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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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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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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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입장정리 (2)

DUMMY

7장. 입장정리 (2)







“ 영웅들이 왔군! 기다리고 있었네! “


환한 얼굴로 김민수를 맞이하는 중년인, 불굴 기사단장이었다.


“ 첫날의 무례를 진심으로 사과하지. 노안으로 눈이 흐려져 영웅을 알아보지 못한 이사람을 용서하게. “


“ 전혀 괘념치 않습니다. 불굴 기사단장님. 저희는 전우가 아닙니까? “


“ 으하하하! 성격마저 화끈하구만! 불굴은 언제나 자네들의 전우일게야! “


여기는 대 회의실.

전쟁의 논공행상과 각자의 지분을 나누어 갖는 협상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김민수는 첫날 경주에 도착했을때와는 사뭇 다른 위치를 가지며 미리 자리에 착석해있던 기사단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 그런데 자하 기사단장님 이한 못보셨습니까? 탱크 망가뜨린것좀 갈구려고 찾는데 안보이네요. “


“ 아 못들었습니까? 이한 부단장 영창 갔습니다. “


“ ... 예? “


“ 저는 물론이고 부관들, 총사령관님 다 씹고 탱크 몰고 진격한것 때문에 5일정도 쳐박혀있을 예정입니다. 참 장관이었죠, 그 고대의 전차에서 뿜어진 포탄이 몇날 며칠을 꽁꽁 방어해둔 캠프의 정문을 폭발시킨 장면은. “


“ ... 진짜 미친놈이네요. “


사건의 전말을 전혀 몰랐던 김민수는 이한의 기행에 혀를 내둘렀다.

물론 그 기행덕에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 하하하하!! 그래도 영창만 며칠 갔다오면 훈장도 수여받을 예정입니다. 그래도 전쟁을 승리로 이끈 녀석이니. “


그리고 우리도 선동당해서 모조리 캠프밖을 뛰어나가 할말없기도 하고...

라는 말로 얼버무리며 이야기를 끝맺는 자하기사단장을 보고 김민수는 수렵단 사람들이 떠올랐다.


‘ 이거 완전 럭키 수렵단이잖아... ‘


[ 오히려 저는 중요할땐 정신이 돌아오는 수렵단쪽이 더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


그 때 소가주 이태준과 소문성이 대회의실에 도착했다.

그 모습을 보고 상석에 앉아있던 총사령관 주형일이 운을떼었다.


“ 그럼 시작해 볼까요?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여러분들의 갖은 노력 덕분에 경주는 이제 기사단의 수중으로 들어왔습니다. “


주형일은 경주가 기사단것이라는 노골적인 못을 박고 시작했다.

가문의 사람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 비쳤지만 전쟁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상황에서 별달리 할 말은 없었다.

주형일 사령관의 선언에 소문성과 이태준이 한마디씩 보탰다.


“ 축하드립니다. 주형일 총사령관님. 경주를 다시 인류의 품으로 가지고 오셨군요. “


“ 전쟁의 승리는 오롯히 기사단과 수렵단 영웅들의 몫. 가문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애초에 이가네는 경주에 관심이 없었다.

여기까지 물자들을 끌고온건 단 한가지, 경주 베이스캠프의 탱크 공장의 지분을 얻기위해서다.

자연스럽게 김민수와 백지현을 끌어들여 삼파전의 형태로 만들었다.


서로간의 축하와 공로를 자랑하고 용맹했던 일화들을 말한 뒤 지분에 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저희 이가네가 원하는것은 탱크 공장의 지분입니다. 그리고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탱크는 저희가 쥐고있는 경유가 없으면 한낱 고철 덩어리라는것을요. “


“ 오 물론이죠. 이태준 소가주. 탱크는 경유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허나 경유가 꼭 이가네에만 있는것은 아닐텐데요? “


“ ... 다른 지역의 경유를 수입해올 생각이십니까? “


“ 하하하!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국산품을 우선으로 사용해야죠. 그저 경유는 대체품이 있다는 얘기를 해두고 싶었습니다. “


“ 그렇다면 기사단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


“ 독점적인 연료 공급권입니다. 이가네가 생산하는 경유를 안정적으로 팔아주도록 하죠. 대신 지분은 없습니다. “


“ ...저희 이가네에서는 경유를 팔아서 얻은 돈으로 기사단이 판매하는 탱크를 다시 사겠죠. 말도 안되는 거래군요. 지분 없이는 연료공급도 없습니다. “


거기에 입을 연건 김민수, 이 지분싸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수렵단의 탱커. 강철입니다. “


기사단과 가문사람들은 그 발언에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내심 기사단소속으로 들어오길 바랬던 기사단측은 짙은 아쉬움까지 묻어있었다.

김민수가 확실하게 수렵단의 소속이란것을 밝힌 지금 지분싸움은 3파전으로 흘러갔다.


