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로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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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운
작품등록일 :
2024.07.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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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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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0화

DUMMY

그렇게 성의 노예들을 정리하던 중, 레온은 갑자기 복도를 달려 나갔다.

“이쪽으로! 이쪽에 밀실이 하나 더 있는 것 같소!”

로건은 바짝 따라붙었다.

‘오, 빨라. 역시 공간 학파란 건가? 나도 배우면 금방 따라잡겠지!’


“여기!”

화아아아! 파앙!

레온은 인상을 썼다.

파이어 볼을 쏘았는데 벽이 조금 부서졌을 뿐 멀쩡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로건이 파이어 볼을 쏘았다.

화르르르······ 쾅!

그의 파이어 볼은 본래도 위력적인데, 멀링가에서 얻은 스태프의 효과도 상당해서 벽은 바로 무너졌다.

그리고 허물어진 벽 사이로 밀실이 보였다.


“막아!”

“예! 막아라!”

“죽어라!”

어디선가 나타난 노예 4명이 칼을 휘두르며 달려왔다. 이들은 마지막 노예들이었다.

로건의 눈빛이 반짝했다.

‘저주받은 단검을 든 제일 뒤에 놈. 농장에서 봤던 그놈이다. 그레이의 뒤를 따라갔나 했더니.’

“먼저 들어가시오. 난 이놈들 좀 처리하고.”

“그럼 먼저 가지!”

레온은 뚫린 벽 안으로 들어갔고.

로건은 윈드 스트라이크를 쏘아서 노예들을 일거에 쓸어버렸다.

로건은 쓰러지는 노예에게 다가가 단도를 뺏고, 불로 단도를 지져서 저주의 마법을 없애버렸다.


그때 레온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아!”

로건은 황급히 뚫린 벽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밀실.

밀실 탁자 위에는 갈색 나무 상자가 1개가 있었는데, 표면에 검은 거미줄 그림이 온통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레온의 오른손이 새까맸다.


로건은 서둘러 포션을 꺼내어 건네었다.

“무슨 일이오?”

레온이 포션을 손에 부으며 말했다.

“상자에 마법이 걸려있었소. 내가 실험해 봤을 때는 멀쩡했는데, 만지자마자 손이 이렇게 되었소.”

“이건······.”

“아무래도 독 같소.”


로건의 표정은 심각했다.

‘독? 아니잖아. 그레이하면 저주인데.’

손에서 붉은 핏줄기 같은 게 나타나며 팔목을 타고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레온도 금방 알아보고 소리쳤다.

“죽은 피의 저주!”


로건은 잽싸게 레온의 팔뚝을 꽉 잡고 마나를 일으켰다. 그러나 핏줄기는 아랑곳없이 팔을 타고 레온의 몸 전체에 퍼졌다.


‘안 되네. 나와 피부가 닿은 부분은 괜찮나 싶어서 막아 봤더니······.’


로건은 손을 떼고 침착하게 말했다.


“어떤 저주요?”

“나, 날 왜 만졌소. 저주가 옮겨갔을지도 모르오.”

“난 저주가 통하지 않는 몸이오.”

“그런······.”

“아무튼 이 저주, 어떻게 푸오?”


레온은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이건 추적 마법과 저주가 섞인 거요. 그중 저주는 몸의 힘을 빠지게 하지. 적어도 보름은 갈 거요.”

“고통 같은 건 없소?”

“고통은 없소.”

로건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나마 다행이군. 그럼······ 추적 마법도 거리가 있을 거 아니오? 그레이는 농장에 있으니까 아직 모르려나?”

“알 것이오. 피의 저주는 추적 거리가 너무나 길거든.”

로건은 웃었다.

“어차피 만나서 싸울 거. 찾아오면 더 좋지. 안 그래도 성을 불태우고 농장으로 쫓아갈 생각이었지 않소?”

“아하, 그렇게 되는군. 힘이 조금 없다고 마법을 못 쓸까? 그냥 넘어갑시다.”


