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찹쌀돌이
그림/삽화
찹쌀돌이
작품등록일 :
2024.07.30 16:29
최근연재일 :
2024.08.12 12: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548
추천수 :
9
글자수 :
117,413

작성
24.08.12 12:00
조회
10
추천
0
글자
9쪽

로시부인의 복귀

DUMMY

25 로시부인의 복귀



장례식 기간동안 집에서 쉬다가 돌아온 로시부인은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플로라가 휴가를 떠난 날, 로시부인도 아들의 귀환을 맞으러 오후에 황궁을 떠났다. 공식적인 장례절차가 시작되던 다음 날 아침에 다시 황세자 쌍둥이의 궁으로 복귀해야겠지만 궁으로부터 장례기간이 끝나고 오라는 연락을 받은 터였다.


‘플로라야 동생이 그렇게 되었으니 그대로 그만 둘 수 있지만, 나는 왜 나오지 말라고 했지?’ 마차에서 내린 로시부인은 청색 궁전의 공기가 묘하게 바뀌어 있음을 느꼈다.


급하게 전갈을 보내 로시부인의 복귀를 막은 것은 데피부인의 처사였다. 로시 부인은 카미유 가의 일원으로 남편인 카미유경은 남쪽에 큰 영지를 가진 귀족 중 한 명이었다. 만약 로시 부인을 통해 황제가 청색 궁에 숨어지낸다는 소식이 새어 나갈까봐 입궁 날짜를 조정한 것이다.


“몬티경!”

언짢았던 로시 부인도 황세자 쌍둥이의 방이 있는 청색 궁전의 복도에서 친위대장 루펠 몬티를 마주치자 기분이 좋아졌다. 젊고 유능하고 멋진 루펠 몬티! 큰 키에 근육질의 몸매. 황실 친위대장의 직위에다가 좋은 가문! 어떤 여자가 저런 남자를 마다할까? 로시 부인은 자신이 아끼는 조카 카멜리아의 짝으로 그를 점찍고 있었다.


“로시 부인!”

루펠 몬티가 로시 부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에스코트를 위해 팔을 내밀었다. 로시 부인은 장갑 밑으로 느껴지는 루펠 몬티의 단단한 팔을 슬쩍 느껴보았다.


“그간 잘 지내셨지요?” 루펠이 쾌활하게 물었다. 황제가 통나무집인지 오두막집인지를 기획한다며 도면을 들고 돌아다닐 때는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로시 카미유 같은 명망가의 부인을 만나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오···저는 오랜만에 수도의 저택을 돌보느라 바빴답니다. 유모일로 자리를 비웠더니···어멋, 호호호 이런건 여자들의 일이죠. 몬티경은 잘 모르시겠죠?”


“하하, 안주인의 역할이 중요하단 건 잘 안답니다. 집안의 대소사를 살피고, 하인들을 다스리고, 사교 활동과 자녀 교육까지. 휴. 만약 제가 여자로 태어났다면 전 큰일 났을 겁니다.”


“호호 몬티경은 이렇게 훌륭한 남성으로 태어나 누구보다 뛰어난 업적을 이루신 분인걸요! 그러나 이 늙은 아줌마의 조언을 잊지 마세요! 훌륭한 결혼상대는 어른들이 더 잘 아는 법이랍니다. 아무리 똑똑한 젊은이라도 좋은 배우자를 스스로 찾긴 어렵죠. 젊은 남자들은 눈이 약하거든요!”


“네? 눈이요?”


로시 부인이 씩 웃었다.

“예쁜 여자를 보면 정신을 못차린단 이야기에요!”

“아! 하하하!”


루펠이 대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다행히도 황세자 쌍둥이의 방 앞에 도착해있었다.


“고마워요. 몬티경”

“아, 부인, 사실 저도 이 방에 오던 길이랍니다.”

“몬티경이 쌍둥이 아가님께요?”


두 사람이 문 앞에 서자 하인들이 큰 소리로 그들의 방문을 알렸다.


