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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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돌이
그림/삽화
찹쌀돌이
작품등록일 :
2024.07.30 16:29
최근연재일 :
2024.08.12 12: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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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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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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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킹 메이커

DUMMY

8 킹 메이커


‘오빠, 오빠, 이거 봐라’

“뱌뱌. 뱌뱌.. 먀..먀”


“얍!”


쑉!


애니도 최근 뒤집기에 성공해서 자유자재로 엎드렸다가 뒤집는 놀이가 한창이었다.


‘좋아, 그럼 나도 뒤집어 주지!’

“뱌뱌, 댜댜야!”


안토니도 함께 엎드려서 인형을 잡으려고 바둥거렸다. 그런 안토니와 애니가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던 플로라가 인형을 들어 안토니 앞에 놔 주었다.


‘도움은 필요없어!’

“뱌뱌야!”


안토니는 인형을 들고 요리조리 물고 빨기 시작했다. 플로라가 로시 부인과 델에게 말했다.


“어제 남편으로부터 소식이 왔어요.”


플로라의 남편은 황제의 마법군대 소속이었다. 남편의 소식은 지금 수도로 귀환하고 있는 제국 군의 소식이기도 했다.


“지금 수도에서 100km 떨어진 마을에 도착했다고 해요. 늦어도 5일 안에 군대가 입성할 것 같아요.”


국경지대의 승전소식과 황제가 서거했다는 비보가 날아든 지 벌써 한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수도는 그동안 돌아오는 제국군을 맞을 준비를 다 마친 상태였다. 선 황제의 장례식과 애도기간이 끝난 후 황제의 동생인 차남 제이크 경의 즉위식이 거행될 예정이었다. 평소의 상황이라면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고 귀족들도 백성들도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황제를 찌른 것이 바로 그 동생인 제이크 경이라는 소문이었다. 명망이 높았던 황제를 따르고 영웅 시하던 사람들은 황제를 시해한 제이크 경을 처단하고 쌍둥이 중 안토니를 황제로 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편에서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차기 황제를 모함하고 한 살도 안 된 어린 황자를 이용하는 배후세력이 있을 것이라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사람이 모이는 곳마다 이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선황제 부부가 워낙 인기있었던 터라 여론은 안 좋아져갔다.


방으로 데피부인이 들어오자 로시부인이 걱정스레 입을 열었다.


“저..부인··· 소문은··· 소문일 뿐이겠죠?”

데피부인이 차가운 시선으로 로시 부인을 올려다보았다. 로시부인은 우물쭈물하며 이야기를 했다.


“아니··· 그게 요즘 정말 분위기가 뒤숭숭해요. 반란이 일어날지도 모르겠어요. 새로운 황제로 등극하실 제이크경이 선황제의 장례식보다 앞서서 자신의 즉위식을 하겠다는 파발이 왔다는 소문이 파다해요.”


“그럴리가 없지 않나요. 로시부인.”

데피부인은 흥미 없다는 듯이 다시 방의 상태와 쌍둥이들의 건강을 점검했다.


‘오빠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뱌뱌? 뱌뱌야”


어른들의 이야기에 애니가 말했다. 아마 자신들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등극이니 선황제니, 즉위니하는 어려운 말들이 섞여 있어서 내용을 알 수가 없었다.


‘쉿··· 들어보자’

“뵤-!”

일단 옹알이를 많이 하면 유모들이 말을 못하니까 안토니와 애니는 조용히 하기로 했다. 망설이던 로시부인이 좀 더 용기를 내어 데피부인의 뒷통수에 대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부인, 제이크 경이 황제가 되기 위해 형을 죽였을 뿐 아니라 황세자 쌍둥이님들까지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도성안에 가득해요! 그래서 형의 장례식보다 자신의 즉위식을 먼저 해서 권력을 잡으려 한다고 하는 걸요.”

“맞아요. 그리고 황실에선 지금 실제로 즉위식을 준비하고 있잖아요!” 플로라가 거들었다.


