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1의 스킬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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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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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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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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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성도 하드리안 (2)

DUMMY

대성녀와의 면담은 그렇게 끝났다.

이야기를 들은 비현은 주먹을 움켜쥐며 소리쳤다.


“역시 조은비 그 인간이 확실하네!”


그의 외침에 이시스는 깜짝 놀랐다.


“정말 은비씨일까요?”


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물론이죠. 다만 어떻게 은비씨가 이토록 쉽게 대성녀의 자리에 올랐는지는 의문이에요.”


비현을 포함한 13명의 회사 직원들은 각자에게 부여된 독특한 능력이 존재한다.

비현의 경우는 스킬을 수집하는 능력이었고, 이시스는 예언과 관련된 능력.

그렇다면 조은비에게는 어떠한 능력이 부여된 걸까?


“하, 물어본다고 알려줄 것 같지는 않은데.”

“제가 은비씨 만나볼까요?”


그래도 이시스는 회사 재직시절, 조은비와 친했다.


‘과연 괜찮을까?’


이곳에 온 순간부터 직원들은 저마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조은비 또한 마찬가지일 터.

그러나 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한번 만나러 가보시죠.”


성녀 이시스의 신분으로 만나는 것이기도 하니 명분은 충분하다.

이시스는 레이, 루엘시아의 안내를 받으며 대성녀를 만나러 갔다.


“음. 이제 기다리는 동안 뭘 해볼까?”


스킬이라도 추가로 획득해보면 어떨까?

그는 숙소를 나와 성문으로 이동했다.


‘조은비가 상대라면 대비가 필요하겠지?’


비현은 성문이 잘 보이는 장소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어째 성문 주변에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어라?”


안타깝게도 성문은 굳게 닫힌 상태였다.


‘여기 24시간 아니었어?’


사로니아와는 다르게 달빛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당연히 밤에도 문을 열 줄 알았다.

의외로 이곳 경비병들은 밤에 퇴근하는 모양.


‘와! 이건 실망이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다음 장소를 물색해봐야 하나.

하지만 지리를 모르는데 어떻게 찾아봐야 할까?

비현은 딱히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어디 훈련소 같은 곳 없나?’


하긴, 훈련하는 병사들한테서 스킬을 얻을 수도 있는 거니까.

비현은 정처 없이 거리를 헤맸다.

하지만 이 넓은 도시에서 훈련소를 어떻게 찾는담.

일단 가보지 않은 도시 동쪽 지역을 수색해본다.


‘도시가 너무 넓은데.’


일일이 찾기 쉽지 않겠다.

역시나 이렇게 되면 가야 할 곳은 정해진 모양.


‘죽을 뻔한 경험 때문에 가기 찜찜하긴 하지만.’


비현은 선술집에 방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 어라?”


선술집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거리를 이 잡듯 뒤져도 보이지 않는다.


“뭐야. 술집이 없을 수가 있어?”


여기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건가?

하긴, 종교도시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대신 갈만한 장소는 없을까?

어두운 밤에 유독 불빛이 환한 어떤 상가가 비현의 눈에 포착되었다.


“이게 왜 여기에 있지?”


그것은 까페였다.

물론 누군가는 이세계에 까페가 있을 수도 있지 않나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유독 간판 디자인이 익숙했다.


“세인트벅스.(Saint Bucks)”


녹색 바탕에 하얀 여신 이미지라니.

이런 디자인을 생각해낼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다.

비현은 까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어서 오세요.”


메이드복을 입은 젊은 여성 직원 둘이 카운터에서 인사를 건넨다.


‘뭐야. 알바라도 쓰는 거야?’


심지어 내부 인테리어까지 현대적이다.

이건 100% 비현이 아는 사람일 터.

비현은 성큼성큼 카운터로 걸어갔다.


“여기 사장님 누구죠?”

“네? 사장님요?”

“네! 여기 가게 주인이요!”


두 직원이 곤란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본다.


‘뭐지? 이것들, 안 알려주려는 건가?’


두 직원은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저, 저희 둘이서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네?”


당연히 직원일 거라 생각했는데 가게 주인이다?

그럼 이 인테리어는 대체 누구 아이디어란 말인가.

비현은 이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생각했다.


“흠, 아무리 봐도 인테리어가 마치 이세계에서 온 느낌인데 이걸 정말 둘이서 운영하고 있다고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

그들 중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실, 이 인테리어는 길드에서 해준 거예요. 저희도 길드 소속이거든요.”

“길드요?”


그녀는 자신의 옷에 새겨진 상표를 보여주었다.


