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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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실
작품등록일 :
2024.07.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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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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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두개의 수성 (4)

DUMMY

6장. 두개의 수성 (4)






“ 아이 이뻐 아이 이뻐 “


베에--


건들면 톡하고 터질 것 같은 볼을 꾹꾹 누르며 어쩔줄 몰라하는 덩치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 우진이형 애기 진짜 형수님 닮아서 천만 다행인줄 알아요. “


“ 박재한, 쉰소리 할거면 꺼져. 그리고 임마 나정도면 괜찮지. “


“ ...괜찮나? “


“ 이태현 쓸데없는 소리말고 냉장고에 그라노 파다노 좀 꺼내와. “


“ ... 그게 뭔데요? “


익숙한 손짓으로 양파껍질을 까며 채를 썬 신우진은 미리 슬라이스 해둔 마늘과 함께 소분해 두었다.

염장한 돼지목살을 적당한 크기로 조각내고 팬에 올려 기름을 뺀뒤 그 기름에 소분해둔 양파와 마늘을 투하했다.

삽시간에 퍼지는 기분좋은 향기.


박재한과 이태현은 침을 꼴깍 삼켰다.


“ 먹을거로 꼬신거라니까. “


“ 100%에요 재한이형. 진짜 치사해. “


“ ...제발 입좀 닫아주면 안되겠니? “


미리 하프 컷팅 해둔 방울토마토와 미리 갈아둔 토마토 퓨레를 함께 넣어 한데 섞었다.

살짝 다른 품종의 토마토를 고온에 함께 가열해 감칠맛을 폭발시켰다.

재료를 넣을때 마다 중간중간 소금간을 하는것은 기본, 가볍게 힘을 준 것 만으로 쉽게 바스라지는 소금을 투하했다.

수분기가 거의 없는 최상급.


“ 재료가 너무 신선해서 술은 딱히 안넣어도 되겠네. 태현아 이게 이가네에서 보낸거라고? “


“ ... 네 형. 출가외인이지만 그래도 명절날에는 이렇게 보내주더라구요. “


미리 삶아둔 파스타를 넣고 심지가 어느정도 부드러워 졌을 때 갈아둔 그라노 파다노를 듬뿍 넣어 맛의 풍미를 살렸다.

요리의 마무리는 플레이팅.

심플하지만 우아한 접시에 적당량을 소분하고 그 위에 치즈를 갈아 낸다.

토마토와 어울리는 바질 몇 잎을 뜯어 가볍게 데코하고 박재한과 이태현에게 내었다.

외모답지 않은 섬세함과 우아함.

역시 결혼한 남자는 뭐가 좀 다르긴 하다.


“ 먹어라. 요리 이름은 아마트리치아나. 한 2년전에 지상에 원정갔다가 얻은 레시피야. 다행이 지하의 재료로 만들수 있더라고. “


“ 와... 우진이 형 잘먹을게요! “


“ 형님 잘먹겠습니다! “


한입 맛본 두명은 눈이 띠용해지고 감탄사를 내뱉을 시간도 없다는듯 엄지를 치켜든 채로 흡입하기 시작했다.


“ 웬 거지새끼들이 우리집에 들이닥쳤네... “


툴툴거리는 말투와는 상반되는 미소.

참 사람 좋아보였다.


“ 아 형님. 예전에 아카데미에서 동거동락하던 절친이 가문사람인데 강철을 찾더라구요. 스카웃 얘기가 오갈 것 같습니다. “


“ 철이정도면... 가문을 빛낼 만 하죠. “


“ 뭐야 이태현, 강철이랑 친해? “


“ 형동생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가문사람들 심상치가 않아요. “


“ 왜? 뭐 구린일이라도 걸린거야? “


“ 아뇨 뭐 그런걸로 눈하나 깜짝하겠습니까 그쪽 사람들이. 지금 가문 곳간이 열려서 전부 경주로 향하고 있어요. “


“ 경주? 거기는 기사단 관할이잖아. 돼지한테 결국 개작살이 난거야? 그럼 백지현이랑 강철 위험한거 아냐? “


“ 그건 아닐거다. 최근에 백지현이 수렵단으로 돌아와서 필재형님이랑 이것저것 얘기하더니 수렵단 권한 전권을 가지고 다시 경주로 돌아갔어. “


“ 전권이요? 혹시... 경주에 대단한게 발견된건가요? 아니면 인류를 위협할 위험 요소라던지. “


날고 기는 수렵단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는 박재한이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그 물음에 신우진은 목소리를 살짝 낮춰 말했다.


