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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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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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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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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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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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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사냥감 (2)

DUMMY

“이제부터는 즐거운 토끼 사냥시간이다!”


녀석은 분명 그렇게 말했다.

그는 비현을 사냥감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눈에서 파란 불빛을 번뜩이며 스킬을 발동했다.


<디텍션(Detection) - Lv 5>


놈의 시선이 벽 뒤에 숨은 비현에게로 꽂힌다.


“아직 그 정도밖에 도망치지 못한 건가?”


놀랍게도 녀석은 은신한 비현을 보고 있었다.

순식간에 몸을 날려 비현에게 접근해오는 크래커.

이번에야말로 잘못하면 진짜 죽는다.


<전력 질주(Sprint) - Lv1>


비현이 빠르게 크래커와 거리를 벌려 나갔다.

하지만 녀석은 이번에도 여유롭게 다음 스킬을 준비했다.


<데스 스탭(Death Step) - Lv 3>


크래커가 소리 없이 사뿐사뿐 빠르게 이동한다.

주변에 걷는 사람 누구도 그의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할 만큼 그는 은밀했다.


‘젠장! 따라잡히겠어!’


아무래도 녀석의 스킬은 비현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듯하다.

비현은 건물 사이 샛길에 몸을 숨겼다.


“호오! 재미있는 녀석이군. 하지만 난 사냥꾼이다.”


비현이 숨어서 녀석을 지켜보는데 놈을 중심으로 녹색의 희미한 막이 모든 장애물을 유령처럼 통과해 사방으로 넓게 뻗어 나갔다.


<트랙킹(Tracking) - Lv 5>


“대상은 ‘김비현’!”


그 한마디를 끝마치자마자 비현의 몸에서 녹색 빛이 반짝인다.

녀석의 시선은 곧장 숨어있던 비현에게로 향했다.


‘젠장! 귀신같이 찾아내네.’


이 정도면 확실히 일류 암살자임이 틀림없다.

비현은 빠르게 반대 방향으로 달아났다.


-허억헉헉!


죽어라 달리는 사이 놈은 추격해오지 않았다.

설마 포기한 건가?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녀석은 게임을 하듯 추격을 즐기고 있을 테니 말이다.

비현은 계속 달리며 녀석이 어째서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실비아라는 인간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비현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세계에서 실비아라는 인간과 척을 질 어떠한 행동도 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암살자를 보냈다?

그것은 아마도 비현이 자신에게 뭔가 위협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설마 작가님 말고도 성녀가 된 직원이 있는 건가?’


심지어 비현을 노릴 정도라면 회사에서부터 이미 심각하게 원수진 사람일지도 몰랐다.


‘떠오르는 건 한 사람인데.’


은빛 단발머리의 기획자.

일단 지금은 암살자로부터 달아나야 한다.

빠르게 신전으로 가 일행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비현은 달리는 방향을 신전 쪽으로 틀었다.

다행히도 아직 녀석은 비현을 찾지 못한 상황.

그는 좁은 오솔길을 빠르게 돌파해나갔다.

한참을 달리니 신전이 꽤나 가까이에 보인다.

그리고 길 중간에는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와라.”

“헛? 크래커?”


마치 이쪽으로 올 거라는 걸 미리 알았다는 듯 기다리고 있었던 크래커.

녀석은 단검을 빙글빙글 돌리며 비현에게로 천천히 걸어왔다.


“나는 사냥꾼이다. 어디로 갈지 예측하는 건 쉽지.”

“크윽! 내 술도 빼앗아 마신 주제에 너무 하네!”


비현의 외침에 놈이 잠깐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 술값! 미안하군. 그렇다면 수명을 1분 정도 늘려주는 것으로 합의 볼까?”

“장난하냐?”


비현은 자기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개자식! 40년 산인데 수명을 그것밖에 못 줘?”


비현의 말에 능글맞게 웃는 크래커.


“그래. 40년 산이니까 40분... 아니지. 4시간 정도는 숨이 붙어있도록 해주마.”


어쨌거나 죽이지 않겠다는 선택지는 없는 모양이다.

어차피 도망칠 수 없다면 전력으로 상대하는 수밖에.

비현은 다시 왼쪽의 작은 샛길로 빠져나갔다.


“토끼가 달아나는군.”


녀석은 여유롭게 혼잣말을 하며 추격해왔다.

비현은 사람이 많은 시장으로 이동했다.


‘이 안에서 나를 찾아내기는 힘들겠지. 찾아낸다 해도 죽이기 쉽지 않을 테고.’


일단 놈의 습격에 맞서 무장부터 단단히 해야 한다.

그가 제일 먼저 간 곳은 대장간.

비현은 주인 몰래 칼과 갑옷을 훔쳐 장착했다.


