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지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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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송(友松)
작품등록일 :
2024.08.04 20:38
최근연재일 :
2024.08.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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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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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

DUMMY

5화


5명.


D급 변이 게이트 생존자의 숫자였다.


대한민국 랭킹 3등인 무한 길드의 힐러들이 생존자들을 치료했고, 생존자 중 한 명이 기자들 앞으로 나와 인터뷰를 시작했다.


“변종 오크에게 죽을뻔했는데, 그 이후의 기억이 없습니다.”


생존자 중 한 명인 김재현 플레이어는 가장 먼저 치료를 마치고 입을 열었다.


“제로 플레이어에게 협박을 받으셨나요? 아니면 모종의 거래가 있었나요?”

“제로가 누구죠? 게이트에는 변종 오크와 저희 팀원들밖에 없었습니다. 함께 들어간 10명 중 5명은 사망했고요···.”


김재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기자의 입에서 나온 제로라는 이름.


사라진 게이트가 있던 자리에는 게이트를 클리어한 플레이어의 이름이 남아있었다.


플레이어 제로.


기자 중 한 명이 무한 길드 소속의 플레이어들에게 허락을 받은 뒤 김재현의 손을 잡았다.


거짓말 탐지 능력이 있는 플레이어였다.


“진실입니다. 김재현 플레이어의 말은 거짓이 아닙니다.”


웅성 웅성


플레이어인 기자의 말에 모여있던 기자들이 술렁였다.


“회복 잘하시고요. 혹시 나중에라도 기억이 난다면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칩니다.”


언론이 [제로]라는 플레이어로 인해 또 한 번 떠들썩해졌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보고 있던 무한 길드의 길드장 김재일은 비서를 불렀다.


“재현이의 상태는?”

“상처가 깊지 않아서 금방 회복될 것 같다고 합니다.”

“나현이 녀석은?”

“김나현 플레이어는 방송을 보고 곧장 김재현 플레이어가 있는 곳으로 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크흠···. 제로 플레이어에게 신세를 졌구먼···.”


대한민국의 5대 길드.


오성, 화인, 무한, 유승, 극동


5대 길드 중 유일하게 무한 길드는 S급 플레이어를 용병으로 고용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플레이어 랭킹 3등인 김나현은 무한 길드장 김재일의 손녀였다.


D급 변이 게이트 인터뷰를 한 김재현 또한 김재일의 손자.


각성의 날 김나현은 S급 마법사로 각성했고, 김재현은 각성하지 못했다.


평소 동생을 끔찍하게 아끼던 김재현은 낙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생의 각성을 축하했고, 언젠가 각성할 날을 기다리며 차분히 몸을 만들고 있었다.


각성의 날 이후 4년이 지나도 김재현은 각성하지 못했다.


재능이 부족해서?

노력이 부족해서?


게이트가 열린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는 [각성의 기준]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예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상위 랭커들이 S급 게이트 및 탑을 등반하며 얻은 부산물 중 하나인 [각성의 돌].


[각성의 돌]을 삼킨 비각성자는 각성자로 만들어주는 아이템이었다.


재벌 가문 중 하나였던 무한 길드는 김재현을 위해 각성의 돌을 구했고, 1년 전 김재현은 D급 플레이어로 각성하게 되었다.


“제로 플레이어에게 30억 송금하게.”

“30억 말씀이십니까?”

“제로 플레이어의 목적이 어떻든 간에 재현이의 목숨을 구해줬으니 30억도 적은 액수지···. 혹시 아는가. 이번 일을 계기로 제로 플레이어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도 있을지···.”

“알겠습니다.”


김재일의 비서는 곧장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제로 플레이어에게 30억을 송금했다.


[각성의 돌]은 온라인 거래소에서 드물게 거래가 되었는데 현재 [각성의 돌] 시세가 30억이었다.


***


띠링


지휘통제소에 앉아있던 방석구에게 알림 메시지가 떴다.


[입금] 무한 길드 3,000,000,000원


“사, 삼십억? 뭐지? 왜 보낸 거지?”


방석구는 입금과 동시에 전송된 메시지를 확인했다.


[제 손자인 김재현 플레이어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입니다. 사양하지 않고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 무한 길드장 김재일 -]


“김재현이라···.”


방석구는 12개의 모니터 중 하나의 창에 무한 길드 길드원 현황을 띄웠다.


길드원 목록 및 지위, 등급, 랭킹, 관계도까지 세세하게 목록으로 나타났다.


D급 변이 게이트에 있던 김재현이 S급 플레이어 김나현과 남매 관계고, 무한 길드장의 손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대 길드는 물론이고, 각성자 관리청과는 엮이지 않으려고 메시지를 열지 않았다.


D급 변이 게이트 사건이 있기 전 무한 길드에게 메시지를 받았는데, 그 또한 무시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큰돈이 생긴 석구는 현관문을 바라봤다.


지휘통제소로 바뀐 자신의 방은 여전히 원룸 건물 안에 존재했다.


‘이 원룸 가격이 얼마 하려나?’


