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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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돌이
그림/삽화
찹쌀돌이
작품등록일 :
2024.07.30 16:29
최근연재일 :
2024.08.12 12: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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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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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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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장례식 (6)

DUMMY

20 장례식 (6)


‘오빠! 분명 우리 아빠지?’

“뱌뱌! 댜아아 야 아뺘?”


눈물의 상봉 후 애니가 안토니에게 말했다.


‘응 맞아. 아무리 봐도 정변호사야’

“댜 야야. 먀야아 아아아”


안토니는 지금 황제의 품에 안겨 있었다.


“이 녀석들 지금 둘이 대화하는 거 같은데?”

황제의 물음에 델이 웃으며 대답했다.


“네! 두 분이 옹알이로 대화를 하신답니다. 아무래도 두분 사이에 뭔가 통하는 게 있나봐요. 저흰 알 수 없지만요.”


‘오빠! 이제 내려와! 나도 안을거야!’

“뺘!!! 야뱌 아야뱌!! 야야야야!”


‘···.’


안토니는 애니의 말을 못들은 척 황제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아빠···비록 여기서는 삼촌이지만 안동이의 아빠 정재익씨가 분명했다. 목소리도 키도 손도 안토니가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그럼 여기에 엄마도 있는걸까? 지안이 누나도?’ 안토니는 따뜻한 품 속에서 신림동의 빌라를 떠올렸다.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침대에 누워서 엄마와 누나의 이야기,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지냈다. 아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아주 늦은 밤이었다. 아빠는 안동이와 안희를 목욕시킬 때 안아서 욕실로 옮겨주었다. 아빠의 품. 아빠의 손 비록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지만 안동이는 늘 아빠를 불렀다.


‘아빠···아빠···’

“아뺘···압빠..”


“아빠 아니고 삼촌이라니까···”


안토니를 안은 황제는 품 속에서 숨쉬는 어린 생명이 신비하게 느껴졌다. 형과 형수가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들을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채 떠났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자신의 품에 얼굴을 비비는 안토니의 자그마한 머리통을 쓰다듬으며 황제는 다짐했다.


‘형··· 난 절대 형처럼 당하지 않을 거야. 난 죽지 않아. 살아남을게. 그래서 내 목숨과 이 아이들의 목숨을 지킬게.


‘내려와아!!!! 내 차례라고!!!’

“야뱌삐야!!! 냐냐냐야뱌!!!!!”


애니가 안토니에게 계속 소리를 지르자 황제가 말했다.


“너도 안아 달라고?”


“햡뺘!!!”

애니가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황제를 향해 솜뭉치 같은 팔을 내밀어 휘저었다.


“읏챠!!”


황제는 양쪽 어깨에 한 아이씩 쌍둥이 둘을 모두 안았다. 안토니와 애니는 좋아서 매달려 꺄륵거리고 있었다.


‘아빠다 아빠!!!’

‘오빠 우리아빠 최고다 그치?’


“자 우리 운동장으로 가 볼까?”

황제가 두 아이를 안은 채 옆 방의 아기운동장으로 향했다.


‘꺅! 좋아요 좋아!!’

‘아빠 오니까 너무 좋아!’


“삼촌인 줄 아는 걸까? 아가님들이 평소와 많이 다르군”

데피부인이 델에게 이야기하자 델도 맞장구 쳤다.


“그러게요. 정말 저런 표정은 처음 봐요. 마치···진짜 아빠라도 만난 것처럼···”


아기 운동장이 있는 방에서 황제는 아이들은 놀잇감 앞에 내려놓았다. 황자와 황녀는 신이 나서 보란듯이 놀잇감을 갖고 놀며 황제를 불러댔다.


‘아빠 이것보세요! 제가 기어요!!’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안토니가 계속 황제에게 “아빠”라고 부르며 운동장을 기어다녔다.


“옳지 옳지! 꽤 잘 기는데!!!”


황제는 엉덩이를 하늘로 번쩍 들고 기어다니는 안토니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무릎까지 꿇고 응원하고 있었다. 황제는 손에 잡히는 대로 안토니의 핑크색 말 인형을 들고 흔들며 안토니를 불렀다.


“안토니 여기야 여기!! 히힝!! 나는 말이다.. 잠깐 이거 핑크색인걸 보니 에쿠린트네!”

