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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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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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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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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그게 뭔데?

DUMMY

"그...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제 말이 어려웠나요? 별로 복잡하게 말한 것 같진 않은데."

"그게 아니라... 정말 저하고 계약을 하시겠다는 겁니까? 연봉을 5천만원이나 주신다는 말도 사실이고요?"

"추가로 아린이의 병원비는 물론이고, 10년 안에 완치시킬 수 있도록 도움도 드리겠습니다."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김성수와 내가 정면으로 눈을 마주했다.


"뭐가 말이 안 된다는 겁니까?"

"....저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시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말에 좀 어폐가 있는 것 같은데. 동정심만으로 그쪽을 돕겠다는 게 아닙니다. 저는 단지, 앞으로 펼쳐질 정보화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손을 잡으려는 것뿐입니다."

"정보화 시대를 선점하신다고요?"

"김성수씨가 미국에 있을 때 제작에 참여했던 모자이크툴과도 관련된 내용입니다."

김성수는 아직 모자이크툴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모르는 것 같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보급된 지 아직 2년도 안 된 시점에서, 출시한 지 고작 1년밖에 안 된 모자이크툴의 다운로드 횟수가 200만 회에 달한다는 것만 봐도 이미 그 가능성이 충분했다.


"하지만... 모자이크툴은 제가 만든 게 아닙니다."

"앤드류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제가 초기 제작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아린이의 건강 때문에 중도 귀국하는 바람에 그걸 마무리한 사람은 제 동료인 앤드류이니까요."


물론,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만약 김성수가 모자이크툴의 제작에 끝까지 참여하고, 향후 개발될 넛스케이프에까지 참여할 수 있었다면, 그는 아마도 평생 돈 걱정 따윈 하지 않고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넛스케이프가 웹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장악하게 되는 데다, 나스닥 상장 이후 불어닥친 닷컴 버블에 힘입어 돈방석에 앉게 되었을 테니까 말이다.


"저는 김성수씨가 모자이크툴보다 훨씬 더 좋은 웹 브라우저를 개발하실 수 있게. 지원할 생각입니다."

"지원이요?"

"브라우저 개발에만 천만 달러 이상 투자할 생각이거든요."


자신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규모에 김성수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체 처음 본 자신의 어디를 믿고 투자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설마, 사기꾼은 아니겠지?’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자신한테 뭐 얻어갈 게 있다고 사기를 친단 말인가.


"정말로 웹 브라우저 개발에 그 정도 돈을 투자하시겠다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성공만 한다면, 투자한 돈의 수백 배.. 아니 수천 배 이상의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

여후와 그골을 누르고 포털 시장을 장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한데.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겠습니다!"


김성수는 오래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즉시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굳게 손을 맞잡았다.



***



"선배, 태풍의 나라 완전 난리던데요?"


오랜만에 만난 석주 선배의 입꼬리가 잔뜩 올라가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원 역사보다 무려 1년이나 빨리 출시되었지만, 생각보다 성과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하, 이게 다 네 덕분이잖아. 대체 성수대교와 엮어서 홍보할 생각은 어떻게 한 거냐."

"운이 좋았던 거죠."

"그걸 어떻게 운이라고만 할 수 있어. 역시 재벌 3세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니까. 성수대교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무너질지 딱 알아차리고 말이야."

석주 선배의 말에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내가 신도 아니고, 고작 성수대교를 지나가는 것만으로 무너질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그저 내가 알던 기억에 말을 억지로 끼워맞춘 거죠.


길게 말해봐야.

대답하기만 더 곤란 할 테니.

얼른 주제를 전환했다.


"그런데, 게임 이용료가 5만원이라면서요?"

"정확히는 49,500원이야."

"그 가격에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어차피 지금은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 자체가 얼마 되지 않아. 컴퓨터 한 대 가격이 200만원이나 하는 데다. 인터넷까지 하려면 분당 20원의 전화요금까지 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게임에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거든."

"그래서 가격을 높게 책정한 거다? 어차피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게임을 하지 못하니까?"

