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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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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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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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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리피아(3)

DUMMY

퍼리피아 5일 차 아침.

호텔 뷔페를 즐기는데 공기가 밀리는 느낌과 땅의 진동, 도로에서 들리는 경적과 교통사고 소리, 스마트폰에 온 재난 문자에 바로 알았다.

“근처에 탑이 나타났나 보네요.”

“거리상 50m 떨어진 곳이에요.”


창가로 가서 보니 높이만 2,800m인 280층 탑이 하늘 높이 솟아있다.

“역시 LA라 그런지 규모가 다르네요. 대전은 증축 현상까지 껴야 20층인데.”

“아니에요. 아무리 LA라 해도 저 정도 높이는··· 설마.”

“증축 현상. 탑이 동시에 같은 장소에 4개 생긴 겁니다.”

세계 멸망 급 재난이 일어났다.


아니, 아는 사람만 아는 세계 멸망의 징조다.

탑이 증축을 계속하다가 어느 순간 안에 있는 몬스터를 쏟아내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기밀이니까.

1층부터 80층까지 가는 것보다 80층부터 81층까지 가는 게 더 어려운 만큼 100층 이상인 탑은 방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정도 높이라면 지금 치우지 못하면 나중엔 절대 못 치운다.

능력 있는 헌터조차 100층에 있는 몬스터를 상대하기 까다로운데 그곳에 있는 몬스터가 세상에 쏟아진다면 버틸 수 있을까?

심지어 280층까지의 몬스터가 한 번에 쏟아진다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워지는 건 일도 아니다.


사실상 핵폭탄이 도시 한가운데에 설치된 셈이나 다름없는데.

“퍼리피아 행사나 가죠.”

“그러죠. 못 없애면 LA의 명물이 되겠죠.”

사람들은 교통이 불편해지는 게 문제일 뿐 지금까지 종종 있던 일이라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게 최악의 선택이라는 걸 모르니까.


세계 멸망 급 재앙이 나타났음에도 사람들은 웃을 수 있고 축제를 즐기기 위해 떠난다.

···


오후 1시.

퍼리피아 행사장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뉴스를 봤다.

역시 철거하는군.

280층이나 되는 탑이 아무리 도심에 나타났다지만 그걸 없애는 건 돈 낭비에 사람만 죽어 나가는 짓이겠지만 언젠가는 해야 하고 지금이 적기다.

증축 현상이 일어났을 때 탑에 살고 있던 몬스터가 무작위 층으로 전이되는 탓에 수가 줄어들어서 지금이 철거하기 가장 쉬울 테니까.


“280층에 사는 몬스터가 1층에 나타날 수도 있는 건데 너무 안일한 결정 아닐까요?”

“이해 안 가는 건 아니에요. 2.8km잖아요. 비행기가 날다가 부딪칠 수도 있다던데요.”

“없앨 수 있을 때 없애면 좋은 거죠. 우리나라도 서울에 높은 탑들을 못 치우는데 역시 강대국은 달라요.”

탑 전문가가 말하길 증축 현상 덕분에 120층까지의 몬스터만 쓸어버리면 탑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층이 높아질수록 몬스터는 강해지고 물리적인 거리가 계속 멀어지는 만큼 보급이 어려워져서 100층 이상이면 방치해야 하는 게 일상인데 120층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점심을 먹고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초고급 광고판 역할을 하다가 속보가 떴다.

“탑 하나 없애겠다고 미군이 온대요.”

“군대까지 불러들여? 미친 거 아니야?”

“그냥 길 좀 막히면 되잖아. 280층짜리 탑을 없애겠다고 무리하는 거 같은데.”

“120층까지 어떻게 가냐고. 100층도 힘든데.”


퍼리피아 행사장에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다니면서 탑 철거에 참여할 각성자를 모집하고 다녔다.

“역시 미국이야. 외국인한테 탑 철거를 권유하고 있어. 편견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건가?”

“F-면 하루에 1,000달러고 랭크가 높아질 때마다 1,000달러씩 더 준대요.”

