. 몸의 온도도 너무 높다. ‘


김민수가 갈아치운 박찬성의 몸은 오버클럭의 부작용으로 전반적인 기능이 영구적으로 떨어져 버렸고 아쉽게도(?) 몰래 줏어갈만한 시체도 마땅치 않았다.


[ 한동안은 요양 해서 기능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겠습니다. 너무 많은 부분이 손상되었어요. ]


‘ 아 이런 젠장. 원정이 너무 대성공을 해버려서 줏어갈게없네. 사실.. 전우들의 시체를 사용할 마음도 딱히 없지만. ‘

‘ 나 너무 잠이와서. 조금만 잘게. ‘


[ 편히 쉬십시오 개척자님. ]


그 말을 끝으로 김민수는 몸에 긴장을 푼 채 잠에 빠져들었다.


어느샌가 합류해 김민수를 호시탐탐 노려본 장페이에게는 가장 완벽한 기회였다.

지부장도 누워있고, 승리의 기쁨과 긴장이 풀린 어수선한 상황.

본인마저 기절해 쓰려져있으니, 납치하라고 누가 등을 떠미는 수준아닌가.


김민수에게 접근한 장페이는 가지고있던 테트로도톡신을 은밀히 주입하고 몸을 들쳐맸다.

여기저기서 쓰러진 사람들을 들쳐매고 하산하고 있는 상황에 장페이가 똑같은 행동을 하는것에 딱히 의문을 가질 사람은 없었다.

김민수와 마찬가지로 너무 많은 심력을 소모해 엎어져있는 백지현을 제외하고.


백지현의 눈에서 읽히는 감정은 환희와 욕망.

그 감정의 상대는 자신이 들쳐매고 있는 오늘 레이드의 일등공신.


‘ 저 미친 변태가 이제 남자까지...! 강철씨를 구해야해. ‘


망측한 상상을 하며 얼굴이 붉어진 백지현은 약간의 오해를 가진채로 은밀히 장페이를 따라갔다.

장페이의 재능은 익히 아는바, 냄새를 풍기지 않을 만큼 간격을 멀리 벌렸지만 백지현에게는 아무런 지장이 되지않았다.


‘ 역시. 갑자기 샛길로 빠지고 있어. ‘


백지현은 장페이가 허튼 짓을 하면 즉시 던질 수 있게 창을 손아귀에 꽉 쥐었다.

그때 허물어져 내리는 건 오히려 김민수를 들쳐맨 장페이.


‘ 무슨일이지? ‘


이해되지않는 모습에 백지현은 거리를 좁혀 상황을 살피러 갔다.


.

.

.


테트로도톡신이 김민수의 몸을 파고들어갈때, 잠을자고있는 김민수를 대신해 리프는 몸을 컨트롤했다.

스파인에 지시를 내려 퍼져나가는 독을 다시 모으고 손가락 끝에 저장했다.

은밀히 맺혀있는 독, 장페이는 김민수가 마비되어있다고 철석같이 믿으리라.


리프는 장페이가 김민수를 인기척이 없는데 까지 데려가길 기다렸다.


[ 개척자님을 위협하는 버러지에게 응징을. ]


손가락 끝에 맺힌 테트로도톡신이 장페이의 호흡기를 통해 들어갔고 엄청난 성능의 신경독은 초인의 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털썩 쓰러진 장페이의 숨통을 끊으려는 리프는 쓰러진 모습에 몸을 드러낸 백지현을 마주했다.


“ 강철씨! 괜찮으세요? 박찬슬이 무슨 해코지를... 응? 강철씨가 아니야. “


“ 백지현 팀장님? 무슨소리십니까. 저 강철이에요. 여기 박찬슬이 절 데리고 가려해서 제압했습니다. 어우 큰일날뻔 했잖습니까! “


“ ... 거짓말마. 아무것도 안보여. 누구야 당신? “


“ 제 얼굴 말입니까? 저 투구썼잖아요! 안보이는게 당연하죠! “


“ 표정, 생각, 감정같은 인간적인 무언가가 전혀 보이지 않아. 얼굴은... 예전부터 보였어요 투구 사이로. 다시 한번 묻죠. 당신 누구인가요. 다른 인격, 그런건가요? “


그 질문에 김민수의 탈을 쓴 리프가 활짝 웃었다.

환한 표정에도 백지현은 아무것도 읽을수가 없었다.

완전히 꾸며낸 웃음.

백지현은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 ... 빌어먹게 좋은 눈이네요. 그래요 이중인격. 그렇게 생각해 두세요. 저는 박찬슬을 데리고 잠깐 할 일이있습니다. “


“ 죽일건가요. “


“ 제 전리품입니다. 신경 쓰지마세요. 아 그리고 원정대에겐... 상처가 크게 있어 요양하고 돌아간다고 전해주세요. “


그 말을 끝으로 김민수는 몸을 돌렸다.


