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온리펄스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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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의신
작품등록일 :
2024.07.31 19:06
최근연재일 :
2024.09.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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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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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하이스트(2)

DUMMY

“힘세고 강한 아침. 내 이름은 민수.”

평수로 따지면 300평이나 되는 집에서 깨어나니 마음이 편하다.

천장에 머리 부딪칠 일이 없고 문틀에 어깨가 끼일 일이 없는 데다 샤워기는 내 키에 맞게 위쪽에 달려 있고 가구도 내 덩치에 맞게 큼직큼직하다.

달동네에 있는 집은 월세인 데다가 집이 작아서 가구도 함부로 못 바꿨는데 여긴 온전히 나의 집.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맞춰져 있어서 불편함이 없다.


등교 준비를 하고 거울을 봤는데 내가 봐도 나는 무섭게 생겼다.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이 졸업하게 될지도 모르겠네.

물론 내가 돈 많고 능력 좋으니까 그럴 일은 없을 거다.

··· 없어야만 해!


집 밖으로 나왔다.

29살 먹고 대학에 간다는 것.

칠칠하지 못한 것 같으면서도 하이스트라면 이해가 가면서도 남들과 같은 1학기에 입학한 게 아니라서 걱정된다.

어떻게든 입학하긴 했는데 잘 지낼 수 있을까?


평소에 걷던 길이지만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을 보면 나와는 다른 게 확연히 느껴진다.

젊고 똑똑하고 평범하게 생긴 사람들에 비해 나는 너무나 이질적이니까.

그들과 내가 같은 곳으로 가고 있다니.


옆을 지나던 차가 멈추더니 창문을 내렸고 교수의 얼굴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첫 수업이죠? 강의실에서 봐요.”

쫄 거 없어.

나는 면접을 봤고 정정당당하게 입학했잖아.


교실은 미국에서나 볼법한 계단식 강의실이었는데 맨 뒷자리에 내가 앉으라는 듯한 책상과 의자가 있었다.

“···.”

“···.”

“···.”

문제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교실이 정적으로 가득 차버렸다는 것.

아직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뭔가 한 것 같잖아.

내가 자리에 앉은 뒤에 온 사람도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미동도 없는 걸 보면 내가 잘못한 게 맞는 것 같다.


—ㅇㅇ

—제목 : 나 출근하면서 거인족을 본 것 같아

(김민수의 뒷모습.jpg)

같은 교실 아니지?


└님혹학?

└ㅇㅇ) 마법 개발학과

└당첨되셨습니다

└ㅇㅇ) 아니지? 아니지?


└차라리 교실에 깡패가 들어오는 게 더 낫겠네

└ㄹㅇ

└무서워서 숨은 어떻게 쉼?


—ㅇㅇ

—제목 :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님

(레스 마트.jpg)

마트 차려줬잖아 한잔해


└내 학과만 아니면 돼~

└이번 학기에 졸업할 수 있음에 감사

└여기 마트에 은근히 외국 과자 많아서 좋음

└난 야채 종류 많아서 좋던데

└대신 생필품은 별로 없음 근데 택배로 시키면 돼서 알빠노


—ㅇㅇ

—제목 : 난 교수님이 협박당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면에서 찍은 김민수.jpg)

교수님 대체 무슨 싸움을 하고 계셨던 겁니까


└따흐흑

└따흑

└그래도 마트는 너무 고마워

└인정합니다


└교수님이 창문 내리고 인사할 때 목소리 들었는데 너무 굵던데

└나도 들음 ㄷㄷ 거의 굵고 낮은 게 연쇄살인마 느낌 남


—ㅇㅇ

—제목 : 뒷자리에 그분 앉았다

(책상.jpg)

질문 안 받는다

받아도 모른다


└지금 분위기 어떰?

└ㅇㅇ) 수면실에 들어온 것 같아

└개꿀잠 자겠네

└ㅇㅇ) 코 골면 인생 끝남


└맨 뒷자리에 앉아있으면 눈치 보여서 나가지도 못하겠네

└나 오줌마려워

└방광염 한 번 걸리자


—ㅇㅇ

—제목 : 나는 교수가 밉다

(대련하는 김민수.mp4)

하이스트가 아니라 체대에 갔어야 하는 사람이 아닐까?