‘이동 속도는 느려지겠지만 지금은 방어력을 강화하는 것이 유리할 거야.’


어차피 전투도 이곳에서 할 작정이다.

사람들 사이에 숨어다니며 천천히 기회를 엿보다가 단숨에 해치우는 수밖에.

그러나 크래커는 이번에도 한발 앞서나갔다.

비현의 등 뒤에서 은밀하게 모습을 드러냈던 것.


“이봐. 고작 생각하는 수준이 이 정도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현의 등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진다.

갑옷을 입었음에도 복부를 뚫고 나오는 녀석의 단검.

비현의 입가에서 피가 울컥 터져 나왔다.


“커헉!”


위험하다.

이번에는 진짜로 너무너무 위험하다.

비현은 재빨리 놈에게서 거리를 벌리며 스킬을 준비했다.


<플라이트(Flight) - Lv2>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동시에 치유까지 한다.

아무리 암살자라 해도 하늘을 나는 스킬은 없을 터.

녀석은 비현을 올려다보며 감탄했다.


“훌륭하구나. 하지만 사냥꾼은 새도 잡을 줄 알지.”


녀석이 단검 손잡이를 누르자 거짓말처럼 ‘착’하는 소리와 함께 단검이 작은 석궁으로 변했다.


“자, 다시 도망쳐봐라.”

“크윽!”


땅으로 내려와도 녀석을 따돌리기는 불가능하다.

차라리 화살에 명중 당하기 전에 최대한 멀리 날아가는 수밖에.

비현은 빠르게 신전으로 날아갔다.


<하트 헌트(Heart Hunt) - Lv 5>


놈의 새로운 스킬이 발동했다.


-피이잉!


뒤를 돌아보자 아주 작은 화살이 빠르게 날아와 비현의 오른쪽 폐에 박혔다.


-푹!

“쿨럭!”


비현은 스킬을 더 유지하지 못하고 빠르게 아래로 추락했다.

그가 떨어진 곳은 신전 주변의 민가 옥상.

비현이 화살을 뽑아내는 사이, 놈은 벽을 타고 빠르게 건물 위로 올라왔다.


“어때. 더 저항해보겠나?”


비현은 비틀거리며 검을 들었다.

크래커는 신이 난 얼굴로 단검을 들었다.


“그래. 궁지에 몰렸으면 당연히 그렇게 나오겠지.”


녀석이 빠르게 이쪽으로 달려와 단검을 휘둘렀다.


“아프지 않게 끝내주마.”

“쿨럭! 웃기지 마!”


<드래곤 슬래시(Dragon Slash) - Lv1>


비현이 휘두르는 검에 황룡의 형상이 맺힌다.


“핫하하하! 재주가 많구나! 아주 마음에 들어!”


다시 한번 비현을 향해 빠르게 달려오는 크래커.

비현은 검을 휘둘렀다.

노란 용의 형상이 단박에 놈을 삼켰다.


“시시하군.”


이번에도 녀석의 모습이 일순간 사라졌다.


‘하이드?’


뒤늦게 비현이 이상함을 느끼고 검을 휘두른다.

하지만 놈은 공격을 모두 회피하고는 팔꿈치로 정확하게 비현의 관자놀이를 타격했다.


-빠악!

“커헉!”


방금의 타격으로 인해 하늘에 별이 보인다.

비현은 뇌가 큰 충격을 받아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아까 4시간 살려주기로 한 약속만은 지켜주마.”


놈이 단검을 거꾸로 든 채 비현의 뒷목을 타격했다.

비현은 스르르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검에 최후의 일격을 실어 공격했다.


<드래곤 슬래시(Dragon Slash) - Lv1>


그리고 시작된 암전.

비현의 의식은 까마득한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


“끝났군.”


크래커는 쓰러진 비현을 의자 삼아 위에 주저앉았다.


“기절하는 순간까지 공격하다니. 제법이야.”


그는 왼팔이 다친 상태였다.

크래커는 피를 뚝뚝 흘리는 팔을 옷으로 묶어 고정하며 최소한의 응급조치를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4시간 후, 비현의 목을 베어 하드리안으로 돌아가는 것뿐.

놈은 신전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그나저나 여기 성녀도 제거하라 했지. 4시간 안에 제거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


크래커는 기절한 비현의 머리 위에 한쪽 발을 올렸다.


“흐으음! 어쩐다. 역시 도망치지 못하게 팔, 다리 정도는 보험으로 잘라둬야 하나?”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성녀라는 거물을 해치워야 한다.

그녀를 호위하는 자가 몇 명 있을지 모르는 상황.

이건 제아무리 숙련된 전문 암살자라 해도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차라리 비현을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고 다음 목표를 제거하는 것이 나을지도.

