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재벌이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새글

나타르시스
작품등록일 :
2024.08.06 21:32
최근연재일 :
2024.09.17 11:2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16,522
추천수 :
1,795
글자수 :
228,644

작성
24.09.02 13:20
조회
2,491
추천
38
글자
12쪽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DUMMY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지수의 말에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귀 전에는 분명 해결된 난제들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시기가 2000년대 초입쯤이었던것 같다.


"그래서 교수님이 널 좀 데려오래."

"날?"

"응, 학계에 발표하면, 큰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제대로 풀이해서 검증받자고 하셨어."

"...그래?"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에 관한 증명을 정식으로 발표한다면, 수학계가 발칵 뒤집어 질 것이란 건 고민해볼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게다가 나는 마음만 먹으면,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은 물론이고, 어쩌면, 지금껏 증명되지 않았던 난제들도 전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무리 나라해도 리만가설 같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아무튼, 고작 명성을 얻기 위해 그것들을 공개하는 것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 내가 그것들을 온전히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오면,

그때 그것들을 내가 직접 이용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래야만, 남들은 하지 못하는 것들을 나만이 할 수 있을 것이고, 온전한 내 힘으로 삼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또한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이것들이 증명되는 순간.

정보통신 분야는 물론이고, 머신러닝을 비롯한 AI 기술에도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을 쉽게 말하면,

경우의 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일곱 개의 다리를 모두 건너는데 어떤 다리도 두 번 건너지 않게 할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의 최적 경로를 찾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의 수를 따져 해답을 찾는 문제인데.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을 활용하면, 아무리 복잡한 경우의 수라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이것들에 관해 생각하던 중.

문득 그동안 내가 잘 못 생각하고 있었던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이것들을 활용하면, 그 녀석들이 검색 엔진을 개발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


사실 나는 앞으로 대세가 될 정보통신 시장을 선점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후와 그골에 투자할 생각이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리드 추측... 아니 이것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로타 추측을 활용하면,

21세기의 그 어떤 검색 엔진보다 정교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굳이 어렵게 길을 돌아갈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미안한데 교수님께 아직은 학계에 발표할 생각이 없다고 전해줘. 그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이야."

"알았어."


궁금할 법도 할 텐데.

지수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조만간 여후가 서비스를 시작할 때가 된 것같은데?'


여후는 2000년대 초반 구글에 추월 당하기 전까지 포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되는 곳이지만,

21세기에서 돌아온 내가 마음먹은 이상.

여후도 그골도 예전 같은 명성을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꼬르르르륵-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갑자기 급 배가고파 졌다.


"밥 먹었어?"

"아니, 아직."

"치킨 먹을래?"

"좋아!"


치킨이라는 말에 지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런데 어디서 먹지? 먹고 싶은 치킨 있어?"

"응."

"무슨 치킨?"

"근데 여기서 좀 멀어. 한강 공원 근처에 있는 곳인데. 맥시카나 치킨이라고. 양념치킨이 맛있어."

"오, 치킨은 양념이지."


양념치킨이라는 말에 지수를 데리고 빠르게 여의나루역... 아니 아직은 이름이 바뀌지 않았으니, 밤섬역으로 이동했다.

확실히 한강변이라 그런지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저기에 자리 잡고 앉아있어. 내가 가서 치킨 사 올 테니까."

"응."


지수가 자리 잡고 앉는 것을 확인한 뒤,

근처에 있는 맥시카나 치킨 가게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반반 한 마리 주세요."

"네? 반반이요?"


반반이라는 말에 사장님이 눈을 끔뻑거렸다.


"혹시 반반 모르세요? 양념 반 프라이드 반?"

"...그런 메뉴는 없는데?"


아직 반반 메뉴가 개발되기 전인가?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 순대, 라면까지 사 갈 생각이었던지라. 치킨은 한 마리면 충분할 거로 생각했는데.

할 수 없이 나는 양념과 프라이드 각각 한 마리씩을 사서 다시 지수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갔다.


"와, 치킨 너무 맛있다."

"한강변에서 먹으니까. 더 맛있는 것 같지?"


오랜만에 가져보는 여유에다 치킨을 비롯한 분식들을 먹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나를 지수가 빤히 쳐다본다.


"너 엠티 참가할 거야?"

"엠티?"


