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기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전산실
작품등록일 :
2024.07.30 00:29
최근연재일 :
2024.09.11 19:1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553
추천수 :
25
글자수 :
121,477

작성
24.09.10 19:10
조회
7
추천
1
글자
11쪽

8장. 개학

DUMMY

8장. 개학






지하세계에는 의외로 다양한 매체들이 있다.


강력한 초음파를 내뿜는 박쥐를 이용한 초음파 TV(의외로 화질이 뛰어나다).

매끈하고 넓적한 석판을 마을 광장에다 세워 매일 아침마다 광고와 가십들을 새겨주는 조간 신문등이 대표적이다.


광고를 하겠다! 하면 과정은 보통 이렇다.

돈을 들여 광고회사에 의뢰를 진행 -> 박쥐들이 인식 할 수 있는 영상을 제작 -> 돈을 지불하고 방송사를 통해 송출.


이것보다 코스트를 저렴하게 한다면 마을에 있는 석판 한켠에 홍보를 하는것이 일반적이다.

정말 깨알같이 잔뜩 적혀있고 광고가 메인이 아니기에 묻히는면이 조금 있는게 단점이다.


그리고 홍보물의 근본이라 말 할 수 있는 광고 전단지도 있다.

의외로 이쪽이 가격이 가장 비싸지만 말이다.


종이가 매우 귀한 지하에서 종이로 이루어진 전단지는 하나하나가 값비쌌고 중요한 정보 취급을 받았다.


그래서 전단지를 붙이는 게시판은 보통 가문에서 철저한 관리를 하였고 정보가 필수인 직업군들은 양질을 정보를 얻기위해 눈뜨자마자 게시판 부터 체크했다.


오늘도 역시 게시판에는 여러 전단지들이 붙어 사람들에게 정보를 우겨 넣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 중엔 유달리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공고가 하나 있었다.


“ 잠깐만 비켜봐요! 나도 좀 읽자! 으아악! “


소리를 지른건 나영일, 돼지들의 초대형 웨이브를 처음으로 발견해 무공훈장을 수여받은 꿈많은 청년이었다.


전쟁을 치르고 나영일은 인류를 위해 한 몸 불사르고자 기사가 되길 희망했다.


성문을 열고 적들에 향해 돌격하는 기사단들과 경이로운 돼지를 끝까지 쫒아 심장을 멈추게 한 두명의 영웅이 머릿속에 아른거렸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을 가진 천재들을 제외하면 아카데미 출신 말고는 중용조차 하지 않는 현 실태.


이기지못한다면 합류하라 했던가.

기사단의 혹독한 훈련을 통해 산소적합도를 올려 한 자리 차지해보겠다는 야심찬 그의 마음은 경주 캠프에 떠도는 소문으로 붕 떠버렸다.


수렵단이 아카데미를 창설한다!


그 설레는 소식에 경주에서 다시 지하로 돌아갈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마침내 전역을 명받은 나영일은 부모님을 뵙기도 전에 게시판 부터 찾아온 것이었다.


[ 아카데미 학우 모집 공고 ]


< 기사단과 가문을 이어 3번째로 ‘공식적인’ 아카데미를 수렵단이 창설합니다.


기사단과 가문에서 십수년간 교육에 헌신한 초호화 강사진과 새롭게 지어지는 최고급 시설의 아카데미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보세요!


꽉 찬 커리큘럼과 실습, 그리고 현 수렵단원과의 실제 레이드까지!

정도, 사도의 길을 따지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개성있는 그들이 당신의 적합도를 쭉쭉 올려줄겁니다.

지금 바로 수렵단원 접수처에 찾아가 등록하세요!

여러분에게 활짝 열린 성공시대와 찾는 이 많아지는 그날을 위해! >


그 아래 접수처의 위치와 핫라인으로 통화가능한 번호가 적혀있었다.

정보를 꽉꽉 눌러담는 다른 전단지에 비해 텅텅 비어있는 전단지.


광고비를 가문에서 전부 대줘서 내 돈 아니라는 심보에 초안으로 올린 광고물이 그대로 최종 결재까지 된 끔찍한 케이스였다.


하지만 기존 광고와 너무 다른 차별점으로 지하의 힙스터들에겐 매우 땡기는 결과물이었다.


“ 이야 이거 다른 광고지랑은 완전 다른데? “


“ 간결하게 필요한 말만 딱. 멋있잖아? “


여기저기 지원자들이 속출하고 힙스터를 표방하는 나영일 역시 접수처의 위치를 눈으로 담아 머리에 새겼다.


“ 이제 성공시대 시작되고 나를 찾는이가 많아질거야. “


입에 촥 감기는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며 결의를 불태우는 나영일이었다.


.

.

.


“ 이야 이거 처음이라 그런가 긴장되는데. “


면접관으로 참여한 신우진이 너스레를 떨었다.


