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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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돌이
그림/삽화
찹쌀돌이
작품등록일 :
2024.07.30 16:29
최근연재일 :
2024.08.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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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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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3)

DUMMY

17 장례식 (3)

“황제의 소재가 잘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백색 궁전에도 머무르지 않고 어디서 먹고 자는지···”

마법사의 보고에 대마법사 알루레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해?!!”


벌써 장례기간 5일 중에 세번째 날이 밝았다. 황제는 궁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독살을 하려니 음식을 처먹지도 않는데 이젠 어디서 자는지도 알 수 없다니 이건 말이 안된다고 알루레곤은 생각했다. 그는 자기 앞에 있는 마법사에게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시종장은? 황실 백색궁의 시종장은 뭘 한단 말이야? 그 놈이 받아먹은 황금이 얼마인데 밤마다 황제의 침실이 비었다는 말 밖에 못한다는거야?”


“그···그것이 자신은 오히려 백색 궁 소속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계신 것을 알 수 없다고만 합니다···”


“빌어먹을! 내가 그놈 눈깔을 뽑아버리고 황금을 다 토해내게 하고 말겠어!”


+++


그 시각 블레이크 경도 자신의 첩자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대중에게 공개된 장례 예식에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궁 안에서도 행방이 묘연하다는 말이었다.


“그게 가능한가?”

블레이크경은 핑크색 수염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아마 변신마법을 써서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요···”

옆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에리카 블레이크도 거들었다.


“그는 황족이니까 백색궁에서도 자유롭게 마법을 쓸 수 있잖아요. 아버지. 불가능한 일은 전혀 아니라구요···”


“아냐 불가능해···”

블레이크 경은 확신했다. 에리는 말대답을 하지 않고 차를 음미하는데에 집중했다. 첩자가 자신의돈 주머니를 챙겨 방을 떠나고 나서야 에리는 아버지 옆에 다가가 그 이유를 물었다.


“변신 마법 왜 못써요. 아빠?”


“지금 황제의 마나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고 있니? 그의 마나 양은 황족은 커녕 일반인 정도에 불과하단다. 그가 아무리 많은 스펠을 가지고 있다고 할 지라도 그의 마법은 힘이 없어.”


“그 정도에요? 선황제는 알루레곤보다 마나가 많다고 했잖아요. 형제가 그렇게 달라요?”


“그래. 어릴때부터 유명했어. 그런데 제이크가 24시간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있는다고? 어림도 없지! 그 녀석의 마나라면 30분도 변신마법을 지속하기가 힘들어. 아마도 쥐로 변해 있다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구나···그런데 황궁에서 쥐가 발견되면 바로 때려 잡을텐데··· 이미 빗자루에 맞아 죽은 것 아닌가?”


+++

블레이크경의 예측은 정확했다. 마나가 부족한 황제는 주로 고양이나 햄스터로 변해서 황궁을 누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궁의 처마 밑에 숨어서 시종이나 시녀들의 동태를 살폈다. 햄스터로 변한 황제가 세탁실의 포근한 빨래 속에서 잠들어 있을 때 시녀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얘기 들었어? 요즘 데피부인이 미쳤대”

“킥킥. 나도 들었어 주방에 가서 냉장고를 뒤진다면서? 노망이 났나?”


‘아···내 얘기로군 데피부인 미안합니다···’ 맘 같아선 맛있는 스프라도 한 그릇 먹고 싶었지만 데피부인으로 변신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햄스터의 몸으로는 갈 수 없는 먼 거리를 이동할 때나 음식을 찾을 때만 부인의 모습으로 변신하곤 했다.


“원래도 괴짜였잖아!”

“맞아 자기가 대교수면 대교수지! 여긴 대학이 아니라 황궁이라고요~할머니~”

“크큭. 그 젊은 유모도 이상해”

“누구? 아··· 데피부인이 데려온 델 블랙?”

“그래 그 이상한 가구를 만들어온 유모말이야”


‘이건 무슨 이야기인지 좀 들어봐야겠는걸?’ 햄스터로 변한 황제는 레몬색 귀를 쫑긋거리며 집중했다.


“아니 말도 못하는 애기가 뭘 안다고 운동장을 만드네 뭘 하네 난리를 치고!”

“’황자님~ 이건 나무에요 나무!’, ‘황녀님~이건 장미에요 장미!’아주 제정신이 아니야. 무슨 세살짜리 가르치는 줄 알았다니깐”


“그 황세자 쌍둥이 방에 부엌이 딸려 있는거 알아?”