각성의 날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게이트 및 탑에서 나온 부산물로 인해 화폐 가치가 급등했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싶어서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의 외곽에 있는 원룸을 구했고, 착한 집주인은 각성의 날 이후에도 전세금을 올리지 않았다.


띠링


원룸의 시세를 알아보던 석구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 하이톤의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 석구씨. 나 집주인인데.

- 예. 안녕하셨어요? 무슨 일이세요?

- 우리 아들이 이번에 각성을 했지 뭐야. 호호호. 그래서 원룸을 팔고 서울로 올라갈까 해서 전화했지. 다른 세입자들은 모두 빠지고 지금 석구씨 한 명 남았거든. 내가 좋은 집주인 구해줄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

- 원룸을 파신다고요? 혹시 얼마에 파실 생각이에요?

- 호호호. 석구씨 생각있어? 25억에 내놨는데, 석구씨가 산다고 하면 23억에 해줄게. 전세 보증금이 3억이었으니까 20억만 있으면 되겠네.

- 제, 제가 살게요. 원룸.

- 정말? 석구씨도 각성했나 보네?

- 아···. 예. 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 어머머 축하해. 거래는 어떻게 할까? 직접 만나서?

- 잠시 뒤에 다시 전화할게요.

- 응. 아직 부동산에 안 내놨으니까 바로 전화해 줘.


통화를 마친 석구는 기쁨 반, 걱정 반이었다.


무한 길드에서 보내온 30억으로 원룸 건물을 구매하면 10억이 남았다.


이제부터 문제는 돈이 아니었다.


대인공포증이 완화되고는 있었지만,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마스터?”


아이스 커피를 마시던 반 루이즈가 석구를 쳐다보며 말했다.


“방법이 있었네. 반, 혹시 변장 같은 것도 할 수 있나?”

“물론입니다. 암살자의 근본은 변장이죠. 변장이 아니라 얼굴과 체형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됐다!


석구는 집주인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서 대리인을 보내겠다고 했고, 집주인은 석구의 제안을 수락했다.


석구는 필요한 서류를 출력한 뒤 도장을 찍었고, 도장과 함께 서류를 반에게 건넸다.


반은 곧장 석구가 띄워준 화면의 인물과 비슷한 인물로 변신했고, 옷도 정장으로 바꿨다.


거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헤드셋을 통해 반에게 지시를 내렸고, 반은 석구의 말을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전달했다.


그리고 곧장 집주인에게 20억을 송금했다.


- 석구씨 잘 지내고, 몸조심해.

-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아주머니도 몸조심하십시오. 아드님 각성 축하드립니다.

- 호호호. 고마워.


송금 후 집주인과 간단히 통화를 끝내자 반이 지휘통제소로 복귀했다.


“축하드립니다. 마스터.”

“축하드려요. 이제 건물주인이 된 거죠?”

“다들 고마워.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


건물주.


석구의 인생에서 건물주라는 이름은 그저 뉴스나 SNS에서만 볼 수 있는 단어였다.


게임 스트리머를 하며 나름대로 성실하게 돈을 모았으나, 각성의 날 이후 수입이 내리막길을 걸으며 돈을 모아서 건물을 산다는 것은 거리가 먼일로 느꼈었다.


비록 원룸이지만, 방석구가 살고있는 원룸은 평범한 원룸이 아니었다.


띠링


[입금] 김나현 500,000,000원

[입금] 김재현 500,000,000원


“응? 이건 또 뭐지···.”


10억이 입금 된 후 곧이어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저희 오빠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접 만나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제로 플레이어님은 뵙기 힘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성의 표시를 하는 부분에 대해 양해 부탁드립니다. - 김나현 -]


“착한 동생을 뒀네···. 김재현 플레이어···.”


뉴스나 방송에 나오는 S급 플레이어들은 인성에 문제가 있는 플레이어가 몇 명 있었다.


각성의 날 이후 힘이 곧 권력이 되었다.


S급 플레이어나 S급 각성을 앞둔 A급 플레이어 중에서는 아무 말이나 내뱉는 이들도 허다했다.


김나현은 방석구가 흔히 보던 S급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마법사라고 했나···. 언젠가 한 번은 마주칠 일이 있겠지···. 그나저나 하루 만에 40억이라···.”


방석구의 33년 인생 중 처음으로 돈복이 터진 날이 되었다.


원룸을 통째로 구매하고도 20억이 남았다.


부모님께 송금할까 고민했지만, 갑작스럽게 큰돈을 보내드리면 각성을 의심하실 수도 있다고 판단되어 돈을 어디에 쓸지 천천히 고민했다.


방구석에만 있는 석구에게는 값비싼 외제차도, 명품 옷도 필요 없었다.


혹시나 원룸 거주자들에게 지휘통제소의 존재를 들킬 수도 있겠다는 것이 석구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자 걱정이었다.


타이밍 좋게 원룸을 구매했고, 직면해있는 두려움과 걱정은 아주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오늘 같은 날 파티해야지. 반, 탈리아 먹고 싶은 거 말만 해. 다 사줄게.”