“이게 돈을 찍어내는 나라의 위엄인가?”

“역시 선진국이야.”

이건 미국도 무리하는 거다.

고랭크 헌터를 피로도 소모 없이 고층까지 올려보내고 꾸준히 보급하기 위해서 돈을 쏟아붓는 거야.


미군을 보던 길마가 말했다.

“우리도 할까요? 길드 홍보로 좋을 거 같은데.”

“굳이요?”

“소속 없는 각성자가 많이 참가할 텐데 거기서 태양 길드의 이름을 알리는 거죠.”

“하지만 고층의 몬스터가 나올 수도 있어요. 100층 대 몬스터만 나와도 우린 전멸인데요.”


길마 왈.

강한 몬스터는 드론으로 정찰 후 미국의 타격대가 잡을 거고 우린 생태계를 구성하는 몬스터를 쓸어버려서 황무지를 만들어 몬스터의 증식을 막고 더 높은 층에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거라고 했다.

겸사겸사 홍보영상을 찍어서 이곳에 있는 각성자를 많이 데려가겠다고 했고 각성자를 유치하려 온 거니까 나쁘지 않다.


“마침 미국이라고 풀 무장하고 온 게 다행이네요. 참가는 언제 할 건가요?”

“행사 끝나면 바로 가죠. 오늘 홍보영상 올리면 내일 가입 문의가 많이 올 거 같아요.”

···


오후 7시.

탑 인근의 교통은 통제됐고 수많은 군인과 각성자들이 모였다.

“위치추적 칩을 삽입할 겁니다. 칩을 빼거나 파괴하면 폭격당할 수도 있으니까 절대 빼지 마시고 고장 나면 동료와 같이 움직이면서 탑 밖으로 나오세요.”

“작전용 손목시계입니다. 일정 시간마다 폭격하니까 해당 장소를 확인하고 그 시간 동안에 층간 이동을 멈추고 안전한 곳에 피해 있으세요.”

“태양 길드는 A-305 팀입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A+ 딜러가 이끌 겁니다. 지시대로 행해주세요.”


A급 현지인 1명과 그를 보조하는 각성자 100명이 한 팀이 되었다.

작전의 편의를 위해 전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구성되었고 하는 일도 15층부터 몬스터를 사냥하며 한 층씩 올라가는 게 전부.

돈을 많이 줘서 말썽부리는 사람은 없었고 진작에 드론으로 층 전체를 탐사하고 강한 몬스터를 처리해 놓아서 해당 층에 서식하는 몬스터만 잡으면 됐다.


사람이 많은 만큼 사냥 속도는 빠른 편.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론이 몬스터의 위치를 추적하고 있어서 사냥하고 휴식을 반복하다가 탑에 진입한 지 2시간 만에 지쳐서 작전이 끝났다.

“별일 없이 끝났네요. 선발대는 98층 공략 중이고 밤새워 등반할 테니까 일주일 안에 철거되지 않을까요?”

“그러겠죠. 그동안 꿀이나 빨다 갑시다.”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게 등반 속도는 지지부진했다.

저층 몬스터는 싹 쓸어버려서 최고층까지 올라간 뒤에 몬스터만 쓸어버리면 됐는데 몬스터 한 마리 한 마리가 헌터 수십 명이 모여서 몇 시간이나 잡아야 할 정도로 강하니 어쩔 수 없었다.

“105층까지 포탄 운반 의뢰입니다. 물건만 갖다주면 된대요. 할 건가요?”

“영상 각을 뽑을 만큼 뽑았으니 이만 돌아가죠.”


층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시간이 끌리면 몬스터는 증식하고 더 높은 층으로 올라가야 해서 돈을 끝없이 쏟아부어야 할 텐데 과연 철거할 수 있을까?


***


미카가 소속되어 있는 히어로팀 MIKA는 활동을 멈췄다.

정확히는 미카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105층에서 몬스터 레이드를 하느라 바빴다.