조용하던 델이 말했다.

“그런데··· 지금 궁에서 준비하고 있는 건 정식 즉위식이 아니지 않나요? 제가 알기론 국가 애도기간에는 절차상 약식으로 즉위식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니, 그래도 형이 죽었는데 장례가 먼저지!” 델의 말에 로시부인이 버럭 화를 냈다.

“맞아 애도기간을 가지고 즉위하면 되잖아. 정말 의심스러워! 왜 그렇게 서두르는 걸까?” 플로라도 거들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안토니도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럼··· 아빠의 동생이니까··· 삼촌이라는 사람이 우리 아빠를 죽이고 황제가 되려 하고 있다고? 게다가 우리도 위험하다는 이야기잖아? 정말 너무 나쁜 사람이다!!!


데피부인은 머리가 아파왔다. 지금 로시부인과 플로라가 말하는 문제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는 것은 데피부인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다 사실이다. 제국군이 돌아오면 가장 중요한 일은 선황제의 장례식과 애도기간을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제국은 단 하루도 통치권자의 자리가 공석이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황제가 전장에서 서거하면 그 순간부터 자동으로 차기 황제 서열인 동생 제이크 경이 임시 통치권을 갖게 된다.

전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신관의 공증 없이도 임시 통치권을 가지게 되나 수도에 돌아왔다면 약식으로라도 신전의 공증을 받는 황제 즉위식을 거행해야 합법적이다. 이는 신전에서 이루어지는 보통의 성대한 즉위식과는 달리 거꾸로 신관이 황궁으로 와서 황제 즉위를 선포하는 예식으로 아주 비상시국이 아니면 역사적으로도 선례가 거의 없는 절차였다. 게다가 새롭게 통치할 황제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위해 애도기간이나 전쟁 등의 상황이 정리된 후에 누구보다도 성대하게 다시 한번 공식적인 즉위식을 올렸기 때문에 이런 법적인 절차를 알리 없는 일반 백성의 눈에는 황궁에서 먼저 이루어진 약식 즉위식의 존재를 모를 수가 있다.

데피부인이 머리가 아픈 이유는 두 가지 는데 첫째로 일반인들은 잘 알 수 없는 이런 당연하고 문제될 것 없는 형식적인 절차에다가 형을 죽인 자라는 거짓 소문을 덧붙여 백성을 동요시키는 무리들의 존재였다. 얼마전 자신을 협박하고 간 마탑의 대마법사 알루레곤도 그 배후 중의 한 명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했다. 그는 황세자 안토니를 황제로 만들겠노라고 우기다가 그녀의 집무실을 떠났다. 한 살짜리 황제를 세워놓고 마탑에서 권력을 휘두를 생각인게지···두번째는 이 곳 황세자궁에서 황세자 쌍둥이를 보육하는 유모들은 슈가란드 최고의 귀족 집안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황실의 법률을 아는 사람이 제일 어린 델 밖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지금 로시부인과 플로라는 누구보다도 감정적으로 동요하고 있지 않은가. 차기 황제의 입지가 걱정스러워졌다 .


“쯧”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피부인은 이런 사실을 친절히 알려주는 성격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동요하는 유모들을 무시한 채 델에게 물었다.


“오늘 바티안경은 이미 다녀가셨나?”

“아뇨, 오늘은 우후에 오십니다.”

“잘 됐군. 그럼 아기님들 운동 후에 시간을 내서 내 집무실로 오시라고 전해주게”

“네 부인”


늘 바티안 경을 싫어하는 데피부인이 굳이 집무실에서 면담을 하자는 이유가 무엇일까 델은 마음이 불안했다.


+++


“아 저기! 드디어 수도가 보이는군! 벌써 일년만이야!”