‘운동장? 부엌?’ 황제는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시녀들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유아기에 그런 시도를 해 볼 수도 있지, 실험정신이 아주 뛰어난 유모로군···데피부인이 아니었다면 아무도 그런 양육 환경을 허락하지 않았을거야···’


“알아! 그것도 걔가 데피부인이랑 만든거잖아!”

“주방에다가 말하면 되는 걸 이유식을 만들어 먹인다고 참나..”

“아기가 아직 백일도 안됐지 않아? 그냥 젖만주면 되는 갓난애를 데리고 유난은···”

“델 블랙은 아직 처녀인게 더 웃겨”

“그게 무슨 소리야?”

“식만 올리고 남자가 전쟁에서 죽었대. 초야도 안치르고!”

“세상에 생과부잖아!”


점점 듣기 거북한 주제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자신이 담겨있는 수건 바구니가 움직인다는 걸 황제는 깨달았다. 진작 나갔어야 하는데 이야기를 듣느라 그만··· 황제는 수건바구니가 어딘가에 도착하면 틈을 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숨죽여있었다.


어딘가로 향하던 수건바구니가 멈춘 것 같았다. 누군가가 바구니를 탁자 같은 곳에 올려놓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바깥이 어떤 상황인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황제는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다행히 고양이가 아니라 햄스터로 변신해서 한참 더 견딜 수 있어···’


방은 너무나 조용했다. 인기척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해서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한참을 있던 황제는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눈 앞에 넓은 침대 같은 것이 보였다. ‘이게 뭐지?’ 일단 황제는 수건 바구니에서 뛰어내려 푹신한 침대위에 떨어졌다.


‘어디가 됐든 빨리 구석진 곳으로 도망가야해’


덥석!


누군가 자신을 꽉 붙잡아서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햄스터로 변한 제이크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죽는건가!?’


“찌!! 찌!!!”

앉아서 놀던 애니가 자기 옆에 떨어진 햄스터를 붙잡아 흔들었다.


‘오빠! 이것봐 햄스터야!

“뱌뺘!!! 찌! 찌!”


애니의 말에 안토니도 몸을 돌려 기어왔다. 그 사이 쌍둥이는 조금 기어가고 조금 앉아 버틸 만큼 성장해 있었다.


‘진짜네! 웬 햄스터지?’

“댜? 뱌 찌!? 찌?”


안토니도 신기해서 햄스터를 바라보았다.


‘보들보들해!’

“뵤뵤!! 뵤뵤!찌!”


한국에서 살던 전생에도, 이 황궁에서도 살아있는 생물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이 쌍둥이에게 처음이었다. 안토니와 애니는 햄스터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랐다.


‘헉···이 녀석들.. 조카들이잖아! 놔!! 놓으라구’


햄스터가 몸을 부르르떨자 놀란 애니가 내려놓았다.


‘미안..미안해!’

“먀···얌···먀!! 찌···”


‘근데 너무 귀엽다’

“찌..찌..”


안토니와 애니가 조심조심 햄스터를 바라보았다. 황제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고 느껴졌다.

‘참 나, 요녀석들. 이 참에 삼촌이 좀 놀아줄까?’


햄스터는 조심조심 안토니와 애니의 손 밑으로 들어와서 얼굴을 비볐다.


‘정말 보드라워!’

‘너무 귀여워’


따뜻한 털복숭이 햄스터를 쓰다듬으며 안토니와 애니는 너무나 행복했다.


‘키우고 싶다!’

‘나도!’

‘근데 이 햄스터 뭔가 너랑 닮았는데···’ 안토니가 애니를 보며 말했다

‘나랑? 그러고 보니 얘도 머리가 레몬색이네..’

‘오른쪽 눈 밑에 점도 있어..’


안토니와 애니가 유심히 햄스터를 쳐다보았다.

‘음? 이녀석들이 갑자기 왜이러지?’ 황제는 긴장했다.


델은 폭풍 옹알이 소리가 듣고 다가와서 웃으며 말했다.

“황자님, 황녀님 뭐하면서 그렇게 재밌게 노세요?”


“찌!! 찌!!”

애니와 안토니가 두손에 올린 햄스터를 보여줬다. 황제는 한껏 귀여움을 뽐내며 반짝이는 눈으로 델을 바라보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쥐!! 쥐다!!!!!!”