“두 분이 가지고 노는 게 바뀌어서 황자님이 핑크말 에쿠린트, 황녀님이 파란 말 에쿠미스가 자기거에요.” 델이 대답했다.


‘에쿠린트?’

핑크말을 잡으러 가던 안토니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머 고개 갸웃하는 것 좀 봐!!!” 델의 말에 황제도 안토니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맞아! 히힝!! 나는 슈가란드의 수호신 에쿠린트야!”


황제의 말을 듣던 안토니가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자 귀여운 모습에 황제는 파란 말로 들고 와서 인형극을 시작했다.


“히힝! 나는 에쿠린트의 쌍둥이 오빠 에쿠미스지! 우리도 안토니 너처럼 쌍둥이란다. 우리는 슈가란드를 사랑해서 하늘에서 내려온 쌍둥이 말이야!”


‘아! 쌍둥이!’

“뺘!!!”


안토니는 그동안 국기에 그려진 말의 얼굴이 떠올랐다.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말의 얼굴은 세로로 갈라져서 한쪽은 푸른색 한쪽은 붉은 색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한 마리의 말이 아니라 쌍둥이 말을 그려 놓은 것이었다.


‘아빠! 나 좀 보세요! 애니도 보세요!’

“아빠! 아빠! 뺘뱌 꺄륵!”

한 쪽에서 혼자 놀던 애니가 소리쳤다.


“세상에!!!”

황제와 데피부인 델이 모두 깜짝 놀라 아무말도 못한 채 애니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런 어른들의 모습이 낯설어서 황제를 향해 기어가던 안토니도 멈추고 뒤로 돌아 애니를 봤다.


‘아빠! 오빠! 이거 봐! 나 좀 봐!’

“뺘뱌! 야아아아야! 야야아!”


애니는 물이 담긴 커다란 그릇 앞에 있었다. 그릇이라고 하기에는 아기가 들어가 누울 정도로 커다랗고 낮은 통이었다. 안토니와 애니는 가끔 그 물에 손을 담그고 물을 만져보며 놀곤 했는데 오늘 애니는 새로운 걸 하고 있었다.


애니가 허공을 향해 손을 뻗자 물줄기가 분수처럼 하늘로 솟구치더니 애니 위에 구름처럼 떠올라있었다. 애니는 마치 공을 가지고 놀 듯이 하늘을 향해 손을 휘저었는데 애니가 원하는 대로 물의 모양이 바뀌는 것 같았다.


“꺄르륵 꺄르륵”

애니가 기분이 좋아져서 자신의 머리 위에 올린 커다란 물을 가지고 놀았다. 하늘에 떠있는 물이라니!


“한 살도 안된 아이가 마나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다니!”

황제가 놀라 중얼거렸다.


‘아빠! 나 잘하죠?’

“얍뺘! 야아앙!”

애니의 하늘색 눈이 반짝이며 황제를 쳐다봤다. 아빠를 부르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한 것을 아빠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 애니는 물을 길쭉하게 만들었다가 다니 통안에 쏟아지게 했다.


“대단해~!!! 애니 황녀님 잘 했어요!!!”

델이 손뼉을 치자 애니는 더욱 기뻐서 꺄륵거렸다.

“이건 기적이야. 이건 뭔가··· 보고도 믿을 수 없군요..” 데피부인도 놀라 말했다.


‘애니! 어떻게 한거야?’

“야아! 아아야 아야?”

안토니가 애니에게 말했다.


‘어 이거 그냥 이렇게 힘주면 되던데?’

“묘오···요 ···오오..뷰우??”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애니를 보며 안토니는 다시 고개를 갸웃했다.


“신기하니 안토니? 삼촌도 신기하단다. 살면서 아기가 마력을 쓰는 걸 보게 될 줄이야!”


황제는 안토니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그러더니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보드라운 안토니의 볼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황제는 생각했다.


“원래 어린 아기는 애니처럼 마나를 사용할 수 없단다! 안토니 걱정하지 말렴! 너도 언젠가 마나가 발현할거야! 그때 천천히 연습해도 돼! 그리고 애니를 위해선···.” 황제가 델을 돌아봤다.


“정말 특별한 교육이 필요할 것 같군!”

델도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 뺘뺘뺘뺘!”

애니가 화가나서 황제쪽으로 기어왔다. 애니는 자신도 안아달라고 버둥거렸다.