"그런 의미지."


확실히 좋은 전략이긴 했다.

그런 식으로 당분간 큰돈을 벌긴 힘들겠지만, 불법 복제가 판을 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정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과였으니까.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야?"


용식이가 씻지도 않았는지.

머리에 까치집을 짓고 내게 다가왔다.


"그러게 생전 안 오더니, 대주주로써 보고라도 받으러 온 거야?"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용식이 좀 데려가려고요."

"날? 왜?"


멀뚱거리는 눈으로 용식이가 나를 쳐다본다.


"너 게임 말고, 다른 것 좀 만들라고."

"다른 거 뭐?"

"포털사이트!"

"...포털사이트? 그게 뭔데?"

"인터넷을 하기위한 일종의 관문이야. 원하는 홈페이지를 찾아가기 전에 무조건 들러야 하는 대문 같은 곳이기도 하고."

"만리안, 자이텔, 너우누리 같은 걸 말하는 거야?"

"그건 PC통신이고, 내가 하려는 건 인터넷과 관련된 사업이야. 앞으로의 세계는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될 거거든."

"그게 PC통신하고, 뭐가 달라? 그것도 사람들이 다 같이 연결되는 거잖아."

"그거랑은 달라. PC통신은 만리안, 자이텔, 너우누리 중 한 곳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거고, 인터넷은 만리안, 자이텔, 너우누리 같은 사이트를 언제든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해주는 거거든."


용식이는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본능적으로 뭔가 엄청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네가 하려는 게 뭔데?"


용식이의 질문에 석주 선배도 궁금하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만들려는 건 검색 엔진이야."

"....검색 엔진?"

"응, 검색 하나로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곳이지."


지금은 인터넷 사용자들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필요성을 느낄 수 없겠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용자의 숫자와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럴수록 사람들은 검색 엔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회귀 전에는 여후와 그골, 너이버 같은 기업들이 그 시장을 장악했지만,

이번에는 내가 그들보다 한발 먼저 선점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게 과연 돈이 될까?"


옆에서 듣고 있던 석주 선배가 사업성 측면에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게임이야 이용료를 받아서 돈을 번다지만,

검색 사이트를 운영한다고 해서 돈이 될 것 같진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를 모르는 석주 선배였기에 가질 수 있는 의문이었고, 검색창 하나뿐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 알고 있는 나는 그런 고민 따윈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용식이를 데려가겠다고?"

"용식이 의견을 먼저 들어보고 결정..."

하려 했는데.

용식이는 이미 만리안과 자이텔 같은 곳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이미 마음을 정한 것 같았다.


"석주 선배, 이제 제가 없어도. 태풍의 나라 운영에는 문제가 없겠죠?"

"그렇긴하지. 이제는 수익 구조도 생겼겠다. 네 빈자리는 다른 사람으로 채우면 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용식이를 보며, 내가 한 가지 얘기를 더 꺼냈다.


"용식이 말고도 부탁이 하나 더 있어요."

"....이 자식이 용식이면 됐지. 설마 나까지 그 포털사이트인지에 끌어들이려는 건 아니지?"

"아 그건 아니에요.“

선배는 넥손을 키워서 제가 가진 지분의 가치를 올려줘야죠.

"그럼, 부탁이 뭔데?"

"해찬 선배 좀 소개해주세요."

"해찬이? 아, 나 말고 해찬이를 참여시키려고?"

"네. 아무래도 한두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요."


사실, 그보다는 향후 너이버를 만들게 될 경쟁자 한 명을 제거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


"해찬이 한테 한 번 물어볼게."


석주 선배는 넥손의 대주주가 하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다며, 흔쾌히 내 부탁을 받아들였고,

아직은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던 해찬 선배는 오랜 대화 끝에 우리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두메일 넷이라는 포털을 만들게 되는 이웅태, 박희만, 정경택까지 모두 영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우리가 만들 포털의 이름은 유레카입니다."

"오, 이름 괜찮은데?"