“ 강수영씨가 참 고생많았죠 “


“ 블랙기업 죽어라고 중얼거리면서 일하던데요. “


“ 살기가 넘실거렸었지... 개인적으로 늑대보다 무서웠어. “


“ 그래도 성공적이었습니다. 양적인 요소와 질적인 요소 두가지 전부 잡았습니다. “


“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부문에서 엄청나게 몰렸죠? “


“ 네 맞아요 지현씨. 지상이 정복 될수록 양질의 기술자가 꼭 필요할테니 굉장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


수렵단의 아카데미 원생 모집 공고는 다른 아카데미와 차별점이 있었다.

바로 엔지니어 모집공고.


커트라인이 산소적합도 3등급, 혹은 초감각 보유자인 전투과와 달리 자신을 증명할만한 기술만 있다면 누구나 지원가능한 공업과에는 시장에서 한가락하는 장인들도 줄을 설 만큼 인기가 있었다.


“ ... 근데 가문이랑 기사단에서 초빙된 강사들은 거의 전투과 아니야? 일은 일단 저질렀는데 저 사람들 끌고가 줄 사람은 있나? “


신우진이 이제와서야 의문점을 제기했다.


“ 물론 있죠. 제가 제일 목소리를 높여 개설한 과인데 강사 하나 없겠습니까. “


“ 그래?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이제 그럼 면접자들좀 받아볼까? “


면접이 시작되고 한껏 긴장한 지망생들이 자신을 최대한 포장하려 애썼다.

여느 새내기들이 그렇듯 약간의 포장은 귀엽게 넘어가 줄 만했다.


허나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특질개화를 했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사람부터 진청명의 숨겨진 제자는 뭐가 그렇게 많은지 면접에서만 4명이 있었다.


심지어 순간적으로 산소적합도를 올려주는 지하버섯을 섭취하고 시험에 합격한것이 압박면접 과정에서 들통나 잠깐의 소란까지 생겼다.


“ 저 버섯 엄청나게 비싼데 부작용도 심하지 않아? 수명에 영향을 줄텐데. “


“ 맞습니다 이사님. 아카데미 합격에 말그대로 목숨을 걸었군요. “


“ ... 씁쓸하구만. 저 절실함이 다른 방향이었으면 결과가 훨씬 좋았을텐데. “


물론 포장 없이도 반짝거리는 원석들을 발굴하는 기쁨은 더할나위없이 컸다.

그중엔 이미 세공이 끝난 보석들도 있었다.


“ 원생신분으로 들어가기겐 엄청난 고스펙이군요. “


“ 이런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의 굴곡 많은 인생에서 정말 절실하게 원하는 원생 자리입니다. 꼭 합격하고 싶습니다. “


“ 흐음 왜 그렇게 절실하신가요? “


“ ... 사유를 꼭 말씀드려야 합니까? 묻어두고 싶은 과거를 끄집어 내야해서요. “


“ 하하 아니오 면접자님. 괜찮습니다. 저희는 수렵단, 실력은 묻되 사연은 묻지 않습니다. “


“ ... 정말 감사합니다. “


“ 합격입니다. 아카데미에서 뵙겠습니다. 가지고있는 실력을 수렵단을 위해 사용해주세요. 다음 면접자 들어오세요. “


두손을 불끈쥐고 돌아가는 합격자와 그를 너무나 부럽게 쳐다보는 다음 면접자.


‘ 어우 비교되게 하필 내앞에 저런 괴물이..! ‘


“ 안녕하십니까! 아카데미에 지원한 나영일 입니다! “


패기 만만하게 인사한 나영일이었다.


“ 안녕하세요 나영일씨. 산소적합도 3등급. 그리고 최근에 경주에서 전쟁을 치르셨네요? 무공훈장까지 수여받은 인재가 왜 기사단에 남지 않은거죠? “


“ 저는 기사가 되고싶었습니다. 3등급이란 적합도의 재능은 무공훈장정도로 뒤집을 수 없더군요. 현실을 직시하고 공은 지상에 둔채 지하로 내려왔습니다. “


“ 3등급이라.. 확실히 그렇긴 하죠. 나영일씨는 아카데미에서 무엇을 하고 싶으십니까? “


“ 피나는 노력과 잘 짜여진 커리큘럼을 충실히 따라가 저의 레벨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키고 싶습니다. “


“ 하하하! 입에 발린 소리 마시구요. 저희가 다 몰라도 사람말은 되게 잘골라듣습니다? “


“ 앗. 그게... 수렵단의 단원으로 금빛늑대에 버금가는 영물을 토벌하고 싶습니다! “


“ 그리고 기사단에서처럼 홀연히 떠나버리시구요? “


순간적으로 압박해오는 신우진의 반문.

십년을 넘게 지상을 오간 베테랑의 눈빛에 나영일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잠깐의 침묵이 이어지고 나영일은 경주에서의 수많은 나날들이 스쳐지나갔다.


조그마한 임무부터 감시 임무까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임했고 웨이브를 발견했으며 기사단을 구원했다.

한치도 부끄럼 없는 기사단 생활이었다.


나는 괜찮은 놈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언제나 떳떳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 ... 솔직히 말해서. 무엇을 하기보단 안정적으로 졸업을해 졸업장을 취득하고싶습니다. 그래서 출발선을...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맞추고 싶습니다. 지상을 인류에게 돌려주는 그들과 같이요. “


나영일의 눈이 이글거렸다.