“ 백지현씨가 대표하여 수렵단측의 의견을 내놓겠습니다. “


김민수의 말을 이어받은 백지현이 말을 이어갔다.

모두가 놀랄만한 첫 마디였다.


“ 수렵단은 탱크의 지분을 단 1%도 얻을 생각이 없습니다. “


“ ... 놀라운 발언이군요. 그렇다면 어떤것을 원하십니까. “


“ 아카데미 개설권과 양질의 교육자료. 그리고 양측 교육강사들의 5년간 무상임대입니다. “


아카데미.

기사단과 가문에만 설립이 허가되는 인재양성소였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수렵단에게는 가장 필요한 요소였지만 양측 세력의 감시로 인해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는 숙원사업이었다.


탱크를 몇대 가지고 가봤자 운영 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부족한 수렵단에게는 가장 완벽한 파이였다.

심지어 아카데미에서 날고 기는 강사들과 교육자료까지 얻게되면 수렵단의 어깨 높이가 양측 세력과 같아지는 날이 꿈같은 일만은 아닐것이다.


[ 저것이 백지현과 장필재가 대담후 가지고 온 결론이군요. ]


‘ 지금 수렵단의 간부급들만 해도 가문이나 기사단 아카데미 출신이 대부분이니까. 최선의 선택이야. ‘


[ 애초에 개척자님도 아카데미 출신 아닙니까? ]


‘ 맞아. 그러니까 6등급이란 폐기물급 신체능력으로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 ‘


[ 지하에서도 졸업장은 필수요소 이니까요. ]


잠깐의 정적과 귓속말로 의견을 나눈 기사단과 이가네는 입을 열었다.


“ ... 수렵단 소속의 두분의 공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상 전쟁을 끝내주신 인물들이죠. 저희 기사단측은 그 의견 받아들이겠습니다. “


“ 이가네의 소가주로서 말씀드립니다. 저희 또한 동의합니다. 물론 탱크의 지분에 말씀하신것처럼 완전히 손을 떼셔야합니다. “


백지현의 얼굴이 환하게 피었다.

이로서 수렵단은 단순히 강력한 용병집단이 아닌 진짜 3대 세력으로 우뚝 설 기반을 마련 한 것이다.

부산 일대까지 접수한 상황에서 꼭 필요한 인프라, 실로 멋진 성과였다.


“ 아 그럼 이제 제가 말씀좀 드려도 될까요? “


수렵단을 배제하고 열띤 논의를 펼치던 주형일과 이태준은 김민수의 말에 일제히 눈을 돌렸다.


“ 수렵단의 지분을 정리했으니. 이제 제 지분을 정리해야겠습니다. “


“ 무슨 말이죠 강철씨? “


“ 방금 정리한건 저와 백지현씨가 수렵단 소속으로 경주에서 이룩한 결과물. 경이로운 돼지의 척살과 지하 엘리베이터의 수성입니다. “


“ ... 돼지의 사체와 아카데미 개설권으로 끝난게 아닌가요? 어떤것이있죠? “


“ 탱크 생산라인의 사용법. 저만이 볼 수 있고 전해드릴수 있는 고대의 기술을 팔아보려 합니다. “


지분싸움은 3파전이아닌 김민수 개인을 포함한 4파전이었다.


.

.

.


여기저기 침을 튀기며 한치도 물러나지 않는 세 사람의 논쟁이 이어지고 기사단측이 55% 김민수가 20% 가문이 25%를가지고 갔다.

개인으로서 2할은 어마어마한 수치지만 애초에 김민수가 없으면 공장이 돌아가질 않는다는점에서 큰 지분을 가지고 갈 수 있었다.

김민수는 2할이라는 수치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 애초에 사람이 없으면 굴릴수도 없어. 내가 경주에 붙어 있을수도 없고 말이야. 사용법을 넘기고 받을것만 받고 수렵단 몸 불리기에 사력을 다해야지. ‘


[ 그리고 경이로운 돼지를 척살하고 확실하게 잡힌 또다른 방주가 있습니다. 2할이면 남는 장사입니다. ]


‘ 리프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떠서 메뉴얼화 시켜줄수 있어? ‘


[ 물론입니다. 방주에있는 3d 프린터로 메뉴얼북을 만들수도 있습니다. ]


‘ 좋아. 겸사겸사 방주는 한번 찾아가야겠네. ‘


기사단측은 말 그대로 핏값, 그들이 경주에 수놓은 핏빛 영혼들을 달래려면 최소 5할 이상은 가지고 가야했다.

55%면 100대중 55대, 일년에 생산 할 수 있는 대략 150대의 절반 이상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유지보수와 부품 조달, 그리고 메뉴얼 숙지로 인해 100대 생산이 추정치, 기사단이 가져가는 파이로 기계화 기사단의 창설이 충분한 숫자였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상 범위내의 결과이다.


협상을 대박 친건 가문.