로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뜸 상자 위에 손을 올렸다.

“로건!”


저주받은 상자 위에 손을 얹다니.

그러나 로건의 손은 멀쩡했다.

그저 뭔가가 손을 훑는 듯한 느낌이 나더니 끝이었다.


‘저주 방어는 되는데 무감각한 건 아니야. 그러면 큰 저주는 통증이 있겠군······. 하지만 저주를 구분할 수 있는 건 대단한 장점이야. 저주를 감별해 줄 수도 있고.’


레온은 얼굴까지 빨개져서 심하게 다그쳤다.

“왜 그런 짓을! 상자를 만지면 추적 마법과 저주가 동시에 걸리오!”

“난 저주는 괜찮다니까. 그리고 추적 마법이 2명에게 걸리면 그레이가 헷갈릴 거 아니오?”

“하······. 정말 못 말리겠군.”


로건은 테스트를 마친 후 바로 언락 마법을 썼다.

귀중한 상자를 잠그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그러자 상자를 뒤덮고 있던 검은 거미줄 모두 사라졌다.


레온의 표정이 떨떠름해졌다.

“인제 보니 언락 마법을 안 풀고 만져서 저주에 걸린 거군. 내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소. 사실 밴든에는 수준 있는 락 마법이 없소. 그냥······.”

“이미 지나간 일이오. 아무튼 이 안에 우리 물건이 들어 있을 것 같은데?”

로건은 상자를 들고 레온과 밀실을 빠져나와 복도에서 열어보았다.


그러자 마법 주머니 3개가 나왔다.

두 사람은 서둘러 주머니들을 조사했다.


첫째 주머니에서 마법서가 얼핏 봐도 5백 권이 넘게 나왔다.

둘째 주머니에서는 로건의 아이템, 레온의 스태프를 비롯한 갖가지 질 좋은 무기가 쏟아졌다.

그리고 마지막은 금화와 보석이 담긴 주머니였다.


레온은 자신의 스태프를 매만지며 싱글벙글 웃었다.

“난 그레이의 마법서는 필요 없소. 밴든의 마법을 익힐 시간도 모자라거든. 아, 돈은 좀 나눠주시오.”

“돈? 물론이오.”


로건은 가슴이 쿵쿵 뛰었다.

‘아, 좋아! 이거 실력 쭉쭉 오르겠네.’

흑마법사의 마법서라도 건질 것이 셀 수도 없이 많을 건 틀림없었다.

로건은 이 마법서들을 다 소화한 그때를 생각하니 숨까지 가빠왔다.

그렇게 자신의 아이템들을 싹 챙기고 마법 주머니들을 아공간에 보관했다.


“일단 내가 보관하겠소. 돈은 나중에 나누고 농장부터 갑시다.”

“그렇지, 그레이부터 잡아야지. 로건, 이걸 부탁하오. 내가 알려준 봉인 해제 마법을 다 익혔다면 말이외다.”


레온은 로건의 앞에 스태프를 똑바로 세웠다.

스태프를 활성화하여 ‘봉인 공간’을 개방하라는 뜻이었다.

즉시 로건의 손가락 끝에 마법이 맺혔다.

파앙.

로건의 마법을 맞은 스태프 수정구가 잠시 빛을 뿌리다가 사그라들었다.

“오, 풀었소! 제대로 풀어졌소!”

“하하, 이만 움직입시다.”


두 사람은 바로 헤어졌다.

성을 털고 그레이를 잡으러 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레온은 로건에게 마법 주머니 2개를 얻어서 4층부터 뒤지며 돈이 될 물건들을 챙겼다.

그리고 로건은 지하의 와인 창고 문을 부수고 와인을 모조리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아공간이 7할까지 차 버렸다.


‘다음은······.’

로건은 자물쇠가 달린 지하 창고의 문을 활짝 열었다.