‘호위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나는 기지에 반쯤 감금 상태. 심심해.’

할 거라곤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는 것밖에 없었다.


—음탕한꼬리로나를

—제목 : 하루에 2,000달러씩 벎 ㅋㅋ

(통장에 찍힌 2,000달러.png)

돈이 복사된다고 ㅋㅋㅋ

하루 종일 포탄만 운반하면 2,000달러 준다 ㅋㅋㅋㅋㅋ


└이게 진짜 돈 복사지

└같은 일을 해도 몇 배나 버는 거냐?

└ㅅㅂ 나도 각성시켜 줘


└음탕한꼬리로나를) 나 미국 115위 길드에 스카우트 받았음 일 열심히 한다고 좋게 보인 듯

└정착할 거임?

└음탕한꼬리로나를) 고민 중


—ㅇㅇ

—제목 : 용병 중에 퍼리 ㅈㄴ 많음

(280층 탑 앞에 줄 서 있는 사진.jpg)

10%는 퍼리인 듯?

퍼리피아 행사에 참여한 사람 묶어두려고 2차 이벤트 하는 것 같음


└그거 아니면 돈 뿌릴 이유가 없지

└지금 미국 비행기표 매진이자너


└미국은 좀 무서운데

└아니 ㅋㅋ 돈을 삽으로 퍼서 나눠주는데 이걸 안 가?

└돈을 뿌리겠다는데 안 가는 사람들은 왜 살아?

└이 상황에서 미국 안 가는 헌터 새끼들 깝치지 마

└그냥 돈을 창조하고 있다고

└더 이상 답답해서 말할 필요도 못 느끼는데 하나 경고하겠다

└헌터 새끼들 내 앞에서 일 열심히 사는 척 꼴값 떨다가는 그냥 죽탱이랑 싸다구 마구 갈겨버린다

└깽값? 그건 일당으로 처리하면 돼 변호사? 그것도 미국이 고용해 준다

└나는 무적이다 미국은 신이고


—ㅇㅇ

—제목 : 280층 페스티벌이 이곳인가요?

(LA에 있는 280층 탑 사진.jpg)

아침에 일하고 점심 되기 전에 끝나서 3,000달러 받는 거 개꿀 ㅋㅋ

하루 종일 돈 쓰고 다녀도 일당이 남음 ㅋㅋㅋㅋ

이게 미국이지


└전 세계에서 각성자 유출된다고 난리던데

└다 휴가 내고 미국 가서 돈 잔치 중이잖아


└이런데도 가난한 각성자는 뭐냐?

└비전투 계열 각성자는 안 받아줘

└미안

└ㄱㅊ 세후 600밖에 못 받지만, 그럭저럭 살만함

└(심한 욕 콘)


—안티퍼리

—제목 : 근무일 채워야 하는데 280 페스티벌 뭐냐고 ㅡㅡ

(한강.jpg)

휴가 다 끝나갈 때 280 페스티벌 시작해서 이도 저도 못 한 내가 레전드


└미국은 퍼리충이지만 최강

└퍼리 이거 하나면 거의 모든 정책 뒤집기 가능

└퍼리 좋아하는 사람은 척수 반사로 동조하는데 이번엔 전 세계 단위임 ㅋㅋㅋ


└배 아파서 뒤질 것 같아

└외화 벌어올 테니까 무슨 무슨 법으로 그냥 보내달라고 ㅋㅋ

└??? : 못 가는 거예요?

└??? : 어, 못 가.

└대세에 끼지 못하는 범부 주제에 불만이 많군


—ㅇㅇ

—제목 : 280층 페스티벌이 아니라 퍼리피아 연장입니다

(LA 거리에 있는 수십 명의 퍼리.jpg)

가면 사진도 찍어줌


└이거 어떻게 참음?

└ㄹㅇ 이거 참으면 사람 아님

└아니 가고 싶어도 비행기 푯값만 350만 원이라고

└직행 800만 원 돌았네


└나도 퍼리 만지고 싶어 나만 퍼리 못 만져

└보급형 퍼리가 필요해 태양 길드 언제 옴?