사실 가문이 25%나 가져갈수 있었던것이 이태준의 탁월한 협상 능력 덕분이었다.


탱크의 가치를 알아보고 연료를 탱크 한정으로 무상보급한다는 엄청난 딜이 그 이유였다.

그들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탱크 그 자체보다 탱크의 심장인 엔진 때문이었다.


2지역이 섬안에서 고립되어 있지만 극동아시아의 맹주로서 우뚝 선 이유가 무엇인가?


첫번째로 인간성이 말살된채 우월한 유전인자를 솎아내고 개발한 우성화 작업.

두번째로 집착에 가까운 장인정신으로 발전시킨 기계공학이 그 이유이다.


이 말도 안되는 고대기술의 정수는 2지역이 보유한 엔진 성능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가문의 기술자들이 전부 들러붙어 연구한다면 연료보급 따위보다 훨씬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보았다.

애초에 이가네는 농업과 운송업 그리고 에너지업이 주요 사업이었다.

엔진은 그 사업들에게 날개를 달아줄것이다.


나름 모두가 만족하는 상황에서 김민수는 미소를 지었다.


‘ 마스터 코드는 따로 빼서 파기해 두었지? ‘


[ 물론입니다 개척자님. 저희가 전부 먹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그 즉시 원복을 적출, 폐기했습니다. ]


‘ 크흐흐흐흐. 저사람들은 이 탱크가 애초에 무인탱크라는것을 평생 모를거야. ‘


김민수와 리프가 남는 장사라면서 좋아했던 이유였다.

애초에 이 탱크는 무인으로 운용되는 탱크였고 비상시에 수동 전환이 가능한 물건.


김민수가 무선 신호로 마스터 코드를 집어넣으면 운전수를 무시하고 김민수의 명령만 들을것이다.

온갖 물자와 기름을 들이부어 생산하는 탱크는 사실상 전부 김민수 것이였다.


매우 홀가분한 상태로 모든것을 얻은 김민수는 회의실을 나가려했다.


“ 강철님이 가지고있는 지분을 조금 구매하고 싶습니다. “


“ 잠시 저쪽에서 얘기를... “


3할을 맞춰오라는 가주의 명령은 절대적, 25%를 어떻게든 얻은 이태준과 소문성은 강철이 가진 지분 5%가 절실히 필요했다.


호구들을 자애롭게 바라보며 김민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

.

.


백지현은 회의를 마치고 말 그대로 뛸듯이 기뻤다.

할머니 때부터 수렵단이 목놓아 외친 숙원 사업.

아카데미 창설을 자신의 손으로 이루었다는것에 이루 말할수없는 환희가 몰아쳤다.

이 모든건 전부 저 남자의 덕.


침을 튀기며 가문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고 있는 김민수 덕이었다.

누가 보아도 해먹으려는 사기꾼 같았지만 백지현의 눈에는 그저 든든한 국밥같이 보였다.


‘ 수렵단의 탱커 김민수입니다! ‘


자신에게 본명을 알려준, 눈으로 본 마음으로도 행동으로도 믿을수 있는 사람.

그사람이 입가에 침을 바르고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한탕 쳤다는 듯이 다가왔다.

참으로 경박했다.


“ 민수씨. 좋은일 있으신가 보네요? “


“ 호ㄱ... 아니 가문사람들과 잠깐 비즈니스 얘기를 했습니다. 일이 잘풀리네요 으하하 “


“ 정말 좋은일이네요! 오늘 저 또한 너무 기쁜날입니다. “


활짝 웃는 백지현을 바라보며 무언가 보상받는 기분의 김민수였다.

언제나 아름답지만 웃을 땐 좀 심했다.


“ 그럼. 다시 돌아가실까요? 저희의 수렵단으로. “


“ 네. 채비 마치고 캠프 정문쪽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


짐을 풀어둔 숙소로 각자 돌아가고, 백지현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손아귀를 쥐었다 풀며 바람을 잡아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 포근한건 바람이 아니었구나. “


달빛이 비추는 늦은밤, 그때의 병실을 회상하며 백지현은 발걸음을 옮겼다.


걸음은 평소보다 조금 빨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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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6장. 두개의 수성 (3) 24.09.04 10 1 11쪽
18 6장. 두개의 수성 (2) 24.09.03 11 1 12쪽
17 6장. 두개의 수성. 24.09.02 15 1 12쪽
16 5장. 이해관계 (5) 24.08.30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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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4장. 금빛늑대 24.08.21 2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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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3장. 시험 (2) 24.08.19 25 1 12쪽
6 3장. 시험 24.08.16 29 1 11쪽
5 2장. 다시 땅속으로 (2). 24.08.15 33 1 11쪽
4 2장. 다시 땅속으로. 24.08.14 38 1 11쪽
3 1장. 유산 (2) 24.08.13 46 1 11쪽
2 1장. 유산 24.08.12 5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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