“ 이거 비밀인데... 우리 와이프가 기사단 사람이잖아. “


“ 예 형님. “


“ 진청명이 경주로 갔다더라. “


깜짝 놀란 두사람.


“ 뭔일이 나도 단단히 났네. 아오 백지현이랑 강철 두명에서 그 괴물들 틈바구니 사이에 껴가지고 고초를 겪는거 아니에요? “


“ 진청명이라니. 무력으론 기사단의 일인자 아닙니까. “


“ 필재형님이 얘기했었지. 자기 전성기에 붙어도 100에 90번은 진다고. “


“ 특질개화를 진짜 말도안되는거에 개화했나. “


“ 소문으론 검기를 날린다나 뭐라나. “


“ 에이 형님 그래도 인간인데! “


“ 진짜 우진이형 다 좋은데 과장이 너무 심해. “


“ 임마 소문이라고! “


세 남자는 떠들썩하며 나름의 명절을 즐겼다.

김민수와 백지현에 대한 걱정은 참으로 찰나.

뼛속까지 수렵단다웠다.


.

.

.


우레와 같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외친 진청명은 즉시 칼을 뽑아들었다.

전장을 걸어다니는 여유로운 발걸음과 쾌속의 발검.


허공에다가 검을 휘두르는 진청명.

하지만 결과는 돼지들의 도살이었다.


“ 아.. 이것이 진청명 기사단장의 힘... “


“ 지현씨 도대체가 어떻게 저게 되는겁니까. “


“ ... 봐도 잘 모르겠네요. 진청명의 신기의 가까운 검술이 검기를 뿌린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그저 그를 추종하는자들이 퍼트린 뜬소문 일줄만 알았는데.. “


갑자기 찾아오는 죽음에 공포가 새겨진 돼지들은 뒷걸음질 치며 물러났다.

그가 썰어버린 돼지들이 벌써 백단위, 전설로 새겨질 무용을 떨치며 한껏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중간 지휘관 같은 돼지들이 뀌이익 소리를 지르며 독려했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전선이 밀리고 있었다.

한 사람이 만들었다곤 믿어지지 않는 전장의 상황, 기사단은 물론 3지역 전체에서 하나의 전략적 병기로 취급받는 진청명이었다.


정문과 성벽을 와르르 허물고 난 뒤 자신의 부하들이 엘리베이터를 박살낼것이라 확신했던 경이로운 돼지로서는 심히 불편한 상황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기어올라온 저 괴물을 막아둘 존재는 자신이 유일하다 생각한 돼지는 포효하며 진청명에게 달려들었다.


뀌이이이이이익----!


자신의 무게와 가죽의 단단함을 믿고 저놈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밀어낼 심산으로 달려든 돼지는 땅의 정령의 목소리를 들었다.

보통 꿈의 형태로 종족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정령이 깨어있을때 목소리를 들려주는 경우는 단 하나.


[ 피해라. 앞은 죽음이다. ]


슷-


마치 순간이동 같았다.

진청명이 잔상을 남기며 몸이 주욱 길어지는듯 했고 원거리에서 요격만 하던 진청명의 진짜 참격이 돼지의 왕에게 쏟아졌다.


“ 오! 영물은 영물이구만! 미리 피하네? 대가리를 쪼갤 생각이었는대! “


죽음의 선이 두개골을 쪼개버리기 전에 돼지의 왕은 덩치와 상반되는 몸놀림으로 급히 옆으로 피했다.

하지만 너무 큰 덩치탓에 참격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고 어깻죽지에서 피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진청명이 들고있는 검보다 훨씬 크고 깊은 자상.

경이로운 돼지는 인정했다.

