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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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돌이
그림/삽화
찹쌀돌이
작품등록일 :
2024.07.30 16:29
최근연재일 :
2024.08.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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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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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까마귀가 날면

DUMMY

14. 하얀 까마귀의 방문


“삼촌이 되어서 한 살도 안된 조카를 방패로 쓰겠 다니 제가 잘못 들은 거지요?”


루펠 몬티가 용서할 수 없다는 듯이 멈춰서서 황제에게 소리질렀다. 샌님에 책벌레인줄은 알았지만 심성만은 착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것도 동생이라니! 지금 관 속에 누워있는 자신의 친구 제이드가 불쌍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오···루펠. 형은 다 좋은데. 아니 다 좋은 것도 아니지만.(이 부분은 작게 이야기했다) 특히 설명이 너무 많이 필요하단게 문제야.”


제이크는 루펠에게 다가가 어루듯이 루펠의 등을 토닥이듯이 밀면서 같이 걷기를 청했다.


“지금 백성들은 내가 죽은 줄 알아, 그치? 그리고 어제 정무회의에 있던 대신들은 내가 살아있단 걸 알지만 아직 채 하룻밤도 지나지 않았어. 정말로 어제 일어난 일이 사고라고 생각해? 누군가 어제 다리에서 날 죽이려다가 실패했다면 최대한 빨리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노력할 거야. 즉 날 암살할 거란말이지. 어제 있던 대신들 중에 누가 날 죽이려던 사람인지 아직 난 모르겠는데, 몬티경은 알 것 같아?”


당연히 몰랐다. 루펠 몬티는 어제 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마법사 폴리 카텔리니의 죽음을 보고하는 것이 득인지 실인지도 구별하지 못했던 스스로가 생각났다.


“모..모르겠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분명한 건 블레이크경은 아니라는 것. 그는 내게 도움이 되는 약식 장례를 주장했거든. 물론 데피 부인 당신도요.”

황제가 데피부인을 향해 살짝 미소지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블레이크 경은 그럼 우호적인 겁니까?” 루펠의 물음에 황제는 어깨를 으쓱했다.

“난 그렇지 않다고 봐. 오히려 함께 내 암살을 모의했던 누군가를 배신하고 먼저 작전을 변경한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블레이크는 오직 스스로에게만 충성하는 여우새끼거든. 물론 데피부인 같이 황실에 충성하는 분들도 계시겠지. 그게 날 향한 충성이 아닌 걸 알지만······뭐··· 황실을 향한 당신의 충직함은 존경합니다. 데피부인.”


‘이 2황자는 어떤 사람인거지?’ 데피 부인은 혼란스러웠다. 난봉꾼에 변태라는 세간의 소문도, 심성이 올곧은 착한 학생이라는 바티안 교수의 견해도 모두 틀린 것 같았다.


+++


황제의 아침식사가 담긴 손수레를 끌고 시녀 한 명이 집무실의 복도를 들어서려 할 때였다. 검은 그림자가 지나가는 시녀를 잡아 기절시킨 후에 계단으로 끌고 갔다.


“리베로 데 알루레곤!”

자신의 책을 호명하는 마법사의 소리가 복도 끝 계단에서 들리더니 마법진과 함께 나타나는 빛이 번쩍였다.


마법사는 마법을 외워 시녀를 기절한 시녀의 기억을 지우는 마법을 걸었다. 그는 대마법사 알루레곤이었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를 이 중요한 일을 다른 마법사에게 맡길 수 없었던 그는 하얀 까마귀로 변해서 직접 백색궁전까지 숨어든 것이다.


알루레곤이 펼쳐진 마법책을 향하여 손을 뻗자 공중에 떠있는 책의 페이지가 저절로 넘어가더시순식간에 주문을 찾았다. 알루레곤의 책은 그 어느 마법사의 책보다 두꺼웠다. 책의 두께는 그 마법사가 얼마나 다양한 마법을 쓸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스페큘로!”

