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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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돌이
그림/삽화
찹쌀돌이
작품등록일 :
2024.07.30 16:29
최근연재일 :
2024.08.12 12: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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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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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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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DUMMY

6 신의 물방울

“굿 모닝- 안토니 황자님!”


눈을 뜨자 어김없이 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안토니를 반겼다. 아침은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 아침 햇살에 눈을 뜨면 델이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와 지저귀는 새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운다. 안토니는 손과 발을 쭉 뻗어보았다. 지난 몇 주간 우유를 열심히 먹은 덕에 안토니의 손과 발은 더욱 오동통해져 있었다.


‘너무 행복해’

안토니는 생각했다. 안동이로 살았을 때는 몰랐던 ‘감각’이라는 것. 그건 정말 놀라운 신의 선물이었다. 보고 듣고 말하고 만지는 것은 안토니를 세상과 연결해주고 세상을 탐색하게 해주었다. 예전엔 애초에 그럴 기회조자 주어지지 않은 몸이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무엇이 결핍되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왜 부모님이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했는지, 가끔씩 방문하던 사람들이 여러 개의 호스를 꽂고 누워서 지내는 자신과 안희를 그렇게 불쌍하게 생각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정말 간절하게 원했지만, 그게 진짜 어떤 느낌인지는 몰랐던거지.’

안토니는 살짝 눈을 감은 채 손가락의 감각에 집중해 보았다. 토실토실한 손가락으로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의 앞부분을 꼭 잡아보기도하고 잡아당기기도 했다.


‘보들보들해’

손과 몸의 각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물건을 손을 뻗어 잡을 때에도 그렇고 이젠 다리와 종아리에 힘이 들어가서 발을 차거나 몸을 흔드는 것을 조금씩 할 수 있었다.


‘오빠···일어났어?’

“오요 요요오요?”


옆 침대에서 옹알이 소리가 들리자 머릿속에서 안희의 목소리가 울렸다.


‘응! 좋은 아침 안희야! 아니, 애니야!’

“뵤 뚀뚀 됴뚀 으브뱌 요뱌 뱌뱌야”


두 아기는 이제 새롭게 태어난 육체에 적응하는만큼 안토니와 애니라는 이름에도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10년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쌍둥이는 지금 누구보다도 수다쟁이 황자와 황녀였다. 델이 웃으면서 기저귀를 들고 애니에게로 향했다.


“아침인사 나누시나보네! 우리 애니 황녀님 잘 잤나요?”

‘응! 델 잘잤어!’

“뱌뱌 뱌뱌야! 꺄륵”


델은 기저귀를 갈고 나서 애니의 팔 다리를 주물러주며 마사지를 했다. 애니도 우유를 잘 먹어서 황자와 황녀는 정말 통통하게 살이 올라있었다. 볼록한 배를 마사지하자 애니가 꺄륵 대며 웃었다.


안토니와 애니는 오늘 첫 우유를 먹고 방의 한가운데에 놓인 2인용 침대로 옮겨졌다. 여기서 지낼 땐 항상 둘이 붙어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방은 쌍둥이의 옹알이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애니, 이것 봐바’

안토니가 새롭게 개발한 발차기를 선보였다.


‘오! 나도 해볼까’

애니도 따라 발을 이마까지 올렸다.


‘얍! 나는 두발로!!’

‘나도 두발로!!’


“어머 우리 아가님들 아침부터 기운이 넘치시네!”


로시부인이 목 가누기 연습을 하라고 둘을 엎드리게 해주면서 서로 마주보게 해 주었다.


“이것봐, 너무 귀엽지? 서로 마주보고있어!” 로시부인의 말에 플로라와 델이 쌍둥이를 주목했다. 마치 맞절을 하듯 두 아기가 엎드려서 고개를 들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엎드린 상태에서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보는 건 아기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안토니와 애니는 이 연습을 굉장히 좋아했다. 이렇게 고개를 가누고 있으면 곧 앞으로 기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두 아기의 눈이 집중력과 열정으로 불타올랐다. 그러나 현실은 10초만 버티면 바닥으로 고개가 푹 숙여진다는거···


“어머! 황자님을 보세요”

플로라가 소리쳤다.