도대체 뭘 숨겨놨기에 벌레도 못 들어가게 꽉 막아 놓은 건지 궁금했다.

“비밀······ 탈출로? 하, 뭐 또 대단한 건 줄 알았더니.”

그는 지하로 이어지는 탈출로는 조금 들어가 보았다가, 별것이 없자 다시 나와서 굴을 무너뜨렸다.

그리고는 레온을 다시 찾아갔다.

“아직도 멀었소?”

“끝이오. 갑시다.”

두 사람은 성 바깥으로 나왔다.

블레어 성은 활활 불타는 불덩어리 그 자체였다.

모든 층의 창문에서 불이 새어 나오고, 그 열기에 창문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다.

성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그레이가 포노 농장에 간다는 정보를 알려준 남자가 유일했다.


그레이를 잡으러 포노 농장으로 향하는 길.

레온은 야생마를 타고, 로건은 그 옆에서 보조를 맞추어 날아갔다.

“말이 튼튼한데 같이 타지 그러오?”

“일단 이대로 갑시다. 조금 있다가 같이 타지.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는 게 좋지 않겠소?”

“하하!”



* * *


로건은 야생마를 타고 부지런히 농장으로 달리고 있었다.

앞에 앉은 레온은 저주의 영향으로 힘이 상당히 빠졌는데, 어째 악으로 버티는 것 같았다.

“괜찮소? 힘들면 나 혼자 가도 되오.”

“난 반드시 스승님의 스태프에 그레이를 가둘 거요. 굶겨 죽일 거라고.”

레온은 체력이 떨어져서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지만 그렇다고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드시오.”

로건은 레온에게 회복제를 먹인 후 서서히 말을 세웠다.


“왜 멈추시오? 난 얼마든지 더 견딜 수 있소.”

“멀리에서 마차가 맹렬하게 달려오는군.”

“아, 패밀리어?”

“까마귀가 보았지. 곧 그레이가 도착할 거요.”


로건은 말에서 내리고 레온을 내려 주었다.

주변이 황량해서 레온이 몸을 숨길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이러면 지금 바로 은신 마법을 써야 할 것 같은데 괜찮겠소?”

“물론이오. 그런데 말이오.”

“말씀하시오.”

레온은 로건의 안위가 무척 걱정되었다.

그레이는 고급이 코앞인 마법사로 초급인 자신과 로건이 상대할 수 없는 자다.

원소 마법이 약한 편이라 그렇지 당장 어느 마탑의 장로로 들어가도 모자람이 없었다.

1단계라면 어떻게든 비벼볼 수 있어도, 마법에서 2단계의 격차는······ 누가 들으면 제대로 미쳤다고 할 것이다.

“로건, 기분 나쁘게 듣지 마시오. 만약 스승님의 스태프로 봉인에 실패하면 우리는 물러나는 게 좋소. 상처뿐인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소.”


그러나 로건은 오히려 레온이 걱정이었다.

그레이의 추적 마법이 걸렸는데 은신 마법을 쓰고 숨겠다니.

잠깐이라면 안 걸린다고 했지만 정말 그렇게 될까 싶었다.

‘도대체 잠깐의 시간이 얼마야? 레온이 위험할지도 모르니 뱅글의 마법은 아껴놔야겠군.’


“알겠소. 그대도 조심하시오. 은신 마법이 들키면 무조건 도망치시오. 뒤도 돌아보지 말고, 알겠소?”

로건과 레온은 잠시 서로를 쳐다보았다.

레온은 헛기침을 한 후 말했다.

“그레이의 실드를 되도록 자주 벗겨 놓으면 되오. 다른 방어 마법은 상관 없소. 오직 그 파이어 실드만 아니면 되오. 그럼 내가 기회를 봐서 봉인하겠소. 부탁하오.”

그는 길에서 조금 멀리 걸어 나가더니 모습을 감추었다.


‘고깔모자 마법하고 거의 똑같아. 레온은 블링크도 쓸 수 있다고 했지? 레비테이션은 못 하고. 정말 나하고 너무 비슷하다.’