거울 마법을 걸자 알루레곤은 바로 앞에 기절한 시녀와 똑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시녀로 변한 알루레곤은 은쟁반 위에 덮어진 뚜껑을 열고 주스와 꿀, 요거트에 독약을 탔다. 팬케이크는 약을 뿌리면 얼룩이 남기 때문에 넣을 수가 없었다. ‘설마 팬케이크만 먹지는 않겠지···’ 그는 태연히 뚜껑을 다시 덮고서 손수레를 끌고 황제의 집무실로 향했다.


+++

그 시각 황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2층의 집무실로 향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도 형님의 장례식을 인도하지 못하는 건 슬프지만, 지금 그들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행동을 하는 건 내 목을 가져가 달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안타깝게도 나는 내 세력조차없는 무능력한 황제라 이런 방어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구···그리고 그들에겐 지금 아기 황자 안토니였던가? 아무튼 형님의 아이들을 죽일 이유가 하나도 없어. 괜히 내가 그 아이들과 나란히 있다가 어제 같은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까 오히려 걱정이지.”


듣고 보니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데피부인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질문을 던졌다.


“그러시면 5일의 장례식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실건가요?”

“아 그건말이죠···안그래도 부인께 의논을 드리고 싶었는데, 이 황제궁을 대대적으로 손보려합니다.”

“네?”

“아무래도 형님이 쓰시던 거라 좀 저랑 안 맞기도 하고요. 인기 많은 형님에겐 이렇게 오픈된 구조가 편하셨을지 몰라도 전 좀 아늑한게 좋거든요··· 안정도 되고···”


황제는 이 모든 장식들이 과하다는 듯이 몸을 떨며 둘러보았다.


“그래서 공사를 하고 가구를 모두 바꿀계획입니다. 그동안 저는 청색궁전에서 머물거구요.”

“네? 청색궁전에서요? 거긴 황자궁인데요?”

데피부인과 루펠 몬티가 놀라 물었다.


“네! 그래서 제가 전쟁에 끌려가기 전까지(황제는 진짜 이렇게 표현했다.) 살던 바로 그 황자궁 말입니다. 전 거기가 더 편해요. 당분간 집무도 거기 제 서재에서 볼 겁니다. 왜요?”

“안됩니다!”

데피부인이 말했다.


“이제 즉위하셨으니 백색궁에 지내시는게 맞습니다. 백색궁은 지난 한달동안 침구며 커튼 등을 다 바꾼 것인데 못느끼셨나요? 선황제의 물건이 아닙니다. 그리고 황자님 시절에 지내시던 청색궁전의 방은 아직 정리도 안되어있어요!”

“뭐···그건 그렇더군요. 사실 어제도 거기서 잤거든요.”

“뭐라고요?!!?!?”


데피부인은 귀를 의심했다. 황제가 몰래 다른 방에서 잠을 자는데 시종들이 아무도 그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그러니까요 데피부인~”

황제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말씀드리는 뜻을 이제 아시겠죠? 침구와 커튼은 물론이고. 눈과 귀가 있는 가구들 말입니다. 모~두 바꾸어야 한다구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이제 알겠습니다.”

“가구가 눈과 귀가 있다구요?”

루펠은 자신만 이 대화에서 뒤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녹색궁전에서 대신관을 모시고 가족끼리 장례식을 열지요? 그땐 제가 참석할 겁니다. 제가 빠지겠다는 것은 대중들 앞에 서는 공식적인 자리를 말씀드린 겁니다.”


“그러다가 폐하께서 정말 죽은 것으로 소문이 나면 어떡합니까?”

루펠이 물었다. 바로 테라스에 나가서 황제의 건재함을 알려야 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정말 죽은 듯이 지낼 겁니다 루펠경. 적어도 장례식이 끝나는 5일동안 말이죠. 그때까지 할 일도 많구요.”


“무슨···”

루펠의 의문에 황제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루펠은 어린 줄만 알았던 황제가 나름의 생각이 있음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먼저 형을 애도하며 3일정도 금식을 하며 기도를 올릴 생각입니다.”


세 사람이 집무실을 향해 걸어갈 때에 맞은 편에서 시녀로 변한 알루레곤이 손수레를 끌고 오고있었다. 황제와 두사람은 집무실로 들어가 각각 황제의 책상과 손님용 소파에 앉았다.