└아니 체대는 왜 가는데

└근데 어느 학과를 가도 안 어울릴 듯

└경찰학과

└생긴 게 빌런이잖아 ㅋㅋ


시간이 지나자, 교수님이 들어왔고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수업을 시작했다.

친구는 없지만 공부만 하다가 졸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점심시간이 되었고 오늘 수업은 끝났다.

이제 집에 갈 시간이지만 나는 교수가 입학시킨 몸.

교수가 오라는 랩실로 갔고 노크했다.


똑똑똑


문을 열자 보이는 흰색 코트를 입은 사람들.

문틀 위쪽을 잡고 머리가 부딪치지 않게 안으로 들어가자 다들 나를 무서워하는 게 보였다.


“이쪽은 이번에 특기생으로 입학한 민수 씨네. 각성자고 영약을 마셔서 마나량이 많아. 아티팩트 제작에 큰 도움이 될 거야.”

“김민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민수 씨는 태양 길드에서 아티팩트를 만든 핵심 인력 중 한 명이야. 아티팩트 제작 능력은 상당해.”


그 말에 다들 나를 봤다가 무서워서 고개를 돌렸다.

···


사람들과 친해지는 건 어렵지 않았다.

능력 있고 돈 많고 강한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

다들 친절하고 나긋나긋했고 나도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취미는 없어서 의외로 잘 적응했다.


나는 랩실에서 아티팩트를 만들었는데 제작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도구와 모르는 게 생길 때마다 물어볼 사람이 있어서 실력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형, 마나 회로를 이렇게 깔 건데 어떤 것 같아요?”

“해봐야 알겠는데. 기판 줘봐.”

설계도와 마나 회로가 새겨진 대로 보이는 기판을 받았다.


이곳 사람들은 각성자가 아닌 일반인.

보유한 마나량이 매우 적고 마나 회로 새기는 일을 제일 어려워했다.

나야 각성했고 영약까지 마셔서 마나 회로를 새기고 싶은 만큼 새기고 멈출 수 있지만 이들은 마나 회로의 선 하나를 긋는데 몇 번이나 쉬어가며 새겨야 했으니까.

그래서 내게 마나 회로를 새겨달라는 부탁이 많이 들어왔다.

시간은 좀 들지만 내가 모르는 걸 알려주는 사람들이니 서로 주고받는 셈.


마나 회로를 어떻게 새길 건지 봤는데 문제점은 뻔해도 직접 보는 게 낫겠지.

근데 졸업반 마지막 학기고 랩실 소속인데도 이걸 모르는 걸 보면 임호영 교수가 날 왜 데려오고 싶어 했는지 알 것 같다.

개념과 이론은 충분하지만, 저열한 아티팩트 제작 능력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못 내고 있어.


“오오··· 이쪽에 마나 회로가 여러 겹 몰리면서 성능이 나빠졌구나.”

“주로 쓰는 마나 순환 통로는 바깥쪽으로 빼고 안쪽엔 확장성을 위해 비워두는 편이야. 이렇게 빼두면 안쪽엔 넣고 싶은 마법을 넣을 수 있어.”

“그래서 유명 길드는 다 이렇게 설계하는구나. 고마워요. 이제 졸업할 수 있겠어요.”

“졸업하면 어디 취업할 건데?”

“제일 길드나 태양 길드가 좋겠죠? 요즘엔 다른 길드도 아티팩트 제작에 투자한대요.”

조각조각 난 부품에 마나 회로를 새기고 조립했을 때 틀어진 마나 회로를 조정해 줄 사람이 필요하지 마나 회로 자체를 설계하는 사람을 원하는 곳은 없다.

게다가 실전 박치기로 원하는 성능이 나올 때까지 마나 회로를 고치며 이론과 구현 능력도 어느 정도 쌓았을 텐데 아티팩트 하나 제대로 만들어 본 적 없으면서 길드에 들어가겠다니.


“잘됐으면 좋겠네. 대길드는 문턱이 높으니까 조금 낮은 곳으로 도전해 봐.”

“하이스트 졸업생이면 바로 취직이죠.”

결과는 뻔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이게 전부다.

자부심은 좋지만, 반년 뒤에 울면서 깡소주를 마시겠지.


랩실에 전화가 왔고 받은 사람이 말했다.

“민수 형, 교수님이 오래요.”


