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재벌이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새글

나타르시스
작품등록일 :
2024.08.06 21:32
최근연재일 :
2024.09.17 11:2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16,548
추천수 :
1,795
글자수 :
228,644

작성
24.09.09 15:20
조회
1,897
추천
32
글자
11쪽

다이아몬드 수저

DUMMY

『체첸 반군 그로니즈 시가전, 접전 끝에 러시아 131여단 상대 대승 거둬』

체첸 반군은 지난 그로니즈 중앙 기차역 부근에서 발생한 전투에서 러시아 군을 시가지로 유인해 기습작전을 펼친 끝에 큰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들은 병력의 열세를 시가전을 통해 극복하고, 민병대와의 합동 작전으로 러시아 군을 고립 및 괴멸시켰다. 이로써 체첸을 정복하기 위한 러시아의 야욕은 종착지를 알 수 없는 혼란에....


"쯧, 어차피 결과가 정해진 전쟁인데. 빨리 끝나기라도 해야 그나마 피해가 줄어들지."

신문을 보던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러시아와 체첸 간의 전투로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나오게 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전쟁을 막아낸다면, 또 그렇게 해서 수많은 사상자를 구할 수만 있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구슬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생각이었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일이기도 했다.

내가 무슨 수로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막는단 말인가.


허황된 생각을 뒤로하고,

계속 신문을 읽어 내려가던 중.

눈길을 끄는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인간 외적인 힘을 가진 존재들]


피식-


이런 유치한 제목이라니.

아무리 매출도 중요하다지만, 이런 허황된 제목은 좀 너무 나갔다 싶었다.

그래도 내용이 궁금하긴 했다.


기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여보세요!"

[태준아. 드디어 완성했어!]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흥분한 용식이의 말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둘 중 어떤 거?"

[둘 다!]

"정말이야? 폭스 파이어하고, 유레카를 둘 다 완성했다는 거야?"

[응. 지금 막 서비스를 시작했으니까. 사무실에 오면 확인할 수 있을 거야.]


내가 급히 사무실로 이동하자.

미국에 있는 줄 알았던 김성수와 해찬 선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신 분들이 한국엔 언제 왔데요?"

"하하. 아무리 바빠도 대표한테 성과 보고는 해야 하니까."

"굳이 그렇게까진 안해도 되는데. 그래도 이왕 오셨으니까. 한번 보여주세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그런 내 심정을 눈치채고,

김성수가 먼저 자신이 개발한 폭스 파이어를 실행했다.


잠시 후, 내가 아는 넛스케이프를 빼다 박은 화면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오랜만에 보는 인터넷 창다운 화면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어때? 깔끔하지?"

"그렇네요. 모자이크툴보다 깔끔하고, 뭔가 세련돼 보여요."

"하하, 기능은 더 압도적이라고."


모자이크툴이 텍스트와 간단한 이미지만 표시되는 브라우저라면,

이번에 출시한 폭스 파이어는 이미지와 더불어 동영상과 음성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하는 기능이 함께 담겨있었다.

21세기에는 당연한 것들이지만,

지금 시기의 사람들에게는 상상조차 하기힘든 것들이었다.


거기다 모자이크툴에 비해 시스템 자원도 훨씬 더 적게 소모했으니,

유력한 경쟁자인 모자이크툴 대신 사람들이 폭스 파이어로 갈아타게 될 것이라는 데 내 목을 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확실하게 해둘 것이 있었다.


"모자이크툴의 라이센스를 NSCA가 가지고 있다고 했죠?"

"앤드류가 NSCA에서 근무할 때 만든 브라우저라 라이센스는 그쪽에서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 라이센스를 우리가 가져올 수 있겠습니까?"

"가능하긴 한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게 아니라.

무조건 가져와야 합니다.

향후 라이센스가 마이크로소프트에 팔리게 되면, 익스플로러라는 막강한 경쟁자로 재탄생하게 될 테니까요.


그러한 상황은 미연에 방지하는 게 좋았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조치라고 해두죠."


라이센스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끽해야 100만 불도 안 될 텐데.

그 정도 돈을 아끼자고, 굳이 위험을 남겨둘 필요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내 뜻을 이해한 김성수가 고개를 끄덕였고,

다음으로 해찬 선배가 앞으로 나섰다.


"이제 내 차례지?"