“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만약 누군가에게 발설하게 되면요. 백지현 팀장님. “


“ 그 이쁜 눈은 파내고 몸뚱이는 갈가리 찢어서 개사료로 만들어 주겠어. “


기괴하게 일그러진 얼굴.

백지현은 처음으로 눈앞의 몰이해의 존재가 뿜어내는 감정을 읽었다.

인간이 품을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거대하고 끔찍한 악의.

그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버린 백지현은 다리에 힘이 풀린 채 주저앉았다.


떠나는 김민수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백지현은 결심했다.

저 악마를 지켜보리라.


.

.

.


“ 흐아아암 진짜 잘잤다! 응? 익숙한 천장이다. “


세상모르고 꿀잠을 잔 김민수는 너무 많이 바뀐 풍경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리고 홀딱 벗겨진채로 누워있는 장페이를 발견했다.


“ 흐미 시벌!! 아니 왜 박찬슬이 여기있어? “


[ 개척자님에게 독을 투여해 어딘가로 데리러 가려 했습니다. ]


“ 뭐? 이 미친놈! 그때 분명 친절하게 대했는데! 독하다 독해! 독은 또 뭐야? “


[ 분석결과 복어독입니다. 스파인을 도와 독을 배출 후 박찬슬에게 다시 투입했습니다. ]


“ 고마워 리프. 그래서 이놈 독때문에 죽은거야? 쯧. 꼴좋다 카악 퉤! “


[ 그에겐 치사량이었나 봅니다. ]


“ 자기독에 자기가 당할줄 알았을까 우하핫! “

“ 잠깐. 이녀석 머리가 58호였지? 그리고 이번 전투로 망가진 부분도 수복하면 되겠네! 갑자기 이뻐보이는데! “

“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박찬슬은 죽어서 머리를 남겨주는구나 이예! “


[ 후훗 개자식이라 죄책감도 딱히 없네요 개척자님. ]


“ 그럼 리프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바로 시작해볼까? 막 근질근질한데 이거! “


김민수는 익숙하게 수술대에 올랐고 리프에게 말했다.


“ 부위는 머리 전체, 몸은 손상된곳 위주로. “


[ 적합도 완벽합니다. 개조 시작하겠습니다. ]


익숙한 가스가 몽실몽실 퍼져나가고 김민수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같은시각, 가스같은 안개가 자욱히 깔려있는 장원.

한 남자가 편지를 읽고있었다.

편지는 간결하지만 의지가 담긴 필체로 독자의 안부를 묻고 있었다.


“ ... 그리고 보법의 원류를 발견했습니다. 가지고 금의환향 하겠습니다 가주님. 장페이 올림. “

“ 장페이, 오랜만에 듣네? 지금 어디에 있더라? “


“ 3지역입니다 가주님, 수렵단 야만인들 무리에 들어가서 빌빌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


“ 오감중 후각에 재능이있는 쓸만한놈이었는데 말이야. 아랫도리 간수만 잘했어도 가문에서 한 자리 했을텐데 그지? “


“ 추방하긴 아까운 인재였죠. “


“ 보법의 원류라. 우리 지역도 아니고 3지역에서 원류를 발견했다. 어떻게 생각해? “


“ 가문의 보고가 유출된건 아니라 봅니다 가주님. 그렇다면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인데장페이는 저희 가문에 거짓말을 할 배짱있는 위인은 아닙니다. “

“ 고로, 지상의 유산을 발견한것 같습니다. “


“ 그래?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네. 장페이 그놈 내 눈앞에 데리고 와. 그놈이 아는것, 가진것 하나도 빠짐없이 쏟아내도록. “


“ 존명. “


.

.

.


눈을 뜬 김민수는 다시금 느껴지는 활력에 개운하게 기지개를 폈다.

벌떡일어나 거울 앞에 선 김민수는 얼굴을 매만지며 말했다.


“ 리프. 예전 얼굴이랑 딱히 다를건 없네. 뼈와 피부 근섬유 전부 갈아치운거지? “


[ 네 개척자님 개조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


“ 느껴지는 압박감이 확실히 달라. 그리고... 냄새, 온갖 물건의 냄새가 엄청 맡아져. 냄새만으로 물건을 구분 할 수 있을정도로. “


[ 박찬슬의 재능을 고스란히 이식했습니다. 그는 후각을 개화했더군요. ]


“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가능한 일이었네. 다른사람의 개화된 감각을 이식할 수 있다는 것이. “

“ 그렇다면 리프, 나는 여러 감각을 개화 시킬 수도 있는거야? “


[ 저번 장필재와의 대담에서 특질을 복수로 개화시킨 괴물들이 있다는 얘기를 했었습니다.100% 가능합니다. ]


“ 나는 한계가 없다는 거네. “


[ 그렇습니다. 개척자님은 무한한 가능성과 물려받은 지상의 유산으로 인류의 왕이 될 수 있습니다. ]


불과 몇달 전 삵에게 납작 엎드리며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했던 김민수에겐 너무나 달콤한 단어였다.