하지만 그는 프로다.

약속도 지키지 못할 정도로 수준 낮은 암살자가 아니었다.


“그래. 일 처리는 완벽하게 해야지.”


결정했으면 바로 실천한다.

그는 가장 위협이 되는 비현의 오른팔을 잘라 옆에 던져두었다.


“다음은 왼팔로 할까?”


그의 단검이 비현의 왼쪽 어깨로 향했다.


“음.”


문득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는 움직임을 멈춘 크래커.

그의 눈앞에 하얀 망토를 휘날리는 남자가 서 있었다.


“너는!?”

“다행히 늦지 않았군.”


하드리안에서 가장 강한 전사인 레이 트레이스.

그는 새하얀 망토를 휘날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 여길 알고? 농담이지?”


비현을 상대하는 내내 여유로웠던 녀석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이거 잘못하면 죽는다.

그는 단검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허튼 짓 하지 말고 김비현에게서 떨어져라.”


레이의 짧은 대답에 단검을 빙그르르 돌리는 크래커.


“싫은데?”


그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그대로 비현의 목을 찔렀다.

아니, 찔렀다고 생각했다.


-채앵!

“어리석은 자로군.”


레이는 빛에 가까운 속도로 접근해 기다란 롱소드로 놈의 단검을 막아냈다.

이건 완전 실패다.

놈은 당황하며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젠장! 이러면 위험한데.”


<하이드(Hide) - Lv2>


크래커가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레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 한 지점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어디리얼 슬래시(Ethereal Slash) - Lv10>


놀란 얼굴로 스킬 범위 내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크래커.

하지만 그의 몸은 이내 수십 조각으로 쪼개졌고,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쿠웅!


간단히 암살자를 제거한 레이가 롱소드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김비현. 위험했군.”


레이가 멀찍이 떨어져 있던 비현의 팔을 집어 들었다.

아직 숨통이 붙어있는 이상, 치유하는 것에 문제는 없다.

그는 비현을 들쳐메고는 신전으로 향했다.


“성녀님!”


레이의 외침에 루엘시아와 이시스가 헐레벌떡 밖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오른팔이 잘려나간 채 기절해있는 비현을 보고는 크게 놀랐다.


“비욘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레이가 비현을 땅에 내려놓고 잘린 팔을 원래 자리에 붙인다.

치유를 시작하는 루엘시아.


<리스토어(Restore) - Lv2>


비현의 팔이 급속도로 회복이 된다.

레이는 주변을 경계하며 그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우리를 노리는 듯합니다..”

“누군가요? 대체 누가?”


레이가 또 다른 암살자는 없는지 주변을 살폈다.

이내 그는 안전해졌다고 판단했는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 개인적인 사견입니다만. 하드리안에 무슨 변고가 생긴 듯합니다.”

“아, 설마 대성녀께서?”

“그건 아닐 겁니다.”


그러면 그렇지.

지혜롭고 자애로운 대성녀가 그럴 리는 없다.

하지만 암살자를 보내 비현을 습격할만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세계에서 김비현을 표적으로 삼을 만한 인물은 없다.


“혹시 앰비언트 가문?”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자가 그 자들일 터.

두 사람은 그들이 범인일 거라 확신했다.

이때, 손을 드는 한 사람.

이시스가 멀뚱멀뚱 지켜보다가 손을 든 것이었다.


“저기. 어쩌면 저희랑 관련된 사람들 아닐까요?”


레이와 루엘시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루엘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한마디 했다.


“일단 비욘님이 깨어나면 함께 이야기해요.”


레이가 잠시 어딘가로 사라지더니 마차를 끌고 다시 나타났다.


“일단 하드리안으로 가보시죠. 지금 이동하겠습니다.”


모두가 마차에 탑승하자 레이는 빠르게 말을 몰고 스노우 가드 동쪽 문을 빠져나갔다.


“대성녀부터 만나 뵙고 이후 일정을 정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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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하드리안의 지배자 (1부완) 24.09.09 23 1 13쪽
» <23화>사냥감 (2) 24.09.06 26 1 12쪽
23 <22화>사냥감 (1) 24.09.05 25 2 12쪽
22 <21화>인퀴지터 (2) 24.09.04 24 2 11쪽
21 <20화>인퀴지터 (1) 24.09.03 24 2 12쪽
20 <19화>탈출 (3) 24.09.02 30 2 12쪽
19 <18화>탈출 (2) 24.08.30 33 2 12쪽
18 <17화>탈출 (1) 24.08.29 39 1 12쪽
17 <16화>재회 (3) 24.08.28 47 2 11쪽
16 <15화>재회 (2) 24.08.27 46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3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2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4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4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6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0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0 3 12쪽
8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2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49 3 11쪽
5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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