“금식이요?”

루펠이 놀라서 말했다.


“네. 몬티경같이 방탕함을 미덕으로 아는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신실한 어떤 사람들은 금식을 하며 기도를 하기도 한답니다.” 황제가 웃으며 말했다. 루펠 몬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폐하 아침식사 드실 시간입니다.”

그들의 대화를 듣지 못한 알루레곤이 방에 들어와서 조신한 시녀처럼 몸을 굽히며 문안인사를 했다.


“저런 그대들보다 주방에 먼저 말했어야 하는데 깜박했군. 네 이름이 뭐지?”

알루레곤은 당황했다. 젠장 이 시녀의 이름이 뭔지 알게 뭔가. 혹시 마담 데피가 이 여자의 이름을 알고있는 건 아니겠지? 그래 온 성의 시녀이름을 다 외우진 않겠지.


“저..저는 로즈입니다.”

알루레곤은 아무 이름이나 대 버렸다. 다행히 데피 부인은 이 시녀의 이름을 모르는지 그저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래 로즈. 그 음식은 가지고 돌아가도록. 그리고 주방장에게 전해. 난 장례기간 동안 금식을 할 테니 여기로 음식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야. 내가 말할 때까진 아무 음식도 올리지 말라고 전해”


“네 전하.”

젠장젠장젠장!! 알루레곤은 음식이 든 손수레를 그대로 끌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행여나 다른 사람이 먹고 죽어선 안되기 때문에 독을 탄 음식을 다 싸서 몰래 버리고서야 알레루곤은 다시 하얀 까마귀로 변신해서 마탑으로 돌아갔다.


“어머 이상한 일이네”

쌍둥이와 정원에서 아침 이슬을 구경하고 있던 델이 하늘을 보며 말했다.


‘델, 왜그래?’

“먀 뱌뱌뱌?”

델과 놀던 안토니와 애니도 하늘을 쳐다봤다.


“저 새···꼭 까마귀 같이 생겼는데 하얀색이야···”

‘어디?’

“야뱌??”


애니는 보지 못했지만 안토니는 분명히 보았다. 지안이 누나가 읽어주던 동화책이 있던 것과 똑같은 까마귀. 날아가는 모양도 동화책의 삽화와 똑같았다. 안토니는 요즘 평생을 삽화나 이야기로 전해듣던 세상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하얀색 까마귀라니 그런 존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이유는 지금 하얀색 까마귀가 안토니의 머리위로 날아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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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로시부인의 복귀 24.08.12 10 0 9쪽
24 핑크색 여우 두마리 24.08.11 16 0 10쪽
23 인간열쇠 24.08.10 18 0 10쪽
22 장례식 (8) 24.08.08 20 0 12쪽
21 장례식 (7) 24.08.06 17 0 11쪽
20 장례식 (6) 24.08.06 15 0 10쪽
19 장례식 (5) 24.08.06 15 0 11쪽
18 장례식 (4) 24.08.06 14 0 13쪽
17 장례식(3) 24.08.06 12 0 10쪽
16 장례식 (2) 24.08.06 15 0 11쪽
15 장례식 (1) 24.08.05 17 0 10쪽
» 하얀 까마귀가 날면 24.08.05 16 0 10쪽
13 모두의 아침 24.08.04 19 0 10쪽
12 끝나지 않은 하루 24.08.04 17 0 11쪽
11 긴 하루 24.08.03 16 0 11쪽
10 암펠다리 소동 24.08.03 17 0 10쪽
9 한 입 거리 24.08.02 20 0 10쪽
8 킹 메이커 24.08.02 23 0 10쪽
7 어느 오후의 풍경 24.08.01 22 0 10쪽
6 신의 물방울 24.08.01 25 0 9쪽
5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24.07.31 30 1 10쪽
4 어느 완벽한 하루 24.07.31 32 2 10쪽
3 바티안 교수의 방문 24.07.30 33 2 10쪽
2 먹고자고 먹고자고 24.07.30 37 2 11쪽
1 마지막 소원 24.07.30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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