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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르시스
작품등록일 :
2024.08.0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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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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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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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중에 무당이라도 있는거야?

DUMMY

[현재 자산 규모]

- 유레카 인베스트먼트: 15억 2천만 달러

- 세이프 하베스트: 4억 3천만 달러


멕시코 외환위기 때까지만 해도,

에일린과 내가 벌어들인 돈의 규모는 대한생명 지분 매입 비용을 제외하면,

대략 8억 달러 정도였다.


그 후,

우리는 미국이 고금리 정책을 이어갈 것에 대비해 모든 자산을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했고,

그 결과 고작 1년 만에 자산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아직 강달러로 인한 미국 시장의 버블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네가 지시한대로 우리 자금 대부분이 IT 관련 기업에 투자되어 있어서. 당장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이 그리 많진 않아.”

“주식을 팔아서라도 현금을 확보해야 하니까. 투자한 기업 리스트 좀 보여줘.”

"잠시만 기다려봐."


잠시 후, 에일린이 가져온 리스트에는 백여 개에 달하는 기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 마이크로소프트

- AMD

- 애플

- 인텔

- 델 컴퓨터

- 시스코 시스템즈

- 퀄컴

- 마이크론

- IBM

- 스타벅스(Starbucks)

- ·······


“와....”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이 터져 나왔다.

에일린이 보여준 목록에는 매입 가격과 현재 가격이 모두 적혀있었는데.

전부는 아니더라도, 애플과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기업이 내가 알던 가격에 비하면,

헐값이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애플 시가 총액이 정말 이것밖에 안 된다고?’

내가 죽기 직전의 시가 총액이 5조 달러가 훨씬 넘었는데, 지금은 고작 40억 달러에 불과(?)했다.

지금부터 가만히 들고 있기만 해도 대체 수익이 어느 정도 일지 쉽게 짐작조차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와 함께 목록을 보고 있던 에일린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 쉬었다.


“너도 실수인 것 같지?”

“...응?”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에일린이 손가락으로 애플을 가리켰다.


“이 회사 말이야. 네가 시키는 대로 지분을 대거 매입하긴 했는데. 주가가 반토막도 더 났잖아. 아무래도 애플은 손절해야 할 것 같은데.”

손절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를 뻔한 것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가격이 떨어졌으면, 감사합니다 하고, 더 많이 쓸어 담아도 모자랄 판에. 손절이라니.

어림없는 소리.


“애플 주식은 최대한 더 매입해.”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에일린이 눈매를 휘었다.


“네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리 같은데. 애플은 연이은 운영체제 개발 실패로 부도 위기라는 소문이 있어.”

“부도 위기?”

“그래!”


부도 위기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위기가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위기에서 벗어났던 게.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와 특허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대규모 투자를 받은 덕분이었었지?’

그렇게 얻은 투자금으로 iMac과 iPod를 출시해서 기적처럼 재기했고...


덕분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잡스를 만나서. 우리가 애플에 투자하겠다고 설득해봐.”

“부도 위기라는 말 못 들었어? 투자를 하라니.”

“아마 우리가 안 하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투자할 거야. 그전에 반드시 우리가 먼저 투자해야 해!”


그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었다.

내가 강하게 주장을 해서인지 에일린은 반신반의했음에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껏 내가 시키는 대로 해서 실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이 주식들은 전부 매도해.”

나는 리스트에 적혀있는 기업 중 닷컴버블이 꺼지는 과정에서 함께 사라지게 될 기업들을 별도로 표기했다.

물론, 내가 표기한 기업들 또한 닷컴버블 과정에서 크게 오를 종목들이긴 했지만,

지금은 할아버지를 구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게 먼저였다.


“근데 왜 전부 세이프 하베스트 계좌로 구매한 종목들이야. 네가 돈을 사용하려는 게 대외적으로 알려지면, 안되는 곳이야?”


하여간, 눈치 하나는 빠르다니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나는 그냥 전부 사실대로 털어놨다.


"내가 최근에 용병부대를 하나 인수했거든. 용병들 계약금하고, 탱크하고 전투기 사는 데 돈이 좀 필요해."

"뭐어!!"


거참, 귀청 떨어지겠네.


"...설마 전쟁이라도 벌이려는 건 아니지?"

"맞는데."


내가 어색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내 모습에 에일린은 뭔가가 생각났는지 기겁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서... 설마.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거야?"


그건 좀 너무 나갔잖아.

고작 십억 달러 조금 넘는 돈으로 한국에서 쿠데타를 어떻게 일으켜.

한국이 신흥 약소국도 아니고.


나는 오해하고 있는 에일린에게 내가 하려는 것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자이르의 내전에 개입할 생각이야."

"거긴 아프리카잖아. 위험하게 거길 뭐 하러?"

"자원이 많잖아. 그걸 가지려고."