문득 지난 중간고사 이후에 과대가 공지했던 게 기억났다.


"장소가 강원도래."

"강원도? 근데 나는 좀 바빠서..."

"과대가 그러는데. 빠지면, 고에너지 입자 경로 데이터 분석하는 프로젝트 혼자 해야 한다던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딨어!!"

"빠짐없이 다 참석하라는 의미 같아."


안 그래도 투자며, 복수며 신경 쓸 것이 많은데.

엠티에 참여하려면, 이틀이나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하지만, 방금 지수가 말한 프로젝트를 혼자 하게 되면, 엠티에 참여하는 것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될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도 없는 게 중요한 전공과목 중 하나라.

결과를 제출하지 않으면, F 학점을 받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서 엠티에 참여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 어쩔 수 없지. 그럼 참석해야지."

"정말?"


침울해 보이던, 지수의 표정이 갑자기 급격히 밝아졌다.


"응, 너도 갈 거야?"

"당연하지!"


지수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대답했다.

왠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지수와 함께 다시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 물에 사람이 빠졌어."

"그게 무슨 소리야? 사람이 물에 빠지다니?"

"어떤 남자가 갑자기 저기 다리 위에서 뛰어내렸어!"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에 일어서서 가보니, 정말로 한 남자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빨리 119에 신고해!"


누군가 소리를 질렀지만,

저대로 놔둔다면, 119가 제아무리 빨리 도착해도 구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어떡할까 망설이던 나는 문득 혹시 저 사람을 내가 구하면, 구슬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과 동시에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태... 태준아!!"


등 뒤에서 당황한 지수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를 향해 헤엄쳤다.


촤악, 촤악-


팔과 다리를 내 뻗을 때마다 내 몸이 마치 돌고래처럼 앞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회귀 후, 강화된 육체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어푸, 어푸. 사... 살려주세요."

"아니, 살려 달라고 할 걸 대체 왜 뛰어든 겁니까?"


가까이 다가간 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남자는 대답할 정신이 없는지. 나를 보자마자 온 힘을 다해 내게 매달렸다.


"살려... 꿀꺽... 주세... 꿀꺽... 요."

"그렇게 매달리면, 둘 다 죽을 수가 있다고. 살려줄 테니까. 이것 좀 놔!!"


남자가 강하게 매달린 탓에 물에 떠 있기가 힘들었고, 시간이 갈수록 남자와 함께 나 또한 점점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이대로 있다가는 기껏 회귀했는데 세계정복이라는 꿈을 달성해보기 전에 죽을 것만 같았다.


"흐읍!"


힘껏 숨을 들이킨 후, 물속으로 들어가.

주먹으로 남자의 복부를 있는 힘껏 후려쳤다.


퍼억!


요란한 물거품을 토해내며,

남자가 정신을 잃고 쓰려졌다.

그런 남자의 양쪽 겨드랑이를 붙잡고는 배영으로 헤엄쳐서 물속을 빠져나왔다.


"와아아아아!!!"


주위의 사람들이 환호성과 함께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하지만,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로 인해.

내 귀에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악마의 구슬 1개를 획득하셨습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죽어야 할 사람을 구할 때마다.

악마의 구슬을 얻게 되는 구조가 분명했다.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고 있는 내게 지수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다가왔다.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난 괜찮아. 그보다 구급차는?"

"저.. 저도 괜찮습니다."


기절했던 남자가 정신을 차렸는지.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병원에는 가보셔야죠."

"정말 괜찮습니다."


병원에 가보라는 말에도 남자는 듣지 않고, 어디론가 가기 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비틀거리는 게 영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다급히 움직이려던 남자는 몇 발짝 가지도 못하고 다시금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

.

.

.

"정신이 좀 드세요?"

"여.. 여긴?"

"병원입니다."

"아."


주위를 한 차례 둘러본 남자가.

팔에 꽂혀있는 링거 바늘을 빼고, 나가려는 것을 내가 다급히 말렸다.


"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의사가 상태가 안 좋다고,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조금 전, 물속에서 복부를 때리는 과정에서 갈비뼈에 금이간 것도 말할까 했지만,

궅이 말하지는 않았다.


"벼.. 병원비가 없습니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처리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푹 쉬세요."


남자가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왜 제 병원비를 그쪽이...?"


갈비뼈 때문은 아닙니다.