“로시 카미유 부인과 루펠 몬티 경 드십니다.”

양 쪽에 선 하인들이 커다란 나무문을 열자 쌍둥이의 방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에에엥”

“델,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아?”

황제는 아기가 들어있는 주머니 같은 걸 앞으로 매고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간 안토니가 불편한지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져서 버둥거리며 엉엉 울고 있었다. 델은 옆에서 황제가 맨 슬링을 이리저리 고쳐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맞는 것 같은데···아! 여기 황자님 다리가 끼여서 불편하시가봐요!!”


“압빠아빠 압빠!! 아빠!!!!!!!”

2인용 침대에 앉은 애니는 자신도 안아달라는 듯 침대의 울타리를 붙잡고 일어나서 자기를 보라고 황제에게 소리지르고 있었다.


“이···이게 무슨···”

로시부인은 자신이 보고있는 광경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어서 얼어붙어 있었다. 루펠 몬티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입양한 건 어제 대신전에서 보셔서 알고 계시죠? 황제께서 육아를 하시겠다고 여기서 이러고 계신답니다··· 부인도 이제 매일같이 이런 모습을 볼 테니 익숙해지실겁니다. 물론 전 아직 익숙해지지 않지만···”


루펠의 설명에도 로시부인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황제를 향해 델이 지시하듯 말했다.


“이렇게 다리로 바운스를 주면서 흔들어보세요!”

황제는 엉거주춤하게 자신에게 매달려있는 안토니를 끌어안고 아래위로 흔들기 시작했다.


‘저···저런 무엄한!!!’

루펠 몬티와 로시 부인 두 사람의 눈에서 불꽃이 튀어나갈 듯이 델을 향한 따가운 시선을 보냈지만 델은 의식하지 못했다.


“아뇨 이렇게 이렇게!!”

델은 계속해서 황제에게 지시했고 황제는 열심히 따라하고 있었다. 효과가 있었는지 안토니는 울음을 그쳤다. 루시부인이 빠른 걸음으로 황제와 델 사이를 가로막았다.


“델! 이게 무슨 짓이야!”

루시부인은 델을 나무란 뒤에 황제에게 예를 갖췄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루시 카미유입니다. 델 블랙의 무례함을 용서하세요.”


“아니오, 부인, 델을 나무라지 마시오.”


황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자신에게 안긴 안토니를 바라보았다. 안토니는 제이크가 몸에 매달고 있는 슬링이라는 천에 담겨져 있었으므로 황제는 살짝 두 손을 아기의 몸에서 뗐다. 양 손을 벌리자 아기가 캥거루처럼 황제의 배에 매달린 모양이 되었다. 황제는 델에게 손을 흔들었다.


“봐, 델! 이거 괜찮군 이러면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겠어!!”


델은 칭얼거리던 애니를 품에 안고 있었다. 애니는 앞으로 튀어나갈 기세로 버둥거려서 몸집이 작은 델이 버거워 보였다. 델이 대답했다.


“너무 좋아요! 그럼 애니 황녀님 것도 해볼까요?”

“안됩니다!”

로시부인이 강하게 반발했다. 로시부인은 원래부터 델의 양육방식이 조금 별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황제가 아기를 매달고 몸을 흔들다니 이런 광경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다.


“폐하, 아기들은 저희 유모들에게 맡겨 주십시오. 아기들은 전통적으로 잘 재우고 잘 먹여서 안전하게 키우는 것이 최고입니다. 어리고 약한 아기들을 이렇게 불편하게 하면 아기가 잘 크지 못합니다. 다칠 수도 있구요.”


“하하 걱정마시오 부인.”

황제는 로시부인의 말에 대답했다. 로시부인은 왜 지엄한 황제가 이렇게 여자들이나 오는 보육실에서 아기를 끌어안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남자에겐 남자의 일이 있고 여자에겐 여자의 일이 있는 법이었다. 세상이 바뀌고 집집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다고 해도 이곳은 황궁아닌가?


“페..폐하께선 국정을 돌보고 백성을 살피셔야 하는 일로 바쁘시지 않습니까.”