"돈 주고 사면 되는 걸 굳이 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확보하려고 하는 건데?"


에일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앞으로는 자원을 가진 자가 세계의 패권을 쥐게 될 거야. 반도체만 해도 지금은 필요한 광종이 10여 개면 충분하지만,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나노 단위의 미세 공정을 제어하려면, 60개가 넘는 광종이 필요하거든."

"아... 반도체."

"그뿐 아니야. 이차전...."

이차전지에 관한 말을 입 밖으로 내려다 급히 입을 다물었다.

아직은 이차전지라는 단어가 알려진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응? 이차전? 뭐?"

"아니, 너 핸드폰 알지?"

"핸드폰을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앞으로 핸드폰 산업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거란 것도 알아?"

"당연하지. 그래서 노키아하고 모토로라를 우리 포트폴리오에 담은 거잖아."

"그 핸드폰 제조에 꼭 필요한 광물이 코발트하고 니켈인데. 자이르에서 주로 생산되는 것들이야."

"그래서 그런 광물 때문에 자이르의 내전에 개입하겠다는 거야?"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닌데.

악마의 구슬을 얻기 위해서라고 말 할 수는 없으니까.


복잡한 심경으로 나를 보던 에일린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치적인 문제로 번질수도 있어."

"그래서 유레카의 이름이 아닌, 세이프 하베스트의 이름으로 진행하려는 거야. 유레카와 세이프 하베스트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직은 너하고 나뿐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에일린에게는 사실대로 털어놓은 것이기도 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냐. 잘 못 하다가는 CIA나 FBI에 쥐도새도 모르게 잡혀갈 수도 있다고!!"

"그 정도는 돈으로 눌러버리자."

"돈으로 누르는 데도 한계가 있어. 그리고 우리가 그 정도로 돈이 많은 것도 아니잖아."


머리가 아픈지 에일린이 자신의 관자놀이를 손으로 꾹꾹 눌러댔다.


"돈은 조만간 필요한 만큼 충분히 벌수 있을 거야. 그리고, 돈만가지고 해결할 생각은 아니야."

"그럼?"


미리 준비해온 서류를 내밀었다.


"여기에 적힌 이들을 관리할 팀을 하나 만들어. 팀 이름은... 그래 메이븐(Maven)이 좋겠다."

"이게... 뭐야? 조지 W.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이 사람은 사업가 잖아? 호텔과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을 관리하라고?"

리스트에 적인 이름 앞에 중요도 표시를 해뒀는데.

조금 전, 에일린이 말한 이들의 이름 앞에는 3개의 별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별 2개는 앞으로 임명될 각 부분 장관 및 주지사와 시장.

그리고 별 1개는 상·하원 의원들이었다.


"그들은 앞으로 미국 정계에서 이름을 날릴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야. 그러니 돈으로 구워삶든 어쩌든 최대한 우리편으로 만들어."

"·····"

"뭐...? 또 왜 그런 눈으로 보는건데?"

"네가 내 입장이라고 생각해봐."

"...뭐가?"

"투자야... 그렇다 쳐도. 정계에서 이름을 날리게 될 사람들에 관한 리스트는 좀 이상하잖아. 너 혹시..."


꿀꺽-


"...혹시 뭐?"

"조상 중에 무당이라도 있는거야?"


푸하~


무당이란 말에 깊은 숨을 토해냈다.


"뭔... 소리야. 무당이라니."

"아니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친구들 따라서 용하다는 무당집에 몇 번 가본적이 있었는데. 진짜 용하긴 하더라고. 보지도 않았는데 족집게 처럼 맞추는게. 꼭 지금 너같아서 말이야."

혹여 미래에서 왔니 어쩌니 라는 말을 꺼내면, 대답하기가 곤란했을 텐데.

무당을 언급한 탓에 대답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커험... 그건 나도 모르지. 근데 나한테 그런 끼가 좀 있는 것 같기도 해."

"그치? 어쩐지. 내가 그럴줄 알았다니까. 그래서 네가 투자를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었던 거였어."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렸다는 듯 에일린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간 보여줬던 커리어 우먼 이미지에 비하면, 황당할 정도로 어이없는 전개였지만,

언제가 이것에 관한 논문을 본 적 있었다.

미신과 학벌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이었는데.

미신을 믿는 것은 개인의 신념, 가치관, 문화적 배경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사람의 학벌이나 지능과는 연관성이 별로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일린이 무당을 믿는 저 모습도 어찌보면,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에일린은 내 조상 중 무당이 있다고 믿는 눈치였고,

앞으로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그것과 연관 지어 생각할 가능성이 높았다.



***



자이르 수도 킨샤사.


"정말 이대로 들어가도 괜찮은 거야?"

"거참 그렇게 간이 작아서 모투부를 어떻게 몰아내겠다는 거야?"

"네가 잘 몰라서 그러나 본데. 나는 모투부한테 잡히는 순간 사지가 찢겨 죽게 될 거라고."


