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1의 스킬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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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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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작품등록일 :
2024.08.12 16:05
최근연재일 :
2024.09.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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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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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화>영주의 부름 (1)

DUMMY

비현과 그의 일행은 병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끝없는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영주의 방은 성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었다.

그의 빈약한 두 다리로 오르는 건 어림도 없는 상황.


“아, 망할 계단.”


한여름도 아닌데 땀은 폭포수처럼 나오고 연약한 두 다리는 후들거렸다.


‘어? 잠깐! 연약한 다리?’


이럴 때 쓸 수 있는 좋은 스킬이 있지 않나.


<전력 질주(sprint) - Lv1>


허벅지 근육이 바로 팽팽하게 부풀어오른다.

비현은 빠르게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함께 계단을 오르던 레이와 루엘시아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희한한 스킬이군.”

“그러게요.”


비현은 놀라움을 뒤로 한 채 단숨에 계단을 올라갔다.

꼭대기의 문을 열어 재끼고 안으로 들어간 그.

드넓은 방 끝의 옥좌에 한 노인이 앉아있었다.

나이는 대략 50~60대 정도 사이.

삐쩍 마른 얼굴에 눈매가 매서운 남자였다.

그의 좌우에 쭉 늘어선 귀족들과 호위병들도 보였다.


“자네는 누구인가?”

“아! 내가 너무 빨리 왔나?”


그러면서도 레벨을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는 비현.


<Lv 18 램버트 디 앰비언트>


이 자는 옥좌에 앉은 노인의 이름이다.


<Lv 25 브라이트 디 앰비언트>

<Lv 20 라이트 디 앰비언트>


이들은 노인의 좌우에 포진해있는 청년들이었다.


<Lv 15 글레어 디 앰비언트>


귀족들 사이에 숨어있는 금발의 여성.

성이 동일한 걸로 봐서는 이 사람 또한 같은 가문일 것이다.


“어디 보자. 그 외에는......”


대체로 레벨 5~10 정도의 무난한 놈들밖에 없었다.

하긴, 우아한 삶을 살아가는 귀족들이 전투 레벨까지 높으면 오히려 이상하려나?

오히려 진짜 강한 녀석들은 주변에서 호위하고 있던 병사들이었다.

대체로 레벨 10~15 정도니까 이 나라에서는 최고 정예병일 것이다.


‘좋아. 대충 전력은 파악됐고. 이제......’

“네놈! 대체 누구냐? 누군데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냐?”


호위 병사들이 신속하게 달려와 비현을 포위했다.

이것들은 조잡한 스킬 5개로는 상대하기 힘들 것이다.

비현은 얌전히 손을 들었다.

그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비현의 뒤에서 레이와 루엘시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주님. 그는 제 일행입니다.”


레이의 말에 병사들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레, 레이 트레이스! 자네인가? 설마 진짜로 그대가 우리의 도시에 와줄 줄이야.”


레이 트레이스라는 말에 귀족들은 크게 술렁였다.


“세상에! 놀랍도록 잘 생겼군.”

“저자가 바로 하드리안의 성검!”

“아직 저렇게 젊은데.”


역시 레벨 70이 대단하기는 한가 보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비현에 대한 그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저 못생긴 것은 뭐 하는 놈이냐!”

“저런 천박한 놈이 이곳에 발을 들이다니.”


아무래도 첫인상부터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모양.

비현은 올라오는 짜증을 겨우 가라앉혔다.


‘참자.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비현의 모습이 만만해 보였던 것일까?

귀족들은 그런 비현을 보면서 계속 험담을 했다.


“저 예법도 모르는 자식. 칼침이라도 꽂고 싶군.”

“어휴! 저런 거지 같은 자를 계속 봐야 하나?”


진짜 들으면 들을수록 저 돼지 같은 녀석들을 싸그리 죽여버리고 싶다.

아마도 옆에서 루엘시아가 눈치를 주지 않았다면 벌써 마구 스킬을 난사했겠지.

비현은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몇 번이고 삼키며 영주와 레이의 대화에 집중했다.


“...그렇군. 도시의 멸망에 마족이 관련되었단 말이지?”

“네. 언데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도시를 그렇게 만든 것을 보면 필시 강력한 마족일 겁니다.”


