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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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돌이
그림/삽화
찹쌀돌이
작품등록일 :
2024.07.30 16:29
최근연재일 :
2024.08.12 12: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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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
추천수 :
9
글자수 :
117,413

작성
24.07.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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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바티안 교수의 방문

DUMMY

전쟁 중이라니···안동이는 덜컥 무서워졌다. 잠에서 막 깬 애니 황녀는 기저귀를 가는 중에도 계속 옹알이를 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갔다.


‘슈가란드가 전쟁 중이라고 이야기하다가 말았지? 전에 유모들이 이야기 하더라구. 지금 우리 아빠인 황제가 전쟁 때문에 국경에 가있대. 우리 아빠만이 아냐. 여기 있는 사람들, 로시 아줌마 아들이랑 플로라의 남편도 지금 전쟁터에 있다고 그랬어’

‘델은? 델도 결혼 했잖아?’

‘델의 남편은 이미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죽었대. 결혼한지 며칠 되지도 않아서 전쟁터에 갔다가···”


안동이는 잠시 델을 바라보았다. 델은 가장 나이가 어리고 예쁜 유모였다. 목소리도 작고 여성스럽게 생긴 외모와 달리 덤벙거리기도 하고 엉뚱한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었다. 황세자 쌍둥이의 놀라운 옹알이가 평범하지 않다며 당장 각계의 교수들을 불러야 한다는 것도 델의 아이디어였다.


“오늘 바티안 교수님께서 오시기로 하지 않으셨나요? 지금 오셔서 이걸 보셔야하는데”

델이 답답해하며 이야기했다.


“그러게 교수님이 오셨을 때 황자 황녀님이 잠들어 있으면 우리만 이상한 사람들이 된다구”

플로라가 말했다.


“하지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구요! 목도 못가누는 아기가 이렇게 둘이서 이야기하듯 옹알이를 한다니! 게다가 점점 뭔가 말처럼 해요! 음절을 딱딱 끊어서!”

델의 말에 플로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방금 전에도 젖병을 보며 ‘뷰뷰! 뷰뷰!’이렇게 꼭 ‘우유! 우유!’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니깐. 그래도 진짜 바티안 교수님을 부르다니 델···넌 정말 대단해. 로시 부인, 그날 당황한 데피부인의 표정을 봤어요?”


“바티안 교수님은 남편의 스승이어서 제가 말씀드린 것 뿐에요···”

델이 곤란한 듯 말했지만 플로라는 신이 나서 계속했다.


“데피 부인은 바티안 교수와 20년 전부터 앙숙이라구! 하하 그 독사 같은 데피부인이 바티안 교수를 초청했다는 말에 부들부들 떨면서도 교양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라니 정말 귀한 구경을 했지 뭐야? 이렇게 안경을 올리며 ‘그..그래요. 바티안 경도 생물학의 권위자 중 한 명이니 잘 하셨습니다 델양···’”


플로라가 델피부인의 눈알 굴리는 모습을 따라하고 있을 때 뒤에서 중저음의 데피 부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흠흠..바티안 경이 오셨어요 레이디들.”


“히···.익···이 아니라 데피 부인···언제부터 거기에?”

사색이 된 플로라를 못 본 척하고 데피부인은 뒤따라온 바티안 교수를 안내했다. 생물학자이자 의사인 바티안 경은 데피부인과 비슷한 연배의 중년의 남자였다.


‘누가 온거야?’

“뱌바 오바뱌?”

아직 침대에 누워있던 안희가 물었다.


‘온다고 했던 의사인가봐. 우리가 말을 한다고 보러온다고 그랬잖아’

“오다댜 댜다 므마마마마 규바바 마마 햐바뱌 오어오어오 바뱌바아”


‘하긴 신기하긴 해. 열살이 되도록 말한마디 못하던 우리가 지금은 한달도 되기전에 말하니까’

‘우리 천재인거 아냐?’

‘푸하하’

‘하하하’


이야기 하던 두 아기가 동시에 꺄르륵 거리고 웃었다. 서로 바라보고 있지도 않았기에 대화를 나누다가 같이 웃는 것 같아 보였다.


“이것 보세요 이렇게 둘이 깨는 시간이 겹치면 방 어디에 있든 둘이 대화하듯이 옹알이를 한다니까요! 교수님!”


유모 델의 말에 바티안 교수도 신기한 듯 쌍둥이를 살펴보았다.