“파티 좋습니다. 마스터.”

“파티 좋아요. 파티!”


탈리아가 방방 뛰며 석구에게 달려들어 껴안자 석구는 얼굴이 빨개지며 코에서는 쌍코피가 터졌다.


***


다음 날


미국 각성자 관리청은 침묵이 감돌았다.


미국 랭킹 1위 플레이어이자 세계 랭킹 1위인 다니엘 브라운이 시련의 탑 50층 공략에 실패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니엘 브라운은 탑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다.


“다시 말해봐. 다니엘. 뭘 봤다고?”

“몇 번을 더 말해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더월드]의 캐릭터가 50층 보스였다는 말이지?”

“그렇다니까. 그리고 바렐 그 새끼 존나 쌔.”


다니엘 브라운은 연신 욕지거리를 하며 고개를 떨궜다.


다니엘은 물론이고 다니엘의 주변에 있는 사람 중 바렐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바렐은 [더월드]의 캐릭터 중 몇 안 되는 아인종이었고, 고대종 리자드였다.


전 세계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80레벨에 도달한 다니엘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였다.


시련의 탑 또한 49층까지 무난하게 돌파했고, 50층의 돌파를 앞두고 있었다.


“아, 힐러만 한 명 있었어도 어떻게 해볼 만 했을 텐데···. 망할 리자드 새끼. 망할 시련의 탑!”


다음 날 미국 각성자 관리청은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다니엘이 시련의 탑 50층 돌파에 실패했으며, 50층 보스는 [더월드]의 영웅 중 한 명인 바렐이라고 밝혔다.


뉴스는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방석구의 귀에도 들어갔다.


“바렐이라고?”


뉴스 기사를 본 석구의 눈이 커졌다.


고대종 리자드 바렐의 주무기는 창이었고, 리자드 무리를 이끄는 전사였다.


[더월드]를 플레이할 때 석구가 바렐을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조작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모든 영웅을 수준급으로 다뤘던 방석구가 바렐을 선택하지 않은 단 하나의 이유.


못생겨서였다.


사실 두 번째 영웅 뽑기를 할 때 석구는 제발 바렐만은 나오지 말아 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석구의 기도는 통했고, 바렐 대신 석구의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탈리아가 나온 것이었다.


놀란 건 방석구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더월드]를 플레이한 만큼 50층 보스가 바렐이라는 보도는 충격 그 자체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충격.


세계 랭킹 1위의 다니엘이 클리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 다니엘이 못 깰 정도면 세계에 깰 수 있는 사람 없는 거 아님?

└ 그렇다고 봐야지.

└ 플레이어 [제로]는 깰 수 있을지도···.

└ 너 제로지···.

└ 개소리 작작 해라. 이제 D급 변이 게이트를 깬 플레이어가 무슨 수로 시련의 탑 50층을 깨냐? 제로 걔 아직 탑 등반 시작 안 했다던데?

└ 근데 탑 등반 굳이 해야 하나? 안 해도 별문제 없을 것 같은데···.

└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님···. 50층 실패하자마자 미국에 S급 게이트 하나 생겼다던데···.


미국은 시련의 탑 50층 등반 실패도 재앙으로 느껴졌지만, 갑자기 생겨난 S급 게이트로 인해 미국 전역에 있는 S급 플레이어 소집령을 내렸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급 플레이어 김나현의 직업을 소환사에서 마법사로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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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지휘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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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도의 등장 +1 24.08.27 63 7 13쪽
24 도발 +1 24.08.26 73 6 13쪽
23 플레이어 제로 +1 24.08.25 88 8 13쪽
22 SS급 플레이어 +1 24.08.24 100 6 13쪽
21 세계 최초 +3 24.08.23 110 8 12쪽
20 C급 전사 김재현 키우기 24.08.22 112 7 13쪽
19 무기상 올리버 24.08.21 119 7 13쪽
18 살수 집단 +1 24.08.20 126 8 13쪽
17 암살 의뢰 +1 24.08.19 134 6 13쪽
16 빌런 수용소 +1 24.08.18 142 8 12쪽
15 불편한 조우 24.08.17 148 7 13쪽
14 외출 +1 24.08.16 151 9 13쪽
13 게이트 브레이크 +1 24.08.15 160 9 13쪽
12 재앙의 전조 +1 24.08.14 177 9 13쪽
11 시련의 탑 튜토리얼 +1 24.08.13 179 9 13쪽
10 강제징집 (2) 24.08.12 191 10 13쪽
9 강제징집 (1) +1 24.08.11 209 9 13쪽
8 폭탄발언 24.08.10 221 9 14쪽
7 미치광이 박사 24.08.09 235 10 13쪽
6 새로운 스킬 24.08.08 252 10 14쪽
» 건물주 +1 24.08.07 255 8 13쪽
4 D급 변이 게이트 24.08.06 261 10 13쪽
3 두 번째 영웅 +4 24.08.05 284 10 14쪽
2 E급 게이트 +1 24.08.05 303 11 13쪽
1 각성 +1 24.08.05 387 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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