“이런, 너도 안아달라고? 삼촌이 운동을 많이 해야겠구나!”


신나게 체력을 쏟은 아이들은 우유를 실컷 먹고 잠이 들었다. 황제는 아이들에게 직접 우유를 먹이기도 하고 트름도 시키며 내내 함께 있었다.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동안 황제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안토니와 애니를 쳐다봤다.


“얘는 왜 나랑 점도 똑같은데 있을까?” 황제가 잠든 애니를 쓰다듬으며 혼자 말했다.


데피부인과 델은 그런 황제의 뒷모습을 보면서 생각하고 있었다.

‘···왜 안가시지? 언제 가시지?’


황제는 그런 두 사람을 멀뚱히 쳐다보더니 방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황제가 말했다.


“오늘 이유식은 뭐였죠?”

“네 폐하! 옥수수 스프였습니다.”

“오···옥수수! 아이들이 빵도 먹나?”

“네 흰 빵의 부드러운 부분을 조금씩 뜯어서 먹이기도 합니다.”

“좋군···아주 좋아···”


황제가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께서 황세자 쌍둥이님의 영양을 고려하시는 건가?’ 델이 속으로 황제의 섬세함에 놀라워할 때 황제가 이어 말했다.


“나도 한 그릇 주게! 빵도 있는 대로 좀 가져오고!”

“네?”


당황한 델과 데피부인 앞에서 황제는 쩝쩝대며 옥수수 스프 한 냄비를 다 먹어치웠다.


“간이 좀 싱겁군···”


4일 만에 먹는 따뜻한 음식에 황제는 살 것 같았다. 데피부인이 이렇게 부엌이 딸린 육아실을 만들어 놓았을 줄이야! 만족한 황제는 앞에 선 데피부인과 델에게 그제서야 자리에 앉으라고 권했다.


“앉으시오. 나 신경쓰느라 몇 시간을 서있었군. 난 계속 여기 있을 테니 신경쓰지 마시고 평소처럼 하시오.”


“네?”

‘안가신다고요?’가 생략된 외마디의 비명이 델의 입에서 나왔다.


“그런데 아이들이 오늘 내게 ‘아빠아빠’라고 하는 것 같지 않았소?”

“네 꼭 그렇게 들렸어요. 옹알이가···” 델은 대답하면서도 방금 황제가 여기 계속 있겠다는 말이 신경이 쓰여서 황제의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대답했다.


“그녀석들 참··· 꼭 내 계획을 알고 있는 것처럼 아빠 소리를 하다니. 데피부인, 델양. 나는 이 아이들을 내 호적에 넣은 계획이오. 형의 아이들을 양자 삼겠소.”


“네???????? 양자를요???”

황제의 폭탄선언에 데피부인과 델은 깜짝 놀라 서로 바라볼 뿐이었다.



라서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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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로시부인의 복귀 24.08.12 10 0 9쪽
24 핑크색 여우 두마리 24.08.11 16 0 10쪽
23 인간열쇠 24.08.10 18 0 10쪽
22 장례식 (8) 24.08.08 20 0 12쪽
21 장례식 (7) 24.08.06 17 0 11쪽
» 장례식 (6) 24.08.06 16 0 10쪽
19 장례식 (5) 24.08.06 16 0 11쪽
18 장례식 (4) 24.08.06 14 0 13쪽
17 장례식(3) 24.08.06 13 0 10쪽
16 장례식 (2) 24.08.06 15 0 11쪽
15 장례식 (1) 24.08.05 17 0 10쪽
14 하얀 까마귀가 날면 24.08.05 16 0 10쪽
13 모두의 아침 24.08.04 19 0 10쪽
12 끝나지 않은 하루 24.08.04 18 0 11쪽
11 긴 하루 24.08.03 16 0 11쪽
10 암펠다리 소동 24.08.03 17 0 10쪽
9 한 입 거리 24.08.02 20 0 10쪽
8 킹 메이커 24.08.02 24 0 10쪽
7 어느 오후의 풍경 24.08.01 23 0 10쪽
6 신의 물방울 24.08.01 26 0 9쪽
5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24.07.31 30 1 10쪽
4 어느 완벽한 하루 24.07.31 33 2 10쪽
3 바티안 교수의 방문 24.07.30 33 2 10쪽
2 먹고자고 먹고자고 24.07.30 37 2 11쪽
1 마지막 소원 24.07.30 5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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