안토니가 토마토처럼 빨개진 얼굴로 용을 쓰고 있었다. 안토니는 개구리처럼 엎드려서 엉덩이를 앞 뒤로 움직였다. 무릎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고 허벅지를 이용해 움직이는 감각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비록 무릎을 떼서 앞으로 나가진 못했지만 마치 다이빙 전에 몸을 흔들듯이 흔들흔들 몸을 흔들었다.


‘조금 더! 조금 더!’

“야바바 뱌아야!”

애니도 흥분해서 응원했다! 안토니도 자신이 기어나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할 수 있어! 나는 앞으로 갈 수 있어! 정안동! 드디어 앞으로 움직이나요???!!! 안토니는 그야말로 젖 먹던 힘을 끌어내었다.


‘나는, 할 수 있다!’

“삐약!!!!!!!!!!!!!!!!!!!!!!”


..푹···..

힘이 빠져서 그대로 바닥에 뻗어버리자 유모들은 귀여워서 깔깔대며 안토니를 안아주었다.


“귀여워라! 삐약! 하는거 들으셨죠?” 플로라가 웃으며 말했다.

“곧 기겠는데!” 로시부인과 델도 놀라워했다.


“자, 운동은 여기까지하고~ 아가님들 오늘 놀라운 선물이 있답니다!”


‘뭘까?’

안토니와 애니는 괜히 긴장해서 로시부인을 바라보았다. 로시부인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쌍둥이 앞에 포도를 보여줬다.


‘포도!!’

“댜댜!!”

애니와 안토니는 누가 먼저라고 것도 없이 흥분해서 손을 뻗어 휘저었다.


‘그래! 우리도 우유 말고 새로운 것 좀 먹어보자!’

‘뱌뱌뱌 뱌뱌뱌 댜댜댜댜 댜댜뱌뱌뱌!’


“벌써 먹여도 되나요?” 플로라의 질문에 로시부인이 웃으며 답했다. “즙만 짜서 조금 맛을 보여주는 것 뿐이야.”


로시부인은 포도 한 알을 집어서 알맹이를 그릇에 쏙 버렸다.


‘저 알맹이를 주는건가?’ 안토니와 애니가 보고있는데 알맹이는 두고 손에 포도 껍질을 애니의 입술 위로 가져왔다.


‘껍질을 왜 먹어!’

“뱌뱌 야뱌뱌!!”


애니가 로시를 향해 뭐라고 하는 틈에 로시부인은 웃으며 애니의 벌어진 입으로 포도즙 한방울을 쪽 짜내었다.


“읍!”


애니는 처음 보는 포도맛에 입을 닫고 입술을 오물거리며 음미했다. 애니의 하늘색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쫍쫍쫍”

애니의 작고 빨간 입술이 남은 포도즙을 열심히 빨아먹고 있었다. 입에 있던 포도즙을 다 맛본 후에 애니는 큰 소리로 말했다.


‘이건 뭐야! 너무 맛있잖아! 이건 신의 물방울이야!!!’

“뱌뱌뱝!! 탸뺘뺘뱌!!”


“꺄르르륵”

애니가 웃자 안토니도 마음이 급해졌다.


‘나도! 나도! 나도!’

“뱌뱌! 뱌뱌! 뱌뱌!”


“네네~~ 여기 있습니다. 황자님!”

로시부인이 안토니의 혀 위에도 포도즙 두방울을 짜 주었다.


“으음!”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맛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입맛을 다실 수록 뭔가 달콤하고 새콤한 향이 나고 혀 끝에 포도의 떫은 맛이 남았다. 우유의 비릿한 고소함과는 다른 경험에 안토니의 올리브색 눈동자도 커졌다.


“맛있나봐! 표정 좀 봐!” 델이 귀여운 듯 말했다 .


애니는 벌써 더 달라고 시위하고 있었다

‘더 줘! 포도! 포도!’

“댜댜! 묘요! 요뵤!”


“또 드시고 싶으세요?” 로시부인이 포도 몇 알을 더 가져다가 쌍둥이의 입에 즙을 짜 주었다.


“생각보다 잘 드시네! 내일은 다른 과일에 도전해 봐야겠어!”

“이제 이유식을 시작해야겠어요”


생애 첫 포도즙의 강렬한 충격이 끝난 후 쌍둥이는 침대에 누워 이야기를 나눴다.