└온다고 아무 때나 만질 수 있는 퍼리가 아닙니다


—털붕이

—제목 : 퍼리피아 행사 7일 차

(LA 거리를 돌아다니는 퍼리들.jpg)

털의 도시 LA

개행복함 ㅋㅋ 도시에 퍼리 존나 많음 ㅋㅋㅋㅋㅋ


└퍼리피아 행사 마지막 날에 탑 철거 이벤트가 열렸다?

└이거 속 보이거든요 ㅋㅋ

└사실 미국은 퍼리피아 행사를 밀어주는 게 아니었을까?

└헉

└온 세상이 퍼리다


세상 사람들은 미국이 퍼리피아 행사에 참여한 각성자를 유치하기 위해 돈 잔치를 벌인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퍼리피아 행사 따윈 안중에도 없고 탑 철거가 진짜 목표였다.

운 좋게 탑이 나타난 날이 퍼리피아 마지막 날이라서 각성자가 대량 유입됐을 뿐.

‘타이밍이 좋긴 했어.’


덕분에 탑 철거에 돈을 쏟아붓지만 반대는 많지 않았다.

각성자는 곧 국력.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나라에 정착하긴 쉽지 않지만, 돈을 퍼주면서 미국에 오게 하고 돈을 퍼주면서 미국에 적응할 시간을 준다면 그들이 정착할 거라는 건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다.

겸사겸사 도시 한가운데 생긴 초고층 탑을 없앤다는 명분도 있었으니, 돈을 뿌려도 이해해 주는 분위기였다.

···


일주일 뒤에 선발대가 121층에 도착했고 그곳의 몬스터를 쓸어버리자, 탑이 사라졌다.

“와!!!!!”

구름을 뚫고 올라갈 정도로 높은 탑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먼 곳에서 그걸 보고 있던 미카가 말했다.

“121층까진 공략할 수 있네요.”

“각성자도 많이 왔고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았으니 이민 올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다음 작전을 수행하는 건가요?”

“우리는 폭탄을 머리 위에 이고 있죠. 기존에 너무 높아서 클리어하지 못한 탑을 철거할 겁니다.”

마침 각성자가 대량으로 몰려왔으니, 그들이 돌아가기 전에 좋은 일자리를 소개해 줄 거다.


“퍼리피아 행사는 끝나지 않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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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하이스트(1) 24.09.13 26 4 12쪽
40 대공황(2) 24.09.12 31 4 11쪽
39 대공황(1) 24.09.11 27 3 11쪽
38 사장님(2) 24.09.10 27 4 12쪽
37 사장님(1) 24.09.09 36 5 11쪽
36 아티팩트(3) 24.09.08 45 5 13쪽
35 아티팩트(2) 24.09.07 52 5 11쪽
34 아티팩트(1) 24.09.06 47 5 13쪽
33 제일 길드(2) 24.09.05 49 4 13쪽
32 제일 길드(1) 24.09.04 46 5 12쪽
31 길드렉카(2) 24.09.03 42 5 13쪽
30 길드렉카(1) 24.09.02 43 4 16쪽
29 털의 시대(2) 24.09.01 52 5 15쪽
28 털의 시대(1) 24.08.31 46 4 12쪽
27 태양 길드(4) 24.08.30 43 5 12쪽
26 태양 길드(3) +1 24.08.29 48 6 13쪽
25 태양 길드(2) 24.08.28 46 5 11쪽
24 태양 길드(1) 24.08.27 45 5 13쪽
23 이중 각성(3) 24.08.26 47 5 11쪽
22 이중 각성(2) 24.08.25 51 6 12쪽
21 이중 각성(1) 24.08.24 51 5 12쪽
» 퍼리피아(3) 24.08.23 54 4 12쪽
19 퍼리피아(2) 24.08.22 53 4 12쪽
18 퍼리피아(1) 24.08.21 5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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