“세인트벅스 커피 길드요. 여기는 지점이거든요.”

“아, 아하아!”


이제야 알겠다.

아마도 회사 직원 중 누군가가 이곳에 까페 프렌차이즈를 설립한 모양이다.


‘설마 조은비?’


길드 본부에 가면 뭔가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설마 이세계 와서 까페를 차렸을 줄이야.”


비현은 그들에게서 본부 위치 정보를 듣고 서둘러 해당 지점으로 이동했다.

세인트벅스 길드 본사는 외성 중문에서 하드리안 궁까지 길게 이어진 대로 주변에 있었다.

건물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꼭대기에는 여신이 방긋 미소 짓고 있는 초록 바탕의 표지가 큼지막하게 붙어있었다.


“여기가 세인트벅스 커피인가보군.”


그냥 줄여서 세벅이라 부르면 되려나?

건물은 판타지에서 흔히 보는 길드 건물과 같은 외형이었다.


‘돈 좀 많이 벌었나 보네.’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밤인데도 불구하고 넓은 로비에는 메이드 복장의 여성들과 깔끔하게 집사처럼 차려입은 남성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창구로 이동하니 여기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졸린 눈으로 비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세인트벅스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비현은 웃으며 당당하게 소리쳤다.


“여기 사장 나오라 해.”

“???”


여기저기서 당혹스러운 시선이 비현에게로 향하는 것이 느껴진다.

원래라면 재수 없는 진상으로 취급받을 만한 행동.

그러나 비현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나 김비현이야. 조은비 친구라고.”

“키, 킴 비욘드? 조은비?”


잠시 얼어붙어 있던 사람들이 이제야 납득한 모양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2층 계단에서 내려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

동일한 제복을 입고 있는 걸로 보아 이들은 경비원인 모양이다.


“죄송합니다만 나가주셔야겠습니다.”


그대로 밀려난 비현.

그는 건물에서 쫓겨났다.


“야이! 자식들아! 너네 내가 누군지 모르나 본데, 나는 말이야. 어? 니들 사장이랑 어젯밤에도. 어? 같이 뭐, 그렇고 그런 거 많이 했어!”


비현이 소리쳐 보았지만, 그들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다시 열어주지 않았다.


“와, 이렇게 나온단 말이지?”


어쩔 수 없다.

상대가 저렇게 나온다면 실력행사를 하는 수밖에.

비현은 곧바로 스킬을 준비했다.


<윈드 블로우(Wind Blow) - Lv1>


비현이 주먹으로 문을 가격하자 강력한 질풍이 문을 부수고 안으로 회오리쳤다.


“으, 으아아!”

“꺄아악!”


놀란 사람들이 사방으로 도망친다.

그러자 분노한 경비원들이 몽둥이를 들고 비현에게로 달려왔다.


“감히!”


비현이 눈을 지긋이 뜨고 놈들의 레벨을 살펴본다.


“음, 레벨 8, 12, 5, 7... 허접들이네.”


비현은 부서진 나무 조각을 하나 집어 들더니 느긋하게 다음 스킬을 준비했다.


<드래곤 슬래시(Dragon Slash) - Lv1>


나무 조각에 황룡의 형상이 맺힌다.

비현이 나무를 휘두르자 그것은 포효를 내지르며 일직선으로 날아가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날려버렸다.


-콰콰쾅!

“으아악!”


조무래기들이 사방으로 널브러진다.


“다음!”


아직 공격에 당하지 않은 경비원들이 이를 바드득 갈며 비현에게로 달려들었다.


<레인포스드 바디(Reinforced Body) - Lv1>

<패스 오브 워리어(Path of Warrior) - Lv1>

<리스판스 타임(Response time) - Lv1>


“그리고......”


<전력 질주(Sprint) - Lv1>


비현의 허벅지 근육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

그는 무소처럼 돌진하며 오직 버프 스킬을 통한 순수 체술로 놈들을 하나둘 때려눕혔다.


“끄, 끄으윽!”

“별 것도 아닌 것들이 까불기는.”


비현이 두 손을 탈탈 털며 창구로 다가간다.

아까 졸린 눈빛으로 비현을 보던 직원은 이제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로 그를 보고 있었다.


“저, 저기... 길드장님 불러드릴게요.”

“진즉에 그럴 것이지.”


그녀가 후다닥 2층으로 올라간다.

비현은 느긋하게 계단을 올라가 2층의 사무실로 진입해 들어갓다.


“길드장이 있는 곳이 여기인가?”