이리저리 손가락을 푼 해찬 선배가 자리에 앉더니, 폭스 파이어를 통해 유레카로 접속했다.

그러자,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화면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화면의 절반은 내가 말한 대로 검색 창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이것저것 사이트들의 정보를 모아둔 웹 디렉토리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처음 계획했던 것과는 조금 틀리네요?"

"네가 말한 대로 검색 엔진만 개발해서 깔끔하게 창을 만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효율이 별로 안 좋더라고."

"효율이 안 좋다고요?"

그릴 리가 없었다.

내가 저들에게 말해준 검색 엔진의 골조는 그골이 성공한 페이지 랭크의 비결이 그대로 담겨 있는 데다.

아직 공식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난제인 로타 추측의 이론까지 반영되어 검색의 정확도와 그 효율성이 극한까지 올라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효율이 안 좋다고?


"사실, 검색 엔진이 안 좋다기보다는. 검색 엔진을 사용할 만큼 자료가 많지 않다는 뜻이야."

"아."


그제야 나는 해찬 선배가 왜 구시대적인... 아니 지금 시점에서 구시대적인 건 아니지만,

아무튼 왜 웹 디렉토리 방식을 함께 접목해야 했는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검색 창을 통해 검색하더라도,

많은 자료가 있어야 검색에 의미가 있을 텐데. 아직은 인터넷 초창기라 검색할 수 있는 자료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PC통신에 익숙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언가를 검색으로 찾는 것보다는 뉴스, 날씨, 게임 같은 표시된 문구들을 직접 눌러 자료를 확인하는 게 아직은 더 효율적일 가능성이 높았다.


"사용자들이 늘어나서. 인터넷상에 충분한 자료가 쌓일 때까지는 웹 디렉토리 방식을 함께 운용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아."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렇게 하면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선배, 혹시 지금 포털사이트 1위가 어딘지 아세요?"

"여후(Yuhoo!)를 말하는 거야?"

"선배가 지금 저한테 보여준 건 여후를 그대로 베낀 것밖에 안 되잖아요. 그렇게 해서는 절대 저들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겁니다."


여후의 시작은 인터넷 사이트의 주소를 리스트화해서 공유한 것이 시초였고,

그 전략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덕분에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그런 여후를 후발 주자인 우리가 따라잡기 위해서는 같은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다.


물론,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고,

유레카가 만든 검색 엔진의 효율성을 알게 된다면, 이전 회차에서 그골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여후를 앞지를 수 있겠지만,

나는 그때까지 기다리고 싶은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지금 시점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가져와야만, 닷컴버블이라는 사상 초유의 버블에 제대로 올라타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쉽지 않을 거야."


해찬 선배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론 나도 그런 선배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대로 마냥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었다.


"저한테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무슨 생각?"


해찬 선배 등이 기대 어린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다.


"알바를 이용하죠!"

"알바? 아르바이트생을 말하는 거야?"

"네."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 뭘 하겠다는 거야?"


용식이도 답답한지 대답을 독촉했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에 비유하지만, 사실 지금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기에는 좀 부족하죠."

"조금이 아니라. 많이 부족하지."


해찬 선배가 공감한다는 듯 맞장구를 쳤다.

자신이 개발한 검색 엔진이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뭔가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어 나를 쳐다봤다.


"설마, 부족한 정보를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해서 채우자는 거야?"


해찬 선배의 말에 내가 씩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이 방법은 예전 너이버가 초창기 때 여후와 두메일 넷을 따라잡기 위해 사용한 방법으로.

지금 상황에서는 이것보다 좋은 방법이 없었다.


"유레카에 큐인 이라는 지식 창을 하나 만들어서. 사용자들이 물어보면, 연관된 대답이 검색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정보의 퀄리티도 중요할 것 같은데?"

"맞아, 그래서 비용이 들더라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아르바이트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어."

듣고 있던, 해찬 선배가 우려스런 표정을 지었다.


"사용자들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면, 아무리 많은 알바를 고용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당연히 그렇겠죠. 그래서 초기에 자리잡을 때까지만 알바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면, 사용자들에게 선순환이 되도록 맡기는 거죠. 답변을 한 사람들에게는 포인트를 지급한다든지 하는 방식을 적용해서 말이죠."

"아."


대답을 듣는 순간.

이해찬은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이거면 여후를 앞지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곧장 다시 짐을 싸기 시작했다.