"그럼, 앞으로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은 우리가 만들 유레카를 거쳐야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겁니까?"


해찬 선배의 물음에 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만들어야죠."

"약속대로 지분도 나눠 주셔야 합니다."


나는 저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각자에게 지분을 2%씩 나눠준다고 약속했다.

물론, 그냥은 아니었고,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향후 10년간 회사를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시면, 지분 또한 문제없이 지급될 겁니다."

"하하, 지분뿐 아니라. 연봉을 무려 5천만원이나 주신다는데. 머리에 총을 맞지 않는 이상. 누가 회사를 떠나려고 하겠습니까."

박희만의 너스레에 나는 자꾸만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과연 저들이 향후 유레카가 만들어낼 세상을 보고도 지금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고 상황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예상되는 여후가 조만간 포털 제작을 끝내고,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는 두 가지 방법으로 시장을 장악할 생각입니다."

"두 가지요?"


용식이를 비롯한 모두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첫 번째는 성수 형을 주축으로 한 웹 브라우저 폭스 파이어의 개발이고, 두 번째는 해찬 선배를 주축으로 한 포털사이트의 개발입니다."

나는 즉석에서 인원을 김성수를 주축으로 한 1팀과 해찬 선배를 주축으로 한 2팀으로 나눴다.


"근데, 내 이름은 왜 없어?"


용식이가 1, 2팀 모두에 자신의 이름이 없는 걸 보고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는 총괄이야."

"총괄? 내가?"

"응. 너는 1팀과 2팀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될 거야."


용식이는 가장 나이가 어린 자신이 총괄을 맡는다는 게 부담스러운 것 같았지만,

성수형을 비롯한 다른 이들은 불만 없이 내 결정을 받아들였다.

원래 총괄은 오너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맡는 게 당연했고,

이들 중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용식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로 잡고 계십니까?"

"제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시간을 얼마나 드리면, 제가 말한 것들을 개발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최소 6개월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성수의 대답에 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무 느립니다."

"더 빨리 출시하면, 오류도 그렇고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얼마나 빨리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하지. 완성도 따윈 중요하지 않습니다. 완성도는 일단 서비스를 시작한 후에 개선해도 늦지 않습니다. 돈과 인력은 얼마든지 갈아 넣어도 좋으니, 3개월 안에 완성해주세요."

생각지도 못한 요구에 다들 놀란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내 의중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정말 돈을 얼마든지 쏟아부어도 된다는 겁니까?"

"네. 당장 사무실부터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구할 생각입니다. 그 외에 필요한 인원과 비용은 유레카 인베스트먼트의 에일린에게 요청하시면 됩니다."

"미국이요? 그게 정말입니까?"

"와, 우리가 미국에 간다고?"

예상치 못한 말에 모두가 흥분한 듯 서로를 쳐다봤지만, 의외로 환호성을 지르거나 하진 않았다.

막대한 지원을 받는 만큼 자신들의 어깨에 걸린 책임감이 얼마나 막중한지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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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거잖아 +2 24.09.14 1,310 29 11쪽
40 단군이래 최대 호황 +3 24.09.13 1,367 29 11쪽
39 온라인 서점 사업 +2 24.09.12 1,456 33 12쪽
38 감히 대적할 수 없는 힘 +2 24.09.11 1,592 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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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등에 비수가 꽂히다 +2 24.09.07 2,042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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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심장이 강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2 24.09.05 2,195 32 12쪽
31 나만 아니면 돼! +2 24.09.04 2,283 31 12쪽
» 포털사이트? 그게 뭔데? +2 24.09.03 2,345 31 12쪽
29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3 24.09.02 2,489 38 12쪽
28 교수님이 저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봐 +2 24.09.01 2,559 37 11쪽
27 태풍의 나라 개발자 이용식입니다 +2 24.08.31 2,569 37 13쪽
26 대체 이게 다 얼마야? +2 24.08.30 2,601 38 12쪽
25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2 24.08.29 2,691 38 12쪽
24 왜 나한테만 x랄이야 +2 24.08.28 2,661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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