사무실은 전체적으로 중세 느낌의 가구들로 가득했지만 일하는 분위기는 현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직원들은 각자 1인용 나무 테이블에 못 박힌 듯 앉아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원래 길드란 곳이 이런 곳인가? 아니면 조은비 녀석이 현대의 회사 시스템을 여기로 옮겨놓은 것일까?’


뭐, 길드장을 만나면 의문이 해소될 것이다.

비현은 근처에 놓여있는 소파를 발견하고는 그곳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커피 내와!”


한 직원이 두려움에 떨며 급히 커피를 내온다.


“어? 이 향기......”


이건 누가 맡아도 믹스커피의 향기다.

그런데 어떻게 녀석이 믹스커피를 재현해낼 수 있는 건지는 의문.


‘이 세계에도 커피나무가 존재하는 건가?’


비현은 달짝지근한 커피를 음미하며 흥분했던 마음이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길드장님은 어디 계신고?”

“여기 있습니다. 손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길드장.

노란 단발에 차분한 양복을 입은 똑똑해 보이는 젊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비현이 아는 사람 중에 저런 얼굴은 없는데.


“응? 조은비는 어디 가고 니가 나왔어?”“제가 길드장입니다만?”

“그래?”


당연히 조은비가 나올 줄 알았는데.

비현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흐음, 처음부터 여기 사장이었어?”

“물론입니다.”


뭔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까페 운영방식은 익숙한 방식인데 어떻게 대표가 전혀 현대와 무관한 사람일 수 있는지.

비현은 마시던 커피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봐. 이 커피 말이야! 아무리 봐도 하드리안의 문화와는 다르지 않아?”


길드장이 커피를 보더니 싱긋 미소지었다.


“물론 커피를 마시는 문화는 본래 하드리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처음 발명한 분은 확실하게 우리나라 분이십니다.”


지금 그걸 물으려는 것이 아닌데.

비현은 불쾌함에 인상을 찌푸리고 질문을 이어갔다.


“개소리 말고. 이거 전파해준 사람 누군지나 말해.”


그녀는 다시 한번 싱긋 미소를 띠며 설명해주었다.


“커피는 대성녀 실비아님께서 서민들을 위해 만들어주신 ‘신의 음료’입니다.”

“그래. 대성녀가 발명했단 말이지?”


길드장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이 녀석 또한 비현이 목표로 했던 인물은 아니었던 모양.

비현은 김이 빠진 듯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칫! 역시 그 인간을 만나려면 궁전으로 가야 하나?”


괜히 애꿎은 세인트벅스 길드만 조졌다.

비현은 실망하여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그나저나 이세계에서 까페 사업이라니.’


어쨌거나 여기에서 생존해나가려면 돈이 필요하다.

생각해보면 지금 비현은 백수나 마찬가지 아닌가.

원래 세계의 사업 아이템을 여기로 가져와 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나도 사업 한번 해봐?’


여기에서 통할 사업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듯.

비현은 길드를 나가며 많은 사업 아이템을 고민했다.


***


2층에서 김비현이 나가는 것을 지켜보던 길드장.

그녀는 품에서 동그란 오브를 하나 꺼내 들었다.


“김비현이 왔었습니다. 대성녀님.”


길드장의 말에 오브에서 대성녀 실비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후훗! 계획대로네요. 그렇다면 맡은 임무는 잘 처리된 거죠?”


길드장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물론입니다.”


길드장의 답변에 대성녀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좋아요. 이제 김비현은 걱정할 필요 없겠어요..”


쿡쿡대며 웃기 시작하는 대성녀.

길드장은 창문을 통해 멀리 사라져가는 비현을 보며 더욱 짙은 미소를 띠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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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화>성도 하드리안 (2) 24.09.11 15 1 12쪽
26 <25화>성도 하드리안 (1) 24.09.10 20 1 12쪽
25 <24화>하드리안의 지배자 (1부완) 24.09.09 24 1 13쪽
24 <23화>사냥감 (2) 24.09.06 26 1 12쪽
23 <22화>사냥감 (1) 24.09.05 26 2 12쪽
22 <21화>인퀴지터 (2) 24.09.04 25 2 11쪽
21 <20화>인퀴지터 (1) 24.09.03 25 2 12쪽
20 <19화>탈출 (3) 24.09.02 31 2 12쪽
19 <18화>탈출 (2) 24.08.30 34 2 12쪽
18 <17화>탈출 (1) 24.08.29 40 1 12쪽
17 <16화>재회 (3) 24.08.28 47 2 11쪽
16 <15화>재회 (2) 24.08.27 47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4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3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5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5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7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1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1 3 12쪽
8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3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50 3 11쪽
5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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