영주는 골치 아픈 듯 이마를 매만졌다.


“멸망한 도시는 우리의 중심도시네. 앞으로 다른 영주들과 어떻게 패권을 다퉈야 할지.”


그는 지도자로써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레이는 애써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


“포레스트 가드와 그린 힐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레이의 말에 영주는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하네. 우리 영지는 사로니아의 끝에 위치하네. 어떻게 그들을 견제하겠나? 산과 가까워서 매일 밤 출몰하는 마수들을 토벌하기도 벅차 죽겠네.”


그러면서 힐끗 레이를 쳐다보는 영주.

비현은 그의 시선에 어떤 의도가 담겨있음을 알았다.

그런데 레이는 외국인인데 그의 부탁을 들어줄까?

레이는 영주의 시선에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교단에 소속된 몸입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어떤 부탁도 들어드릴 수 없겠군요.”

“으으음. 그래도 모처럼 자네 같은 전사가 이곳에 와주었는데 어떻게 안 되겠는가.”


영주가 입맛을 다시다가 아쉬운 듯 시선을 옮긴다.

그의 시선은 비현에게로 향했다.

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안됩니다!”

“저런 하찮은 자는 고용하시면 큰일 납니다.”

“하, 하찮아?!”


듣자 듣자 하니 말을 너무 심하게 한다.

솔직히 아직 레이만큼 강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제법 쓸만한 인재가 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야이! 돼지 새끼들아! 진짜 아가리 다물어라!”

“킹비욘!?”

“비욘드님!?”


모두의 경악 어린 시선.

그러나 비현은 참지 않았다.

그래도 귀족인데 이렇게 거칠게 대하다니.

귀족들은 어이없어하며 비현의 면전에 대놓고 욕설을 퍼부어댔다.


“크윽! 저거 완전 미친놈 아냐?”

“저 또라이는 당장 죽여야 합니다!”

“옳소!”


이제 칼부림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들은 모두 허리에 찬 검을 뽑아 들었고, 루엘시아는 원망의 눈초리로 비현을 째려보았다.


“비욘드님. 왜 그러신 거예요?”


레이 또한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인다.

그는 비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저들은 일부러 도발한 거다. 그런 것도 모르나?”

“일부러? 그건 또 뭔 소리야?”


레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영주님께서 원하시는 상황이 만들어졌군.”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데?”


비현은 아직도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호위병들은 일행을 포위했고, 레이는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영주님. 그만하시죠.”


호위병이 레이의 눈치를 살피며 더 접근하지 못한다.

잠깐 어떻게 할지 고심하는 영주.

양쪽 모두 팽팽하게 대치하는 것은 부담이다.

이때, 비현의 머릿속에 번뜩 스쳐 지나가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저기! 그러지 말고 대표를 정해 1대1 결투로 승부를 보는 건 어떨까요?”

“결투?”

“네. 하지만 레이는 너무 강하니 이쪽에서는 제가 대표로 나서겠습니다.”

“비욘! 네가 뭔데 감히 멋대로!”

“넌 이름 발음도 못 하면 좀 닥쳐봐!”


레이가 노려보았지만 비현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사실, 비현은 이 대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강해질 기회야. 영주가 제대로 호응해준다면 좋겠는데.’


예상했던 대로 귀족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펄펄 뛰면서 서로 나서서 혼내주고 하는 모습이라니.

어떤 놈을 패줄 수 있을지 참으로 기대된다.

영주는 비현의 제안에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흐하하하! 잘됐군. 제안을 받아들이지.”


그의 말에 깜짝 놀라는 레이.


“영주님!? 그는 저희에게 고용된 일꾼에 불과합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아까 분명 본인 입으로 일행이라 하지 않았던가?”

“네! 일행입니다. 그러나 동등한 관계는 아니지요!”

“어쨌든 정당히 계약을 맺은 그대의 동료 아닌가. 나는 대련이야말로 아주 공평한 해결책이라 생각하네.”


레이가 당했다는 얼굴로 비현을 보았다.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 죽으려고 작정한 건가?”


레이의 목소리에도 비현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는 귀족 레벨을 살펴보고 있었다.

예상대로 그들 중 그나마 강해 보이는 한 귀족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마치 가재의 수염을 닮은 듯한 붉은 콧수염의 귀족.