“호오··· 정말 신비한 일이군요. 이런 사례는 처음보는데.”


“저는 생물학적인 발달이 빠른게 아니라. 마법적인 문제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데피 부인이 말을 꺼냈다.


“마법이요?” 교수가 되물었다.

“네. 그저 발달이 빠르다고 하기엔 너무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부친 되시는 황제 폐하께선 엄청난 마나의 소유자시니 그 자녀이신 황자와 황녀님이 우리 일반인들이 가진 마력의 범위 이상의..그러니까 황족으로서의 그런 능력이 아닐까 추측하는거죠.”


“오···그럴수도 있겠군요.”


‘마법? 마법이라구?’

“마뱌? 마뱌뱌마마?”


“쉿 또 이야기하나봐요!”

모두가 일제히 조용히 했다. 안토니의 옹알이에 황녀 애니가 옹알이로 대답했다.


‘응! 여기 슈가란드는 마법의 땅이라고 했잖아. 나도 잘 모르지만 누구나 마력이 있고 마법을 쓸 수 있나봐. 그리고 황제나 귀족들은 그 마력이 엄청 세고.’


‘우리도 이제 이 땅에서 환생했으니 마법을 쓸 수 있는 걸까?’


‘아마 그렇지 않을까? 그럼 데피부인 말대로 이게 텔레파시 같은 마법일지도 몰라. 우린 쌍둥이니까!’


‘와 근사한데!’


한참을 관찰하던 바티안 교수가 말했다.

“정말 황자와 황녀님의 옹알이가 평범한 발달은 아닌 것 같군요.”


데피부인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는 교수의 말에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데피부인 이십니다! 훌륭한 가설이에요! 그러니까. 우리 슈가란드의 초대 황제들이신 에쿠린트, 에쿠미스 쌍둥이처럼 말이죠! 하늘에서 내려온 에쿠린트 에쿠미스가 마법으로 이 땅을 세우셨다는!!”


3천년 전의 건국 설화를 지금 이야기하는 바티안의 말에 데피부인이 혀를 찼다.


“아니요! 그건 전설일 뿐이구요! 저는 지금 황족 쌍둥이에게 있을 수 있는 특수한 마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티안경은 제국의 대학을 이끄는 대 교수시면서 그런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하시다니 당혹스럽군요. 에쿠린트와 에쿠미스라니! 하··· 에쿠린트와..에쿠..”


데피부인은 제국 최고의 교수를 세상 한심한 듯이 멸시했다. 사이에 낀 세 명의 유모들은 이 두사람의 만남에 식은 땀을 흘리며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데피부인 또한 황성에 속한 과학자로서 의학과 약초학의 권위자였고 몇 년 전 황성에서 일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제국 대학의 대 교수직을 내려놓은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바티안 경은 데피 부인의 후임인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바티안 경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 좋게 웃으며 황자의 귀여운 손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반사적으로 작은 손가락이 바티안 경의 굵고 퉁퉁한 손가락을 부여잡았다. 바티안 경이 말했다.


“그런가요? 저는 전설은 고대인의 언어로 포장된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데피부인은 바티안의 말에 질색했다.


“사실이라뇨. 경은 ‘사실’이라는 단어에 대한 기초부터 다시 세우셔야 할 것 같네요. 그런 어설픈 상상력이 학문의 발달에 독이 되는 겁니다.”


“뭐 어쨌든···” 더 이상 데피부인을 자극하면 안되겠다고 직감한 바티안 경이 서둘러 대화를 마무리했다. “황세자 쌍둥이님은 좀 더 새로운 환경에서 자라셔야 될 것 같군요. 새로운 시도를 좀 더 해봅시다. 델 양은 대학시절부터 제자이니 앞으로 델 양을 통해 전달사항을 전하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바티안 경이 떠나고 나자 데피부인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휴··· 저 얼빠진 얼굴을 앞으로 계속 봐야하다니···”


데피부인도 방을 나가자 그동안 말을 참아온 세 유모가 신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델 양도 대학에서 공부했어요? 정말 멋져요” 플로라의 말에 델이 부끄러운 듯 대답했다.


“저희 아버지께서 좀 열린 분이셔서 저희 남매들은 다 대학을 다녔어요.”


“와··· 나는 어릴 때부터 예술만 배웠지 수학이나 과학, 마법 같은 남자들이 하는 학문은 배울 생각도 못해봤어요.”