“ 그리고 기사든 수렵단원이든 가문의 호위무사든 상관없습니다. 강해지고 또 강해져서 인류사에 한 획을 긋고싶습니다!!! “


순간 장내를 뒤덮는 패기.

장필재가 있었다면 젊은 시절이 생각난다며 껄껄거렸을만큼 만족스러운 기세였다.

그 모습에 어깨를 으쓱한 신우진이 말했다.


“ 좋습니다. 그 마음가짐 믿어보죠. 집에가서 짐싸고 다시 돌아오세요. 합격입니다. “


“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


“ 지켜보겠습니다. “


나영일이 면접장 문을 닫고 나간 뒤 박재한과 백지현이 의외라는듯이 말했다.


“ 형. 웬일로 지켜본다는 얘기를 다해? 맘에 들었나봐? “


“ 그러게요. 신우진 이사님 자기밖에 모르지 않습니까. “


“ 아니 백지현 팀장 평소에 나를 어떻게 생각한거야. 나 후배 양성에도 관심이 많은놈이라고. “


“ 팀장 아닙니다. “


“ ...나영일 저 사람 무공훈장 받았댔잖냐. 알면서 왜이래. “


“ 무공훈장이 왜요? “


“ 뭐야 박재한 무공훈장 몰라? 보통 기사단에서 침발라놓은 놈한테 주는거? 전공만 논공행상하면 일반적으론 다른 훈장 줘. “


“ 와... 마음가짐이네 뭐네 온갖 멋들어진 말만 늘어 놓더니 그냥 하는소리였어요? “


“ 응. 서류보자마자 합격이었는데? 아마 저 꼴통 전역하는거 기사단에서 엄청 뜯어 말렸을텐데 아카데미에 꽂혀서 아무말도 안듣고 전역한건껄? 유망주를 우리가 줏었네 껄껄껄! “


“ ... 신우진 이사님은 정말 한결같으시네요. “


“ 그럼 내가 얼마나 거목같은 사람인데! 백지현 팀장도 노력하면 조금은 닮아질 수 있을거야. “


“ 팀장 아니라니까요. “


시간이 지나고 면접장에 있는 4명은 기지개를 쭉 폈다.

사람들을 너무 많이봐서 그런가 꽤나 피곤했다.


“ 으아!!! 이제 마지막 순서네요! “


“ 민ㅅ.. 아니 강철씨 고생많으셨습니다. “


“ 지현씨도 고생많으셨어요! “


“ 오케이! 다음 면접자 들어오라고 해주세요! 홈 스윗 홈으로 돌아가야지 이제! “


“ ... “


“ ... “


“ 왜 안와? 감점! 감점! “


신우진의 반응에 김민수는 눈치를 슬금슬금 보고있었다.

욕을 잔뜩 쳐먹을 것 같기 때문에.


백지현은 뭔가 낑낑거리는 김민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을 보고 전말을 알게된 백지현은 황당하다는듯 피식 웃었다.

그 반응에 김민수는 멋쩍게 웃으며 면접관 자리에서 일어나 면접자 자리에 가 앉았다.


“ 어.. 그.. 안녕하십니까! 강철입니다! 아카데미에 뜻을 두어 이렇게 지원하게 되었.. “


“ 뭐야 시발. “


그렇게 김민수의 두번째 아카데미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땅속의 기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글로세움 공모전에 참가합니다. +1 24.09.13 1 0 -
24 8장. 개학(2) 24.09.11 7 1 12쪽
» 8장. 개학 24.09.10 8 1 11쪽
22 7장. 입장정리 (2) 24.09.09 8 1 12쪽
21 7장. 입장정리 24.09.06 11 1 11쪽
20 6장. 두개의 수성 (4) 24.09.05 10 1 13쪽
19 6장. 두개의 수성 (3) 24.09.04 10 1 11쪽
18 6장. 두개의 수성 (2) 24.09.03 11 1 12쪽
17 6장. 두개의 수성. 24.09.02 15 1 12쪽
16 5장. 이해관계 (5) 24.08.30 22 1 12쪽
15 5장. 이해관계 (4) 24.08.29 18 1 13쪽
14 5장. 이해관계 (3) 24.08.28 17 1 11쪽
13 5장. 이해관계 (2) 24.08.27 17 1 12쪽
12 5장. 이해관계 24.08.26 20 1 13쪽
11 4장. 금빛늑대 (3) 24.08.24 20 1 11쪽
10 4장. 금빛늑대 (2) 24.08.22 21 1 11쪽
9 4장. 금빛늑대 24.08.21 27 1 12쪽
8 3장. 시험 (3) 24.08.20 25 1 13쪽
7 3장. 시험 (2) 24.08.19 24 1 12쪽
6 3장. 시험 24.08.16 29 1 11쪽
5 2장. 다시 땅속으로 (2). 24.08.15 32 1 11쪽
4 2장. 다시 땅속으로. 24.08.14 37 1 11쪽
3 1장. 유산 (2) 24.08.13 45 1 11쪽
2 1장. 유산 24.08.12 54 1 12쪽
1 프롤로그 +1 24.08.12 66 2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