‘오빠, 포도 정말 맛있었지?’

“먀먀, 뱌뱌 보뵤 뵤뵤요요?”


‘응! 이제 이유식을 할 거라고 아까 플로라가 말했어’

안토니는 양 손으로 다리를 잡고 접었다 폈다 운동을 하며 대답했다. 점점 허리와 등의 감각이 느껴지는 듯했다.


‘정말··· 우리가 음식을 먹다니 너무 꿈만 같아’

‘맞아. 지안이 누나도 포도 좋아했는데’

‘응 아빠가 자주 사왔지. 그럼 언니는 씨도 다 먹어버렸지’

‘맞아. 그럼 엄마가 누나 배에 포도 열린다고’

···.

쌍둥이는 잠시 가족 생각에 말을 멈췄다.


‘다들 보고싶다···’

동생의 말에 대답할 말이 없어서 안토니는 발을 붙잡은 채 계속 흔들고 있었다. 여기서는 예전과 달리 몸도 건강하고 행복하다. 유모들이 사랑해주고 교수님이 매일 운동도 시켜주고. 맛있는 것도 이제 먹을 수 있고··· 그런데 여기엔 없는 것도 있다. 바로 아빠. 엄마. 누나.


답답한 마음에 잡고 있던 다리를 뻥 찼는데 몸이 옆으로 기우뚱 넘어갔다.

‘어..어랏’


배와 등의 감각이 좀 더 느껴지면서 힘이 들어갔다. 안토니는 몸을 잽싸게 돌렸다.


‘오빠!!! 뒤집었어!?!?’

“야뺘!!! 땨땨댜땨!!!!?!?!”


“어머!!어머!!! 이것 좀 봐요 황자님 뒤집었어요!!!”

유모들이 달려왔다.

“세상에! 어떻게 뒤집었지?”

“자기도 놀랐나 봐!”


맞는 말이었다. 안토니는 손을 움직여 완벽하게 엎드린 자세를 취한 후 연습했던 대로 목을 들어 앞을 바라봤다. 그리고 아까처럼 엉덩이를 들어 앞뒤로 몸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마치 잠복하는 개구리 같았다.


‘길 수 있어! 뒤집을 수 있어!’

안토니의 몸에 열정이 솟구쳤다.


“어머 기고 싶은 가봐”

“아이구! 힘들어요 황자님!!”

“잘하고 있어! 대단해!!”

유모들이 난리가 났다. 응원과 걱정, 귀여움이 섞인 여러 반응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안토니는 아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퍼져버렸다.


델은 육아일지를 꺼내서 기록했다.

‘황자 안토니, 생후 6주. 뒤집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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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로시부인의 복귀 24.08.12 10 0 9쪽
24 핑크색 여우 두마리 24.08.11 16 0 10쪽
23 인간열쇠 24.08.10 18 0 10쪽
22 장례식 (8) 24.08.08 20 0 12쪽
21 장례식 (7) 24.08.06 17 0 11쪽
20 장례식 (6) 24.08.06 15 0 10쪽
19 장례식 (5) 24.08.06 16 0 11쪽
18 장례식 (4) 24.08.06 14 0 13쪽
17 장례식(3) 24.08.06 13 0 10쪽
16 장례식 (2) 24.08.06 15 0 11쪽
15 장례식 (1) 24.08.05 17 0 10쪽
14 하얀 까마귀가 날면 24.08.05 16 0 10쪽
13 모두의 아침 24.08.04 19 0 10쪽
12 끝나지 않은 하루 24.08.04 18 0 11쪽
11 긴 하루 24.08.03 16 0 11쪽
10 암펠다리 소동 24.08.03 17 0 10쪽
9 한 입 거리 24.08.02 20 0 10쪽
8 킹 메이커 24.08.02 24 0 10쪽
7 어느 오후의 풍경 24.08.01 23 0 10쪽
» 신의 물방울 24.08.01 26 0 9쪽
5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24.07.31 30 1 10쪽
4 어느 완벽한 하루 24.07.31 33 2 10쪽
3 바티안 교수의 방문 24.07.30 33 2 10쪽
2 먹고자고 먹고자고 24.07.30 37 2 11쪽
1 마지막 소원 24.07.30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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