***


똑똑똑


문을 부술 듯이 노크하고 문틀 위쪽을 잡은 채 좁은 문 안으로 들어오는 거인 한 명.

‘볼 때마다 공포영화가 따로 없군.’

“앞에 앉으세요. 요즘 별일 없죠?”

“다들 착하고 열정적이라서 좋아요.”

“수준은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좀 낮네요.”

예상했던 말이지만 입학한 지 일주일 된 신입생한테 듣게 되자 마음이 아팠다.


아티팩트 제작은 전 세계에서 몇몇 대기업만 하던 일이고 공부할 수 있는 교재도 적었다.

지금이야 헌터가 대거 늘어나며 전투에 도움이 되는 아티팩트의 수요가 폭증한 거지 그전까지 아티팩트는 내구도를 올려주는 간단한 구조가 전부였다.

고효율 아티팩트의 등장으로 아티팩트와 관련된 학과의 인기는 절정을 찍었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이 학과를 나온다고 한들 제대로 된 아티팩트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할 테니까.


‘그건 나도 다를 게 없지.’

문제의 원인은 보유한 마나가 매우 적다는 것.

마나 회로는 고도의 집중을 해서 새겨야 하고 잘못 새기면 지워야 하는데 마나 자체가 적으니 그 과정을 수천 번 하면서 집중이 풀리고 제대로 된 아티팩트를 만들지 못했다.

그나마 각성자인 사람한테 부탁해서 어찌어찌 핵심 기능만 구현된 마나 회로를 확보하긴 했지만, 미세한 기능이 있는 조각일 뿐 온갖 기능이 축적된 구조가 아니라서 극도로 효율이 낮았다.


‘민수 님은 그 모든 문제에서 벗어난 사람이야.’

그렇기에 어떻게든 데려오고 싶었고 랩실에서 활동하는 날부터 지지부진하던 아티팩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사람.

하지만 그건 곧 비각성자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이스트라고 해도 마나석은 너무 비싸고 저희 능력으론 마나석에 있는 마나를 끌어내는 것도 힘들죠.”

“졸업하면 길드에 들어가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길드는 부품 조각에 마나 회로를 새겨서 합치거든요.”

하이스트 졸업생이면서 랩실 출신인 제자가 졸업하면 백수가 되어버린다는 말은 씁쓸했다.


“연구를 좋아하고 집이 부유해서 괜찮을 겁니다. 하는 프로젝트는 잘 되어가나요?”

“아직 헤매고 있지만 장비가 좋아서 곧 해결될 것 같습니다.”

“잘됐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랩실 사람을 많이 도와줄 테니까.’

···


예상과 다르게 랩실 사람들은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젝트는 유기하고 김민수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다.

“마나 회로가 겹치면 효율이 낮아지니까 절연체를 끼워 넣어서 마나 회로를 좁은 곳에 밀집시키는 거죠?”

“맞아.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감이 좋아. 이게 탑에서 나오는 귀한 소재인데 이걸 쓰면 될 거야.”

“형 그걸로 논문 쓸 거예요?”

“그런 거 쓸 줄 모르는데.”

“제가 대신 써드릴게요. 같이 연구해 봐요.”

‘답 없는 기존 프로젝트보단 진도가 쑥쑥 나가는 민수 님 쪽이 매력적이겠지. 아이디어만 제공해도 알아서 구현해 주고 있고.’


랩실엔 석사와 박사도 있다.

그들도 학자지만 논문에 담는 거라곤 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논문이 아닌 리포트일 뿐.

기존의 논의에서 한 단계 발전하길 바라지만 비각성자라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고 그저 연구하길 좋아해서 하이스트에 입학했을 뿐이다.

어쩌면 김민수에게 빌붙어서 제대로 된 논문이라도 내게 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을 터.


“끄응. 너무 어렵네. 난 손이 너무 커서 못하겠어. 네가 해봐.”

“1,000배율 현미경이면 쉽죠. 제가 할게요. 이렇게 하면··· 됐다.”

“마나 넣어볼게. 작동하면 대박인데. 어?”

“어?”

“어? 이게 왜 작동하지?”


초고밀도 마나 회로 집적 방법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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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태양 길드(2) 24.08.28 4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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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퍼리피아(3) 24.08.23 5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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