“플로라 양의 마나는 상당하잖아요. 마법도 전혀 배우지 않았어요?”


“우리 집안이 마법사 집안이라 타고난 마나는 많아도, 난 뭐 별로 마법 같은 거 골치아파서 놀러만 다녔어요. 그래서 아주 기본적인 것 밖에 못해요.”


플로라와 델의 대화를 듣던 로시부인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이 참 빨리 변하는 거 같아. 우리 아버지도 내게 대학을 가라고 한 적은 없었지. 나도 아들을 대학에 보내서 궁정일을 하거나 마탑일을 하는걸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키웠지만 만약 우리 애가 딸이었다면 나는 대학에 보내지 않았을지도 몰라. 물론 데피부인처럼 성공한 여성학자나 마법사도 있긴하지만 말야. 델의 아버지는 참 깨인분이시네. 델은 어떤 공부를 했어?”


“아 저는··· 바티안 교수님 밑에서 의학을 배웠는데 아이의 성장 발달,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아직 학문적으로 ‘교육학’이라는 학문은 없지만요. 이런 제 생각을 지지해주신 분이 바티안교수님이세요.”


델의 말이 점점 알아듣기 어려워지자 플로라는 재빠르게 말을 돌렸다.


“그럼 바티안 교수님이 말씀하신 새로운 환경이란 건 뭘까?”


“아마 황자님과 황녀님에게 좀 더 다른 시도를 해보실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발달을 촉진시키는 훈련을 한다든지. 마법을 일찍 가르친다든지 하는··· 먼저 지금 아기 요람에서만 생활하는 환경을 바꿔서 밖에도 많이 가고 아가님들의 운동을 위한 운동장을 설치할 것 같아요.”


“아기 운동장? 이름만 들어도 너무 귀여운데?” 로시 부인이 크게 웃었다.


“아기들의 감각을 더 발달시키고 훈련하는거에요. 다양한 감각을 알려주고 작은 물건들을 잡게 하고··· 그리고 바깥에 나가 흙도 만지고 물도 만지고 하는 거죠”


“아기가···그걸 알까? 맨날 잠만 자는데.”


“글쎄 그건 실험해 봐야 알겠죠?”


델의 이야기에 누구보다도 흥분한 건 안동이었다. 흙을 밟고 물에 손을 담근다고? 내가 손을 뻗어 작은 물건을 잡는다니 얼른 해보고 싶었다. 그건 안희도 마찬가지였다. 마법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잡고 일어서고 걷고 뛰고 싶었다. 물론 두고 온 가족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도 있었지만 새 삶은 너무나 신났다. 게다가 서로가 있지 않은가! 다시 태어나서 너무 행복해! 쌍둥이는 흥분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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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로시부인의 복귀 24.08.12 10 0 9쪽
24 핑크색 여우 두마리 24.08.11 17 0 10쪽
23 인간열쇠 24.08.10 18 0 10쪽
22 장례식 (8) 24.08.08 21 0 12쪽
21 장례식 (7) 24.08.06 18 0 11쪽
20 장례식 (6) 24.08.06 16 0 10쪽
19 장례식 (5) 24.08.06 16 0 11쪽
18 장례식 (4) 24.08.06 14 0 13쪽
17 장례식(3) 24.08.06 13 0 10쪽
16 장례식 (2) 24.08.06 16 0 11쪽
15 장례식 (1) 24.08.05 17 0 10쪽
14 하얀 까마귀가 날면 24.08.05 16 0 10쪽
13 모두의 아침 24.08.04 19 0 10쪽
12 끝나지 않은 하루 24.08.04 18 0 11쪽
11 긴 하루 24.08.03 17 0 11쪽
10 암펠다리 소동 24.08.03 18 0 10쪽
9 한 입 거리 24.08.02 20 0 10쪽
8 킹 메이커 24.08.02 24 0 10쪽
7 어느 오후의 풍경 24.08.01 23 0 10쪽
6 신의 물방울 24.08.01 26 0 9쪽
5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24.07.31 30 1 10쪽
4 어느 완벽한 하루 24.07.31 33 2 10쪽
» 바티안 교수의 방문 24.07.30 33 2 10쪽
2 먹고자고 먹고자고 24.07.30 37 2 11쪽
1 마지막 소원 24.07.30 5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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