"죄송하지만, 저는 먼저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

"다른 누군가가 시도하기 전에 빨리 가서 말씀하신 것을 추가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요."


순식간에 짐을 싼 이해찬은 붙잡을 새도 없이 빠르게 사무실을 벗어났다.


"와, 저렇게 간다고?"


뒤도 안 보고 달려가는 해찬 선배를 보며, 용식이가 탄성을 질렀다.


"그만큼 마음이 급했나 보지."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알아서 열심히 일하겠다는데.

굳이 말릴 이유는 없었다.

내 자산을 증식시켜 주려고 열심히 일한다는 건데 내가 뭐 하러?


혼자 히죽거리며 웃는 나를 용식이가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본다.


"이 자식 또 그렇게 웃네. 내가 그렇게 웃지 말라고 했지? 세상 다산 노인네 같다고."

"어허, 이 전무. 지금 전무 주제에 감히 사장한테 지적질 하는 겐가?"

"저기요 장 대표님, 갑질은 그만하시고, 배고픈데 밥이나 좀 사주시죠? 악.덕! 사장으로 소문나고 싶습니까?"

"아, 그럼 안되지. 얼른 밥 먹으러 가세. 이 전무!"

나와 용식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성수가 더는 참지 못하고, 결국 폭소를 터트렸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는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아직 저희는 수익모델도 없는데. 이렇게 계속 돈을 쏟아부어도 괜찮으신 겁니까?"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태준이 저 녀석 엄청 부자거든요."

"사실, 전부터 궁금하긴 했었는데. 대체 어떻게 그렇게 돈이 많으신 겁니까? 아직 나이도 어리신 것 같은데?"

"돈이 나이 보고 붙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아직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저희 할아버지도 돈이 좀 많아요."

들어는 봤나 모르겠네.

금수저라고. 아니, 나쯤 되면 다이아몬드 수저라고 불러도 충분하지 않나?

아니면, 티타늄?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게 바로 재벌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 안내 24.08.13 2,697 0 -
44 총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기 NEW +4 4시간 전 346 18 12쪽
43 대한민국이 망할거라고는... +2 24.09.16 945 30 11쪽
42 모든 유보금을 달러로 +4 24.09.15 1,226 32 12쪽
41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거잖아 +2 24.09.14 1,312 29 11쪽
40 단군이래 최대 호황 +3 24.09.13 1,370 29 11쪽
39 온라인 서점 사업 +2 24.09.12 1,459 33 12쪽
38 감히 대적할 수 없는 힘 +2 24.09.11 1,594 31 11쪽
37 근데 넌 표정이 왜 그래? +2 24.09.10 1,712 30 12쪽
» 다이아몬드 수저 +2 24.09.09 1,898 32 11쪽
35 그런 게 어딨어! +2 24.09.08 2,048 30 13쪽
34 등에 비수가 꽂히다 +2 24.09.07 2,043 42 12쪽
33 들으면 속상할 텐데 +2 24.09.06 2,097 34 12쪽
32 심장이 강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2 24.09.05 2,196 32 12쪽
31 나만 아니면 돼! +2 24.09.04 2,285 31 12쪽
30 포털사이트? 그게 뭔데? +2 24.09.03 2,346 31 12쪽
29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3 24.09.02 2,492 38 12쪽
28 교수님이 저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봐 +2 24.09.01 2,560 37 11쪽
27 태풍의 나라 개발자 이용식입니다 +2 24.08.31 2,569 37 13쪽
26 대체 이게 다 얼마야? +2 24.08.30 2,603 38 12쪽
25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2 24.08.29 2,693 38 12쪽
24 왜 나한테만 x랄이야 +2 24.08.28 2,662 40 13쪽
23 악마의 구슬 +2 24.08.27 2,715 39 12쪽
22 당연히 그렇게 될 거야 +2 24.08.27 2,826 42 11쪽
21 아무래도, 정황이 그렇습니다 +2 24.08.26 2,839 39 12쪽
20 할아버지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나? +2 24.08.25 2,878 45 12쪽
19 제가 투자 좀 할까요? +2 24.08.25 2,861 42 11쪽
18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3 24.08.24 2,797 44 11쪽
17 들으면, 깜짝 놀랄걸? +2 24.08.23 2,800 41 11쪽
16 밥값으로 뭘 하면되는데요? +2 24.08.22 2,867 4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