제국의 마법군대는 수도가 보이는 마지막 관문인 롬펠라 언덕을 넘고 있었다. 슈가란드 황실의 친위대장인 루펠 몬티는 마음은 복잡했다. 일 년 전 국경지대에서 일어나는 산발적인 마수의 습격과 반란을 진압하기 위하여 이 길을 떠날 때가 떠올랐다. 당시 국경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확실히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야만인들도 없는 땅에서 번지는 불과 마수의 출현. 정작 국경지역에 도착하자 적군을 확인할 수 없이 번져나가는 마수들을 토벌하느라 귀환계획은 자꾸 지체되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선황제의 죽음과 함께 끝나버린 전쟁. 무엇에 홀려서 수도를 떠났다가 돌아오는 것 같았다. 이 것을 승리라고 할 수 있을까? 주군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제이드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강을 건너버렸고 자신들보다 일곱살 어린 책벌레 제이크가 그의 새로운 주군이 되었다.


“전하! 이젠 내려서 말에 타셔야합니다!”

루펠은 제이크가 탄 마차를 두드리며 말했다. 제이크는 국경에서부터 지금까지 마차안에서 책을 읽으며 이동했다. 루펠의 목소리를 들은 제이크는 귀찮다는 듯이 찌푸리며 마지못해 마차에서 내렸다.


“약속하셨지요? 롬펠라 언덕부터는 말을 타신다고! 이젠 사람들의 눈도 있으니 마차에서 내리셔야죠. 차기 황제께서 마차를 타고 입성하시면 사람들이 황제가 들어오는지 호박마차를 탄 공주님이 들어오는 지 헷갈릴 것 아닙니까”


“타잖아··· 탄다고···”


비쩍 마른 제이크가 비틀거리며 말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루펠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제이드가 살아있었다면···’ 자신도 모르게 선황제를 추억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미 제이드는 죽음의 강을 건넜다. 삶은 살아있는 자들의 것이고.

이제부터 루펠이 할 일은 친구의 연약한 동생을 황제의 자리에 보전하는 일이었다. 책 밖에 모르는 스무살짜리 꼬맹이. 어릴 적부터 수영도 승마도 마법도 싫어하며 툭하면 도서관 한 구석에서 발견되던 녀석. 제이크 데 우노의 귀환과 황제로서의 즉위가 무사히 연착륙 하도록 돕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고 사랑하는 친구의 가는 길에 그가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었다. 머리를 긁적이는 제이크의 어정쩡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루펠 몬티는 되뇌었다.


‘제이드 걱정마, 저 녀석은 훌륭한 황제가 될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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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로시부인의 복귀 24.08.12 10 0 9쪽
24 핑크색 여우 두마리 24.08.11 16 0 10쪽
23 인간열쇠 24.08.10 18 0 10쪽
22 장례식 (8) 24.08.08 20 0 12쪽
21 장례식 (7) 24.08.06 17 0 11쪽
20 장례식 (6) 24.08.06 15 0 10쪽
19 장례식 (5) 24.08.06 15 0 11쪽
18 장례식 (4) 24.08.06 14 0 13쪽
17 장례식(3) 24.08.06 12 0 10쪽
16 장례식 (2) 24.08.06 15 0 11쪽
15 장례식 (1) 24.08.05 17 0 10쪽
14 하얀 까마귀가 날면 24.08.05 16 0 10쪽
13 모두의 아침 24.08.04 19 0 10쪽
12 끝나지 않은 하루 24.08.04 17 0 11쪽
11 긴 하루 24.08.03 16 0 11쪽
10 암펠다리 소동 24.08.03 17 0 10쪽
9 한 입 거리 24.08.02 20 0 10쪽
» 킹 메이커 24.08.02 24 0 10쪽
7 어느 오후의 풍경 24.08.01 22 0 10쪽
6 신의 물방울 24.08.01 25 0 9쪽
5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24.07.31 30 1 10쪽
4 어느 완벽한 하루 24.07.31 33 2 10쪽
3 바티안 교수의 방문 24.07.30 33 2 10쪽
2 먹고자고 먹고자고 24.07.30 37 2 11쪽
1 마지막 소원 24.07.30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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