저 괴물이 버티고 있는동안 엘리베이터의 파괴는 불가능하다고.


꾸익!!!


경이로운 돼지가 신호를 보내고 그의 수하들이 진청명에게로 쏟아졌다.

말 그대로 융단 폭격.


하지만 진청명은 서있는 채로 검을 좀 더 열심히 휘두를 뿐이었다.


“ 이런! 저 돼지새끼 도망간다!!! “


역시나 핵심을 꿰뚫고 있는 돼지.

진청명만 발이 묶이면 자신이 도망갈수 있다고 생각해 바로 실행에 옮긴것이다.


“ 와 뭐야! 짐승이 등을 돌려? “


진청명도 본적없는 행동.

그도 기사단이 고전한 이유를 깨달을수 있었다.


남은 인원과 진청명은 엘리베이터를 수호하기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었기에 추격 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은 둘뿐이었다.


“ 지현씨. 뛸수 있어요? “


“ 아니요. 근데 해야죠. 절호의 기회입니다. “


초인적인 의지로 김민수와 백지현은 도망가는 돼지의 꽁무니를 쫒았다.

깊은 상처로 인해 확연히 줄어든 속도 였지만 쫒는 두사람의 상태도 매우 좋지 못했다.


닿을듯 닿지않는 추격중 돼지들이 자신의 왕을 지키러 백지현과 김민수를 공격했다.

들이닥치는 돼지를 때리고 찌르고 넘기며 어떻게든 쫒아갔지만 끝도없이 몰려오는 웨이브에 오히려 죽을 위기에 처한건 둘이었다.


‘ 이대로라면 파뭍혀서 죽어! 리프 방법이 없을까? 오버클럭을 한번 더 사용할순없어? ‘


[ 지금 이미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오버클럭을 사용한다면 장기들이 파괴될것입니다. ]


놓치는 건가...

멀어지는 돼지의 왕을 바라보며 입술을 짓이기는 김민수는 백지현에게 말했다.


“ 지현씨!!!! 이러다 둘다 죽겠습니다!! 어쩔수 없습니다!! “


“ ... “


눈앞에서 놓친 적에 백지현은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김민수는 씁쓸하게 백지현과 뒷걸음질 치며 도망갈 준비를했다.


“ 쇠냄새? “


쉬이이이이---


... 콰아아아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사하는 돼지들.

김민수는 알고있다.

이 냄새와 소리 그리고 아름다움 폭발의 주인공까지.


저 멀리 언덕배기에서 올라온 하나의 전차.

주포에서 나온 화염은 순간적으로 어둠을 걷히게하고 적들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 으아아아아아아!!!! 여기!!! 이한 여기다!!!! “


비명같은 신호를 보내는 김민수를 용케 알아보았는지 포격을 멈추고 연료를 태운다.

합금강으로 이루어진 외피의 전차.

무한궤도가 맹렬히 돌아가며 돼지들에게 돌진했다.


개수는 딸랑 한대, 전장을 바꾸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 허나 상관없었다.

탱크를 뒤따르는 인영들.


뿌우---


기사단의 전장나팔과 함께 각기 기사들이 자신의 소속을 외치며 달려든다.


“ 불굴!! 저녁은 지옥에서 먹는다!! “


“ 자하!! 적들에게 죽음을! “


“ 비룡!! 외쳐라! 그리고 날아라! “


한자루의 검을 뽑아 돼지들에게 죽음을 선사하는 기사단.

김민수와 백지현 근처의 돼지들을 싹 쓸어버렸다.


다가온 탱크에서 해치가 열리고 이한이 김민수에게 말했다.


“ 엘리베이터는? “


“ 청명 기사단장이 왔다. 무사해. “


“ 빌어먹게 다행이군. 난 돼지들을 쓸어버리러 간다. 넌? “


“ 난 왕을 쫒는다. 길을 터줘. “


“ 오케이. 아 그리고 탱크 운전 별거아니더만. 가르쳐줄때 좆나게 으시대더니. “


“ 뭐? 크하하하하!! 엿이나 먹어. 그리고... 와줘서 고맙다. “


“ 흥! ... 나중에 보자고 친구. “


그 말을 끝으로 해치를 닫고 굉음을 내며 돼지들에게 돌진했다.