"그냥 제가 아는 사람이 생각나서요."


이 말은 사실이었다.

남자의 얼굴에서 절망에 빠져 삶을 포기했던 회귀 전의 내 모습이 생각났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가야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 몸으로 굳이 가시겠다는 겁니까?"


대답을 망설이던 남자는 내가 물 한잔을 내밀자.

그것을 한 모금 마시고는 자신의 사정을 털어놨다.


남자는 자신의 이름을 김성수라고 밝혔고,

홀로 10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어린 딸을 놔두고 물속에 뛰어들었다는 겁니까?"

"크흐흐흑, 제가 죽일 놈입니다. 아픈 딸아이를 먼저 보내고, 그 뒤를 따르려고 했는데. 차마 그럴 수가 없어서...."

"딸이 아프다고요?"

"네. 어릴 때부터 다발성 신경병증을 앓고 있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합니다."

"그럼 더 열심히 사셔야 할 것 아닙니까. 그쪽이 혼자 죽어버리면, 남은 딸은 대체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장애를 가져본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일종의 동질감이었다.


"저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아린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매일 밤낮으로 일에만 매달렸지만, 출시하자마자. 불법 복사가 되는 바람에.... 흐윽."


김성수는 그때의 일이 생각나는지 다시금 눈물을 뚝뚝 흘렸다.


"불법 복사요? 혹시 프로그래머이신가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아."

"처음부터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는 게 아니었는데. 내가 뭣 하러 이따위 것을 배워가지고."

울분을 토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왠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머릿속에 벼락을 맞은 것처럼.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혹시... 모자이크툴을 개발하신...?"

"...어떻게 아셨습니까?"


헐, 이 남자가 정말 넛스케이프의 전신인 모자이크툴을 개발한 그 김성수라고?

어쩌면, 정보통신업계를 선점하겠다는 내 계획이 좀 더 쉬워질지도 모르겠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게 바로 재벌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 안내 24.08.13 2,697 0 -
44 총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기 NEW +4 4시간 전 344 18 12쪽
43 대한민국이 망할거라고는... +2 24.09.16 943 30 11쪽
42 모든 유보금을 달러로 +4 24.09.15 1,225 32 12쪽
41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거잖아 +2 24.09.14 1,312 29 11쪽
40 단군이래 최대 호황 +3 24.09.13 1,369 29 11쪽
39 온라인 서점 사업 +2 24.09.12 1,458 33 12쪽
38 감히 대적할 수 없는 힘 +2 24.09.11 1,593 31 11쪽
37 근데 넌 표정이 왜 그래? +2 24.09.10 1,710 30 12쪽
36 다이아몬드 수저 +2 24.09.09 1,897 32 11쪽
35 그런 게 어딨어! +2 24.09.08 2,048 30 13쪽
34 등에 비수가 꽂히다 +2 24.09.07 2,043 42 12쪽
33 들으면 속상할 텐데 +2 24.09.06 2,097 34 12쪽
32 심장이 강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2 24.09.05 2,196 32 12쪽
31 나만 아니면 돼! +2 24.09.04 2,283 31 12쪽
30 포털사이트? 그게 뭔데? +2 24.09.03 2,346 31 12쪽
»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3 24.09.02 2,492 38 12쪽
28 교수님이 저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봐 +2 24.09.01 2,560 37 11쪽
27 태풍의 나라 개발자 이용식입니다 +2 24.08.31 2,569 37 13쪽
26 대체 이게 다 얼마야? +2 24.08.30 2,602 38 12쪽
25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2 24.08.29 2,692 38 12쪽
24 왜 나한테만 x랄이야 +2 24.08.28 2,661 40 13쪽
23 악마의 구슬 +2 24.08.27 2,715 39 12쪽
22 당연히 그렇게 될 거야 +2 24.08.27 2,825 42 11쪽
21 아무래도, 정황이 그렇습니다 +2 24.08.26 2,839 39 12쪽
20 할아버지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나? +2 24.08.25 2,878 45 12쪽
19 제가 투자 좀 할까요? +2 24.08.25 2,860 42 11쪽
18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3 24.08.24 2,797 44 11쪽
17 들으면, 깜짝 놀랄걸? +2 24.08.23 2,800 41 11쪽
16 밥값으로 뭘 하면되는데요? +2 24.08.22 2,867 4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