무례함으로 따지자면 지금 로시부인도 델 만큼이나 황제 앞에서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있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상황과 자기 아들보다도 어린 애같이 행동하는 황제 앞에서 그녀는 그 한마디를 미처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황제가 잠시 멈칫하자 로시 부인을 포함한 모두가 그녀의 잘못을 눈치챘다. 그러나 루펠 몬티만은 속으로 로시부인을 응원하고 있었다. 황제의 얼굴이 한순간 어두워진 듯하더니 이내 아까처럼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했다.


“맞는 말이오 로시부인. 황제로서 막중한 책임이 있지. 그러나 내가 해야 할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이 아이들에게 핑계가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네. 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려하오.”


“···! 허나!!”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 기저귀를 가는 아비가 어디있는가? 우유주고 똥치우는게 아비노릇인가? 로시부인은 이성을 잃고 한마디 더 보태려 했으나 루펠 몬티가 일부러 로시 부인의 말을 가로막았다.


“폐하, 바티안 경이 아기운동장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혹시 목수들이 필요하시면 부를까요?”


“아, 일단 바티안경과 먼저 이야기하고 목수들은 이후에 바티안 경이 만나도록 하지.”


“네 알겠습니다.”


황제가 슬링 안에 있던 안토니를 꺼내 2인용 침대에 앉히며 말했다.

“안토니! 애니! 아빠는 잠깐 저~기 가서 회의하고 올게! 로시 부인이랑 놀고 있거라!”


‘아빠 어디가요! 우리랑 놀아요!’

“아빠!! 암빠 압빠!!”

침대에 앉은 안토니가 버둥거렸다. 황제는 웃으며 귀여운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델은 나와 함께 가지. 로시부인 아이들을 잘 부탁하오.”

“네..네!”델은 애니를 침대에 앉혔다. “부인 황자황녀님 30분 전에 이유식 먹었어요! 이제 곧 잘거에요!”


황제와 델, 루펠까지 모두 방을 떠났다. 로시부인은 놀라 의자에 털썩 앉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일인지.


‘로시부인이다!’

‘로시부인이 돌아왔다!’

“뺘뱌 뱌뱌야!!!”

“야아아아 야뱌”


아이들이 옹알 거려도 로시부인은 돌아보지 않았다.


“이건 아닌데···이건 뭔가 잘못됐어···”

로시 부인은 중얼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황제의 아들로 환생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로시부인의 복귀 24.08.12 11 0 9쪽
24 핑크색 여우 두마리 24.08.11 17 0 10쪽
23 인간열쇠 24.08.10 18 0 10쪽
22 장례식 (8) 24.08.08 21 0 12쪽
21 장례식 (7) 24.08.06 18 0 11쪽
20 장례식 (6) 24.08.06 16 0 10쪽
19 장례식 (5) 24.08.06 16 0 11쪽
18 장례식 (4) 24.08.06 14 0 13쪽
17 장례식(3) 24.08.06 13 0 10쪽
16 장례식 (2) 24.08.06 16 0 11쪽
15 장례식 (1) 24.08.05 17 0 10쪽
14 하얀 까마귀가 날면 24.08.05 16 0 10쪽
13 모두의 아침 24.08.04 20 0 10쪽
12 끝나지 않은 하루 24.08.04 18 0 11쪽
11 긴 하루 24.08.03 17 0 11쪽
10 암펠다리 소동 24.08.03 18 0 10쪽
9 한 입 거리 24.08.02 20 0 10쪽
8 킹 메이커 24.08.02 24 0 10쪽
7 어느 오후의 풍경 24.08.01 23 0 10쪽
6 신의 물방울 24.08.01 26 0 9쪽
5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24.07.31 30 1 10쪽
4 어느 완벽한 하루 24.07.31 33 2 10쪽
3 바티안 교수의 방문 24.07.30 34 2 10쪽
2 먹고자고 먹고자고 24.07.30 37 2 11쪽
1 마지막 소원 24.07.30 56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