“ 지현씨. 도망친곳 보이시나요. “


“ 네. 멀리갔지만. 핏자국이 선명합니다. “


“ 저도 냄새가 진동하네요. 힘들지만 뛰어볼까요? “


김민수와 백지현은 다시 몸을 일으켰다.

실로, 영웅적인 행동이었다.


.

.

.


경이로운 돼지는 패퇴하며 도망치고 있었다.

병사들은 그를 수호하기위해 베이스캠프의 기사단들과 격돌중이었고 남은건 피흘리는 자신 혼자뿐이었다.


그렇기에 깊숙히 자신만이 아는 길로 발걸음을 부지런히 놀렸다.


“ 헉... 헉... 드디어.. 쫒아왔다. 이 돼지새끼. “


협곡으로 몸을 돌렸을때 마주한건 자신의 어금니를 부순 인간.

경이로운 돼지는 알 수 있었다.

여기서 이놈이 죽던 내가 죽던 결판을 내야 한다고.


뀌익!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몸이었지만 적 또한 이미 탈진한 상태.

그리고 건틀릿 한쪽도 깨져있어 왼손의 공격만 조심하면 충분히 승산있었다.


짓뭉개서 흔적조차 없애주마.


육중한 몸으로 인간을 몰아붙이고 왼손이 상처를 가격하는것을 극도로 조심하며 조금씩 조금씩 승기를 잡았다.


“ 진짜 좆같이도 싸우네. “


분노에 가득찬 인간의 말.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화가났다는건 알 수 있었다.

이대로만 계속 다리가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위협하며 체력을 갉아먹자.

저 다리가 멈추면 나의 승리.

상처부위가 타들어갈것 같이 고통스럽지만 내가 월등히 유리하다.


저 지독한 인간도 지속적으로 내 상처를 노렸다.

깊게 베인곳을 덧나게 하기위해 온몸을 비틀며 파고드려한다.


그때 나는 짙은 돼지냄새.

내가 있는곳을 알고 도우려 오고있다.

냄새가 다가오는 속도를 보아하니 꽤 강력한 수하인 모양.

승리를 확신하며 약점을 노출하지 않고 인간을 몰아붙였다.


[ 조심해라! ]


땅의 정령이 경고한다. 저 지독한 인간에게 비장의 한 수가 있나?

뒷걸음질 치는 인간등에 나무가 닿고 내 수하가 마침 도착하려한다.

도망가는 길목만 막으면 수하의 어금니가 저놈의 배를 꿰뚫으리라.


...푸욱!


살덩이가 꿰뚫리는 소리.


경이로운 돼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째서 내 몸에 나무 막대기가 돋아난 것인가.

심장이.. 너무나도 아팠다.

돼지는 고개를 돌려 돌아보았다.


“ 죽어. “


머리부터 발끝까지 돼지 오물을 잔뜩 뒤집어 쓴 창사가 서있었다.

대비되는 오색빛깔의 눈으로 돼지를 응시한 채로.


경이로운 존재는 굉음을 내며 옆으로 쓰러졌다.

일족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군주의 최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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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6장. 두개의 수성 (3) 24.09.04 10 1 11쪽
18 6장. 두개의 수성 (2) 24.09.03 11 1 12쪽
17 6장. 두개의 수성. 24.09.02 1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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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5장. 이해관계 (4) 24.08.29 18 1 13쪽
14 5장. 이해관계 (3) 24.08.28 17 1 11쪽
13 5장. 이해관계 (2) 24.08.27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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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4장. 금빛늑대 24.08.21 27 1 12쪽
8 3장. 시험 (3) 24.08.20 2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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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3장. 시험 24.08.16 29 1 11쪽
5 2장. 다시 땅속으로 (2). 24.08.15 32 1 11쪽
4 2장. 다시 땅속으로. 24.08.14 38 1 11쪽
3 1장. 유산 (2) 24.08.13 45 1 11쪽
2 1장. 유산 24.08.12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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