<Lv 13 빈센트 프라이드>


“넌 이제 뒤졌다!”


나오자마자 욕설부터 때려 박는 수준이 참 알만하다.

오히려 하층민들보다 인성이 더 나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착각인가?

비현은 팔다리를 풀며 준비운동을 했다.

이때, 귀족들을 밀치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는 한 인물.

비현은 예상치 못한 인물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어? 아니. 잠깐만!”


<Lv 25 브라이트 디 앰비언트>


푸른 갑옷으로 무장한 검은 스포츠머리의 남자.

역삼각형의 탄탄한 육체가 범상치 않아 보인다.

그는 분명 영주의 오른편에 서 있었던 인물이었다.


‘하필 나와도 제일 위험한 놈이......’


고작 허접해 보이는 비현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저런 인물이 나온다고?

옆에서 레이가 말도 안 된다는 듯 소리쳤다.


“이건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영주님의 자제분이 직접 나서시는 것도 문제입니다.”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하네만.”

“영주님!”

“소리 지르지 말게. 그대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이곳의 지도자는 나임을 잊지 말게. 나는 이 땅을 다스리는 앰비언트 가문의 지도자네.”

“크윽!”


영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기왕 이렇게 됐으니 자리를 옮기지. 그린 힐의 시민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장소를 준비해주겠네. 우리가 이기면 그대는 우리의 부탁을 들어주게. 패하면 그대들의 여행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네.”


비현은 병사의 안내를 받아 영주의 성을 빠져나갔다.

대련 장소는 그린 힐의 중심에 있는 커다란 광장.

영주는 이 소식을 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


광장을 빙 둘러싸고 있는 시민들.

비현은 광장 한복판에서 브라이트와 대치하고 있었다.


“자! 대결을 시작하라!”


영주는 전망이 좋은 자리에 앉아있었다.

레이와 루엘시아도 불쾌한 표정을 지은 채 영주의 곁에 자리 잡은 모습이 보였다.


“킹비욘. 반드시 이겨라.”

“아, 알겠다고.”


비현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스킬을 준비했다.


<패스 오브 워리어(Path of Warrior) - Lv1>


비현은 스킬을 발동했다.

전사의 예리한 감각이 살아나고 비현의 모든 신체 능력이 대폭 상승했다.


“놀랍군. 하지만 나는 앰비어트 가문의 장남이다. 우리 가문의 힘을 보여주마.”


푸른 갑주를 입은 브라이트가 등 뒤에 차고 있던 창을 꺼내 바닥에 내리꽂았다.


<라이트닝 스피어(Lightning Spear) - Lv4>


-꽈르르릉!


푸른 벼락이 창으로 떨어져 창과 일체화가 되었다.

그는 전류가 흐르는 창을 아무렇지 않게 집어 들었고, 그것을 그대로 비현에게 던졌다.


<전력 질주(sprint) - Lv1>


창은 굉장히 빨랐지만 비현은 이마로 날아오는 창을 아슬아슬하게 회피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뒤돌아 날아간 창으로부터 스킬 코드를 확보하려 했다.


<스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칫! 쉽지 않네.”

“한눈파는 거냐?”

“엇?”

-콰아앙!


놈의 단단한 주먹이 비현의 얼굴에 작렬했다.

뇌진탕이 올 정도로 얼얼한 놈의 주먹.

비현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어, 엄청 아프잖아!”


주먹 한 방이 워낙 강력해 진짜 죽을 것 같았다.

이제 한 방 맞았을 뿐인데 벌써 이 정도라니.

세상은 어지러웠고, 코에서 피가 한 움큼 쏟아졌다.


‘설마 이거 한 대만 더 맞아도 사망하는 건 아니겠지?’


놈이 손을 위로 올리자 창이 자석처럼 놈의 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보인다.

비현은 침을 꿀꺽 삼키며 다음 공격을 대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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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탈출 (3) 24.09.02 31 2 12쪽
19 <18화>탈출 (2) 24.08.30 33 2 12쪽
18 <17화>탈출 (1) 24.08.29 39 1 12쪽
17 <16화>재회 (3) 24.08.28 47 2 11쪽
16 <15화>재회 (2) 24.08.27 46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4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2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5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4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7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0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0 3 12쪽
»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3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50 3 11쪽
5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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