모이세르의 엄살에 내가 코웃음 쳤다.


"우트칸 조차 너를 한 번에 못 알아봤는데. 대체 누가 널 알아봐?"

"...아니, 그래도."

"그래도는 무슨.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기억이나 잘 떠올려봐. 지금 자이르에서 너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또 누가 있는지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코빈 아저씨 말고는 기억이 안 나. 이곳에서 도망칠 당시의 나는 겨우 5살밖에 안 된 어린애였으니까."

하긴, 그렇게 어린 시절 도망치듯 이곳을 빠져나왔는데. 코빈이라는 사람을 기억하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긴 했다.

코빈이라는 자의 직급이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광업부 사무관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어쨌거나, 이곳 자이르 내부에서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절실했던 탓에 우리는 코빈이라는 사람을 우선 찾아가 보기로 했다.


때마침 먼저 이곳에 와있던 우트칸이 차를 끌고 우리 앞에 도착했다.


"타시죠. 보스!"


모이세르와 내가 지프에 올라타자.

우트칸이 악셀을 밟았다.


부아아앙-


"용병대는 아직인 건가?"

"앙골라를 통해 무기를 반입하느라. 조금 지체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 마무리 단계니 곧 도착할 겁니다."

나는 우선 블랙숄더에 소속된 용병 중 남아공의 32대대 출신들을 먼저 이곳으로 불러들였다.

러시아 스페나츠 출신들과 달리 32대대 출신들은 겉으로 봐서는 자이르인들과 구분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략 30분 정도를 달려 우리는 코빈이라는 자가 사는 지역에 도착했고,

우트칸이 미리 접촉해둔 덕분에 어렵지 않게 그와 만날 수 있었다.


"네가 정말 카사부님의 아들인 모이세르란 말이더냐?"

거의 70살은 됐을 법한 남자가 모이세르를 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코빈, 정말 코빈 아저씨가 맞아요?"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 모이세르가 맞구나. 눈매가 카사부님을 똑 닮았어."

"아저씨는 왜 이렇게 늙었어요. 나보다 20살 정도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동안 고생이 많았나 봐요?"


허, 저 얼굴이 50대 중반이라고?

광업부 사무관이라서 그런지.

모이세르 말처럼 정말 고생을 많이 하긴 한 것 같았다.

아무튼... 30년 만의 만남인데도.

코빈은 모이세르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우리는 곧 그의 집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코빈의 집에 도착했을 때,

초대 받지 않은 손님이 한발 먼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무장한 병력을 잔뜩 대동한 채로.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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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돈이 좀 필요해 +3 24.09.18 1,429 40 11쪽
44 총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기 +5 24.09.17 1,693 38 12쪽
43 대한민국이 망할거라고는... +3 24.09.16 1,837 38 11쪽
42 모든 유보금을 달러로 +5 24.09.15 1,949 40 12쪽
41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거잖아 +3 24.09.14 1,961 37 11쪽
40 단군이래 최대 호황 +4 24.09.13 1,989 35 11쪽
39 온라인 서점 사업 +3 24.09.12 2,043 39 12쪽
38 감히 대적할 수 없는 힘 +4 24.09.11 2,164 36 11쪽
37 근데 넌 표정이 왜 그래? +3 24.09.10 2,274 36 12쪽
36 다이아몬드 수저 +2 24.09.09 2,475 38 11쪽
35 그런 게 어딨어! +2 24.09.08 2,624 36 13쪽
34 등에 비수가 꽂히다 +2 24.09.07 2,608 48 12쪽
33 들으면 속상할 텐데 +3 24.09.06 2,664 40 12쪽
32 심장이 강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2 24.09.05 2,744 37 12쪽
31 나만 아니면 돼! +2 24.09.04 2,835 36 12쪽
30 포털사이트? 그게 뭔데? +3 24.09.03 2,902 39 12쪽
29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3 24.09.02 3,028 43 12쪽
28 교수님이 저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봐 +2 24.09.01 3,106 43 11쪽
27 태풍의 나라 개발자 이용식입니다 +2 24.08.31 3,111 44 13쪽
26 대체 이게 다 얼마야? +2 24.08.30 3,139 45 12쪽
25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2 24.08.29 3,225 44 12쪽
24 왜 나한테만 x랄이야 +2 24.08.28 3,194 46 13쪽
23 악마의 구슬 +2 24.08.27 3,256 44 12쪽
22 당연히 그렇게 될 거야 +2 24.08.27 3,352 47 11쪽
21 아무래도, 정황이 그렇습니다 +2 24.08.26 3,368 44 12쪽
20 할아버지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나? +3 24.08.25 3,416 51 12쪽
19 제가 투자 좀 할까요? +2 24.08.25 3,400 48 11쪽
18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4 24.08.24 3,346 5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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