김민수의 몸안에서 야망이 피어올랐다.

지상의 유산을 인류에게 돌려준다는 사명감을 넘어 개인적인 욕망까지, 김민수는 죽기 전엔 멈추지 않으리라.


“ 좋아. 나라고 못할게 뭐있어, 유산을 물려받기 전에도 초감각만큼은 누구보다 예리했다고. "

" 그리고 리프, 내가 누워있는 동안 신호를 보내봤어? 부산쪽은 이제 신호가 왜곡되지 않을거 아니야. “


[ 그렇습니다. 신호가 어느정도 뻗어나가더군요. 팍 꺼져버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


“ 거기가 어디야? “


[ 경주 입니다. ]


“ 경주... 기사단들의 거점. 인간과 돼지가 끝없이 싸우는 지옥도. “


[ 경주의 영물. 혹자는 거대하다. 산이 걸어다니는것 같다. 라고 얘기하지만 직접 부딪친 기사들에겐 달리 불리죠. ]


“ 경이로운 돼지. “


[ 다음 사냥감 입니다. ]


.

.

.


“ 빨리 빨리 포대 쌓아! “

“ 시--팔 군수과 이 굼뱅이새끼들 탄약이 왜 두 박스밖에 안남았어! “


언제나 밀고 밀리는, 화염 방사기로 모든것이 불에타 재만 남은 민둥산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각축전.

지겹고 끔찍한 경주의 일상이었다.


“ 저 너머에 새까만거, 또 밀려온다. 이 미친 돼지새끼들. “


“ 죽여도 죽여도 어디서 이렇게 나오는거야. “


“ 그래도 이번 공격만 막아내면 대포와 기관총을 배치시킬 시간이 있을거다. 조금만 버텨주도록. 부탁한다! “


“ 아우 입에 모래 잔뜩 들어갔네 퉤! 아니 기사님. 그러면 뭐합니까? 그 왕돼지가 와서 죄다 부술텐데. “


기사와 그들을 따르는 병사들이 한데 뒤엉켜서 진지를 구축한다.

탱커 딜러를 나누어 안정적인 사냥? 어그로관리?

경주에서 그런소리를 하면 미친놈 취급받기 딱 좋다.

피아를 구분하지않고 밀려들어오는 살덩이를 막는데 그딴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단지 이악물고 쓰러진 전우를 넘어 처절하게 부딪칠뿐.

이건 사냥이아니라 전쟁이다.


수많은 생명들이 갈려나가는 고착화된 상황에 기사단 수뇌부들도 꽤나 지쳐갔다.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인류의 영웅들도 사람이기에.


“ 6개월입니다. 저 지옥도에 기사와 병사들을 집어넣은 시간이. “


“ 본부에서 추가 지원은 있습니까? “


“ 합류하지 않은 기사단들을 규합하면 어찌저찌 될지 모르지만. 합류할지는 의문입니다. 가문 뱀새끼들을 감시하는 병력들이라. “


“ 청명 기사단장.. 그분만이라도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


“ 그분의 억제력이 상당해서 생각을 좀 해봐야겠군요... “


마땅한 대책없이 침묵에 빠진 순간, 회의실 천막을 급히 걷은 전령이 침묵을 깨뜨렸다.


“ 허억.. 헉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 정보라. “


“ 괜찮아, 말해봐. “


“ 수렵단이 금빛늑대를 처치했습니다. “


그 소식을 들은 기사들은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졌다.


“ 허! 늑대의 속도를 따라간자가 있었다고? “


“ 장필재 그자가 기어이 해냈군. “


“ 늑대를 1대1로 맡아 묶어둔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


이어서 말한 전령의 소식을 들은 기사들은 눈을 맞추었다.

다시 이어진 잠깐의 침묵.

주름살이 꽤나 잡힌, 다부진 인상의 기사가 입을 열었다.


“ 고용합시다. 그 자. 늑대가 가능했다면. 돼지도 가능하겠지. “


“ ... 좋습니다. 우리 소중한 병사들의 시체가 쌓이는것보다 한참 낫지요. “


“ 전령? 한번만 더 수고해주게. “


“ 넵! 알겠습니다! “


전령은 몸을 돌려 즉시 출발했다.

소문만 무성한, 수렵단의 초신성을 마주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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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장. 두개의 수성 (2) 24.09.03 1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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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3장. 시험 24.08.16 2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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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장. 다시 땅속으로. 24.08.14 3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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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장. 유산 24.08.12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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