델의 반응에 황제는 얼른 창문으로 튀어나가 정원으로 떨어졌다. 로시부인과 시녀들도 뛰어들어왔지만 이미 떠나버린 햄스터를 찾을 수는 없었다.


‘내 햄스터!! 내 햄스터!!!”

“으아아아앙”


안토니와 애니는 햄스터가 달아나자 오열하기 시작했다. 델은 그러거나 말거나 황자와 황녀를 데려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목욕을 시켰다.


“으아아악 쥐라니 더러워 더러워!!!!!!”


+++


정원 덤불 속에 떨어진 황제는 한참 정신을 잃었다가 겨우 일어났다··· 다행히 아직 마법은 풀려있지 않았다. 피로와 허기가 몰려왔다. 마나도 다 떨어져감을 느꼈다. 고개를 들어보니 오후 늦은 시간인지 해가 기울어 있었다.


‘안되겠어··· 내 방으로 가서 좀 자야겠다···’

청색 궁전의 2황자 방은 아직도 치워지지 않은 채였기 때문에 데피부인으로 변신해서 들락거리며 쉴 때 이용했다. 황제는 다시 데피부인으로 변신했다.


‘힘들지만. 완벽해야지!’ 황제는 힘을 내서 데피부인의 걸음걸이를 흉내냈다. 꼿꼿하게 턱을 들고 총총거리며 청색 궁전으로 들어갔다. 3층에 있는 자신의 방까지만 가면 된다.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시녀들이 데피부인으로 변신한 황제를 보고 인사를 올렸다. 황제는 너무나 피곤해서 그 시녀들이 귀신을 본 것 처럼 놀라서 돌아보고 있단 걸 느끼지 못했다.


데피부인으로 변신한 건 탁월한 선택이라고 제이크는 생각했다. 보통은 높은 시종이라도 자신이 맡은 궁이나 영역이 분명했기 때문에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면 사람들의 의심을 사기가 쉬웠다. 하지만 데피부인은 달랐다.


황실부 장관으로서 황궁의 어디에도 갈 수 있는 사람이었고 좀 엄한 곳에 등장한다 할지라도 데피부인을 혼내거나 질문한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실제 데피부인 본인은 이렇게 황궁을 활보하는 일이 거의 없이 집무실에 머물렀으므로 들킬 위험도 적었따.


데피 부인으로 변신한 건 탁월한 선택이라고···제이크는 다시 한 번 생각했다. 3층 자신의 방 앞에서 진짜 데피 부인과 마주치기 전까진···


자신의 모습으로 변신한 황제를 마주친 데피부인은 상황을 파악하느라 3초정도 얼음처럼 정지된 후에 큰 소리로 소리질렀다.


“폐하!!!!!!!!!! 세상에!! 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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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로시부인의 복귀 24.08.12 10 0 9쪽
24 핑크색 여우 두마리 24.08.11 16 0 10쪽
23 인간열쇠 24.08.10 18 0 10쪽
22 장례식 (8) 24.08.08 20 0 12쪽
21 장례식 (7) 24.08.06 17 0 11쪽
20 장례식 (6) 24.08.06 15 0 10쪽
19 장례식 (5) 24.08.06 16 0 11쪽
18 장례식 (4) 24.08.06 14 0 13쪽
» 장례식(3) 24.08.06 13 0 10쪽
16 장례식 (2) 24.08.06 15 0 11쪽
15 장례식 (1) 24.08.05 17 0 10쪽
14 하얀 까마귀가 날면 24.08.05 16 0 10쪽
13 모두의 아침 24.08.04 19 0 10쪽
12 끝나지 않은 하루 24.08.04 18 0 11쪽
11 긴 하루 24.08.03 16 0 11쪽
10 암펠다리 소동 24.08.03 17 0 10쪽
9 한 입 거리 24.08.02 20 0 10쪽
8 킹 메이커 24.08.02 24 0 10쪽
7 어느 오후의 풍경 24.08.01 23 0 10쪽
6 신의 물방울 24.08.01 25 0 9쪽
5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24.07.31 30 1 10쪽
4 어느 완벽한 하루 24.07.31 33 2 10쪽
3 바티안 교수의 방문 24.07.30 33 2 10쪽
2 먹고자고 먹고자고 24.07.30 37 2 11쪽
1 마지막 소원 24.07.30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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