레온의 은신 마법은 한번 걸면 마나가 떨어질 때까지 모습을 감출 수 있다.

블링크도 마찬가지이고.


‘역시 밴든의 마법을 배워야 해. 나도 횟수 제한을 없애야지.’


로건은 고깔모자를 쓴 후 산초의 스태프를 어루만지며 그레이의 마차를 기다렸다.

5분이나 지났을까.

급박한 말발굽 소리 나고 금방 마차가 시야에 들어왔다.

콰앙!

그레이는 아예 마차 지붕을 폭발시키며 날아오르더니 땅에 내려섰다.

그리고는 핏발이 선 눈으로 로건을 노려보았다.


“네가 상자를 열었느냐?”

“열었다. 어쩔래?”

“이 버러지 같은······.”


로건은 속으로 혀를 찼다.

그레이가 마차에서 나오자마자 파이어 실드부터 둘러친 것이었다.

희망적인 점은 레온이 정말 그레이의 추적 마법을 뿌리쳤다는 것이다.

그레이는 몸을 감춘 레온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재료고 뭐고 죽어라!”

그레이는 로건을 향해 손을 뻗으며 꽉 움켜쥐었다.

터엉!

“!”

그레이의 마법은 다 파악했다.

로건은 진작부터 실드를 두르고 있었다.

마나 핸드에 실드가 부서졌지만, 실드는 다시 만들면 그만이었다.

꽈아아앙!

꽈아아앙!

로건도 익스플로전을 2번 터트려 그레이의 실드를 부숴버렸다.

그레이는 재빨리 실드 다시 쳤다. 거의 본능적인 반응 같았다.


‘익스플로전 2번은······ 과해. 1번 반 정도? 이젠 나 혼자 해도 되겠네. 그나저나 저주는 언제 써. 특기를 놔두고 왜 이상한 짓만 하는 거야?’


로건은 마나 소모전을 할 생각이었다.

레온이 그레이를 가두려고 하기에 파이어 실드만 자주 벗겨주면 된다.

마나는 그레이가 약간 더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마나 회복 속도가 있었다.

그리고 단발성 마법보다 파이어 실드가 마나 소모가 더 클 것이다. 그레이의 실드는 마법이 강하고 전후좌우를 방어하는 데다가 속성까지 덮어썼으니.

적당히 마나를 조절하면서 상대하면, 레온이 기회를 봐서 손을 쓸 것이었다.

‘저 실드는 가만히만 둬도 마나를 잡아먹는 귀신이야. ······그러고 보니 게임에서도 사냥하면서 마나 관리하잖아? 그 비슷한 식으로 하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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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화 +14 24.09.09 16,311 411 12쪽
43 43화 +9 24.09.08 16,788 470 18쪽
42 42화 +15 24.09.07 16,910 430 13쪽
41 41화 +23 24.09.06 16,941 408 12쪽
40 40화 +11 24.09.05 17,452 434 13쪽
39 39화 +21 24.09.04 17,865 480 13쪽
38 38화 +13 24.09.03 18,124 479 13쪽
37 37화 +15 24.09.02 17,778 462 14쪽
36 36화 +16 24.09.01 17,922 423 13쪽
35 35화 +5 24.08.31 18,366 424 13쪽
34 34화 +13 24.08.30 18,501 414 12쪽
33 33화 +10 24.08.29 18,491 410 12쪽
32 32화 +12 24.08.28 18,432 429 12쪽
31 31화 +9 24.08.27 18,505 418 12쪽
30 30화 +11 24.08.26 18,527 449 12쪽
29 29화 +4 24.08.25 18,503 414 12쪽
28 28화 +6 24.08.25 18,735 453 12쪽
27 27화 +12 24.08.24 19,052 450 12쪽
26 26화 +9 24.08.23 18,910 476 12쪽
25 25화 +8 24.08.22 19,150 4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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